수태음 폐경

음경을 관리하는 연관경락인 임맥을 보면, 회음 곡골 중극 관원 석문 기해 음교신궐 수분 하완 건리 중완 상완 거궐 구미 중정 전중 옥당 자궁화개 선기 천돌 염천 승장.

 

어께 앞 중부에서 시작, 엄지 손가락 끝 소상까지. 11개 경혈. 내경에 폐자는 상부지관이요, 치절출언(관리조절)이며, 기지본이요, 백지처라. 즉 군주인 심을 보좌하여 전신의 기혈을 운행 관리, 조절하는 제상과 같고, 기의 주관처이고, 영중 넋을 주재한다.

 

*1. 중부: 전정중선옆 6촌, 운문하 1촌.

폐의 모혈. 호흡기질환(기관지, 천식, 호흡곤란, 폐렴), 견비통, 흉통

 

2. 운문: 쇄골하 오훼돌기 안쪽 가장 오목한 곳.

3. 천부: 전액문두하 3촌.

4. 협백: 척택상 5촌.

*5. 척택: 팔꿈치 가로금 위 상완이두근건 요측.

합수혈(육부병, 역기이설, 만성병). 해수천식, 호흡곤란, 심장제질환, 관절치료

예) 해수천식: 척택+ 천돌(묶어서 공부)

 

*6. 공최: 척택하 5촌, 척택과 태연의 연결선.

극혈. 급성병치료(코피), 편도선, 치질, 충수염, 주관절통.

 

*7. 열결: 태연상 1.5촌으로 요골경상돌기 후함중.

낙혈. (열결조해- 폐+ 신 질병)팔맥교회혈-임맥.

구안와사, 피부염, 요골부근염, 반신불수.

 

*8. 경거: 태연상 1촌, 요골경상돌기와 요골동맥사이.

경금혈(해수한열, 인후부병, 해역감모).

편도선, 구토, 소아기관지, 딸국질.

 

**9. 태연: 완횡문 요골동맥 박동부위.

수토혈(체중절통, 관절통, 신경통), 원혈, 맥회.

호흡기병, 심장병, 완관절통, 눈병, 불면, 해수, 인후종통.

 

*10. 어제: 무지중수골 중앙 적백육제.

형화혈(신열, 심대열, 발열).

폐경의 열조절 자리. 콧물, 두통, 각혈, 목소리가 쉬거나 말을 못할 때. 비염환자 양손의 어제 자극하면 좋음. (임산부 금침, 금뜸)

 

*11. 소상: 무지요측 조갑근각 0.1촌.

정목혈(심하만, 신지병, 구급).

졸도시 사혈하는 구급혈, 편도선염, 정신분열.

 

폐경 특수혈: 폐유중부, 태연열결, 공최.

오수혈: 소상, 어제, 태연, 경거, 척택.

 

 

수양명 대장경

양경을 관리하는 연관경락인 독맥을 보면, 장강 요유 양관 명문 현추 척중 중추 근축 지양 영대 신도 신주 도도 대추 아문 풍부 뇌호 강간 후정 백회 전정 신회 상성 신정 소료 수구 태단 은교.

 

내경에 대장자는 전도지관이요, 변화출언이라. 소장으로 부터 내려온 찌꺼기를 받아 그 속에 포함된 수분 20%를 흡수하고 찌꺼기는 대변으로 내 보낸다. 양에 속하고 금경으로 검지손가락에서 코옆 영향까지 20개 경혈로 분포.

 

*1. 상양: 제2지 요측조갑근각 0.1촌.

정금혈(신열, 심대열, 발열).

열병, 졸도시 구급혈, 협심증, 편도선, 치통, 혼미, 감기, 설사.

 

*2. 이간: 제2지 기절골저 요측 전함중.

눈이 짓무를 때 뜸.

 

*3. 삼간: 제2지 중수골 요측 후함중.

하치통.

 

****4. 합곡: 제2중수골 중점 함중.

얼굴의 제반 문제, 급만성위염, 열병, 다한. (임산부 금침)

 

*5. 양계: 무지를 들어올렸을 때 완관절 요측 함요처.

완관절염.

 

6. 편력: 양계상 3촌.

7. 온류: 양계상 5촌.

8. 하렴: 곡지하 4촌.

9. 상렴: 곡지하 3촌.

 

***10. 수삼리: 곡지하 2촌.

상부질환: 수삼리, 하부질환: 족삼리(복부, 소화기).

얼굴종기의 명혈(여드름- 수삼리, 곡지, 합곡), 심한 종기 뜸(다장구), 고혈압, 반신불수, 안면신경마비, 편두통.

 

****11.곡지: 팔꿈치 가로금 선과 전완외측 가장 볼록한 부분이 만나는 곳.

성인병예방, 반신불수, 두통, 변비, 피부병, 강장작용, 소화불량, 열병, 발진, 복통, 토사, 곽란.

 

12. 주료

13. 수오리

 

****15. 견우: 견봉단 전하방 함중.

피부병의 명혈(뜸), 눈을 밝게 하는 자리, 가려움증, 견갑골 질병, 견비통, 습진.

 

16. 거골

17. 천정

18. 부돌

19. 화료

 

*20. 영향: 비익외연 중점옆 비순구

비염, 치통, 코막힘, 후각회복, 코피, 안면신경마비, 구내염.

유주가 교차한다. - 대장경은 하치통, 위경은 상치통.

무극보양뜸, 파킨슨병을 이기다

이명길(24)

마을 주민이 부인의 파킨슨병치료를 부탁해왔다. 구당 선생님은 '파킨슨 질환은 마음의 충격으로 안한 뇌의 병입니다'라고 들은 기억이 떠올라 뇌에 중점을 두고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침뜸요법사를 합격하고 3년후에는 국제침구의사고시에 응시하여 합격하였습니다. 같은 마을 주민중에 필자가 뜸사랑 정회원이라는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환자의 배우자가 늦은 밤 찾아와 사정이야기를 하면서 부인이 파킨슨 질환을 앓고 있는데 치료해줄수 있는냐고 부탁을 합니다.

파킨슨 질환은 침뜸으로 진행을 늦출수는 있어도 완치는 될수 없습니다 라고 거절했습니다. 거듭 부탁하기에 거절할 수없어 결심했습니다. 며칠 후 일단 환자의 상태를 보았습니다. 보행기구를 사용해도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한 발 앞으로 나가는 것도 힘들어 보이며 앉아서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합니다. 진행형 파킨슨 질환을 6년간 앓아온 환자로 혀도 현저히 두툼하게 부어 있고 굳어 있어 언어도 어눌한 상태였습니다.

'파킨슨 질환은 마음의 충격으로 인한 뇌의 병입니다'라고 구당선생님으로 부터 들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해부학과 뇌신경학 도서를 구입하여 치료를 하였습니다. 치료첫날 필자도 놀라고 환자와 환자의 배우자도 놀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번의 치료, 신비함

치료 받고 한 시간 후, 천천히 일어나 걸어보세요 하니 한 발짝씩 걸음을 떼는 모습에 꿈이 아닐까 서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여러 가지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빨리 걷기, 양손 들기, 뒤로 돌아 걷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정상인이나 다름없이 걷고 앉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면서도 더욱 열심히 치료에 매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뇌속에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생성되지 못해 파킨슨 질환이 온 것으로 내일은 다시 불편할 수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호전될수 있으니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받을것을 권유하여 현재 50회째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동서의학 공통된 병리해석

동서의학의 상반된 이론체계에도 공통된 병리해석이 있습니다. 내장의 병변시 체표로 압통, 경결, 근의 강직 등 과민의 병적 반응을 나타낸다는 병리해석인데, 이와 같은 공통된 병리현상또한 동서의학은 서로 상반된 이론체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양의학은 그 병적 반응이 종적 경락으로 나타난다는 '경락설'로 설명하고 있는 반면, 서양의학은 과민의 병적 반응이 횡적체절상으로 나타난다는 내장체성반사론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대상은 동일한 인체이고 동일한 인체의 생리가 서로 상반된 이론체계로 설명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어느쪽에서인가 생리의 규율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내장의 병변 시 체표로 과민의 병적 반응을 나타낸다는 공통된 병리 해석을 주목하면서 이들 병적 반응이 과연 경락으로 나타나는 종적반응인지, 아니면 분절상으로 나타나는 횡적반응인지를 반드시 규명해 보아야 할 필연성이 대두됩니다.

 

인체의 신경에 대한 설명

성세포인 하나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이라는 과정을 통해, 수정 후 약 18일경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중추신경계가 발생하고 약 20일 경부터 좌우의 쌍쌍의 입방형 세포 덩어리로 나뉘며 체질이라 부르는 세포집단의 분절이 생긴다고 하며, 하루에 3쌍씩 신경관 외측으로 피절과 근절 그리고 경절로 이루어진 좌우 31쌍의 체질이 완성되며 이들 체절들은 각기 그들 고유의 지배신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발생의 과정을 '영추'의 경맥내용에서 같은 맥락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인간이 생겨날때는 먼저 음양의 기가 교합하여 비로소 정이 생기고, 정에서 발육하여 뇌수가 생기며 점차로 형성되어 골이 근간이 되어 경맥이 흐르게 되므로 경맥이 순환함으로써 혈기를 통하여 근육이 생겨서 인체 형성이 되는 것입니다.

 

정확한 취혈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

필자는 항상 환자들을 볼 때마다 부자연스런 모습과 통증이 좌우 방향중 정중선을 벗어나지 않고 왜 한쪽으로만 일률적으로 나타나느지(피부병 제외), 본인 몸에 촉진으로 진단과 자침, 뜸을 해보면 정확한 위치의 감각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좌우 병변이 다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연구과정에서 인체를 알아가는, 특히 뇌를 알아가는 일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대뇌피질에서 신경섬유가 각기 시발되며 연수에서 교차된 좌우 두줄기의 척수를 형성하고 하행하면서 신경섬유는 각기 좌우 척추강을 빠져나가 체절에 배분되어 감각과 운동을 지배하고, 좌측뇌는 우측신경을 지배하고 우측뇌는 좌측 신경을 지배한다는 것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으며 좌측 뇌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신호는 우측 30개의 체절로 배분되고 또 우측 뇌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신호는 좌측 30개로 배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좌우측의 30개 분절척수 중 어느 수준에서나 보내는 신호를 다 만날 수 있고 또 결국 뇌의 1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전신으로 보내는 신호는 좌우 30쌍의 분절척수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것을 배워 파킨슨질환에 응용하여 치료해 주었는데 단 한 번에 적중되어 기쁘더군요.

 

본격적인 파킨슨 치료에 돌입

치료 뜸자리는 폐유와 심유를 사용. 그 이유는 폐유는 기를 불어넣기 위함이고 심유는 심장에서 혈을 적절히 펌프해서 전신으로 보내주기 위해 선혈로 사용했습니다.

기를 실어 나르는 것은 혈 속에 있고 특히 뇌는 17% 산소와 20%의 혈액을 원활하게 뇌로 올려 보내기 위한 것으로 폐기가 없다는 것은 인체가 약하다는 의미도 되기에 폐유와 심유를 선혈로 사용한 것이며,

다음으로 양선후음방식으로 요양관, 신유, 간유, 근축, 신주, 곡지, 백회, 족삼리, 관원, 중완, 전중을 사용하였으며 침사용은 둔압, 아문, 염천을 사용했습니다.

 

임상할 때도 항상 압통이 있는 아시혈 위주로 치료하는데 촉진으로 더 알아낸 것에 의해 좌우 황유를 엄지손가락으로 약간 힘을 주어 눌러보면 반드시 한쪽에 더 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는 곧 태어날 때부터 미주신경의 신호가 항진 또는 흥분된 상태로 유지되면서 생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좌측 또는 우측의 반쪽 인체이며, 통증이 있는 동쪽으로 (뒤)정중선을 벗어나지 않는 1/2 위치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면서 중증 질환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영추' 통천편에 체질과 성격을 오행에 결부하여 음양화평지인을 기준으로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나누기 때문에 필자가 취혈한 혈위가 각 환자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히는 바입니다.

또한 인체의 좌우 병변은 다른 점도 있고, 길항관계의 배유혈과 복모혈이 있듯이 폐장부를 예를 들면 폐유는 미주신경계이고 복모혈 중부는 교감신경계입니다. 심장부를 예를 들면 심유는 미주신경계이고 복모혈 거궐은 교감신경계입니다.

 

족진과 아시혈 위주의 치료

그러나 '영추' 사객편을 보면 '심포경은 심주의 맥, 심포경은 심포경으로 대행된다.'라고도 기술하고 있습니다.

흉추3,4극돌기하에서 수평으로 나오는 척추신경이 폐유를 지나 경맥상 유주방향이 아닌 옥당이 체질적으로 종지혈이 되는데 이는 폐기능이 저하되었을때 옥당을을 눌러보면 통증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중을 눌러 통증을 느끼면 틀림없이 심장기능의 저하로 판단되므로 치료효과를 내기 위해 뜸을 1~7장씩 떴습니다.

 

<치료일지>

치료하기 전 보행기로 1m보행하는 데 10분 이상 소요되었고 발음도 매우 부정확함.

1회 90분 치료:

즉시 발이 떨어져 100m 이상 걸었으며 동요와 대중가요를 부를 때 발음이 50% 이상 좋아진 것을 확인.

2회 치료:

보행하는 모습을 보니 힘도 덜 들어가 한결 수월해 보임. 다음날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던 발이 의지대로 움직이니 많이 기뻐하면서 10번만 더 치료해주면 다 나을 것 같다고 말함. 10번에 다 완치가 되면 좋겠지만 6개월 또는 1년이 걸리지도 모르나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얘기함.

3회 치료:

보행이 더 쉬워졌으며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는 것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불편함을 덜 느끼는 자세. 치료 전에는 지팡이 없으면 일어서지도 못했는데 허리가 펴진 상태는 아니지만 지팡이 없이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음. 환자가 외부에서 보행기기를 이용하여 2시간 동안 운동을 하던 중 만나 지인들이 전에는 반 발자국도 못 걸었는데 이날 보행하는 보습을 보고는 많이 좋아졌다고 함.

4회 치료:

눈도 훤해지고 허리도 덜 아프고 숨쉬기가 편해졌으며 온몸이 좋아졌다고 함.

5회 치료:

호전 상태를 눈여겨보니 1회 치료의 결과가 100% 호전되었다고 한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30%정도 호전되었다고 할 수 있음.

27회 치료:

겉으로는 정상이나 다름없음.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앞으로 100회 정도 더 치료해야 90%정도 호전될 것으로 예측. 물론 현재도 많이 호전되어 동양화를 배우러 다닐 정도임.

 

무극보양뜸의 원리는 모든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련 2달만에 행공 20개동작을 한다.

2015년 5월 28일에 행공 5개를 추가로 배웠다. 20개 동작을 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간다. 가르쳐 준대로 묵묵히 한다. 국선도 책을 보고 공부도 같이 한다. 행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2달이 지났다. 20개행공을 한다. 변화가 생길때마다 기록할것같다.

중기단법 행공은 국선도 단전 호흡법의 첫 단계로서 숨을 마실 때 단전에서 기를 돌돌 말면서 하는 것이나 대개 단전 자리를 잡는데 치중하고 기를 돌리는 것은 건곤단법에서부터 하게 된다.

숨을 마시는 시간과 내쉬는 시간을 고르게 하되 자연스럽게 동작에 맞춰서 한다. 공기 중에서 공은 폐에 머무르고 기는 아랫배에 머물러 우리가 먹은 음식 중에서 생긴 기와 하단전에서 합하여 단기가 되며, 단기는 흔히 우리가 정신, 정력, 정기에 쓰는 정인 것이다. 정은 우리말로 '힘'이며 그것이 작용하는 기운을 백이라 하여 정력하면 백의 뿌리인 것이다.

정력은 머리로 올라와서 영의 기운을 이루어 상단을 작용시키며, 다시 마음으로 내리어 혼으로서 역활하니 중단을 이룬다.

사람이 신명하다고 하는 것은 혼의 기운에 의하는 것이며, 흔히 혼비백산이라는 것은 죽은 상태를 뜻하며, 혼은 날라가고 몸은 흩어졌다는 뜻이다. 중기단법은 이러한 영과 혼과 백의 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기초가 되는 호흡이다.

 

제 1절 중기단법 전편

1. 해설

우주의 모든 존재가 현상태로 유지할 수 있음은 중심적 기운의 작용이다. 유교나 불교나 선도에 있어서 모든 존재 사물의 균형과 조화와 호합의 근원적 작용으로서 제시하는 개념을 모두 중으로서 볼 수 있다.

중은 모든 사물과 존재 및 현상에 있어서까지도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중심적 작용이라 하겠는데 우리 인체 내에서도 음적인 작용과 양적인 작용이 이루어져 수기는 오르고 화기는내리게 하며, 기혈이 순환하게 하는 것이 중의 작용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중의 역활을 하는 장기는 비장과 위장이다. 그러므로, 중기는 생명 유지에 있어 중요한 생리이며 원활히 작용하기 위해서는 인체 내에서의 음과 양의 작용이 충실하고 진실해야 한다.

중기는 세 가지 작용이 있는데, 첫째, 보급, 둘째, 단합, 세째, 보전이다. 생명을 담고 있는 한 몸에 있어서 음과 양의 기운이 단합하면 생존이요 분리되면 상망하게 되는 것으로 중기라는 것은 음이나 양에 치우치지 않는 조화된 기운으로 양도 있고 음도 있는 참된 결실로 음양이 조절된 성품을 갖추고 유에서, 무로, 무에서 유로 바뀌면서 교체되기도 한다.

하단전에서 생동의 힘이 간으로 나와 생신한 기혈이 내 몸을 보하고 키우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기단법은 수도의 첫 단계로 삼는다.

제 6장 단법과 운동

국선도 수도의 단법은 음적이요 육체적인 중기 건곤 원기의 삼단법이 있으니 이를 정각도라 하고, 양적이요 정신적인 진기 삼합 조리의 삼단법이 있으니 이를 통기법이라 하고, 음양이 합실하고 육체와 정신이 일여가 되고 합일이 되면 대우주와 소우주인 나와 일화하는 천인묘합의 경지인 수도로서 삼청 무진 진공의 삼단법이 있어 이를 선도법이라 하니 모두 구단법이 있다.

그리고 운동에는 모든 단법의 행공에 임하기 전에 준비운동이 있고 행공이 끝나면 몸을 올바로 정리하여 주는 동작인, 정체운동이 있으며 몸속을 더욱 강화시키는 기신법의 장부운동이 있고 다음으로 정리운동이 있다. (준비운동 행공 정체운동 기신법 정리운동)

준비운동과 행공 후의 마무리 운동은 일반적인 맨손체조나 근골운동과는 동작, 구성, 호흡방법, 마음 자세 등에서 현격하게 다른 것이니 오랜 세월 선인들께서 산중고행으로 체득하여 자연의 도리와 인체의 생리에 합치되도록 하는 기혈순환법이자 기혈유통법인 것이다.

따라서 보통의 운동과 같이 생각하여 성의없이 동작을 마음대로 변형하거나 순서를 바꾸어 행하게 되면 본래의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니 한 동작 한 동작 성심으로 공을 들여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제 1절 수도의 준비동작

국선도 수도의 준비 동작은 특수한 방법에 서있는 동작으로 첫째, 예를 갖추고 몸에 준비동작을 하겠다 함을 알리고 다음으로 손발의 음양조화를 이루고 서서히 숨쉬기와 동작을 맞추고 난 다음에 기근인 머리 동작을 가운데 하고 다시 숨쉬기와 동작을 함이 모두 천지리의 음양조화와 함께 함인 것이니 그시초가 그릇되면 종도 다스림이 그르치게 되는 것인즉 선인도 수족조절, 두중기행, 만동작 이라 하고, 또 본이 정하여야 종이 치정하고 본이 난하면 종치난이라 하였던 것이다.

선인은 또 말하기를 신체 균형은 기정의 운용이라 했듯이 사람의 몸은 항시고르고 바르게 조신과 정체가 되도록 몸을 골고루 움직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생활에 쫓기다보면 좋은 것인줄 알면서 못하는 수가 있고 또 몰라서 못하는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안다고 하여도 각자 사정이 허락되지 못하여 못하는 수도 있으며 운동도 비슷 비슷한 것이 너무 많아서 어떠한 것이 올바른 것인지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것인지 해득키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열대지방이나 아니면 딴나라로부터 들어왔다는 것을 책이나 말로서 스스로 자인하기 때문에 우리의 정통적이요, 민족혼과 정기가 담긴 국선도를 알아 내기에 힘이 들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국선도 준비동작도 동양적인 음양오행에 기초를 두고 더 나아가 음양사상에 두어 음적인 외쪽부터 시작하고 숨덕 음덕인 흡의 효용에 있는 것이다.

음양사상으로 오른쪽부터 숨도 내쉬는 양을 위주로 하지 않고 언제나 음을 먼저 하고 양을 뒤에한다. 즉 음선 양후다.

그리고 그 동작 하나 하나의 순서에 따라 천지의 조화가 더불어 작용하기 위하여 천천히 숨쉬기에 맞추어 한 동작 한 동작 하는 것이다.

모든 동작의 요령과 그 효과는 자세히 그림과 더불어 밝히겠거니와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실천함에 있어서도, 조신과 정체가 되도록 하여야 하고 조심과 정심이되고 조식과 정식이 되어야 하는데 그 기초적인 조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름대로 운동을 한다. 그러나 주의깊게 살펴보면 사무직이나 노동직이나를 막론하고 활동의 방향은 부분적이거나 편중적인 신체의 운용이 되기 때문에 또한 몸의 불균형을 초래케 된다.

일반적인 운동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비록 운동의 형태는 어떠하든 그 운동의 방법은 편중되기 쉽고, 특히나 모든 관절과 근육을 여러 각도에서 결코 무리함이 없이 가장 효과적으로 조화있게 즉 균형있게 고루 움직여 준다는 것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그러므로 국선도의 준비동작은 사람 몸에 큰 도음을 주는 중요한 것이다. 이는 실로 준비운동이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돌단자리 숨쉬기의 몸동작에 앞서 기의 순한을 도와주는 중요한 전동작이라 하여도 옳을 것이다. 여기에는 체계없이 부분적으로 시중에서 전하는 모든 동작이 있다.

도법에서는 기의 운행을 중히 여기거니와 국선도의 모든 동작을 중시하여 살펴보면 새삼 선인의 지혜로움에 감탄할 뿐이다.

이 준비동작은 사람의 마단에서 기중심부로 기중심에서 다시 온 몸으로 기혈순환과 몸안을 튼튼하게 하여주는 것이나 시간이 허용하는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국선도 준비동작을 하는 것이 요구되며 돌단자리 행공이 가능하면 그 천리의 오묘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국선도의 준비동작은 다음과 같다.

1. 예로써 하는 동작은 공손히 겸허한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작설명

동작의 의의

사람은 우주의 아들이요, 천의 아들인 것이다. 천의 대기를 받아 태어나 크는 것이니 천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동시에 예로부터 몸으로서는 절을 하였으니 서 있는 자세로 큰 절을 하는 것과 같이 앞으로 숙이면 감사의 뜻을 새겨 가지고, 다음으로 땅에서 생기는 것을 섭취하고 살아가는 것이나 땅에 고마움을 몸으로 표현하여 숙이며 예를 하고, 그 다음에 선조와 부모에게 육신을 받고 태어났으니 이에 예로써 절을 올리는 것이니 이러한 천, 지, 인에 대한 예는 동작이라기 보다 예법인 것이다. 수도자는 이러한 몸과 마음을 새겨 갖는 것이 참으로 뜻이 있는 것이다.

무릎을 굽히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펴고 양손을 하늘 높이 올렸다가 상체와 손이 동시에 앞으로 서서히 숙이는 것이다. 먼저 훈을 낭독하여 맹사하고 (훈은 앞에 밝혀 놓았으므로 약함) 다음에 이어 이러한 예를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손을 올리고 예를 할 동안 숨을 멈추고 일어서며 숨을 내쉬는 것이다. 이도 음선 양후의 원리며 기조화인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러한 것이 몸과 마음을 닦아 나가는 수도자의 참 뜻이며 수도함도 잘 되어진다는 원리도 스스로 알게 되며 그러한 사실을 알고 부터 더욱 정진하게 되는 것이다.

 

2. 동작설명

다음의 동작은 자기 몸과 마음에 동작을 앞으로 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동작으로서 서서히 돌단자리에 숨을 마시고 멈추어 가볍게 왼쪽으로 3회 오른쪽으로 3회를 돌려주되 양손은 양 옆구리에 대고서 돌려준다.

효과: 허리부분의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며, 기혈 순환을 잘 되독록 하고 신진대사의 작용을 도와준다.

*주의사항

숨이 짧은 자는 자기몸에 맞도록 잘 조절하면서 하여야 하며 수도에 따라 늘려가고 또한 단계별로 자기 몸에 알맞게 할 것.

 

3. 동작설명

서서히 앉아서 양발 모아 앞으로 쭉 뻗고 양손 뒤로 하여 손가락으로 짚고 척추를 반듯이 세우고 가슴 벌리고 머리와 목은 반듯이 하고 돌단에 숨을 마시고 발목을 앞으로 쭉뻗었다가 뒤로 굽혀 무릎을 굽히지 말고 발목만 움직이며 뻗었다 젖혔다를 네번 정도 하고서 숨을 내쉬고 다시 숨을 마시고 발목을 위시하여 발을 왼 쪽으로 네 번 바른 쪽으로 네번 크게 돌려준다. 그림과 같이 하는 것이다.

이 동작도 역시 무릎을 굽히지 말고 하여야 하며 손가락에 힘을 보내여 중심을 잘 잡고서 하여야 한다.

효과

머리와 목 부위의 균형을 잡아 주며 대소 후두 긴경과 항인대 축추의 근, 골, 신경과 손의 굴근지대와 정중신경 등이 강건하여 지며 발의 하신근지대와 내측광근과 손가락 발가락이 동시에 강화되며 기혈순환이 잘된다. 그리고 그 영향은 경락에 미치니 혈점인 곡지 격관 대종 상구 등의 여러곳에 자극이 미쳐 신경통과 대장이 좋아지는 이중의 효과가 있는 동작인 것이다.

 

4. 동작설명

양발 앞으로 쭉 뻗은 채 앉아서 숨을 스스로 조절하며 편안히 긴장을 풀고 각 혈점을 은은히 누르거나 가볍게 두드려 준다. 무리하게 누르거나 두드리지 말것.

효과

경직된 몸의 각 부분을 풀어주고 근육의 각 기혈 순환을 순조롭게 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주는데 효과가 있다.

 

5. 동작설명

오른발을 앞으로 쭉 뻗고 외발 무릎 굽혀 오른발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왼손으로 왼쪽 발목 잡고 오른손으로 왼쪽발가락 감싸쥐고 돌단자리에 숨을 깊이 마시어 멈추고 기를 손끝까지 보내주고 왼발가락을 뒤로 졎혔다 앞으로 당기어 굽혔다 하기를 4회 정도 한다.

발목까지는 움직이되 발목 위에는 움직이지 않도록 왼손으로 발목을 잡아주는 것이며, 그리고 난 다음에 숨을 내쉬고 다시 돌단 깊숙히 숨을 마시고 멈추어 왼발을 둥글게 위에서 아래로 돌려 주되, 네 번 하고는 다시 반대로 네 번 돌려주고 숨을 내쉬는 것이다.

숨이 짧은 자은 스스로 숨쉬기와 동작을 조절하며, 하고 절대로 숨을 무리하게 참으면 기가 거슬러서 안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되며 동작도 무리하게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효과

손목의 신근지대와 심지굴근 등 손가락, 발가락, 하신근지대와 지골 등은 물론 각 신경과 동정맥이 좋아진다. 따라서 상양 합곡 태백 소택 등의 각 혈점 자극으로 식욕부진 위무력에 좋은 효과가 있다.

전ㅇㅇ(15기)

임상사례 1: 나이 30세, 여성 환자

 

 

 

사진으로 병의 원인을 찾는다

환자는 등이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아무런 차도가 없이 점점 더 아파온다는 것이었다. 등의 오른쪽 전체가 아프기 시작한지 4일 쯤 되었다는 데, 등이 뜨거운 느낌이라고 했다. 좌측은 안 아프다고 했다.

등에서 시작한 통증이 머리로, 허리로 확대 되었다. 찬바람만 쐬면 기침이 올라온다고 한다. 어려서 부터 기관지가 약해 기침을 많이 했고, 아버지가 천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자고 일어났더니 종아리가 부어 있고 통증까지 느낀다고 얘기했다.

 

식사: 소화가 너무 잘 돼서 지나치리만큼 많이 먹는다.

대변: 하루에 한번 보는데,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소변: 물을 많이 마셔서 시원하게 본다. 자고 일어나 처음 볼 때 짜릿한 느낌이 있다.

생리: 19살 때까지 생리가 없어 병원에 가서 치료받은 후에 시작. 양은 많은 편임. 생리통이 심함. 허리만 아픔.

설: 담홍색 박백태 중간에 파여 있음.

변증: 폐울열

치료원칙: 청폐열, 음을 보하고 담을 풀어줌.

침구처방: 무극보양뜸 척택 복류 풍륭 소상(따기)

 

맥을 잡으니 폐맥이 홍삭하다. 특별한 감기증세는 느끼지 못함. 어려서 기관지가 약해서 기침을 많이 했었다고함. 딱잘라 등의 절반만 아프다고 함. 가만히 있는데도 통증은 계속됨. 이는 통증이 속에서 나온다는 것임. 통증이 칼로 자른듯 한쪽에서만 나온다는 것은, 양쪽 폐 중 한쪽 폐에만 지금 심하게 병변이 있다는 뜻. 맥이 홍삭한 것은 심한 열이다.

서양의학적으로 심한 폐렴이 진행되고 있는 것임. 자고일어나면 종아리가 부어서 통증을 느낄 정도라는 것은, 폐의 선발기능이 장애를 받아 지금 전신의 수액대사에도 이상이 생긴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 폐의 선발기능의 장애로 부종이 오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변증은 폐울열로 볼 수 있다. 얼굴색에서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다. 이 환자는 감기 기운도 느끼지 않았는데, 등이 아픈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환자는 진술대로 어려서부터 폐가 약하다, 따라서 약간의 감기 기운이 들자마자, 바로 폐로 들어가 열이 되어 똘똘 뭉쳐 다른 증상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열이란 뭉치는 것이다. 기침하는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내상 잡병에도 침뜸치료가 제격

무극보양뜸 자리를 잡고 나서 환자의 이마를 짚게 되었다. 잠시 짚고 있으려니 점차 강한 열감이 느껴진다. 강한 열감이다. '뭉쳐 퍼지지 않는 열이구나'하고 임상에서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선 폐의 열을 떨어뜨리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중 하나가 따기다.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폐경락의 끝, 정혈인 소상을 따기한다. 한결 열감이 줄고 통증도 조금 줄어든 느낌이라고 했다. 그다음 척택을 택했다. 장부의 복모를 통해 장부의 기운을 조절하여 치료하면서 폐경의 합혈인 오른쪽 팔의 척택에 유침하는 순간 환자가 등이 아프지 않다며 신기해했다. 폐의 열이 바로 없어지면서 통증이 가라앉은 것이다.

 

올바른 진단은 큰 효과로 보답

풍륭은 모두들 담을 제거하는 요혈로 알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 나는 습답이 문제가 된 모든 경우에 풍륭과 음릉천을 많이 쓴다. 그런데 이 환자는 비위가 약하지 않다. 따라서 음릉천을 놓지 않았다. 복류는 음을 보하는 대표적인 자리 중 하나다. 이렇게 침을 놓고 5분 정도 지나니 환자가 등이 다시 아파온다고 한다. 바로 다시 오른쪽 척택에 뜸을 하고 나니 통증이 가라앉는다. 30분 유침하고 발침했다.

다음날 다시 환자가 찾아 왔다. 등의 통증이 없어지고 이제는 허리가 뻐근하다고 한다. 어제의 침과 뜸이 정확하게 맞은 것이다. 어제와 같이 치료하고 무극보양뜸을 계속할 것을 강조하고 약속을 받았다.

 

 

임상사례2: 26세의 여자 환자

갑작스런 눈의 통증, 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의 치료

밤늦게 까지 술을 마시고 렌즈를 낀 채 잠이 든 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왼쪽 눈이 퉁퉁 부어 뜰 수가 없고 통증도 심하여 쑤신다고 하였다. 눈꺼풀을 까보니 온통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다. 특이 상항도 없고 처음 경험해보는 증상이다.

일단 눈에 집중되는 경혈을 생각해 보자

수태양소장경; 소택 동자료-경맥이 소택에서 동자료 순행

족궐은 간경; 대돈- 눈은 간의 규

족양명위경: 풍륭- 거담. 사백, 여태- 국부혈

수양명대장경: 합곡 -경기 유주

경외기혈: 어요-국부혈

 

무극보양뜸 자리를 잡고 유침과 몇 군데 정혈에 따기를 한 후 뜸을 뜨고 나니 눈두덩이 부은 것이 약80% 정도 가라앉아 눈이 떠지고 눈의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환자의 상태로 돌아가 살펴보면 내상으로 인한 병이 아니다. 장부 이상으로 온 병이 아닌 것이다. 렌즈를 낀 채 잠을 잔 외적인 충격으로 국부에 이상이 생긴것이다.

그런데 지금 눈두덩이 부은 것은 침뜸의학에서는 어혈 아니면 담이다. 담은 현대 의학에서 염증반응으로 일어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지금은 혈이 흘러나와 부은 것이 아니니 담이라 보아야 한다. 그런데 눈떠풀을 까보니 눈동자, 각막 할 것 없이 모두 시뻘겋다. 열이 있는 것이다. 열을 내리는 방법중 가장 좋은 것은 따기이다.

 

소택: 수태양소장경이 눈꼬리 안과 밖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 따기를 하면 눈의 열이 내릴 것이라 생각했다.

대돈: 간단히 생각해도 알 것이다. 눈은 간의 기운이 나오는 곳이다. 또한 족궐음간경은 '목계(안구에서부터 연결되어 뇌의 부위까지를 말함)로 들어간다고 한다.

여태: 족양명위경의 경혈이고 위경은 눈밑에서 흘러내려온다. 여기를 따면 눈 아래 부위의 열을 떨어뜨릴 것이다. 경락의 열이나 장부의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따기할 경우에는 사지 말단의 끝을 따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지 말단으로 기가 뻗쳐 가므로 그 끝을 뚫어주면 기가 확 빠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풍륭: 담을 풀어서 부기를 가라 앉히는 혈이다. 이 혈은 담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모든 질병이나 부종, 수액대사의 이상 현상으로 생기는 부기나 외상으로 인한 부기등,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효과가 좋은 혈이다.

정명, 사백, 어요, 동자료: 눈을 중심으로 가로로 안팎, 세로로 위아래에 있다. 이렇게 눈 사방의 기운을 사하고 기운을 돌리니 충혈과 부종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합곡: 안면 부위의 모든 질병에 사용하는 기운이 아주 강력한 자리이다. 치통, 비염, 두통, 눈의 통증 등, 모든 안면 부위의 질병에 사용하여 즉시 효과를 볼 정도로 기운이 강한 자리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단순한 외적 통증이나 운동 장애의 경우에는 해당하는 경락의 기운이 잘 소통되도록 치료하면 된다. 항간에 떠도는 비법이라는 특수 침법에 현혹되면 안된다.

 

의는 믿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침뜸의학을 공부하고서도 의자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자기가 배운 침뜸의학을 스스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믿음은 끝없는 연구와 정진뿐이다.

결론부터써라

에필로그 '좀더 대담한 결론'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대담한 주장을 갖고 출발했다. 결론부터 쓰면 글을 쉽게 논리적으로 쓰는 것을 넘어서 사고방식과 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논리적으로 바꿀수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을 써나가면서 솔직히 나는 좀 더 대담한 결론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결론부터 쓰는 논증적 글쓰기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나아가 나라의 운명까지도 바꿀수 있다는 믿음이다.

글쓰기 교육이 사실상 전무한 우리의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논리적 사고방식과 토론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영미식 5문단 에세이를 기본으로 하는 논증적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리적 사고와 토론은 개인적 성장만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요소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지식을 소화하고 체계화해서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개인과 조직, 국가의 논리적 시고와 토론 역량에 달려 있다. 기업의 경쟁력도, 국가의 민주주의 성패도 논리적 사고와 토론의 수준이 결정한다.

 

왜 일본은 미국을 따라잡지 못했을까

나는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일본과 미국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무서운 기세로 미국을 뒤쫓았다. 도요타와 혼다 자동차가 미국의 거리를 휩쓸고, 일본의 상품이 월마트를 채웠다.

일본 제저업이 미국 제조업을 압도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뉴욕 맨해튼의 오래된 고층 빌딩을 사들였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면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이 될 날이 멀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말에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10년에 걸친 장기 침체에 빠졌고, 그 후에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IT 산업과 금융 산업 등 최첨단 지식 산업분야에서 발군의 역량으로 일본과의 격차를 벌려나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야후 등 1세대 기업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등 2세대 기업까지 첨단 IT 산업의 선두 기업은 모두 미국에서 나왔다.

 

정치적 측면에서 두 나라 사이의 차이는 극명하다. 한때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부하던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은 경기 침체와 원전 사고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국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세계적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불화로 재정 적자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해 신용 등급이 떨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위기나 국제적 위기 상황에 대처 능력을 보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일본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정치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왜 아시아 선두 주자 였던 일본이 미국 따라잡기에 실패했는가? 왜 인구나 경제 규모 면에서 훨씬 크지만 다인종 사회라는 갈등 소지를 안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일본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왜 아직도 매년 미국이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의 절반 가까이를 휩쓸고 있는가? 왜 미국의 대학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가?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답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미국은 도요타의 가이젠(개선)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기능적 사고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바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토론을 장려하는 개방적 문화다.

나는 이런 근본적 차이가 두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경쟁력을 결정짓는 잠재적 요인이라고 본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산업 패러다임이 산업화 경제에서 지식 정보화 경제로 바뀌면서 이 요인은 앞으로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한가? 우리는 최근 삼성이 소니를 따라잡았고, 현대장동차가 미국에서 선전하고, 한류가 떠오르면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정말 불과 10년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우리가 과연 재빠른 추종자fast foll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가 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미국이 매년 몇 개씩 받는 노벨상을 우리는 아직까지 평화상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수상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지향점과 정책 등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지 못하고, 일방적 선전과 선동, 거친 언사가 횡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15년간을 살다가 독일로 돌아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군터 라인케 전 사장은 한국인을 지켜보면서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한 가지'를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고 이런 말을 했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경향이다. 특히 젊은이들과 회의를 해보면 리더의 아이디어를 맹목적으로 순응하려는 모습이 확연하다.'

 

민주주의를 도입한 지 60년이 넘었고, 고등학교 졸업자의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논리적 사고와 토론에 익숙하지 않다. 대학 수업조차도 아직까지 교수가 일방적으로 칠판에 쓰고 학생들은 그것을 받아 적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의 글쓰기 교육은 내가 학교에 다니던 삼사십 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글쓰기 교육 자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학생들에게 글 쓰는 방법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 교사마다 제각각이고 주먹구구다. 이러다보니 대학 입시에 논술 시험이 도입된지 오래되었지만 학교에서는 논술 교육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미국의 논증적 글쓰기 교육방식을 교육에 도입하자

미국의 활발하고 전통있는 글쓰기 교육에서 배워야 한다. 미국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글쓰기 교육을 철저하게 시행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서 글쓰기 교육 과정을 우리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5문단 에세이를 기본으로 하는 논증적 글쓰기 방식이어야 한다.

영미식 논증적 글쓰기 방식이 초중고학교 교육 과정에 도입되면, 단순히 글쓰기나 국어 능력 향상만이 아니라 전 교육 과정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영미식 논증적 글쓰기 교육으로 논리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에 학생들이 눈을 뜨면 사회, 과학, 역사 등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다.

 

논증적 글쓰기는 결국 논리적 사고방사과 토론 능력으로 이어져 학교에서 토론식 교육을 가능케 할 것이다. 제대로 된 글쓰기 교육이 공교육의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초중고 학교에서 논증적 글쓰기를 익힌 학생들은 대학에서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일 수 있다. 대학 교육에서 글쓰기는 처음이자 끝이다. 글을 읽고 강의하고 토론하고, 리포트와 논문을 쓰는 것이 대학 교육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대학생들은 대학 교육 과정에서 좌절과 시행착오를 격을 수 밖에 없다. 논증적 글쓰기는 대학 교육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대학의 학문수준을 높일 것이다.

 

경쟁력을 높이는 단순하고 강력한 방법

물론 이런 효과는 논증적 글쓰기가 도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나타날 효과들이다. 단기적으로 국가와 기업에서 결론부터 쓰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쉽고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 있다.

국가기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에서 작성하는 보고서의 맨앞에 요약 보거서를 붙이도록 하는 것이다. 요약 보고서에 전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용 파악이 쉬울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 논리 체계를 쉽게 평가할 수 있다. 정책 보고서의 경우 그 정책에 대한 평가가 쉬워지는 것이다. 평가가 쉬워지면 제대로 된 정책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는 더 좋은 정책으로 이어진다.

 

이 원리는 기업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보고서 작성을 잠정적인 요약 보고서 작성에서 시작하고, 보고서 앞에 한 장짜리 요약 보고서를 붙이도록 하면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과 토론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논리에 집중하는 토론 문화가 확산되고, 논리적 사고방식이 기업 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최근 우리기업들 중 앞서가는 기업들은 조직 내에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인터넷 다음카카오는 얼마 전부터 사장부터 모든 직원들이 영어 이름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CJ그룹은 오래전부터 이름에 직급을 붙이는 대신 '님'자를 붙여 부르도록 의무화했다. 우리나라 최대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은 모든 직원들을 '프로'라는 단일 호칭으로 부르도록 했다. 모두 우리의 경직된 수직적 소통 문화 속에서 자유로운 수평적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한 안간힘이다.

 

보고서 맨 앞에 요약 보고서를 붙이도록 하고, 나아가 보고서 작성을 잠정적 요약 보고서에서 시작하도록 해보자. 호칭의 변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논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유발할 수 있다. 기업 내에 논리적 사고와 수평적 토론 문화를 그 어느 방법보다 쉽고 단순하게 영구적으로 정착시킬수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물론 결론부터 쓰기를 조직 내의 규범이나 문화로 만드는 것은 뿌리깊은 문화적 사회적 전통과 싸우는 일이라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우리는 영미 문화권과 달리 학교에서도 그런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확신을 갖고 결론부터 쓰기를 조직 문화로 정착하고자 할 때 그 노력에 비할 수 없는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 믿는다.

 

책쓰기를 시작할 때 내가갖고 있던, 결론부터 쓰기를 통한 개인적 성자에 관한 믿음은 책 쓰기가 끝날갈 무렵 좀더 대담한 결론으로 훌쩍 커버렸다. 잠정적 결론부터 쓰는 논증적 글쓰기 방식은 공공기관과 기업,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까지도 높일 수 있다.

26 문장은 짧게 써라

판사들의 악명 높은 긴 문장

문장은 짧아야 한다. 한 문장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야 한다. 접속사는 빼고 짧게 말하는 형대로 써야 한다.

 

짧은 글의 힘

한 문장에는 하나의 개념만 담아야 한다. 글을 짧게 단문으로 쓰면 리듬감과 힘이 생긴다. 논리적 글쓰기는 레고 쌓기와 비슷하다. 레고 조각은 기본 단위로 나뉘어져 있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글쓰기에서 개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의 최소 단위인 문장들이 하나의 개념만 담고 있으면 이것들을 이리저리 쌓아서 이런 문단도 만들 수 있고 저런 문단도 만들 수 있다. 하나의 문장에 여러 개념이 뒤엉켜 잇으면 이것이 곤란하다.

 

접속사는 빼고 짧게 입말로

접속사를 빼고 확실하게 짧게 써야 한다. 접속사를 빼면 오히려 문장에 활력과 리듬감이 생긴다. 짧게 쓰는 좋은 방법은 말하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친구에게 말하듯 써야 한다. 일단 써놓고 소리내어 읽어가면서 바꿔야 한다.

가급적 더욱 짧게 써야 할 때가 있다. 바로 문단의 첫 번째 문장을 쓸 때다. 첫 문장은 짧게 핵심만 써야 한다. 짧게, 접속사를 빼고, 입말로 글을 쓰는 훈련을 하면 잘못된 문장을 쓰는 나쁜 버릇들을 대부분 쉽게 고칠 수 있다. 세 가지만 기억하라. 짧게, 접속사를 빼고, 입말로 써라.

 

독자를 중심으로 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위해서는 일곱가지 법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결론을 차별화하라.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문장은 짧게 써라.

결론부터 쓰면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결론부터 쓰면 하나의 결론 밖에는 제시할 수 없다. 결론이 뻔히 드러나기 때문에 차별화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관념에 반하는 결론을 앞세우면 독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원칙에서 출발할 필요성을 느낀다.

결론부터 쓰면 중요한 순서가 보인다. 일반적 결론이 앞에 나오면 그다음에는 구체적인 증거를 댈 수밖에 없다. 결론 문장이 앞에 있으면 뒷받침 문장을 나누어 짧게 쓰기 쉽다.

 

 

5부 장벽을 넘어라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의 기본기다. 우리 속에 깊이 박혀 있는 미괄식DNA를 극복하고, 타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심리적 사회적 장벽을 넘어 일단 쓰고 또 쓰면서 결론으로 돌진해야 한다.

 

27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기본기다

다이아몬드 방식이 유치하고 초보적이기 때문에 복잡한 현실 속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양식이 압축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지혜를 간과한 비판이다. 다이아몬드 방식은 글쓰기의 기본기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익혀 놓으면 복잡한 현실에서도 신축적으로 응용 할 수 있다.

 

5문단 에세이는 단순하다는 얘기

미국에서도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양식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 너무 단순하고 기계적이어서 현실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실제로 부딪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5문단 에세이 형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쓰는 것은 역부족 같다.

또한 미국에서도 학교를 벗어나 5문단 에세이 형식에 맞게 글을 쓰는 경우도 거의 없다. 미국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5문단 에세이 형식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비즈니스 글쓰기를 다룬 책들도 5문단 에세이를 언급하고 있는 책들은 거의 없다. 5문단 에세이는 고등학교까지의 학생들이 글쓰기를 배우기 위한 기초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치부되고 있다.

학교 글쓰기 교육과 현실 글쓰기가 사실상 단절되어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응축된 지혜

하지만 5문단 에세이에 대한 비판은 이 양식이 갖는 커뮤니케이션의 지혜를 간과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했을 경우의 폐해를 과도하게 염두에 둔 것이다. 5문단 에세이는 독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놀라운 통찰력과 지혜를 응축하고 있다.

글의 목적인 결론에 집중하는 것, 서론에서 한눈에 논리 구조 전체를 보여주는 것, 전체를 보여주고 세부 사항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전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주장을 세 가지 이유로 압축하여 지지하는 것, 마지막에 한 번 더 반복하는 것 등은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여기서 벗어나면 오히려 독자를 힘들게 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5문단 에세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글의 구성에서뿐만 아니라 글쓰기 과정에서도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을 가장 먼저 쓰게 한다. 본론을 원칙에서 출발하도록 구성하여 독자와 주장사이에 징검다리를 놓고, 이유들을 원칙의 틀로 구조화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어떤 복잡한 논증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5문단 에세이로는 복잡한 논증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은 5문단 에세이 구조를 기계적으로 적용할 때의 얘기다. 왜 꼭 본론에서 세 단락만 사용해야 하는가? 필요하다면 네다섯 단락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반론에 대한 반박 문단을 추가하면 복잡한 논증이 가능하다.

 

미국 현실에서 5문단 에세이 형식이 쓰이지 않는다고 해서 5문단 에세이를 실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 현실에서 쓰이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지적이다.

미국에서 나오는 책들, 특히 교수나 저널리스트들이 쓴 책들을 보면 대개 첫머리에서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하고 본론에서는 세부적으로 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5문단 형식이 기계적으로 쓰이고 있지 않은 것이지 그 기본 개념은 미국 지식인들의 글쓰기에 그대로 녹아 있다.

현실적으로 5문단 형식을 그대로 쓰지 못하는 것도 5문단 형식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이를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일화로 시작해서 독자의 흥미를 끌려는 의도, 결론을 먼저 보여줄 경우 독자의 흥미를 잃어버릴 거라는 두려움, 독자의 고정관념을 거스르면서 '글의 첫머리에 결론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이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글쓰기의 기본기다.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원리를 익히면 학교와 직장에서 어떤 글도 논리적을로 쉽게 쓸 수가 있다. 학위 논문을 쓸 때 특히 중요한 것은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본론 첫 부분에 나오는 원칙이다. 학위 논문은 일반적인 글과는 다르다. 이론적 배경과 이론적 분석틀이 있어야 한다. 본론의 첫 부분에 나오는 원칙은 글쓰기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론적 틀에 해당하여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학위 논문 쓰기에 적합하다.

직장에서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한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 경우에는 서론에 해당하는 것만 이용하면 된다. 결론과 그 이유만 한 페이지에 쓰면 된다. 분량을 2~3페이지 분량으로 결론과 그 이유들을 보여주고, 2~3페이지에서 이유들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보고서 길이가 5페이지 이상 넘어갈 때에는 마지막에 결론 부분을 넣어 다시 한번 더 이유와 결론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처음에 어색하게 보일 수 도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는 글쓰기의 기본기를 잘 익혀 두면 실제 상황에서 다양하고 유연하게 응용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글쓰기 방식은 없다.

 

28 동아시아 문화의 미괄식 DNA

결론부터 쓰기는 어렵다

문제는 결론부터 쓰기가 논리적 글쓰기와 사고, 나아가 논리적 커뮤니케이션과 조직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더라도 막상 실천하려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꾸준하게 훈련을 해야 한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장벽을 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기자들이나 앵커들을 제외하고는 결론부터 쓰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우리말의 문장 구조 자체가 결론을 마지막으로 미룬다. 한국인만 그런게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 등 동아시아인 대부분은 이유부터 쓰고 결론은 마지막에 쓴다.

 

가부장적 사회 환경의 산물

동아시아권의 이런 논리 전개 방식은 가부장적 사회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한중일 모두 아직까지 주된 사회적 인간관계는 수직적 상하 관계이며, 수평적 관계는 극히 사적인 친구관계에 그치고 있다.

이런 동아시아의 사회적 환경에서 논리를 앞세워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는 개념이 성립하기는 힘들다. 그런 식의 글쓰기나 말하기는 상하 질서와 중요, 화합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깨트리는 위험한 행동이다.

동아시아의 권위적이고 계급적인 사회구조와 문화적 전통 속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결론은 마지막에 쓰는 논리 전개 방식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밖에 없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려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결론을 마지막에 쓸 수밖에 없는 문화적 사회적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 먼저 알아야 한다.

 

29 장벽을 넘어 결론으로 돌진하라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일단 쓰고 고치면서 결론으로 돌진해야 한다. 결론부터 쓰기는 문화적 사회적 압력 때문에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독자의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힘들다. 일단 쓰고 고치면서 결론부터 쓰기를 가로막는 자기 검열관을 쓰러뜨리고, 결론을 향해 돌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영미권 글쓰기 책들의 이상한 점

나는 글쓰기에 관한 영미권 책들을 보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학생들을 위한 책들은 5문단 에세이를 기본 형식으로 가르치면서도 일반인이나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 책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도 미국 대학 교수나 저널리스트 등이 쓴 책들을 보면 대부분 서론 부분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고, 그 순서에 따라 본론을 전개해나가는 5문단 에세이의 기본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런 혼란을 가만히 살펴보면, 영미인들도 항상 결론부터 쓰는 것은 아니고 학술적 글쓰기의 맥락에서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부터 쓰기를 가로막는 요인들

글이나 말로 전하고자 하는 모든 형태의 결론은, 비록 가장 차별화의 장도가 낮더라도 독자나 듣는 사람의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애써 전할 이유가 없다. 결론이 갖는 런 본질적 성격이 결론부터 쓰기를 방해하는 근본 요인이다.

아무리 대등하고 친한 관계라도 누구나 상대방의 기분에 거슬리는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할 때는 조심스러워진다. 서구 사회와 같이 수평적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결론을 처음부터 쓰고 말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고 말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결론부터 쓰면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자기 논리 없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짜집기하여 분량만 늘려 작성하려는 사람은 결론부터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내용이 없고 노력하지 않은 글이라는 것을 적당히 가리기 위해서는 결론을 마지막에 흐릿하게 써야 한다.

재미있는 글을 쓰겠다는 욕심도 결론부터 쓰기를 어렵게 한다.

 

일단 쓰고 올려라

그렇다면 학교에서 결론부터 쓰는 것을 오랜 기간 배우지도 못했고, 영미보다 훨씬 계급주의적인 사회 환경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이 본성의 요구를 거슬러 결론부터 쓸 수 있는가?

방법은 하나다. 일단 쓰는 것이다. 일단 쓰고나서 결론을 맨 위로 올려라. 그러다 보면 자기 생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잠정적 결론을 먼저 쓰는 용감한 사고 방식이 머릿속에 형성된다.

나도 아직 글을 쓰다 보면 이유를 나열하면서 헤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잠정적인 결론부터 쓰고, 그 결론을 글의 맨 앞으로 보낸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적 유전자 속에 결론을 마지막에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독자의 기존 관념을 거스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본성의 벽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벽을 넘어, 자기 검열을 넘어 독자에게 고감하게 결론을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단 결론부터 쓰고 올려라. 연습과 실천만이 결론부터 쓰기를 체득하는 비결이다.

 

30 지금 결론부터 써라!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야 할 때다. 글쓰기의 고통에서 벗어나 논리적인 글을 쉽게 쓰기 원한다면 글쓰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글쓰기를 막연하게 머릿속의 생각을 복사하는 행위로 봐서는 안된다.

글쓰기는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독자를 의식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빨리 쓸수록, 고치면 고칠수록 글을 더 논리적으로, 더 쉽게 쓸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독자가 열망하는 조건, 즉 '한눈에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스스로 제공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독자 입장에서 자신의 논리 구조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그 틀에서 쓰고 고치기를 반복할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글쓰기를 할 때는 구상과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한다.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글의 임시 서론으로 삼고 그 틀안에서 본론과 결론을 다이아몬드형태로 써야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계속 임시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를 수정하고, 그에 따라 본론과 결론을 고쳐야 한다. 이렇게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논리적 글쓰기가 강제되기 때문에 쓰기는 물론 읽기도 쉬워지고 역설적으로 글쓰기가 신나는 지적 모험이 된다.

논리적인 글쓰기는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력을 낳는다. 효율적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가설사고력으로 이어진다. 논리적 사고력은 말하기, 듣기, 읽기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혁신시킨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영미의 글쓰기 방식이며, 기자들도 결론부터 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위한 일곱 가지 핵심 원칙을 기억하라. 첫째,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둘째,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셋째, 결론을 차별화하라. 넷째,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다섯째,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여섯째,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일곱째, 문장은 짧게 써라.

 

우리 내부에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가로막는 강력한 자기 검열관이 있다. 우리의 문화적 DNA 속에 뿌리박은 미괄식 본성과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어 일단 떠오르는 잠적적 결론과 그 이유를 써라. 결론을 계속 앞으로 끌어올려라. 오직 훈련과 실천만이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가능케한다.

잠정적 결론과 이유부터 쓰면 어떤 의미에서 그다음은 반자동적으로 쓸수 있다. 힌 스크린의 맨 처음에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써보라. 다이아몬드 글쓰기가 만들어내는 논리적 글쓰기와 논리적 시고방식,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마법을 경험하게 될것이다.

22 결론을 차별화하라

상식에서 멀어져라

상식 밖의 결론을 써라. 결론이 상식에서 멀어질수록 글의 가치는 올라가고 독자의 주의를 끌 수 있다. 오직 새로운 것만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대학생이 리포트를 써서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은 하나다. 교수가 리포트를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목표를 그렇게 정하고 집요하게 가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 차별화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기대 수준을 낮춰서 1퍼센트라도 기존의 아이디어와는 다른 점을 부각한다는 생각으로 쓰면된다.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글을 써나가고, 자료를 수집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줄 만한 새로운 가치가 발견된다. 그것을 반영하면 된다.

 

차별화를 위한 네 가지 비법

결론을 차별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주제를 좁혀나가는 것이다. 주제를 좁혀나가면 차별화된 결론을 내놓기가 그만큼 쉬워진다. 또 다른 방법은 최종 행동 지향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담은 좀 더 차별화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결론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종 독자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차별화하기 가장 손쉽고 근본적인 방법은 따로 있다. 바로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다. 누구나 얼굴이 다르듯 생각도 다르다. 이 때문에 솔직한 자기 생각은 언제나 독특하다. 문제는 용기다. 집단주의적 성향이 특히 강한 우리 사회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용기와 훈련이 필요하다.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결론부터 쓰면 결론을 차별화하기가 쉽다. 관행적 글쓰기를 통해 결론을 차별화하는 것이어려운 것은 결론은 마지막까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결론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가 있나? 관행적인 방식으로 이유들을 죽 써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결론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라질 수 도있다. 관행적 글쓰기에서는 이렇게 결론이 유동적이고 글쓰는 사람의 통제 영역 밖에 있다 보니 결론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잠정적 결론부터 쓰면 권위에 물들지 않은 자신만의 생각을 가장 빨리 쉽게 쓸 수 있다. 관행적인 글쓰기를 하면 자료 조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이 다른 권위 있는 사람들의 아이디어 속에 파묻히기 쉽다.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독자를 의식하고 범위를 좁혀나가면서 최정 행동을 제안하되, 용기를 내어 자기 생각을 과감하게 써야 한다.

 

23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상식 밖의 차별화된 결론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고 싶다면 상식에 바탕을 두고 설득해야 한다. 차별화된 결론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그 이유들을 원칙에 근거해서 구조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화난 독자를 설득하는 방법

독자가 부정할 수 없는 원칙이나 일반적 기준에 바탕을 두고 자신의 논리를 세워나가면 저항하기 어렵다. 정치가가 헌법이나 법률, 혹은 사회적 전통, 민주주의 원칙에 근거하여 정적을 공격하면 상대방은 반박하기 어렵다. 원칙은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독자를 연결시켜주는 징검다리 역활을 한다.

 

우연히 배운 원칙의 힘

국회에서 나의 주된 업무는 국회의원들에게 심사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 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문제점으로 바로 들어가려고 하니 논리가 잘 전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논리를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원칙이나 일반론을 먼저 언급하면 논리를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를 부각시키기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없는 이상적인 경우와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산안은 집행 실적을 고려하여 편성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앞에 쓰고, '그런데 이 사업의 예산안은 집행 실적이 부진함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 하게 편성되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직장 생활 중에 야간 대학원에 다니며 마지막 학기에 졸업논문을 쓸 때도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 서술 양식을 보니 이론적 준거틀로 본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삼단논법과 같은 기본적인 논리전개 방식이 바로 원칙에 근거한 연역적 방식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여기서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원칙이다.

원칙에 기초한 글쓰기의 대표적인 예가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다.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보면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반드시 규정에 따른 이상적인 행동 지침을 먼저 언급한다. '이런 규정에 따라 이렇게 해야 했는데 저렇게 했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 보고서의 전형적인 논리 전개 방식이다.

 

원칙 속에 숨어 있는 구조화의 틀

원칙 속에는 이유들을 구조화할 수 있는 논리적 틀이 있다. 주장에 대해 이유를 제시할 때 생각나는 대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논리적 틀에 따라 체계적 입체적으로 제시해야 독자가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강력하고 빈틈없이 해소할 수 있다. 이유들을 체계화하는 논리적 틀이 원칙 속에 들어 있다.

9장에 나온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를 유지해야'라는 예를 보자. 여기서의 원칙은 '일반적으로 법적인 규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율적인 해결 가능성이 낮고 그 규제로 인해 확보되는 공익의 가치가 규제로 인한 피해보다 클 때 정당화될 수 있다'라는 부분이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원칙을 보면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 자율적 해결 가능성의 희박함, 규제에 의한 공익의 우위라는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칙 속에는 법적 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세 가지의 논리적 기준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법적 규제는 정당하다'고 주장할 때 이 세 가지 논리적 기준에 따라 이유를 구조화하여 제시하면 견고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구조화'는 논리적 글쓰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화한다는 것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논리적 순서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원칙은 양날의 칼

원칙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익히면 나중에 토론을 할 때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을 확인하고 이를 장악한 후에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나가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24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순서가 중요하다

글을 쓸 때 중요한 순서대로 써야 한다. 특히, 원칙에 따라 이유를 구조화할 때 가장 중요한 이유가 맨 앞에 와야 한다. 글을 쓸 때 독자 입장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문단, 문장, 단어도 항상 가장 중요한 순서대로 써야 논리적일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다이아몬드 글쓰기에서 본론의 이유는 서론의 전개문에서 제시된 순서에 따라 배치해야 한다.

 

논리 세계의 중력 법칙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앞에 배치하면 논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진다. 부차적이고 가벼운 것이 앞에 가면 왠지 뒤틀린 느낌이 든다. 중요한 것을 먼저 써야 한다는 원칙은 문단과 문단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뿐만 아니라 단어를 쓸 때도 적용되어야 한다. 단어 하나를 쓸 때도 순서에 민감해야 한다.

 

25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독자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

글을 쓸 때는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준다는 자세로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써야 한다. '사랑을 표현하고 싶으면 사랑이란 말을 한 마디도 쓰지 마라.' 사람들은 추상적인, 혹은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구체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한다.

 

보고 듣고 만질수 있게

구체적으로 쓸 때는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독자에게 필요한 만큼만 구체적으로 써라

복잡한 것은 안된다. 통게 중 꼭 필요한 핵심 위주로 보고서 본문에 담아야 한다. 결론부터 쓰면 자연스럽게 구체적으로 쓰게 된다. 결론은 일반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그런 결론을 맨 앞에 써놓고 나면 그 일반적인 결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제시할 수 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글을 쓰게 된다.

독자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믿고 반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8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영미식이다

영문학 시간에서 배운 다이아몬드 글쓰기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기본 방식은 영미 문화권의 기본적인 글쓰기 양식이다. 나의 독창적인 방식은 글의 구성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글쓰기 과정에서도 잠정적인 결론부터 쓰되 원칙에 바탕을 두고 쓰라는 것이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5문단 에세이를 글쓰기의 기본 형식으로 가르친다. 남캘리포니아대학교 응용언어학과 로버트 캐플란 교수에 따르면, 영미식의 결론부터 쓰기는 영미 지역만의 독특한 논리 전개 방식이다.

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대학 2학년 때 영문학과 필수과목인 '리포트 적성법'시간에 미국인 교수인 키스터 신부님으로 부터 배웠다. 그는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핵심을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는 하나의 중심 개념을 전개해나가는 것이며, 글은 문단 단위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서론에 중심 개념이 들어간 주제문과 본론의 전개 순서를 나타내는 전개문을 쓰고, 본론에는 전개문의 순서를 따라 쓴다. 결론에서는 본론의 내용을 요약하고, 마지막으로 중심 개념을 다시 한번 써라.

 

미국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원형인 5문단 에세이를 배운다. 이 5문단 에세이의 시작은 문단 쓰기paragraph writing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문단을 만들때 자신이 얘기하고 싶은 한 가지 포인트를 한 문장(중심개념)으로 적고, 그 밑에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문장들supportig sentences을 써서 한 문단을 완성하는 것을 배운다. 5문단 에세이는 이를 발전시켜 다음 글과 같이 서론, 본론, 3문단, 결론으로 구성된다.

미국 교수들이나 저널리스트들이 쓴 대부분의 책들이 첫 머리에서 글의 전체를 보여준 후 하나씩 상세하게 설명해나가는 방식을 취한다.

 

미국의 논증적 글쓰기 교육

미국의 글쓰기 교육은 논증적 글쓰기라는 점에서 우리와 큰 차이가 있다. 우리의 글쓰기 교육은 초점이 없다. 어린이들에게 일기나 독후감 쓰기를 시키면서 주로 맞춤법 등을 교육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의 글쓰기 교육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철저하게 '논증적'이다. 자기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논증적 글쓰기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이어진다.

미국은 글쓰기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다. 또한 글쓰기에 매우 엄격한 기준과 윤리 수준을 요구한다.

출판하지 못하면 사라져라publish or perish! 미국 학계화 언론계의 금언이다. 미국 교수들은 철저하게 논문과 저서로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는 기자들에게도 책쓰기가 요구된다.

 

영미의 직선적 논리 전개 방식

결론부터 쓰는 방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영미의 고유한 논리 전개 방식이다. 1966년 캐플란 교수는 자신의 ESL과정에 제출된 학생들의 작문을 비교하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외국학생들이 배경 문화권에 따라 독특한 논리 전개 방식을 보인다는 것이다.

영미 문화권에 속한 학생들은 핵심을 처음부터 직선적으로 체시하며 논리를 전개했다. 셈족 계통의 중동 지역 학생들은 지그재그 형태로 논리를 제시했다. 반면 아시아권 학생들은 주변부에서 시작해 나선형으로 핵심에 접근해가는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했다.

같은 서양권이라도 유럽 대륙, 특히 독일의 글쓰기 방식은 영미와 다르다. 하나의 결론만을 제시하는 영미의 전통과 달리 대륙적인 글쓰기 전통은 출처를 중요시하면서 여러 관점과 주장, 결론들을 한꺼번에 제시한다.

 

미국 유학에서 성공하는 법

사실 이런 글쓰기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점 때문에 아시아 출신의 미국 유학생들이 가장 고전하는 분야가 글쓰기다. 따라서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익히면 영미 문화권으로 유학을 갔을때 쉽게 적응하고 학문적 진전을 빠르게 이룰 수 있다.

 

19 기자들은 결론부터 쓴다

결론부터 쓰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가장 우선시되는 언론과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사용되고 요구되는 방식이다. 신문기자와 방송기자들은 결론부터 쓰고 결론을 먼저 말한다.

 

기자들은 역피라미드 방식으로 쓴다

신문기자들은 기사를 쓸 때 역피라미드 방식으로 결론부터 쓴다. 신문기사를 결론부터 쓰는 것은 이것이 가장 쉽게, 가장 효율적으로 , 가장 독자 중심으로, 가장 언론사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시)

힉스입자 존재 확인......현실로드러난 '신의 입자'

학자들 간의 견해가 치열하게 갈라졌던 '힉스입자'의 존재가 마침내 확인됐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4일 '도쿄대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최근 힉스입자 존재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은 오는 7일 유럽 물리학 학술지 '피직스 레터 B'에 게재된다.

'신의 입자'로 불려온 힉스입자는 기본 입자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힉스입자의 존재는 1964년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84)에 의해 '존재할 것'이라고 예견만 됐을 뿐, 지금까지 존재가 확인된 적이 없어 가상의 입자로만 여겨졌다.

연구팀은 힉스의 스핀(소립자 자전) 값이 이론대로 '0'인 것을 확인 했으며, 힉스입자의 존재가 명백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피터 힉스 박사는 노벨물리학상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조선닷컴, 2013년 10월 4일자

 

유심히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신문기사는 대개 첫 줄만 읽으면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이건 방송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방식은 19세기 중반 남북전쟁 중AP통신이 최초로 개발하여 그 후 점차 신문기사 작성 방식으로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신문사 입장에서도 가장 좋다. 똑 같은 내용을 써도 시간 순서대로 쓸 때에 비해 짧게 쓸 수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사실 순서대로 기사를 쓰게 되니 기사를 편집할 때도 편리하다.

 

비즈니스계의 희망, 결론부터 쓰고 말하기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결론 부터 쓰고 말하기를 적극 요구한다. 우선 결론을 쓰고 그 밑에 이유를 서술하는데 항상 상위 개념이 하위 개념을 포괄해야 한다. 하위 개념들은 상호 간에 대등한 가치를 갖고 중복이나 빠짐이 없어야 한다. 모든 하위 개념들은 항상 독자의 물음에 답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글로벌 기업CEO 74명을 인터뷰하고 쓴 '사장실로 가는 길'의 저자이자 뉴욕타임스의 부편집장인 아담 브라이언트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고통받는다. 어디를 가든 CEO와 경영진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늘 똑같은 말을 한다. '간결하게, 짧게, 단순하게, 핵심을 짚어라'

 

 

4부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일곱 가지 원칙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위해서는 일곱 가지 핵심 원칙을 지켜야 한다. 1.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2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3 결론을 차별화하라. 4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5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6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7 문장은 짧게 써라.

 

20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하나만 던져라

글쓰기에는 항상 하나의 중심 개념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글은 그 하나의 중심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그래야 독자에게 기억된다. 그 하위 단위인 장과 절, 심지어 문단까지도 하나의 중심 개념을 가져야 하며, 따라서 한편의 글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중심 개념인 결론을 지탱하는 피라미드 형식이 된다.

 

가장 인상적인 말

'글쓰기는 항상 하나의 중심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에세이 쓰는 법을 처음 배울 때 들은 이 말이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글쓰기는 하나의 중심 개념을 전하는 것이라니! 한 장의 보고서에서 부터 한 편의 논문, 한 권의 책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이전까지 이런 주장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 개념은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해서는 결론부터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의 말과 주장들은 이 중심 개념을 독자의 머릿속에 심기 위한 지렛대일 뿐이다.

 

항상 하나의 중심 개념이다

예를 들어, 영업부 직원 개개인의 영업 능력을 높이는 방안에 관한 보고서와 영업부의 개편 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영업부 조직 역량 강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통합한 후에 두 가지 보고서를각각 하위 목차로 해서 하나의 보고서를 만들수 있다.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두 개의 글을 써라. 어쩔 수 없이 여러 개념을 동시에 전달해야 한다면 중요한 순서대로 써야 한다. 그래야 논리가 정연해진다.

 

21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글 전체뿐만 아니라 최하위 단위인 문단까지도 항상 중심 개념과 결론부터 써야 한다. 논리적 글쓰기의 기본 단위는 문장이 아니라 문단이다. 글은 문단 단위로 써야 하고, 문단도 결론부터 써야 한다. 글쓰기 훈련은 문단 쓰기에서 시작된다. 문단을 넘어 각 장이나 절 같은 하위 단위에서도 항상 결론부터 써야 한다.

 

문단은 논리적 글쓰기의 기본 단위

실제 언어생활에서 본격적으로 띄어쓰기를 시작한 것은 1896년에 발간된 '독립신문'이었다. 띄어쓰기를 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래야 단어의 단위를 쉽게 알 수 있고, 쉽게 읽을 수 있다.

문단 나누기도 마찬가지다. 문단을 나누어주어야 생각의 단위를 시각적으로 알 수 있다. 그래야 생각이 끊어지고 새롭게 시작되는 단위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영미에서 글쓰기 교육은 문단 쓰기에서 시작한다. 영미의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글쓰기를 처음 배울 때 문단을 구성하는 방법부터 배운다. 중심 개념을 담은 주제 문장을 쓰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장과 마지막에 결론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톰은 지난 주말을 아주 즐겁게 보냈다.

토요일에는 부모님과 함께 디즈니 영화를 본 후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일요일 오후에는 화창한 날씨에 공원에서 친구들과 야구를 했다. 저녁에는 테드 가족이 놀러 와서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신나는 주말이었다. ''

 

문단은 생각의 단위다. 글쓰기에서 생각이 바뀌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문단은 줄을 바꾸고 첫 문장을 들여쓰기를 한다. 글은 문단 단위로 써야 한다. 논리적 글쓰기의 단위는 문장이 아니라, 생각의 단위인 문단이다. 현행 글쓰기 책들은 대부분 문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단순한 주장이나 사실을 담고 있는 문장은 그자체로는 논리적 글쓰기에서 큰 의미가 없다.

논리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문단이다. 문단은 중심 개념을 담고 있는 주제 문장topic sentence과 그 주제 문장을 지지하는 뒷받침 문장들supporting sentences로 구성된다. 쉽게 말해 주제 문장과 그 이유 문장들이 모인 것이 문단이다. 문단이 돼야 비로소 논리적 요소를 갖기 때문에 문단이 논리적 글쓰기의 기본 단위가 된다.

글쓰기, 특히 논리적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생각을 질서 정연하게 정리해서 문단으로 제시해야 한다.

 

문단도 결론부터 써라

문단을 쓸 때도 결론 문장이 문단의 첫 줄에 와야 한다.

문단의 첫 문장에 주제 문장, 바로 결론 문장을 써야 논리 정연하고 간략하게 쓸 수 있다. 글 전체의 구성을 두괄식으로 했을 때의 효과가 문단을 두괄식으로 쓸 때도 똑같이 나타난다. 결론을 바라보면서 써야 결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읽는 사람도 쉽게 이해한다.

결론이 앞에 오는 문단 쓰기는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알파와 오메가다. 잠정적 결론 문단을 쓰면 짧은 글쓰기의 경우 7,80퍼센트는 사실상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문단이 서론 문단이 되고, 본론은 서론의 이유들을 각각의 문단으로 만들고, 결론에서는 서론을 뒤집으면 된다. 문단 쓰기의 원리를 알면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완벽하게 습득한 것이다.

 

장과 절도 결론부터 써라

문단을 넘어 장과 절 같은 글쓰기의 하위 단위에서도 결론부터 써야 한다. 글 전체로 보면 한두 페이지가 아닌 들은 장으로 나누고 각 장은 또 다시 절로 나누어 지기 마련이다. 이때 장과 절 제목 바로 다음에 처음시작하는 부분에서 그 장과 절의 결론을 먼저 써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그 부분만 읽어도 그 장과 절의 전체 내용을 알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점이 의외로 중요하다. 글 전체를 결론부터 쓰는 것으로 시작 하더라도 긴 글을 쓸 때에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논리적 글쓰기가 어려워진다. 장과 절도 결론부터 써야 논리적 글쓰기가 완성된다.

글쓰기를 할 때에는 항상 문단 단위로 쓰되 각 문단에도 결론 문장을 먼저 쓰고, 각 장과 절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3부 왜 다이아몬드 글쓰기인가?

논리적 글쓰기를 강제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역설적으로 글쓰기의 참된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 논리적 글쓰기가 논리적 분석력, 전략적 사고력, 나아가 문제 해결의 핵심인 가설사고력을 낳는다. 논리적 사고방식은 말하기, 읽기, 듣기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조직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한다. 이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영미식이다.

 

13 강제된 논리적 글쓰기의 기쁨

다이아몬드 방식은 점정적 논리 구조의 틀에 따라 글을 쓰도록 함으로써 논리적인 글쓰기를 강제한다. 또한 이 방식은 미루기아 세부에의 충동을 방지하여 글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논리 구조 수정에만 집중하도록 하여 지적 희열감을 극대화하고 독자에게도 최고의 읽는 기쁨을 준다.

 

논리란 주장과 이유다

논리는 말할 논과 이치 리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문자 그대로 이야기를 하고 이유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이라는 말이 곧 진실이다 라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다. 논리학의 기본적인 명제는 '비모순율'이다. 하나의 명제가 동시에 참이면서 거짓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두 사람에게 양쪽 모두 일리 있다거나, 혹은 틀렸다고 하는 양시론과 양비론을 자연스럽게 용인해준다.

우리는 논리적 이란 용어를 좀더 엄격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논리적이란 말은 어떤 주장을 할때 그 주장에 따라 제기되는 의문점들을 해결할 수있는 충분한 증거들이 제시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논증적이란 용어가 이해하는데 더 빠를 수도 있다.

 

논리적 글쓰기를 강제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처음에 쓴 잠정적 결론(주장)과 그 이유들, 즉 논리 구조 안에서 이루어진다. 본론과 결론은 반자동적으로 그 틀 안에서 쓴다. 논리적이라는 말은 주장과 이유가 분명하다는 말인데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잠정적 주장과 이유라는 논리 구조의 틀 안에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논리적 글쓰기를 강제한다.

 

강제된 논리적 글쓰기의 역설적 기쁨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논리적 글쓰기를 강제함으로써 글쓰기를 창조적인 지적 모험으로 바꾼다. 잠정적 결론부터 쓰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미루기와 세부에의 충동을 최소화시켜 글쓰기를 쉽게 만든다. 무엇보다 모든 에너지를 새로운 논리를 발견하는 데 집중시켜 글쓰기에 따른 지적 희열을 극대화한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미루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미루기는 어떤 의미에서 글쓰기를 고통스럽게 하는 원흉이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는 훈련을 하게 되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되어 자연스럽게 세부에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본론과 결론을 임시 서론에 따라 반기계적으로 쓰는 훈련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우리는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지적인 흥분을 경험한다.

글쓰기 자체가 생각을 정리하고 키워나가기 때문에 글쓰기를 하다 보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서 지적 희열감을 느낀다. 또한 정서적인 면에서도 글을 쓰면 내적 카타르시스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이아몬드 글을 읽는 독자의 기쁨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결론과 그 이유다. 다이아몬드 글을 읽으면 독자는 글의 첫머리만 읽어도 주장과 결론이 무엇인지 논리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결론을 미리 알면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논리적인 글은 흥미를 추구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논리적인 글은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 목적이다.

 

14 논리적 사고력이 커진다

사고력은 글쓰기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데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하면 논리적 전략적 사고력이 생긴다.

 

좋은 글쓰기에서 좋은 생각이

미국 하버드대학교는 1872년 부터 모든 신입생들에게 설명적 글쓰기expository writing, 일명 엑스초스로 불리는 글쓰기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과정은 하버드에서 가장 혹독한 과정중 하나로 신입생들은 이를 통해 대학 수준의 엄격한 요건을 만족 시키는 학술적 글쓰기를 배운다. 하버드대학교는 홈페이지에서 이 과목을 소개하면서 '글쓰기writing와 생각하기thinking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좋은 생각은 좋은 글쓰기를 전제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영국 소설가겸 예술사가인 애니타 브루크너는 '글쓰기를 시작할 때까지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터득하게 될지 알 수 없다. 당신은 글쓰기를 통해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던 진실들을 알아차리게 된다.'고 했다.

미국 MIT에서 글쓰기 과정을 담당한 바바라 골도프타스 교수는 'MIT가 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쓰기를 통해 명쾌한 사고 능력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연구 능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MIT에서 글을 잘 썼던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 같은 글쓰기의 중요성 때문에 MIT는 '글쓰기 및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교수만 23명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의 학과장이었던 제임스 패러더스 교수는 '과학기술자에게 쓰기는 지식 형성에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대중은 물론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고 말했다.

일본에서 20년 이상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논술 관련 책들을 많이 저술하여 일본에서는 논술교사로 유명한 히구치 유이치는 이렇게 말한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것은 글 쓰는 일이 종종 능력 개발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되는 학생도 많이 있다. 글을 잘 쓰게 된 학생들은 논술에 자신이 붙어 국어 성적도 올라간다.'

 

논리적 글쓰기가 논리적 사고를 만든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결론과 그 이유에 집중하여 논리를 구성하는 훈련이기 때문에 이를 습관하시키면 머릿속에 논리적 사고방식이 형성되며, 이는 전략적 사고방식으로 발전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 즉 논리 구조를 만들고 그 틀 안에서 글을 쓰도록 함으로써 논리적 글쓰기를 강제한다. 특히 원칙에 바탕을 두고 이유를 구조화하는 훈련이 논리적 사고를 자극한다.

이런 글쓰기가 습관화되면 모든 사물과 현상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입처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는 논리적 사고방식이 몸에 배게 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생각을 깊게 할 수 있다. 일종의 몰입적 사고가 가능하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결론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중심으로 계속 생각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그 생각 속에 빠져 버린다. 이런 경험은 미국 클레이몬트대학교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몰입의 즐거움' 에서 묘하하는 몰입의 경험과 유사하다.

 

논리적 사고가 전략적 사고로

논리적 사고력은 전략적 사고로 발전한다. 논리적 사고력이 현상을 입체적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라면 전략적 사고력은 현실에 대한 분석에 바탕을 두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다.

 

15 가설사고력이 생긴다

가설사고는 충분하지 않는 근거를 바탕으로 일단 '가설 혹은 잠정적 이론'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방식이다. 대부분의 과학적 발견은 이러한 가설사고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 방식은 업무 처리를 효율적이고 창조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경찰관이 살인범을 잡는 법

살인 사건이 났을 때 노련한 경찰관들은 수사를 어떻게 할까? 일단 가장 심증이 가는 용의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시작한다. 그 용의자와 관련된 증거와 정황 증거 등을 조사하여 이것이 심증과 일치하면 그 용의자를 범인으로 체포하고, 일치하지 않으면 그다음 용의자로 수사의 초점을 옮긴다.

이것은 전형적인 가설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이와 같은 가설사고는 충분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일단 잠정적 결론을 내리거나 가설을 세우고 추후에 자료 조사나 실험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사고방식이다. 이 가설사고력이야 말로 진짜 사고력이다.

 

맥킨지의 가설사고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모든 문제를 분석할 때 초기에 가설을 먼저 세우고 분석에 착수한다. '맥킨지는 일하는 마인드가 다르다'에서 '초기 가설은 시간을 절약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모든 자료를 끝까지 검토한다. A라면 B고 B라면 C고... 초기 가설을 설정함면 바로 Z로 도약해서 A로 거꾸로 추론할 수 있다. 이 방식이 훨씬 쉽다.

이런 가설사고는 비단 과학적 발견을 위한 방법만이 아니라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일단 가설을 세워 초점이 있는 자료 수집을 하고, 이에 바탕을 두고 가설을 증명하면서 수정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야 현실적이고 시의적절한 분석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일본 대표를 역임한 우치다 카즈나리. 그는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부터 필자를 구해준 것은 선배 컨설턴트로부터 익힌 '가설사고art of hypothesis-driven management'였다. 컨설턴트의 세계에서는 일상적으로 '가설'이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되고 있다. 논의 를 하는 와중에도 '당신의 가설은 무엇인가?, 나의 가설은 ~이다'라는 식의 대화가 자주 오간다. 가설사고를 실천하게 되면서 신기하게도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동시에 업무의 정확도도 향상되었다.'

 

다이아몬드 글쓰기가 가설사고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자체가 가설사고를 훈련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에서 '잠정적 결론'을 먼저 쓴다는 것은 말 그대로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그 이후의 자료 조사와 토론, 글쓰기는 그 가설을 증명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잠정적 결론'은 계속 현실에 맞게 수정되면서 글쓰기가 완성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해가는 과정이다.

구성의 측면에서 볼 때에도 서론은 가설을 세우는 것이고, 본론은 이 가설을 증명하며, 결론은 증거에 바탕을 두고 가설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가설사고력이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직관을 활용한 창조적 문제 해결 방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를 대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직관은 단순하게 우연히 떠오르는 생각이 아니다. 직관은 그 사람의 경험, 교육, 성향 등을 총체적으로 농축하고 있는 아이디어의 보고다.

한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다이아몬드 글쓰기에 의한 가설사고는 단순한 직관적 사고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쓰는 데서 끝나지 않고, 글을 쓰고 자료 조사를 하면서 계속 점정적 결론과 이유를 수정해나가는 글쓰기 방식이다. 이는 직관과 분석이 절묘하게 결합된 것이다. 이러한 가설사고는 직관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통합한 이상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논리적 사고력이나 전략적 사고력, 나아가 가설사고력을 높이려는 목적의 책들이 많다. 그런 책들은 유용한 통찰력을 줄 수는있지만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글쓰기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사고방식은 지속적으로 변화될 수 없기때문이다. 논리적인 글쓰기가 전제되어야 논리적 전략적 사고방식과 가설사고를 습관화할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의 변화가 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변화시킨다.

 

16 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변화시킨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로 형성된 논리적 사고력은 쓰기뿐만 아니라 말하기와 읽기, 듣기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면 결론부터 논리적을 말하기, 논리적 구조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읽기가 가능하다. 심지어 듣기도 바뀐다.

 

래리 킹의 말하는 법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논리적 사고력을 형성함으로써 결론부터 논리적으로 말하는것을가능케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논리적으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 형태의 강연이나 프레젠테이션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모두에게 최고의 말하기 방식이다.

결론부터 말해야 할 이유는 결론부터 써야 할 이유와 똑같다. 결론부터 말해야 복잡한 내용도 간단하게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도 편하다.

특히 복잡한 내용을 길게 말해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강연의 경우, 사실 다이아몬드 방식의 말하기가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것이다. 다이아몬드 말하기는 전달해야 할 여러 가지 개념을 하나의 공통 개념과 결론으로 정리하고, 서두에서 간략하게 결론가 이유들을 소개한 후에 본론에서 각각의 이유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얘기한 이유들을 하나하나 요약하고, 이에 근거하여 결론을 다시 한번 더 언급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말하는 사람은 하나의 결론과 그 이유들, 즉 논리 구조만 암기하고 있으면 아무리 복잡한 내용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정 걱정 되면 메모지에 자신의 논리 구조만 간단하게 메모해서 보기 쉬운곳에 붙여놓으면 된다.

듣는 사람도 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은 '래리킹, 대화의 법칙'에서 책에서 연설하는 요령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구성 방식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멜빵바지로 유명한 그는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미리 밝혀주면, 청중들은 당신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훨씬 쉬워진다. 그리고 연설이 끝날 즈음에 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간단히 정리해주면 요지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고 강조한다.

결론부터 말하기는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회사 등 각종 사회 조직 사회에서 상사는 부하 직원으로부터 가장 짧은 시간에 핵심부터 보고받기를 원한다. '성공하는 사람의 보고습관'을 쓴 야마구치 신이치는 결론부터 보고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상사를 힘들게 할 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사의 지시대로 되어가는지 아닌지 결론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면접 때도 마찬가지다. 핵심을 먼저 말하고 그에 따라 부연 설명을 하는 지원자가 강한 인상을 준다.

 

맥키지의 프레젠테이션

'맥킨지는 일하는 마인드가 다르다'에서 맥킨지의 두괄식 프레젠테이션 방식의 이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을 결론에서 시작할 것을 권한다. 많은 프로젠테이션이 이와 반대로 접근 방식을 통해 모든 자료를 검토한 다음에 맨 마지막에 결론을 내린다.

이 방법이 적절한 경우도 있지만(상대방에게 서스펜스를 느끼게 해주고 싶을 때), 특별히 자료가 많은 프레젠테이션의 경우엔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상대방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결론에서 시작하면 상대방이 '저 사람이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발표자는 청중의 수준, 기대, 요구에 맞춰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첫 슬라이드에 결론과 그 이유가 핵심 단어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결론의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한정해야 한다. 하나의 슬라이드에는 하나의 개념만 담아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흔히 하나의 화면에 하나의 핵심 단어나 숫자, 이미지만 띄우고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에는 요약을 해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강력하고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스피치가 힘든 이유

그런데 막상 직장에서 결론부터 보고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은 현란하지만 하나같이 지루하고 결론은 맨 나중에 흐릿하게 제시한다. 왜 이럴까?

머릿속에 논리적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다이아몬드 논리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결론부터 논리적으로 말하기가 쉽지 않다.

엘리베이터 스피치.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있는 30초 동안에 자신의 핵심 주장과 이유를 설명할 수 있으면 논지가 훌륭한 논문과 보고서를 쓸수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읽는 독서법

다이아몬드 글쓰기가 습관화된 사람들은 읽을 때 논리 구조에 집중해서 글을 결론부터 거꾸로 읽을 수 있어 요즘과 같은 정보 홍수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문서들은 결론을 마지막 부분에 배치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통해 논리 구조로 사고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결론부터 읽는다.

결론 부분과 머리말, 목차를 훑어 보면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 핵심 주장, 결론부터 파악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들은 무엇인지 전체 논리 구조를 이해하는데 집중한다. 본론을 읽을 때도 앞서 파악한 결론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읽는다.

그렇다면 특별한 결론이 없는 보고서나 책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대부분의 보고서나 책들은 하나의 주장과 그 근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들을 죽 나열하고 있다. 특히 참고서나 자료집 같은 실용서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법학 교과서는 1,000폐이지가 훌쩍 넘어간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전체적인 맥락을 먼저 파악하기 위해 목차부터 빠르게 반복적으로 읽어서 전체적인 논리 체계를 먼저 세워야 한다. 읽는 사람이 글의 논리 구조에 집중하여 능동적으로 텍스트를 재구성하면서 읽어야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다.

보고서나 책을 읽을 때는 결론부터 읽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한 후에 논리 구조 중심으로 텍스트를 재구성해야 한다.

 

논리 구조에 집중해서 듣기

다이아몬그 글쓰기는 듣기에도 적용 가능하다. 공적인 상황에서 대화할 때는 무엇보다 말하는 사람의 핵심 논리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국회에서 입법조사관으로 일하다 보면 행정부 공무원들과 만나 이야기할 때가 많다. 나는 주로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나 예산 사업의 문제점을 캐는 입장이고, 행정부 공무원들은 이를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17 조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킨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한다.

 

조직내에서도 통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보고서 작성 과제가 떨어지면 상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보고서의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를 담은 메모지를 담당자에게 전달하여 보고서 작성 방향을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다. 지시하는 과정에서도 잠정적 논리가 분명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방향을 조정할 수도 있다.

보고서 작성을 담당하는 부하 직원도 업무 지시가 구체적이기 때문에 자료 조사의 범위와 방향을 쉽게 확정할 수 있고, 작업 중인 보고서는 분량에 관계없이 항상 잠정적으로 완성된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 논리 체계를 작업 중에 수시로 상사나 동료와 토론할 수 있다.

상사는 논리 구조를 갖고 의논하는 부하 직원으로부터 수시로 진행 상황을 보고 받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고,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계속 반영시킬 수 있어 만족스럽다. 부하 입장에서도 계속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일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이와 같이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상사와 담당자, 혹은 팀원 전체의 아이디어가 계속 보강되어 보고서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직도 고통스럽게 하는 관행적 글쓰기

그런데 관행적 글스기 방식에 따라 일하면 이것이 불가능하다. 상사가 보고서의 목적 정도만 알려주고 부하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면 담당 직원은 어떤 식으로 작성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기본 방향이 확실히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 조사나 작성 과정에서 상사와 구체적으로 토론하기가 곤란하다.

물론 대부분의 조직에서 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를 자주하고 토론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문제는 토론을 진행할 때 안건에 대해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가지고 출발하지 않으면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논쟁햐야 할 대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지엽적인 문제나 토론 주제와 상관없는 문제에 메몰되어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토론이 아닌 말다툼이나 감정싸움으로 발전해 조직의 불화를 키울 수 있다.

 

논리적 토론 문화를 키우다

반면,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가지고 토론을 시작하면 방법이 있다. (조금전에 예를든)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마케팅을 차별화하고 애프터서비스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신차 출시 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잠정적 결론과 이유를 미리 설정하고 토론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론 참여자들은 잠정적 해결 방안의 논리 구조를 평가하고 그 대안을 내놓는 데 토론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토론이 처음부터 구체적 입체적을로 진행될 수 있다. 토론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주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맥킨지에서 가설사고를 중요시 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설을 세워놓고 토론을 하는 것이 백지 상태에서 토론하는 것에 비해 훨씬 빠르고 깊이 있게 문제를 분석하고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기 문이다.

 

집단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어디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한 가족회의 경우를 보자. 이때도 막연하게 의논을 시작하면 가족 간에 분란만 커진다. 먼저 여행 일정, 여행지, 숙소 등에 대해 잠정적인 계획안을 만들어 의논을 시작하면 의사결정을 쉽게 빨리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직장에서 상사에게 보고할 일이 있을 때, 항상 잠정적 계획안이나 대안을 함께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도 가급적 먼저 내 기본적 생각이 담긴 메로를 제시하려고 애를 쓴다. 내가 원하는 것이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직원들에게 먼저 한 장짜리 계획안을 가져오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원하는 결과를 빨리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객관적 논리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팀이나 조직 단위에서 생산적 토론을 활성화하여 조직 역량과 실행력을 강화시킨다. 글 쓰는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토론식 일 처리가 가능해 조직 차원에서 탁월한 성과를 짧은 기간안에 낼 수 있다.

결론을 톱니바퀴처럼 돌려라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앞에 쓰고, 중요한 순서대로 쓴다. 이것이 결론부터 쓰기의 핵심 원리다. 글쓰기에는 내재적인 중력의 법칙이 있다. 중요도에 따라 서열이 결정된다. 중요한 것을 가장 앞에 세우면, 논리가 정연해지고 논리 전개다 물 흐르듯 유연해진다.

서론은 미끼이고 설계도이다. 서론에서는 가장 먼저 독자의 눈을 확 잡아당기는, 글을 읽어야 할 이유인 갈고리hook가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글의 결론과 그 이유, 혹은 중심 개념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하위 개념들을 간략하게 쓴다. 결론과 이유를 한 문장으로 쓸 수도 있고, 분리하여 별도의 문장으로 쓸 수도 있다. 독자들이 서론만 보고도 글의 핵심 주장과 근거, 본문의 전개 순서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서론에서 글의 전체 논리 구조가 제시되어야 한다.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제시된 이유들을 열거한 순서에 따라 상세하게 기술하면 된다. 이때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하나는 본론의 각 문단도 결론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본론의 각 문단 첫 문장만 보고도 그 문단이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본론의 이유들을 원칙에 바탕을 두고 구도화하라는 것이다. 결론의 기본적 속성은 항상 독자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독자는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주장에 대해 무의식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독자와 필자 사이의 공통의 출발점이며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바로 독자와 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원칙에서 출발하면 논리를 부드럽게 전개할 수 있다.

이 원칙은 그 뒤에 따르는 이유와 근거들을 구조화 체계화할 수 있는 틀frame을 제공한다. 첫 번째 예시문에서 보면 본론의 첫 문단은 '법적 규제의 정당화' 조건을 규정한 원칙문단이다. 이 원칙 문단은 원칙이면서 동시에 그 뒤에 나오는 이유들을 구조화하는 틀을 제공한다.

 

결론은 서론을 뒤집어놓은 역삼각형이다. 결론에서는 본론의 이유들을 하나하나 요약하면서 최종적으로 그에 바탕을 두고 다시 한번 결론을 확인한다. 어떻게 보면 결론은 반복이기 때문에 군더더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반복이 중요하다. 독자는 쉽게 잊는다. 독자는 결론을 통해 논리 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고, 글쓴이는결론을 독자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킴으로써 결론의 타당성을 최종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결론이 모든 것을 물고 돌아가는 글쓰기다. 서론에서 결론(주제 문장)과 그 전개문이 제시되면, 본론에서는 전개문에서 나온 순서대로 결론을 지지하는 이유가 하나하나 제시되고, 결론에서는 그 이유들이 역시 순서대로 요약되면서 마지막으로 결론을 재확인한다.

 

10 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를 수정하라

망설이지 말고 앞으로 돌아가라

다아아몬드 글쓰기는 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 자체를 수정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글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내용을 깨닫게 되면, 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수정하고, 그에 따라 본론과 결론 부분도 고쳐야 한다.

서론에서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들을 써놓고, 브레인스토밍과 자료조사, 토론 등을 거쳐 본론을 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나온다. 처음의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들보다 좀더 독자들에게 호소력 있고, 논리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생성된다.

따라서 일단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직접 써봐야 논리가 정연해지고 자료조사의 방향도 명확해진다. 잠정적 결론과 이유는 어디까지나 임시로 정해진 것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아기 키우기

아기는 부분적으로(?)태어나지 않는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완전한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세상에 나와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자란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을 처음에 쓰면 글쓰기는 비록 한 문단에 불과하지만 완전한 논리체계를 갖추고 있다. 여기서부터 구상과 브레인스토밍, 자료 조사, 토론, 본론 쓰기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흡수하면서 글이 성장한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써놓고 계속 수정하는 과정을 고치다 보면 처음의 생각과 한참 달라진 내용을 발견하기도 한다.

 

관행적 글쓰기 방식은 집짓기와 비슷하다

집은 한번 설계도가 그려지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에 따라 지어야 한다. 관행적 글쓰기를 하면 마지막 퇴고 과정에서 문장이나 단어를 바꾸는 것 이외에 논리 구조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잠정적 결론을 계속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먼저 개인적 글쓰기 측면에서는 부담 없이 자기 아이디어를 쓸 수 있다. 다음에 바꿀 수 있으니 너무 고만할 필요가 없다. 일단 생각나나는 대로 쓰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 다시 바꾸면 된다. 이렇게 마음편하게 생각하면 글쓰기가 편하고 쉬워진다.

이런 개인적 측면에서의 유익한 점은 조직적 측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직장에서 팀 단위로 보고서를 적성할 때 점정적 결론을 언제나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면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쉽게 낼 수 있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결론에서 시작해 개념과 개념이 물고 물리면서 결국 결론으로 다시 돌아가는 글쓰기다. 결론이 이끄는 글쓰기다conclusion driven writing.

 

11 결론부터 전체를 단순하게 써라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정리하자면 '결론부터 전체를 단순하게' 쓰는 방식이다. 결론에 집중하면서 어떻게든 전체를 먼저 쓰고 이를 최대한 단순하게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쓰는 방식이다.

 

결론에 집중하라

글쓰기의 목적은 하나다. 결론을 독자의 머릿속에 심는 것이다. 글쓰기의 모든 것은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집중되어야 하고, 이를 방해하는 다른 요소들은 제거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결론을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것이 결론을 독자에게 납득시키는게 도움이 되는가?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리 아까운 내용이라도 깨끗하게 삭제해야 한다.

글쓰는 과정도 자체를 점정적 결론부터 시작하고, 글의 구성도 결론부터 시작한다. 글 전체 분만 아니라 장과 절, 나아가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시작한다.

결론에 집중해서 결론부터 쓰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마치 결론이 자기를 뒷받침해주는 사실들을 스스로 모으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론을 쓰면 그 이유는 어떤 의미에서 반자동적으로 결론에서 도출된다.

 

전체에 집중하라

비록 한 문장으로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을 쓰더라도 거기에는 전체 논리 구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일단 글쓰기에서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의 완성도는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한 문장, 한 문단, 혹은 한 장으로 쓰더라도 일단 핵심 사항을 모두 써서 전체를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글쓰기의 부담이 줄고 논리 구조 전체를 바라보면서 글을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직원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할 때 항상 완성도와 분량에 상관없이 먼저 전체를 완성하라고 독려한다.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으로 우선 전체를 완성해 놓으면 한 권짜리 보고서도 논리를 완전하게 장악하고 글을 써나갈 수있다.

 

단순화 또 단순화

단순화는 글쓰기의 기본이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복잡하고 체계화되지 않은 생각덩어리들을 단순하게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과정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결론부터 쓰도록 함으로써 논리 구조를 단순화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글을 읽을때 복잡하다면 그 들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복잡성 보존의 법칙'도 있다. 아마존 책임자 래리 테슬러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복잡성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공급자가 복잡성을 더 짊어질수록 소비자는 더욱 단순함을 즐길수 있다.'

글은 극도로 단순화해 한눈에 보고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써야한다. 글을 쓰다보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이때 과감하게 다시 서론의 논리 구조로 돌아가 논리를 단순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따라 본론과 결론을 다시 단순하게 정리해야 한다.

결론부터 쓰고, 전체에 집중하며, 계속 단순화하는 것은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결론부터 써야 전체를 쓸 수 있고, 전체를 써야 단순하게 쓸 수 있다.

 

12 잡스처럼 프로토타이핑하라

모형prototype부터 만들라

잡스는 제품을 만들때 모형부터 만들고 시작했다. 그 모형을 고치고 또 고치면서 완벽을 향해 나아갔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일종의 논리 모형에서 글쓰기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잡스의 작업 방식과 같다.

잡스는 상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우선 해당 상품의 모형부터 만들고 이를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잡스는 이런 방식으로 애플을 세계최고의 회사로 만들었고, 소비자 중심의 완벽주의를 구현할 수 있었다.

잡스는 특히 디자인에 집착했다.

그는 제품 개발의 시작 단계에서 우선 시제품부터 만든 후, 그것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내고 개량해나가는 방식을 즐겼다. 예를 들어,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때는 석고로 컴퓨터 모형을 만들고 그 디자인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지를 고민하는 식이었다.

 

비틀스의 방식

월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에서 잡스가 이런 방식에 집착하는 데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 일화를 얘기하고 있다. 아이작슨이 책을 쓰기 위해 잡스의 집을 방문했을 때, 잡스는 그에게 비틀스 멤버들이 스튜디오에서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음반을 녹음하는 전 과정을 10여개 트랙에 담은 cd를 들려주었다.

비틀스가 처음에 녹음한 곡은 별로였다.

그런데 수정판을 거듭할 수록 노래의 질은 좋아지고 있었다. 비틀스는 일단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를 계속 수정해 나가는 프로토타이핑 방식으로 작업했다. 비틀스에 심취해 있던 30대의 잡스는 이런 비틀스의 작업 방식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잡스의 프로토타이핑 방식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애플스토어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의 제품을 파는 오프라인 소매점이다. 애플스토어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채택한 잡스는 일단 회사 근처에 큰 창고를 마련하여 애플스토어의 모형 상점을 만들었다. 잡스는 6개월 동안 매주 한 차례 이상 이 모형 상점에 들려 수정을 계속했다.

프로토타이핑 방식은 잡스의 완벽주의를 실현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작업 방식이었다. 잡스는 일단 아이디어가 생기면 말로, 그림으로 설계도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을 시작하지 않고 일단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만들어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수정하고 개량해 나갔다.

 

세계적 디자인 기업의 프로토타이핑

아이디오는 디자인과 혁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나가는 회사 중 하나다. '유쾌한 이노베이션'에서 아이디오가 일하는 방식을 크게 다음의 다섯 단계로 요약한다. 고객관찰, 팀 브레인스토밍, 프로토타이핑, 조정과 최적의 해결책 선정, 실행.

아이디오는 프로토타이핑을 할때 세 가지 r을 중시한다. 대략적으로rough, 빠르게rapid, 문제에 맞추어right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디오 ceo인 팀 브라운은 프로토타이핑의 중요성에 대해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아이디어를 굴려본다고 해서 이상적인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일단 간단하게라도 프로토타이프를 만들어 봐야 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머릿속으로, 메모로, 혹은 개요작성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논리 모형이 되는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완전한 문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 논리 모형을 계속 고치고 또 고치면서 살을붙여 나간다.

 

'호흡식가Victor Truviano(빅토르 트루비아노)와 함께하는 ''Sesson of Soul''

 

 

 

한국인은 보통 하루에 세끼정도 음식을 먹는다. 그중에 한끼만 안먹어도 큰일날것 같이 행동한다. 그런데 수년째 음식과 물를 일절 먹지않은 사람이 있다면? 만약 그가 한국에 온다면 우리는 그에게 무엇을 배울수 있을까?

 

 

2015년 4월중 어느날 우연히 한 강연소식을 들었다. 주제는 '호흡식가의 영혼의 신비! 몸과 마음을 넘어선 영혼이 우리 존재!'. 그리고 오늘(2015년 5월 30일 토)이 왔다. '임시휴가'를 내고 1시간 반을 달려온 석촌역, 그 동사무소옆 '송파 실벗뜨락'6층 강당, 외국에서 손님이 왔다.

 

 

이름은 빅토르 트루아노Victor Truviano(아르헨티나). 호흡식가라고 불리는 이다. 즉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장기간 생활한다는 것이다. 대신 공기중에 있는 에너지를 섭취한다고 한다. 그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강단 위에서 그를 만난다. Truviano는 1977년생이라고 한다. 말 없이 웃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이 행사에 앞서 갖고 다니는 작은 천을 바닦에 깔고 그 위에 무릎을 꿇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가 눈을 뜨고나서 처음으로 한 말은 '바바지는 항상 우리와 함께 현존한다. 만나서 반갑다.' 이 말은 옆에서 통역을 해주었다.

 

 

사회자는 Truviano를 소개했다. 그는 일년 내내 세계를 다니며 세션을 한다. 이번 한국행은 처음이다. 지금도 유럽에서 오는 길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는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전혀 다른 것이다'고 했다.

 

 

또 그의 신체를 검사를 해보면 Truviano의 신체 나이가 20대 중반으로 나온다고 한다. 놀라운것은 나이가 계속 젊어진다는 것이다' 라고 했다. 호흡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Truviano는 한 호흡길이가 1분에서 4분이라고 한다. 이 말을들은 참석자들은 놀라고 감탄했다. 잠시후 스마트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해달라는 당부의 말이 끝나고 세션이 시작되었다.

 

 

세션이란 무엇인가? 이번행사는 강연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Truviano가 한사람 한사람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는 의식을 했는데 그것을 세션이라고 불렀다.

 

 

어떤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한 사람의 눈을 약 1분간 아무말없이 본다는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더구나 상대가 '우주적 의식'의 소유자라고 소개된 이다. 어떤 인연이 있어 우리는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일까? 그는 필자의 마음을 알아줄것 같았다.

 

 

세션은 1인당 1분씩, 약 1시간30분 넘게 소요가 되었다. 앞줄부터 한 사람씩 Truviano의 왼손 위에 참석자의 오른손을 놓게 한후 눈을 서로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눈은 맑고 지혜로웠다. 그는 필자보다 약간 키가 더 컸다. 손을 자신의 가슴에 대기도 하고, 눈을 잠시 감기도 했다. 다시 눈을 뜨고 내눈을 바라보기도 했다.

 

 

필자의 차례가 끝나고 강단위에서 내려왔다. 그 앞에 오기전에 10여명씩 줄을 서서 대기하면서 지체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에너지 흐름이 깨어지면 안된다고 사회자가 말했다.

 

 

참석자는 대략 50명이 넘는 것 같았다. 소요된 시간으로 본다면 약 70~90명이 되지 않을까. 이 행사를 준비 해주신 분들(정신세계사 편집자님외 여러분)에게 감사한다. 행사 전, 종이 기부금함을 만들었다. 기부금은 1만원 내외의 소액이라고 했다. 행사를 하기전 미리 5만원 정도 보내온 사람도 여러분 있었는데 감사하다고 했다.

 

 

세션이 끝나고 감사의 박수터져나왔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한분 소개가 있었고 곧바로 간단한 질문이 있었다. 질문은 2개 정도가 있었다. '화장실은 가는가' 도 있었다. 답은 '안 간다' 이다. 샤워는 매일 한다고 했다. 다른 지식적인 질문은 오늘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검색하면 나온다는 것이다.

 

 

또 이번 행사외에 10일과정의 세션이 있다고 한다. 4일은 과일주스를 마시고 4일은 단식한다고 한다. 관심있는 이들은 준비된 용지에 연락처를 기록하면 된다고 했다. 안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안먹는중에 그 느낌이 어떠한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진찍기가 있었다. 마칠무렵 강당에 다른 행사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좀 어수선해졌다. 옆으로 가서 5명씩 서서 단체사진을 찍고, 개인별 사진을 찍었다. 행사에 참여한 분들은 아름답고 밝고 활기찼다.

 

 

Truviano와 악수했다. 손이 차가웠다. 우주의 기운이 차다고 했던가. 이번 세션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를 만나서 좋았다. 히말라야의 바바지라는 분과 교감한다고 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고 우리를 치료해주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니면 우리 각자가 그를 본받아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치료할수 있는 계기가 이번 세션으로 시작되길 바란다. 하루에 음식을 먹되, 2식이나 1식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진보한다면 Truviano처럼 음식을 전혀 먹지 않거나, 적게 먹을 것이다.

 

 

세션이 끝나고 그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악수를 청했다. 그에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웃으면서 땡큐라고 했다.

 

유세환

대학교 2학년 때 영미식 에세이 작성법을 배우면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프롤로그

1부 논리적 글쓰기의 숨은 비밀

1움베르토에코의 이상한 충고

2화가처럼 써라

3독자를 의식하라

4자신의 생각을 빨리 써라

5고치면 고칠수록 좋다

6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

7관행적 글쓰기의 악몽

 

2부 결론이 이끄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8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부터 써라

9다이아몬드 형태로 써라

10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구조를 수정하라

11결론부터 전체를 단순하게 써라

12잡스처럼 프로타이핑하라

 

3부 왜 다이아몬드 글쓰기인가?

13강제된 놀리적 글쓰기의 기쁨

14논리적 사고력이 커진다

15가설사고력이 커진다

16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변화시킨다

17조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킨다

18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영미식이다

19기자들은 결론부터 쓴다

 

4부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일곱가지 원칙

20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21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22결론을 차별화하라

23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24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25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26문장은 짧게 써라

 

5부 장벽을 넘어라

27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기본기다

28동아시아 문화의 미괄식 DNA

29장벽을 넘어 결론으로 돌진하라

30지금 결론부터 써라

에필로그: 좀더 대담한 결론

참고한 책들

 

프롤로그 작은 변화 큰 효과

머릿속에서 끊어졌던 신경회로가 다시 이어지는 것 같았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지적 희열감이 밀려왔다.

대학 2학년 때였다. 결론부터 쓰는 영미식 에세이 작성법을 배운 이후에 나는 글을 쓰면서 가끔 이런 경험을 하곤 했다. 글을 써가면서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멋진 아이디어들을 만나고, 단편적인 생각들이 논리적 체계를 잡아갈 때 머릿속에서 미세한 스파이크가 일어났다.

 

그 이후 나는 글쓰기를 즐기게 되었다. 영미식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또한 생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변화는 내가 직장 생활을 하고,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점차 결론부터 쓰기가 논리적 글쓰기와 논리적 사고방식, 그리고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2학년 때 '영문 리포트 작성법' 영문학 필수과목을 수강해야 했다. 다니엘 키스터 신부님의 가르치은 이랬다. '글에는 하나의 중심 개념이 있어야 한다. 글 전체는이 중심 개념을 뒷받침해야 한다. 서론에서는 중심 개념과 본론의 전개 순서를 밝혀줘라.

본론에서는 서론의 전개 순서대로 중심개념을 지지 하는 이유들을 써라. 결론에서는 본론을 요약하고, 마지막에 중시 개념을 다시 한번 더 써줘라. 글은 항상 문단 단위로 쓰되, 구체적으로 써라.'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때 내가 배운 것은 전형적인 영미식 5문단 에세이five paragraph essay쓰기 였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는 서론문단, 본론문단, 결론문단 등 다섯 문단으로 구성된 정형화된 에세이 쓰기 방식이다.

 

나는 영문학 시간에 배운 이 방식을 곧 우리말 글쓰기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재미와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의 핵심인 결론부터 쓰는 글쓰기는 내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논술 시험 중심의 고시를 통과했고, 미국유학중에는 과제와 논문을 잘써서 교수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한 주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논리적 전략적 사고력이 형성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도 그 원리를 적용하게 되었다.

 

글쓰기의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자료 조사도 초점을 잡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쓰는 글쓰기 방식은 국회에서 입법조사관으로 오랫동안 일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복잡한 내용의 정책과 법률에 관한 보고서 초안을 상사들의 예상보다 빨리 알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출할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나는 잠정적 겨론부터 먼저 쓰는 글쓰기 방식의 놀라운 힘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 방식은 개인적 글쓰기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글쓰기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여러 사람들의 뜻을 모으는 회의에서도 잠정적인 결론을 갖고 회의를 하면 더욱 효울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나는 이 방식이 소통을 가로막는 계급주의적 조직문화를 극복하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글쓰기에 관한 영미권의 책들도 많이 보았다. 당연하 내가 배웠던 내용들을 다룬 책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를 다룬 책들은 거의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

마치 학생들을 위한 작문 교과서와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에는 커다란 단절이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대학때 배운 이후 나를 변화시켰왔고 지금도 나를 선장시키는 글쓰기 방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1부 논리적 글쓰기의 숨은 비밀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논리 구조를 한 눈에 보고 싶어 하는 독자의 열망을'충족시키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쓸 때 이것이 가능하다.

 

1움베르트에코의 이상한 충고

거꾸로 글을 써라

즐거운 글쓰기를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글을 써오던 방식을 거꾸로 해보라. 구상이나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 가장 먼저, 가장 앞에 써라.

실용적인 목적의 글이라면 당신이 누구든, 무슨 글이든 상관없다. '에코'는 논문을 쓸 때 잠정적인 결론이 하나의 중심선 역활을 함으로써 주제 이탈의 충동을 방지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를 먼저 쓰는 글쓰기 방식은 그 이상의 놀라운 효과로 논리적인 글쓰기를 가능케한다.

이렇게 하면 글을 쉽게 논리적으로 쓸수 있고, 이런 글쓰기가 습관화되면 커뮤니케이션 전체도 논리적으로 바꿀수 있다.

 

이런 방식은 글쓰기를 교육하거나 시켜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당신이 만약 교사나 교수 회사의 관리자나 프로젝트 책임자라면 학생이나 부하 직원에게 보고서 작성 과제와 기한을 줄 때 바로 한 장짜리 잠정적 요약 보고서를 먼저 써오라고 해보라.

그 잠정적 요약 보고서를 통해 당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지를 토론하고 지침을 주라. 기존 방식보다 한결 질 높은 보고서를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받아볼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공공기관의 장이거나 기업의 CEO라면 부하 직원들에게 이런 단호한 지침을 주라. '앞으로 모든 보고서에는맨 앞장에 한 장짜리 요약 보고서를 붙여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라.'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으면 분량에 상관없이 24시간 이내에 잠정적인 요약 보고서를 제출하라.' 보고서를 작성하고 읽는 고통이 확연히 줄어들고, 오히려 보고서 작성과 읽기를 즐기게 될것이다.

조직 내에 논리적 토론 문화가 생기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배가된다.

 

글쓰기는 신나는 일

결론을 앞에 쓴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좋다. 결론을 먼저 쓰면 전체를 먼저 보여주고 구체적인 사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훨씬 쉽다.

글쓰기에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이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게 글쓰기, 나아가 삶과 조직을 바꾸어나갈 수도 있다.

 

2 화가처럼 써라

스케치하듯 써라

결론부터쓰는 것은 화가들의 그림그리기 방시과 비슷하다. 화가들은처음부터 완벽하게 그리려는 충동을 자제한다. 우선 그리고자 하는 그림의 윤곽에 집중해 전체를 최대한 단순하게 스케치한다.

우선 잠정적 결론과 이유부터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먼저 써라. 그러면 독자의 눈으로 자기 글의 논리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글쓰기의고통에서 벗어나 논리적인 글을 쉽게 쓸수 있다.

기자들도 이렇게 글을 쓴다.결론부터 쓰기는 오직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만 익힐수 있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독자가 가장 원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글을 쓸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기 생각을 가장 빨리 쓸수 있고, 독자 입장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논리 구조를 바라보면서 계속 고칠수 있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으로는 이것이 어렵다. 이렇게 하면 글쓴이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결론을 마지막 부분에나 쓸수 있다. 따라서 독자 입장에서 자기 글의 논리 구조를 평가하고 수정하기가 힘들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잠정적 결론부터 쓰되, 이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써야 한다. 구상이나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먼저 쓴다. 이를 임시 서론으로 삼고 본론에서는 이유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서술한다.

결론에서는 그 이유들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이에 근거해 결론을 다시 한번 쓴다.

다이아몬드 형태는 글을 쓰기에도 편하지만 읽기에도 편하다. 독자는 서론만 읽어도 글의 전체 논라 구조를 알 수 있다. 내용이 흥미 있으면 본론에서 이유를 자세하게 읽으면 된다. 이미 결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본론의 내용을 읽으면 이해가 빠르다.

서론 잠정적 결론 문장. 이유1 이유2 이유3

본론 이유1 이유2 이유3

결론 이유1 이유2 이유3, 결론 문장

 

논리적 사고 방식은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 결론부터 말하는 다이아몬드 방식은 글쓰기보다 오히려 말하기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런 방식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가장 편안하고 강력한 방식이다.

비즈니스계에서는 결론부터 보고 할것을 요구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일곱가지 원칙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문장은 짧게 써라.

 

결론부터 쓰기는 우리의 두뇌가 원하는 것이다. 책 '브레인 룰스'에서 존 메디나 교수는 '두뇌는 세부사항보다 의미를 먼저 처리한다. 요점, 그러니까 핵심 개념을 먼저 제시하는 것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이 가득 찬 잔을 주는 것과 같다.'

 

3 독자를 의식하라

글쓰기의 세가지 비밀: 독자, 자신의 생각, 과정

'글쓰기는 머릿속의 생각을 쓰는 것' 이 생각이 바로 글쓰기를 고통스럽게하는 주범이다.

 

글은 독자에게 쓴다

이 때문에 독자를 의식할수록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독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 담당과장이나 극장이 전문적인 설명을 해도 국회의원이 납득하지 못할 때 차관이 나서서 설명하면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고위직이라서가 아니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소통 능력이 있기에 차관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얼마나 상대방의 입장에 서느냐에 달려 있다. 말을 잘하려면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소화할 수 있는 분량으로 말해야 한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자를 의식한 글쓰기 교육을 받는 곳은 직장이다.

보고서 초안을 앞에 두고 직장 상사들이 항상 나에게 묻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이 무슨 말이지? 의원들이 이해할 수 있겠나? 너무복잡하지 않나? 논거를 점더 강화할수는 없나? 좀 더 쉽고 단순하게 쓸수는 없을까?

 

지식의 저주

자신이 아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지식의 저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특히 직장이나 비즈니스 현장에서 독자는 언제나 조급하며, 시간이 없고, 의심이 많으며, 냉혹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형편없는 보고서를 가져오면 한번 쭉 훑어보고는 바로 짜증을 낸다.

 

초대한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독자는 하나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독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황금률이다. 글쓰기의 모든 것을 독자 기준으로 조정해야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는 중학교 2학년 수준에 맞추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독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 아이디어에 대한 독자의 물음에 답을 해주는 과정이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쉽고 단순한 단어를 선택해야하고, 독자의 관심을 가질만한 사례를 들어야 한다.

책 '포지셔닝'. 저자인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상품 자체나 당신의 마인드에서 해결책을 찾지 말고,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 문제의 해결을 찾아야 한다. 수신자의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데 잠재 고객의 인식에 집중해야지 상품이라는 실체에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4 '자신의 생각'을 빨리 써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나탈리 골드버그, '내 주장은 언제나 단 하나다. '자신의 마음을 믿어라. 당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라. 뼈속까지 내려가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

구상과 자료 조사에 앞서 자시의 생각을 먼저 써야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글을 쉽게 쓸 수 있다. 글쓰기가 함든 것은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려고 하지 않고 멋있게 꾸미려 하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자기 자신의 소박한 진실이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은 글쓰는 사람이 특정 주제나 문제에 대해 내린 결론과 그 이유다.

사람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모순된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다.

자신의 생각은 결론이 하나이기 때문에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어떤 글을 쓰다라도 자기가 이해한 바를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논리적인 글이 된다.

 

집단주의에 저항하라

어릴 적부터 우리는 '네 생각이 뭐냐'라는 질문보다는 '정답이 뭐냐'라는 질문을 받아왔다. 의견에 대한 반박이 쉽게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아직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데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

'내 생각'에 자신감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쓰는 것이다. 일단 쓰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그 시점에서 자신의 잠정적인 생각, 곧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쓰고 시작하라. 이렇게 하면 글쓰기의 초점과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분명해져서 구상과 자료조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전체의 논리적 틀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논리적, 독창적으로 쓰는데 큰 도움이 된다.

 

5 고치면 고칠수록 좋다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전체 생각을 쓰고 이를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것이 논리적 글쓰기의 관건이다. 소설가겸 레슬링선수 존 어빙, '레슬링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격하는 법과 몸동작을 꾸준히 연습해서 제2의 천성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 한번도 멋진 문장이 완성된 채로 광채를 번득이며 머릿속에 떠오른 적은 없다. 대신 어떻게 하면 잘 고치고 다듬을 수 있는지를 확실히 배웠다.'

직장에서의 보고서 작성은 고치는 과정의 연속이다.

 

논리적 아이디어는 고치면서 나온다

오히려 논리적인 생각은 글 쓰는 과정에서 나온다.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기발하고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 글을 논리적으로 쉽게 쓰는 방법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일단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다.

분량에 구애받지않고 일단 갖고 있는 생각을 모두 써서 가능한 빨리 글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글 쓰는 고통이 확 줄어들고 논리도 점차 분명해진다.

 

고치기를 가로막는 과도한 자신감

그런데 상사가 지시한 대로 삭제할 것은 삭제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나서 처음 원고보다 훨씬 좋은 보고서로 변한 것을 경험하면서 나는 고치기의 필요성을 배우기 시작했다. 상사들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고서의 초안을 보고 논리적 빈틈이나 군더더기를 찾아 냈다.

그래서 보고서 초안을 완성하면 후배들에게라도 보여주며 의견을 달라고 부탁할 정도가 되었다.

 

6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법

물고기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물고기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독자의 생각을 바꾸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독자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똑같이 바라보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독자는 논리 구조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그 논리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데 집중하기를 원한다.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글의 논리적 구조를 한눈에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열망에 부응해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먼저 쓰고, 이를 바라보면서 그 틀 안에서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자산의 생각을 최대한 빨리 쓸수 있고, 이를 독자의 눈으로 평가하면서 게속 고칠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있다.

 

독자가 생각을 바꾸는 순간

독자는 언제 생각을 바꾸는가?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강력하고 빈틈없는 이유들과 함께 제시되었을 때 독자들은 생각을 바꾼다. 그것은 무엇보다 독자와 연관된 이야기여야 한다. 또한 새로워야 한다. 새롬움이야 말로 글쓰기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고치다.

 

독자의 숨은 열망, 한 장짜리 보고서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때 독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결론과 그 이유를 한눈에 파악 하는 것이다. 자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독자의 지성은 글의 결론과 그 이유들, 즉 논리 구조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기를 열망한다.

최고위직으로 은퇴한 나의 직장 상사는 자신의 윗사람에게 보고 할 때는 늘 한 장짜리 보고서를 사용했다. 그가 항상 강조한 말이 있다. 보고할 때는 아무리 복잡한 내용이라도 한 장으로 요약하고, 보고서 내에서 의문이 해소되도록 하며, 절대로 새로운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라.'

2009년 ,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부하들에게 한 장짜리 보고서를 의무화했다. 사업 계획이나 장기 프로젝트 수행 결과 보고 등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모든 업무 보고를 한 장으로 제한한 것이다. 한 장짜리 보고서는 세 부분으로 나눠 첫 번째는 보고 목적과 핵심 결론, 두 번째는 근거, 세 번째는 실행 계획을 쓰도록 했다.

 

논리적 글쓰기의 비결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그 이후의 구상, 자료 조사, 개요 작성, 글쓰기는 이 논리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글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 구조를 독자 입장에서 평가하고 수정하는 데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이 결론이 독자에게 가치 있는 새로운 주장인가? 결론을 좀더 새롭게 할 수는 없는가? 예상되는 독자의 의문은 무엇인가? 이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유들은 독자 입장에서 볼 때 충분히 강력한가? 논리적 빈틈은 없는가? 예상되는 독자의 반론은 무엇인가?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좀 더 논리적으로 단순하게 조직화할 수는 없는가?

글쓴는 사람은 독자 입장에서 이런 고민을 하면서 자기 논리를 계속 수정 할 것이다.

 

수십폐이지 보고서를 만든후 에 한페이지로 요약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마라. 오히려 그 반대로 해야 한다.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를 담은 한 페이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논리적이고 강력한 보고서를 쉽게 만들수 있다.

아무리 복잡하고 긴 보고서라도 한 장으로 잠정적 핵심 사항을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이 잠정적 요약본을 작성하면 일이 쉬워지고 보고서의 질은 높아진다. 잠정적 요약본이 있으면 우선 보고서 작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크게 준다. 보고서 작성은 요약본을 상세하게 쓰고 자료만 좀 더 보강하면 된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할 결정적 이유는 그것이 독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자기 생각을 가장 빨리 쓸수있고 독자의 눈으로 자기 논리를 평가하면서 계속 고칠 수있다. 또한 논리적 글쓰기의 조건들을 자동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7 관행적 글쓰기의 악몽

생각을 복사한다는 신화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란 생각을 복사하는 행위라는 시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글쓰기를 고통스럽게 하는 미루기와 세부 사항에 집착하는 '세부에의 충동'을 조장하고, 결정적으로 논리 구조를 평가하고 수정할 수 없게하여 글쓰기뿐 아니라 읽기조차 악몽으로 만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글쓰기에 관한 전통적인 지혜와 기존의 글쓰기 교과서들은 이런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영미의 글쓰기 교과서는 글의 구성에 대해 좀 다르게 말한다. 특히 5문단 에세이는 핵심 주장과 이유가 담긴 주제문을 서론에 쓰라고 요구한다. 글을 구성할 때에는 앞의 서론 부분에 결론부터 쓰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과정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관행적 글쓰기의 밑바탕에는 글쓰기란 머릿속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적업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다. 여기에는 '독자'와 '자신의 생각'과, '과정'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다.

 

단 하나의 예외가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던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the pyramid principle)' 이라는 책이다. 1973년 바바라 민토는 보고서 작성에관한 이 책을 쓰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 책은 단 한권도 보지 못했다.'

 

미루기와 세부에의 충동을 조장한다

직장 동료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문제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이 글쓰기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글은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써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관행적 방식은 구상과 자료 조사, 개요 작성 등을 강조함으로써 은연중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서 정리된 이후에 글을 써야 한다는 지침을 준다. 흔히 말하는 작가의 장벽은 '세부에의 충동'의 결과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술술써나가고 , 미흡하거나 불확실한 것은 나중에 보완하겠다는 마음으로 대강 쓴다. 그 후에 계속 고쳐나간다.

 

꼭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런데 이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이 머릿속에만 흐릿하게 있으면 자료 조사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킨다. 목적이 명쾌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기저기서 조금이라도 필요할 것 같은 자료를 다모으다 보면 책상 위가 차료와 책으로 뒤덮인다.

글 쓰는 사람은 글 쓰는 과정 내내 지금 조사하고 있는, 혹은 지금 쓰고 있는 것과 자기 마음속에 있는 잠정적인 결론을 끊임없이 연결시키면서 평가해야 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지칠수 밖에없다.

2009년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하루 약 5.2시간을 보고서를 쓰는데 보낸다.

보고서를 낼 때마다 마감 날짜에 시달리는가? 당신이 꼭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을 따르는 한, 글쓰기를 미루게 되고, 세부에의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며, 독자의 눈으로 자신의 논리 구조를 바라보고 수정하기 어렵다.

 

독자를 화난게 한다

관행적인 방식을 따른 글은 무엇보다 독자를 화나게 한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면 논리 구조를 파악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관행적 방식의 글에는 결론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읽어나가면서 문제가 생긴다. 서론과 본론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이야기를 도대체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행정부처에서 만든 보고서들은 평균적으로 보았을때 비교적 잘 만든 문서에 속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무엇이 핵심이고 결론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결정적으로 관행적 글쓰기 방식은 직장에서 상사들을 격동시킨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게 되면 작성자는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초안을 상사에게 보여줄 수 있다. 작성자가 보고서의 논리 구조에 대해 상사와 한번도 의논 하지 못했는데 초안이 단번에 상사의 기대를 충족했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상사 자신에게도 자신의 상사가 제시한 마감 시간이 있다. 자신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엉터리 보고서를 자신의 상사에게 설명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방어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상사는 분통이 터질 것이다. 오랜 기간 직장 선후배로 잘 지내다가도 상사와 부하로 근무하면서 보고서 작성을 놓고 틀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2부 결론이 이끄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라. 이를 임시 서론으로 삼고, 본론에서는 이유들을 상세하게 써라. 결론에서는 이유들을 요약하고, 결론 문장을 다시 한 번 써라. 결론이 처음과 끝에 나오는 다이아몬드 형태다. 글을 쓰며 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를 수정하라.

 

8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부터 써라

자연스러운 충동과의 싸움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법학 글쓰기를 가르친 스티븐 스타크는 '이기는 글쓰기writing to win'(1999)에서 이렇게 말한다.

'변론의 요지를 쓰고, 그 다음에 그것에 대해 조사하라. (outline the argument, then research it later)

변호사와 법학대학원생들은 흔히 보강 자료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가장 좋은 변론의 핵심은 단순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초보 변호사였을때, 나는 50페이지 분량을 한 폐이지로 줄이기 위해 사무실에 온갖 자료들을 펼쳐놓곤 했다. 그건 시간낭비였다. 한 페이지로 시작해서 그 역방향으로 일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할 대 자료 조사난 심지어 구상에 앞서, 가장 만저 그 주제에 관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결론과 이유들을 간략하게 한문장 혹은 한 문단으로 써라. 이 잠정적 결론과 이유는 아이디어의 원석으로 그 이후 모든 글쓰기 과정의 기준이 되어 글쓰기의 독창성과 논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다.

 

직관적인 생각은 아이디어의 원석

직관적으로 얻어낸 잠정적인 결론과 근거는 효율적인 글쓰기를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 된다. 글쓰기를 할때 구상이나 자료조사를 먼저 하면 '자신의 직관적인 생각'을 잃어 버린다. 직관적인 생각이란, 어떤 주제에 대해 순간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총체적인 결론을 말한다.

직관이 왜 중요한가? 직관은 그 사람의 개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독창적이면서도, 또한 자신에게는 가장 상식적인 결론이기 때문에 논리적이다. 이러한 지관적인 결론을 쓸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잠정적인 결론과 함께 그 이유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과 그 이유를 한 문장이나 한 문단으로 써라. 직관적 결론을 쓰면 사실 그 이유는 자연스럽게 함께 떠오르게 된다.

 

잠정적 결론부터 써야 할 이유

핵심 요점은 본격적인 구상과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놓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직관적 논리 모형을 갖고 시작하면 논리적 혼란에 빠지지 않고 효율적으로 구상과 자료 조사,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다.

잠정적인 결론부터 쓰면 글쓰기에 대한 심적 부담감도 크게 줄어든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일단 써놓고 나면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글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을 한결 덜어낼수 있다.

잠정적 결론을 써놓으면 잠재적 독자들과 수시로 토론을 벌일 수 있다.

글쓰기를 할 때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이는 그 이후의 모든 글쓰기 과정, 다시 말해 구상, 자료 조사, 개요 작성, 글쓰기, 퇴고 과정의 기준이 되어 글쓰기의 독창성과 논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다.

 

9 다이아몬드 형태로 써라

결론이 맨 앞과 맨 뒤에

결론부터 쓰되, 다이아몬드 형태로 결론이 맨 앞과 맨 뒤에 나오도록 써야 한다. 서론에서는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쓴다. 본론에서는 원칙에 근거해 구조화하여, 서론에서 쓴 이유들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쓴다. 결론에서는 본론의 이유들을 하나하나 요약하고 마지막에 서론에서 언급한 결론 문장을 다시 한 번 제시한다.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박은진 박진형

 

 

 

우리 夫婦는 국어교사다. 우리가족은 圖書館옆에 산다. 이곳에 살면서 우리는 도서관옆에 사는 장점을 다른 가족들과 공유하기 위해 책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 도서관옆으로 온 것은 자녀교육 때문이었다.

 

도서관 옆집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책을 매개로 가족의 對話가 살아났다. 함께 映畵(영화)를 보고, 문화강좌를 듣고, 이제는 우리 부부가 책도 쓰게 되었다.

 

圖書館은 아이를 키워주는 햇빛이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부모가 자식교육을 위해 孟子의 어머니처럼 도서관 옆으로 이사 가기를 바라며 부동산에 도서관이 있는지 묻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음아 도서관 잠깐 놀러갔다 오자'. 여기서중요한 것은 '잠깐'과 '놀러가기'다. 아이에게 잠깐이라 단어가 하나가 주는 心的 효과는 크다.

 

도서관에 가는 게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가서 피곤하거나 재미가 없으면 금방 집으로 돌아올 여지도 준다. 무엇보다 이 '잠깐'이란게 도서관 옆집에 사는 가장 큰 惠澤(혜택) 아니겠는가.

5. 사람의 몸과 마음에는 왜 병이 생기나?

또 어떻게 하면 병이 없이 오래 사나?

사람의 몸에 병이 생기는 것은 대개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몸의 병이요, 또 하나는 마음의 병이다. 그러나 마음의 병은 몸의 병이 되고 몸의 병은 마음의 병을 만들어놓고 마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대체로 주인과 유인(부인), 외인과 내인으로 대별한다. 이상과 같은 분류를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병균이 병의 원인이 되지만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생기는 병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음양허실, 한열표리의 여덟 가지로 통일하고 치료방법을 구한다. 그러나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은 하늘의 한 부분이니 하늘 뜻에 맞도록 생활하면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데 사람은 그 뜻대로 따르지 않아서 병이 생기어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몸에 고통이 오고, 마음이 악화되는 병을 얻어 갖는가? 그것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잘못 쓰는 까닭이다. 그 자유가 자기 개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됨으로써 지나친 욕망이 생기어 모든 것을 지나치게 행동하고 탐내는 데 모든 병약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세분하여 밝히면 여러 가지 감정생활이 있겠지만, 요약하여 말하면, 제일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탐욕에서 나타난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같이 몸과 마음에 해로운 자유행동을 하게 되느냐 하면 사람은 알아내는 힘이나 감정보다 뜻을 세우는 힘이 약한 까닭이다. 알면서도 지나친 욕심을 억제할 만한 뜻을 세우는 힘이 약한 까닭이다. 그 치료의 방법으로 제일 최고의 방법은 몸의 뿌리인 돌단자리(정하단전)로부터 몸 안팎을 튼튼히 하면 그 속에 잠겨 있는 정신은 저연 맑고 깨끗하여 모든 병이 물러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받는 법은 강하고 굳센 뜻(의지)을 갖게 하는 법이라 하여도 좋을 것이다.

모든 일에 뜻(의지)이 약하면 자기의 감정을 따르게 되며 지나친 욕심과 지나친 행동을 하게 되므로 하늘의 법도를 거역하는 반역자가 되게 되니, 마음에는 고통이 오고 몸에는 병이 들어 하늘이 내린 본래의 사람 명대로 건강하게 오래 살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물질문명의 고도 성장으로 우리 인간이 문명의 이기에 힘입어 문화적 생활을 향유함에 따라서 후천적인 육체가 쇠퇴하여 지는 운동부족에서 오는 병이 있다. 그리고 자연에서 일어난 생명체의 본능적 욕구는 자연을 되찾으려 하고, 자연을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음식도 자연 그대로의 음식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인간은 입맛에만 맞추고 몸에 해로움을 고려치 않고 만들어낸 기호품인 가공음식물로 인하여 모든 질병을 유발케 하고 자연수가 아닌 오염된 물에서 오는 병, 몸의 균형을 망각한 과격한 운동에서 오는 병, 물질문명의 발달로 각종 공해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인 병과 몸에 직접, 간접으로 해독을 주는 병 등이 무수히 많으나 오늘날 의학의 발달로 많은 병을 고치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서 얻은 병은 오늘날 불치의 병으로 모든 사람들이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음의 병폐는 꼭 제거해야 하고 뿌리째 뽑아 버려야 한다. 그 뿌리가 이 땅에서 없어지는 날 우리 사람은 참다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현대의학은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에 또한 많은 단점과 결점을 내포하고 있다. 생명을 한 몸으로 한 전체적 관찰방식이 의학의 본자세임을 주장하는 의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한 부분별의 국소의 구조 즉, 형태학, 해부학, 조직학 등과 기능 즉, 생리학, 생물학, 생명학 등을 파악하면 전체는 따라서 밝혀진다는 학문의 태도를 고수함으로써 기초를 사람이 아닌 동무과 식물, 또는 시체를 연구의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일반 생물학 또는 물리학, 화학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태도는 의학을 물리, 화학의 영역 내에 귀속 시키는 데 공헌했을 뿐 현재까지의 과학적 연구방법 자체가 곧 의학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람을 물리, 화학적으로 연구하듯 분석 내지 해부한다고 하여 사람의 질병이 근본적으로 근치된다고 볼 수 없다.

 

단순한 기계라면 그 구조와 기능을 구명 함으로써 고장난 부분을 수선할 수 있겠지만 사람은 그렇게 간단한 기계가 아니며 설사 기계라 할지라도 오묘 불가사의하여 과학의 힘이 미치지 않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생명이 깃들어 있는 좁쌀 하나도 만들어내고, 죽어 가는 모기 한 마리도 살릴 수 없는데야... 그러므로 과학자라면 하늘의 현상 앞에 묵묵히 겸허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가 몇 천만 명 동원되어도 사람 몸의 한 부분마저도 완전히 밝혀내기는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사람의 생명체는 하늘의 기운을 따라 추호의 차이와 어김도 없이 대기를 따라 무시로 수없이 바뀌며 (무궁한 변화)흘러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생명체를 일정한 표현의 정의나 공식으로 단정지으려고 하는 이론적 정의론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무한히 움직이며 바뀌는 양상을 수시로 고정하며 논증할 수 없는 것이므로 존재의 영원한 변화 상태를 이론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산 생명체를 죽은 시체 다루듯 하며, 기계 다루듯 해서는 사람이 병폐를 근치시킬 수 없는 것이다.

현대의학의 이와 같은 판단과는 아주 달리 오랜 옛적부터 우리 조상은 홀올(음양오행)의 원리나 모두에 파묻힌(우주속) 무한한, 신묘한 비밀을 모두 밝게 깨닫고, 체득하여 밝받는 방법을 몸소 닦아 모든 병폐를 뽑아 버리는 법이 있으니 이 아니 고맙고 은혜스러운 일이 아닌가.

 

오늘날 청산이 개원한 수도장에 모든 사람들이 수도하여 모든 병이 나아져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적마다, 청산은 스승님과 조상에, 나아가 천은에 감사할 따름이다.

누구나 들어와 모든 병을 버리고 안락한 생활을 하기 간절히 바란다. 몰라서 못하고 또 들어왔다가 인내력이 부족하여 조금하다 그만두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울 뿐이다.

저리도 왜 도심과 성심이 없을까?

그렇게 누가 만들어 놓았을까? 모든 활금과 권세는 귀한 줄 알면서 왜 내 몸 귀한 줄 모를까? 내 몸 병들어 가면 그 황금백옥과 권세가 무슨 소용인가?

남녀노소를 말론하고 아주 쉬운 정각도 단계만 닦아도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데 하며, 멀지 않은 앞날에 알 날이 오겠지 하며 기다릴 뿐이다.

 

또 각처에 단전호흡이다. 무슨 도술이다 하며 하도 많으니 맛을 다 보지 않고야 옳고 그른 것을 가랄 수 없는 심정도 이해하며 묵묵히 청산은 국선도법 수련원을 열고 국민의 체력 향상과 올바른 정신력 강화를 위하여 우리 민족 고유의 국선도법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원시적이 문화인을 지도하려는 격일는지 모르나 육체적으로 약화되고 정신적으로 악화된 현대 사람을 근본적으로 선도 하는데 있어서는 대자연의 힘을 발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약삭빠른 고양이가 밤눈을 못 본다는 속담처럼 현대 사람들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든지 잘 살기만 하면 된다는 약삭빠른 생각만 하고 있으나, 그 수단방법이 대자연의 법칙에 역행될 때는 모든 사람은 스스로 멸종지환을 면치 못한다.

그러므로 서구문명은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자인한다. 사람은 예지적 동물이므로 물질문화를 창조함과 아룰러 정신문화도 창조해야 한다.

1장. 간추린 오장육부와 인체의 나머지 부분(삶의 길)

 

 

 

모든 인체의 오장 육부를 밝혔으나 다시 간추려 안과 밖을 다시 한 번 더듬어 나가 보면 아래 단의 정 자리는 몸의 뿌리로 머리의 기를 낳고, 기는 신을 낳아 놓으니 밝받는 방법을 모를 때에 정에 나는 병은 오미자,백복령, 녹용이 좋으며, 기의 병은 인삼, 생강, 진피와 사람의 젖(인유)이 가장 좋고, 신의 병에는 황련, 우황, 인삼이 좋고 짐승이 벼락맞아 죽은 것(진육)의 고기가 좋다고 하나 구하기 힘들다.

 

피와 꿈에 대한 것은 앞에서 밝혔고 소리에 있어서도 앞에 다소 밝혔으나 콩팥에서 소리의 뿌리가 되고 염통이 주관하고 허파가 말을 담당하니 간에서 나오는 소리는 부르짖음이 되고, 염통에서 나오면 말이 되고, 지라에서 나오면 노래가 되고, 콩팥에서 나오는 소리는 신음이 되고, 허파에서 나오는 것은 통곡소리가 되고, 쓸개에서 나오는 소리는 헛소리가 되니 쓸개 빠진 소리 말라는 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 소리를 듣고서 어디에 병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았다. 또 염통의 기운이 없으면 슬퍼하고 충실하면 콧노래 부르며 웃기를 잘한다. 기지개 켜는 것을 자주 하면 콩팥이 나쁘다는 것이다. 염통과 허파가 너무 차면 재채기를 하여 풀어내는 것이다. 트림은 밥통에 거품이 많이 나오는 것이며 한숨은 염통의 줄기가 급하게 흐르면 나는 것이다. 사람이 크게 놀래 말문이 막히어 영원히 말을 못하는 수도 있으니 이때는 한약방에 가서 원지환이나 복신산을 먹으면 낫는다. 그냥 두면 영영 벙어리가 된다.

 

진액은 콩팥이 주관하는 것이니 땀도 마찬가지이나 땀은 안에서 열을 받으면 오줌통으로 가는 것이 원칙이나 몸 안에 수없이 땀구멍이 있어 이 땀구멍은 본래 하늘 기운이 드나드는 곳인데 불시에 열을 받으면 하늘 기운이 넘나드는 그곳으로 나쁜 물이 빠져나간다. 이것을 땀이라 하며 땀이 많이 나면 대추와 칡뿌리가 좋고 잘때에 땀을 많이 흘리면 산조인이 잘 듣는다. 또 가래를 삭히고 각 줄기에 붙어 있는 진액이 있으니 이것을 윤양이라 한다.

 

삼초의 병에는 인삼, 고고가 좋고 심포의 병에는 당귀, 작약, 대황이 좋으며, 사람 몸에는 버러지가 생기는 수가 있으니 이를 충이라 하니 위에 있는 것은 뇌에 있으므로 상충이라 하고, 가슴 부위에 있는 벌레는 가운데 있다 하여 중충이라 하고, 배에 있는 것은 아래에 있다 하여 하충이라 하는 것이니 모두 음식물에 들어오는 것이니 음식을 잘 끓여 먹거나 씻어서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 이름과 생김새도 많으나 이것을 다 없애는 데는 천문동, 호분, 생지황, 천초와 특히 민물 뱀장어를 장복하면 다 없어진다.

 

오줌은 콩팥에서 오줌 줄기로 내려와서 오줌통에 차 있다가 밖으로 아래 초(하초)의 힘을 받아 내보내는 것이니 소변이 나쁘고 소변이 잘 안 나올때 이것도 하나의 병이니 소 종지뼈를 술에 달여 먹으면 낫는다. 복령, 차전초도 좋다. 똥(대변)은 몸에 들어온 음식물에서 필요한 것을 다 뽑아내고 필요하지 않은 찌꺼기가 큰 창자를 통하여 곧은창자와 항문을 거쳐 나오는 것이니, 이것도 소화가 잘 되고 안 되고 또한 몸의 병세에 따라서 색깔이 다르니 다 열이 있어서 나타나는 것이니 푸르고 누르고 블그레하고 검고 흰 것이 모두 열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므로 설사할 때는 유황, 창출, 백출, 차전자, 마른 생각이 좋다. 오래도록 흰 거품이나 물똥에는 노봉방 또는 붕어회가 좋다. 붕어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기생충이 요즘은 많아서 조심하여 정결하게 다뤄야 된다.

 

사람의 머리는 아홉 집이 있어 골(뇌)을 담고 골은 아홉 개의 판막이 있으며 머리는 골의 바다가 되어 머리를 형성하며 영과 보고 듣고 맛보고 생각하는 일은 복잡하게 많으나 질서정연하게 해낸다. 이 머리 안에 이상이 생기어 어지럽고 때로는 골이 아프니 이것도 병인지라 머리가 심하게 아프면 불와산을 먹으면 좋고 열이 있으면 냉한 것으로 식혀주고 음식을 토하면 가라앉는다. 그러나 밥통이 나빠질 우려가 있으니 육성산을 한방약에 가 사서 쓰는 것이 현명하다.

 

얼굴에는 이마를 천정이라 하고 염통과 맺어져 있고, 턱은 지각이라 하며 콩팥에 응하고, 코는 얼굴 가운데 있으니 지라와 연해 있고, 왼쪽 볼은 간에 응하고 오른쪽 볼은 허파에 응하고 얼굴 색으로도 오장의 병을 알게 되는 것이다. 얼굴에 열이 생기거나 이상이 있으면 병이 생긴 것이니 낯빛이 푸르면 간이 나쁘고, 낯빛이 붉으면 염통에 병이 생기고, 트림을 자주하고 낯빛이 누르면 지라에 병이 있고, 낯빛이 검고 무서워하면 콩팥의 병이다. 오장을 참작하여 먼저 밝힌 약을 쓰면 된다.

 

눈은 오장육부의 모든 정기가 나타나니 아래 단의 정이 눈을 이루니 단단한 진액은 모여서 동자가 되고 부드러운 진액은 모여서 검은동자가 되고 모든 오장이 줄기가 전부 눈에 연결하여 각자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것이다. 오장육부를 잘 다스리면 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눈동자는 항상 잘 보호하여야 한다. 눈동자를 보아 가장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 있으니, 이는 콩팥이 주관하고, 주위에 둘러싼 검은 눈동자는 간이 주관하고, 흰자위는 허파가 관장하고, 눈의 양끝은 염통이 관장하고, 아래 눈썹 나는 살은 밥통이 관장하고, 위의 눈에 난 윗눈썹은 지라가 관장한다.

 

그러므로 오장 육부에 이상이 있어도 눈이 나빠지고 눈을 너무 피로하게 하여도 아루러 오장 육부에 병이 생기는 법이다. 눈에 병이 생기면 아기 오줌이 제일 좋고 개 쓸개(견담)를 술에 타 먹어도 좋고, 소금을 깨끗한 물에 끓여서 맑게 가라 앉히어 바르면 잘 낫는다. 귀는 역시 콩팥이 주관을 하는 것이다. 밥통이 비면 귀에 울리는 소리가 나고 기운이 없으면 멀리서 휘파람소리 같은 것이 들리고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 수가 있으나 모두 아래 단의 정이 충실치 못할 때 나는것이니 콩팥을 잘 보양하면 이런 소리가 들지 않는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 나오지 않으면 칼 두 자루를 가지고 서로 비비는 소리를 내면 나오고 안에서 죽어서 나오지 않은면 백육향을 살라서 연기를 쏘이면 나온다.

 

코는 하늘 기운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냄새를 맡는 일을 한다. 그러므로 하늘, 땅의 기운을받아들이므로 현문이라고도 한다. 코는 허파가 주관하는 것이며 허파에 이상이 없으면 콧병은 나지 않고 들어오는 중도에 병이 나는 수가 있으나 오장 육부의 열로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오장 육부를 충실케 하면 콧병이 중도에 생기지 않는다.

 

가슴은 안으로 음식이 드나들고 숨이 들쑥날쑥하여 많은 장부를 담고 있고 각각 작은 줄기가 모두 연접하여 있으니 항상 따뜻이 하여 주어야 하며 너무 차거나 너무 뜨겁거나 하여도 안에 있는 초(상초)가 이상이 생기어 병이 되는 수가 있다. 특히 허파와 염통에 잘못하면 병이 나기 쉬우므로 어린 아이일수록 특히 주의하여 보살펴 따뜻이 해주어야 한다. 가슴이 결리고 아플 때는 허파와 염통이 아울러 아픈 수가 있으며 가슴이 아플 때는 소의 쓸개난 황련, 생강을 반하와 같이 복용하면 잘 듣는다.

 

젖은 가슴 양쪽에 있으니 남자는 콩팥을 중히 여기고, 여자는 젖을 중하게 여기니 아래 위로서 중요함이 다르나 성명의 뿌리에 근본이 되는 것은 한 가지인 것이다. 여자에게 젖이 아기를 낳고도 나오지 않는 수가 있으니 그 하나는 피의 힘이 너무 무성하여 움직이지 않으므로 젖물(유즙)이 나오지 않는 수가 있고, 또 하나는 피의 힘이 약하여 움직이지 않으므로 나오지 않는 수가 있다.

 

이럴 때에는 석고를 하루에 세 번씩 복용하거나 익모초 생것을 찧어서 물을 약간 혼합하여 다시 찧어서 젖에 붙이면 나온다. 젖물이 나오면 즉시 떼어 버려야 한다. 오래 자꾸 붙이면 살갗이 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왕과근, 맥문동이 좋고 좆 나오는 힘이 약할때는 소의 코를 사다가 국을 끓여 빈속에 먹으면 삼 일 안에 잘 나오기 시작한다. 또는 사슴뿔(녹각)을 돌 위에 갈아서 약간 물기 있게 물을 조금 섞어서 다시 가루를 만들어 혼합하여 바르고 조금 있다 젖을 딴 사람이 조금만 빨아 내면 따라서 계속 잘 나온다.

 

다음으로 배꼽은 처음 아버지의 정과 어머니의 피가 서로 엉기어 화합으로 배꼽이 이루어져서 배꼽을 통하여 어머니 뱃속에서 들숨날숨의 숨을 쉬는 것이니 아기가 어머니 배안에 있을 때는 코로 숨을 쉬지 않고 배 안에 난원공이라는 숨쉬는 주머니가 있다가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서 '응아' 하며 처음으로 허파의 문이 열리며 허파로 들숨날숨을 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꼽은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스스로 그 들숨날숨 하던 숨쉬는 구멍이 막히는 것인데 태식호흡(배꼽숨쉬기)이라 하여 배꼽으로 숨쉬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느나 이는 사람 몸의 생김새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난원공이 계속하여 있으면 맞는 소리가 되나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스스로 없어지는 것인데 어찌 배꼽 숨쉬기가 있을 수 있겠는가?

 

삼척동자도 웃어넘길 일을 저지르니 한심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직 코로 하여 허파로 하늘의 맑은 기운을 담는 것이 하늘 뜻에 맞고, 입으로 음식물을 받아 땅의 기운을 얻음이 마땅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다. 배꼽을 자극하여 배꼽이 부어 나오면 지라가 먼저 상하여 사람은 죽게 된다. 배꼽을 보양하는 데는 접명단을 지어먹으면 배꼽에 좋다. 배는 배꼽 위의 큰배(대복)라 하고, 배꼽 아래를 작은배(소복)라 하니 장과 창자를 담고 있으며 보호를 하는 것이다.

 

안에서 모두 배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항시 배를 따뜻이 해줘야 하며, 특히 작은창자의 소화를 도와서라도 배는 항시 따뜻이 해야 한다.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면 배를 더운 곳에 대고 있으면 나아지며 항시 따뜻한 것으로 싸주면 배 아픈것이 없어진다. 그래도 아프면 이것은 몸 안의 장과 부에서 원인을 밝혀 해당한 곳을 알아서 약을 써야 한다.

 

허리(요)는 콩팥이 주관하는 것이니 콩팥이 나쁘면 허리가 아픈것이다. 그러므로 방일을 자주 하면 허리가 아픈 것이니 콩팥이 나빠진 증거인 것이다. 방일을 자주 하여 콩팥을 상하게 하여 아래 단힘(정)의 피가 힘살을 잘 가꾸지 못하면 정의 단(힘)이 없어지고 방일을 가끔하려고 하여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큰 병을 가져오는 것이 되므로 나중에는 죽게 된다. 이때에 한약은 보신탕이나 사슴뿔을 항상 먹으면 좋아지나 새로 뿌리부터 고치려면 밝받는 방법의 돌단자리 들숨날숨하는 숨쉬기가 제일인 것이다.

 

갈비(협)는 간과 쓸개가 맡는 곳이니 갈비가 아픈 것은 간과 쓸개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것이며 또는 갈비를 다치면 간과 쓸개가 나빠지는 것이며 아울러 아래 단이 나빠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한 몸 움직임(운동)을 하여 갈비를 다치면 몸 전체에 이상이 오고 병이 나는 것은 서로 전부가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갈비를 조금 다쳤다고 우습게 마음먹었다가는 나중에 늙어지면 다시 나타나 애를 쓰게 되는 것이다. 이때에 생강즙을 내어 자주 바르면 낫는다. 나쁜 피를 삭아지게 하는 데는 굼벵이를 구워 말린 가루를 술에 타서 먹어도 낫는다.

 

살가죽(피)은 열네 겹으로 되어 있으며 그곳에 수없는 가는 구멍이 있어서 하늘 기운을 들락날락하게 하여 코로 다 못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으며 때로는 나쁜 물(땀)을 내어 보내기도 하는 일을 한다. 본래 사람은 벗고 살아서 하늘 기운과 직접 통하며 하늘 사람의 힘을 가지고 있었으나 옷을 입게 되면서 부터 그 힘이 줄어들고 그 살의 하늘 기운받는 것을 막아버려서 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받는 방법에서는 이 살의 구멍으로 숨쉬는 (피부호흡) 것을 하게 되었다. 살구멍으로 숨을 쉬면 생가지도 못한 일을 해내게 되므로 다음에 밝히겠거니와 아주 중요한 것이며 밖으로부터 날아 들어오는 나쁜 것을 막아내기 위하여 털이 나있다.

 

그리고 수없는 단이 다니는 길이 있으며 털이 있으니 모두 허파가 맡고 있다. 살에 무엇이 생기면 소금물로 닦는 것이 제일 좋다(염탕). 가끔씩 소금물에 목욕하면 살이 아주 좋다. 부스럼은 생강으로 문질러도 잘 낫는다. 바람으로 생긴 가려움에 뱀가루를 바르거나, 달걀을 술에 담가 하루 지난 후에 꺼내 소금과 섞어서 몸에 바르면 가려움이 없어진다. 살은 지라와 밥통이 맡아 있으니 살 속으로 무수한 단의 길이 있고, 영과 위가 다니며 온몸의 모든 것이 살과 서로 맺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을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많이 자면 살이 많아져 살찌게 되는 것이고 음식을 조금씩 먹고 물을 조금씩 마시고 잠을 조금씩 자면 마르는 것이다. 약으로 다스리면 마른 사람은 소젖을 끊여서 항상 먹으며 잠을 많이 자면 살은 오르고 살을 빼려면 뽕나무 가지를 잘게 썰어서 차를 달여 수시로 먹으면 음식을 줄이고 잠을 적게 자면 살은 빠진다.

 

힘줄(근)은 간이 맡으니 힘줄에 다름(이상)이 있으면 이는 간에 다름이 있어 나타나는 것이다. 힘줄이 바람으로 인하여 아프면 더운물에 담그고 풀어지면 더운물에 목욕을 해도 좋다.

힘줄을 튼튼히 하려면 오가피를 가루를 내어 약주를 타 먹어도 좋고 또 양의 뿔을 달여 먹어도 좋다. 뼈는 콩팥이 맡아 있으며 오래 걷거나 오래 서있으면 뼈가 아프다. 사슴뿔을 구워서 가루를 만들어 술에 타서 막으면 낫는다. 또는 소골을 술에 타서 먹어도 낫는다.

 

손은 다섯 손가락이 있으니 이름이 다르고 오장육부와 관련이 되어있다. 첫째는 엄지손가락이니 크다는 뜻이요, 둘째가 짠 손가락(염지)이라 하니 맛을 본다는 뜻이요, 셋째는 긴 손가락(장지)이라 하니 길다는 뜻이요, 또는 가운데 있다 하여 가운데 손가락이라고도 한다. 넷째는 쓸모없다는 하여 이름 없는 손가락(무명지)이라 하고, 다섯째는 새끼손가락(소지)이라 하니 작다는 뜻이다.

 

또 오른손, 왼손 손가락이 각각 오장육부와 맺어져 있으니 발과 바뀌어 있다. 첫째,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이 허파와 맺어져 있고, 왼쪽 엄지발가락이 허파와 맺어져 있다. 둘째, 오른손 둘째 손가락이 큰창자와 지라 둘을 맺어있고, 왼쪽 둘째 발가락에 큰창자와 지라가 맺어져 있다. 셋째, 오른쪽 가운데손가락이 아래 단(하단전)과 심포에 맺어져 있고, 왼쪽 가은데발가락에도 아래 단과 심포가 맺어져 있다. 넷째, 오른쪽 넷째 손가락과 삼초, 밥통이 맺어져 있고, 왼쪽 넷째 발가락과 삼초와 밥통이 맺여져 있다.

 

다섯째,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염통과 작은창자가 맺어져 있고 왼손 새끼발가락에 염통과 작은창자가 맺어져있다. 또, 왼손 손가락은 오른쪽 발가락과 맺어져 있으니 첫째, 왼쪽 엄지손가락에 염통과 간이 맺어져 있고,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염통과 간이 맺어져 있다. 둘째, 왼쪽 둘째손가락에 밥통과 지라가 맺어져 있고, 오른쪽 둘째 발가락에 밥통과 지라가 맺어져 있다. 셋째, 외쪽 가운데 손가락에 아래단 과 작은창자가 맺어져 있고 오른쪽 가운데 발가락에 아래단과 작은창자가 맺어져 있다.

 

넷째, 왼손 넷째손가락에 쓸개와 콩팥이 맺어져 있고 오른쪽 넷째 발가락에 쓸개와 콩팥이 맺어져 있다. 다섯째, 왼쪽 새끼손가락에 오줌통하고 맺어져 있고, 오른쪽 새끼발가락에 오줌통이 맺어져 있다. 이와 같이 손발이 각각 지니고 맺어져 있으므로 손발이 척척 맞앗서 돌아가는 것이다. 걸음을 걸어도 오른손 왼발이 함께 움직이고 왼손 오른발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모두 이러한 서로 맺어 있는 인연 관계이다.

 

터럭(모발)은 염통에 맺어 머리에 나고 눈썹은 간에 맺어져서 눈두덩이에 나고 턱밑의 수염은 콩팥에 맺어서 턱밑에 나고 귀 앞 볼옆에 나는 털은 지라와 맺고 코밑의 윗수염은 허파와 맺어있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단의 기운은 있으나 한 달에 한 번씩 피를 밖으로 내어 보냄(해월 경도)으로써 핏기운이 적어서(혈기부족) 볼(뺨)옆에 나는 털과 코밑에 나는 윗수염, 턱에 나는 아랫수염은 안 나는 것이다.

 

털을 윤택하고 아름답게 가꾸려면 한약에는 칠선단이 좋고, 또 소의 쓸개를 많이 먹어도 머리털이 좋아진다. 털이 많이 빠지는 데는 닭알 힌자위를 생으로 머리에 한참동안 발라두었다가 감아주면 덜빠진다. 그러나 사람 몸과 마음의 모든 병은 밝받는 법을 닦아 얻어 갖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며 사람은 누구나 해야 하며 살아야 하는 길이요, 진리다.

 

그러므로 청산은 전문적인 의술을 하려 함이 아니고 오직 밝받는 법을 닦아 가는 데 알아 두어야 좋은 것이므로 밝받는 방법과 사람의 몸의 안과 밖의 생김새를 자세히 그림으로 밝혀 놓았던 것이며, 산에서 내려와 시내에 밝받는 수련도장을 마련하고 국선도법 책과 정각도 책을 각 수련도장에 교재로 쓰고 있는 것이다.

녹내장인 분이 왔다. 무극보양뜸위주로 해드렸다. 눈을 보니 쑥들어갔다. 녹내장은 처음이다. 집에서 교재를 찾아 본다. '뜸이론과 실제' 에 잘 나와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인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안압이 정상보다 높고 시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병을 녹내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마디로 녹내장이라고 하지만 그 종류에 있어서는 선청성녹내장(소눈), 협우각녹내장, 광구각녹내장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증상

급성은 눈이 시리고 부시며 안검내반증이 생기고 각막이 커져 소눈(우안)과 비슷해진다. 몸살, 수면부족, 정신적 흥분 뒤에 일어나는 격심한 안통, 두통 또는 구토가 일어나며 대부분 노인이나 특히 여성과 원시인 사람에게 많다.

만성은 두중, 두통 등의 안정 피로와 같은 증상과 때로는 무시(물체가 안개에 싸인 것처럼 보이는 것), 홍시(전등불 주위에 무지개가 나타나나는 증상)가 나타나고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 많다. 자각증상은 가벼우나 그 중에는 자각증상이 전혀 없고 시야가 아주 좁아져서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

뜸은 안구의 동통을 완화시키며 그 진행을 경감시키고 때로는 시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족삼리, 곡지, 백회, 천주, 풍지, 대추, 각손, 화료, 폐유, 고황, 간유, 신유, 중완, 관원에 뜸 5장씩 계속하여 뜸 한다.

이상과 같이 계속 뜸하면 완전 녹내장(속창 청맹관)이 어느날 갑자기 눈을 뜨게 된 예가 있었으므로 계속하여 뜸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뜸이론과 실제 p566)

"다음으로 육부를 밝히겠다"

 

 

 

4. 六腑(육부)

사람의 몸 안에는 육부가 있으니 그 하나는 오줌통(膀胱腑)이요, 둘은 쓸개(膽腑)요, 셋은 작은 창자(小腸)요, 넷은 밥통(胃腑)이요, 다섯은 큰 창자(大腸)요, 여섯은 三焦(삼초)와 心包絡(심포락)이다. 그러나 모두가 알기 쉽게 하기 위하여 입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과정부터 消化(소화)되어 대소변이 되어 나오게 되는 과정을 밝히고저 한다.

 

첫째 입은 옥지라고 하고 입안의 진액은 청수라 하고 혓바닥은 영근이라 하는 것이니 혀는 五臟(오장)과 연결되어 각 장에서 필요한 것은 맛을 보아 씹어서 식도로 보내고 필요하지 않은 것이면 내뱉어 버린다.

 

그러므로 오장 육부가 각각 혓바닥에다가 그 줄기를 뻗치고 필요한 맛을 알아내니 肝에 熱이 있으면 입맛이 시고, 염통(心)에 熱이 있으면 입맛이 쓰고, 지라(脾)에 熱이 있으면 달고도 이상한 냄새가 나고, 콩팥(腎)에 熱이 있으면 입맛이 짜고, 허파(肺)에 熱이 생기면 입맛이 맵다. 그러므로 입맛으로도 그 사람의 병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일단 맛을 보아서 오장 육부의 몸 안에 필요한 것을 이빨이 씹게 되는 것이니 이빨은 콩팥(腎)이 그 자라고 단단하게 하는 영양을 맡고 있으며 잇몸은 아상이라 한다. 이빨은 바람과 아주 차고 아주 뜨거운 것을 싫어하며 너무 단 것도 싫어하며 이런 것을 오래 먹으면 이빨을 상한다.

입으로 들어온 것을 혀가 조사하여 이빨이 씹는 동안 침줄기로 침이 나와서 혼합하여 곤죽을 만들어서 밥이 내려가는 길(식도)로 내려가는 동안 허파의 기운과 밥통의 기운이 화합하여 내리니, 밥통에서 올라오는 기운이 닿는 것을 인이라 하고, 허파에서 올라와 닿는 곳을 후라 하는 것이다. 인과 후는 다 목구멍을 일컬음이다.

 

이와 같이 목구멍을 거쳐서 밥줄기의 길(식도)을 타고 위의 분문을 통하여 밥통 안에서 약 두 시간 내지 다섯 시간을 머물러 있다.

 

밥통 안은 주름살이 있고 많은 밥통 안의 줄기와 진액이 쌓여 있으며 밥통 안의 줄기가 밥통에 필요한 진액을 내어 보낸다. 밥통 안에 들어온 음식물은 다시 밥통 안의 진액과 혼합되어 아주 곤죽을 만들어 유문과 십이지장을 거치어 작은 창자로 보낸다.

 

보통 열흘을 밥을 안 먹으면 밥통 안에 있는 음식물이 다 없어지고 작은 창자에도 없어지므로 물과 음식물이 없어져 절핍하여 오래 있으면 죽는 것이다. 밥통은 음식물을 잠시 보관하여 아주 곤죽을 만드는 일을 하는 주머니다. 밥통까지 음식물이 들어오는 것을 명확히 밝히면 입, 목구멍, 인후, 밥줄기 길(식도), 분문, 밥통 이러한 순서로 들어온다.

 

밥통에 들어와 곤죽이 된 것을 오장육부가 가각 필요한 것을 가져가니 신 것은 간으로, 쓴것은 염통으로, 단 것은 지라로, 매운 것은 허파로, 짠 것은 콩팥으로 들어가서 단의 정이 움직여 주면 영혈과 위기가 크게 통하고 곤죽이 된 지게미가 되어 차례로 전하여 내려간다.

 

밥통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창자에는 음식물이 적어지고, 창자에 차면 밥통이 적어져서, 적고 많음이 서로 바뀌어짐에 따라서 기운이 오르고 내리어 병이 생기지 않으며 이런 것에 이상이 생기면 병이 생기는 것이다. 밥통의 병은 너무 음식이 많이 차거나 너무 없으면 병이 되는 것이니, 밥통에 병이 생기면 갈비뼈가 아프고 음식이 내리지 않고 답답하다. 이때는 짠 것을 먹거나 따뜻한 곳에 배를 대고 있으면 밥통의 기운을 도와서 낫는다.

 

 

다음으로 음식물은 작은창자(小腸)로 가는 것이니, 작은 창자는 위로 밥통과 유문을 연결하고 아래로는 큰창자와 연결되어 있으며 수없는 주름살과 여러 번 차례로 포개져 있어서 마치 곱쳐서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 벌려 있으며 작은창자는 십이지장, 공장으로 나뉘며 작은 창자는 밥통에 곤죽이 되어 내려온 소화물을 받아서 작은창자에서 나오는 진액과 췌장에서 나오는 단 것(당)의 진액과 쓸개에서 나온 쓴 진액과 혼합하여 더욱 곤죽을 만든다.

 

그리고 작은창자 안의 벽에 수없는 털과 같이 가는 핏줄기가 있어서 아래 단(힘) 받아서 깨끗한 안개와 같은 기운이 간으로 나가서 깨끗한 살아 있는 피(생기혈)가 된다.

그리고 작은창자에서 필요한 것은 다 뽑아 콩팥으로 진액이 가고 나머지 필요치 않은 더러운 앙금은 차면 나가는 문(분문)을 통하여 큰창자로 간다.

 

 

차면 나가는 난문 아래 맹장이 있다. 쓸개(膽腑)는 肝의 안쪽에 조그마한 주머니로서 간에서 쓴 것의 진액을 제조하여 담아 두었다가 작은창자로 쓴 진액을 보내어 음식물 소화와 또는 소화물의 腐敗(부패)를 방지하여 항상 싱싱하게 만들며 熱이 생기는 것을 조절하고 앙금을 거르는 데 쉬게 하고 변비를 막으며 그 성질은 차가운 것이다. 차가운 것이므로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한다. 肝은 덥고 슬개(膽)는 차가우므로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이 오르내리며 調和(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췌장은 밥통에서 단 것을 가져다 담는 주머니며 담아 두었던 단 것을 작은창자로 보내어 아주 우유와 같이 곤죽을 만들 때 도와주며 소화가 잘되도록 하여준다.

 

 

작은창자에서 필요한 기운은 肝으로 보내고 진액은 콩팥으로 보내며 필요치 않은 것은 큰창자로 보내니 큰창자는 일명 광장이라고도 하며 큰창자는 위로 작은창자와 연결되고 아래로는 곧은창자에 연결되어 있으며 작은창자에서 그 기운인 영과 위(영위) 그리고 진액을 간과 콩팥에서 다 가져간 찌꺼기를 큰창자는 받아서 곧은창자를 거쳐 항문으로 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고 작은창자에서 뽑아낸 진액은 콩팥으로 가서 다시 필요한 진액만 남고 그밖에 나쁘고, 탁한 물기는 오줌이 되어 콩팥의 오줌 내리는 줄기를 따라서 오줌통에 내려지는 것이다.

 

 

오줌통(膀胱)은 골반 안에 있는 미끄러운 힘살로 되어 있는 커다란 주머니다. 콩팥에서 필요치 않는 오줌을 머물러 모았다가 오줌통으로부터 오줌 나오는 길(요도)로 통하는 곳에 힘살(괄약근)이 있어서 오줌을 몸 밖으로 내어 보내려 할 때 이 힘살은 수축작용으로 오줌 누는 조절을 한다.

 

이 모두 아래 단(힘)자리에서 올라온 얼, 靈(영)의 승인을 받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아무리 찼어도 허락이 없으면 나오지 못하고 오줌통이 아플 뿐이다. 그러므로 몸 안에서 얼, 靈이 결정권을 행사하고 아래 단이 그 힘을 주어야 실천 행사할 수 잇는 것이다.

 

 

다음으로 육부의 하나로 삼초와 심포락이 있으나 직접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운반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안개 같은 것을 일컫는 것이다.

이 안개 같은 것은 몸의 여러 곳을 따뜻이 돌보는 것이니 삼초는 위의 초(上焦)와 가운데 초(中焦), 아래 초(下焦)가 있어 이 세 초는 각각 맡은 일을 해내는 것이니, 횡격막 위에서부터 퍼져 있는 위의 초(상초)는 안개와 같고, 가운데 초는 거품과 같고, 배꼽 아래 초는 호스(독)와 같은 것이다.

 

위의 초는 안개와 같은 더운 기운으로서 가죽과 뼈의 가운데 살을 따뜻하게 하여 주므로 안개와 같다는 것이요, 가운데 초는 음식물의 맛을 바꾸게 하는 것을 맡은 줄기이므로 그 아주 정밀한 것이 위로 허파(肺)에 흘러 들어가 피가 되어서 각 곳으로 퍼져 나가는 가는 줄기로 다니니 이것이 오장을 번영케 하여 몸 전체를 싸고 들어가는 관계로 가운데 초는 거품과 같다고 한 것이요,

 

아래 초는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여 적당한 때에 따라서 아래로 내어 보내어 다시 들이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역활을 하고 오줌이 나갈 때에 門(문)을 열어 주는 역활을 하므로 호스 독과 같다는 것이다. 호스꼭지를 잠그면 물이 못 나가고 호스꼭지를 열면 물이 나가므로 비유를 댄 것이다.

 

 

아래, 가운데, 위에 나뉘어져 있으나 하는 일은 다양한 것이다. 또 심포가 있으니 포는 일명 기항이라고 하고 남자는 아기 만드는 독특한 영물을 담는 그릇이요, 여자는 그 곳의 포에 아기를 담아서 열 달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이어나가는 길이라 하기도 하며 또 사람이 생기어 나오는 길의 싸놓는 길이라 하여 생도포라고도 한다.

 

피는 가운데 초가 처음으로 음식물에서 나오는 기운을 받아서 밝게 되는 것을 피라고 하는 것이며 음식의 기운은 밥통에서 나온다. 그리고 가운데 초에서 음식의 기운을 받는 것을 영이 되는 것이다.

 

다시 밝히면 밥통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각 핏줄기가 움직이고 음식의 진액이 가운데 줄기인 아래 단에서 올라온 기운을 받아서 붉게 되는 것이다. 영은 아래 단의 기운을 옹위하고 움직이는 것이므로 같이 보아서 얘기하는 수도 있으나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 몸은 피가 없으면 죽고 만다.

피를 맑게 하는 데의 藥(약)은 당귀가 좋다. 꿈은 모두 얼, 넋, 영이 몸 밖에 나와서 다른 물체와 부딪히면 나타나는 것이니 얼, 넋, 영이 충실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 얼, 넋, 영이 충실치 못하면 잘 때에 몸 밖으로 일부가 나간다.

 

밝받는 방법을 알고, 닦으면 이 얼과 넋, 영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 방법은 밝받는 단계에서 밝히겠다. 꿈이 많으면 인삼과 용골을 더하여 먹으면 꿈이 없다. 목소리는 콩팥(腎)에서 우러나와 염통(心)에서 주관하게 되는 것이다.

(5)다섯째, 허파(肺臟)에 대하여 밝히겠다.

 

 

 

허파는 많은 허파(폐포)줄기로 되어 있으며 왼쪽 허파 두 개와 오른쪽 허파 세 개다 있고 양쪽 허파 귀퉁이에 세 개가 있어 전부 여덟 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 마치 고기를 잡아 엮은 듯이 되어 있으며, 허파 속에는 열네 개의 구멍이 있어 깨끗하고 더러운 것을 가려내고,

 

이것은 모든 장부가 음식물을 취급하나 허파는 하늘 기운을 받아드리어 깨끗한 기운은 아래단자리(하단전)로 보내고 탁한 것은 도로 내어 보내니, 처음 하늘 기운이 코로 들어와 마시는 문(흡문)을 열고 들어 오는 것이니 허파는 냄새를 잘 가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냄새는 보이지 않는 것도 잘 알아내는 역활을 코를 시키어 알아낸다.

오늘날 깨끗한 하늘의 기운을 산소라 하고 탁한 기운을 탄산가스라 하니 복잡하기만 하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하늘의 기운을 사람은 온몸에서 쓰게 되는 것이다. 깨끗하고 필요한 것은 쓰고 탁하고 못 쓸 것은 분리되어 내보낼 뿐이다.

 

허파의 안에는 문이 있어 (폐문) 여기에 하늘 기운을 받아들이는 줄기의 가지(기관지)가 붙어 있어 들이 마시는 문(흡문)을 통하여 하늘기운과 만나게 되고 , 또 염통에서 허파로 피를 보내는 피의 줄기(폐동맥)와 나가는 곳(폐정맥)이 있다.

 

또한 허파줄기(폐경)라는 것이 있으니 이 줄기는 하나는 목구멍과 흡문을 거쳐 염통줄기와 함께 통하고 또 하나는 염통으로부터 허파는 커다란 두 개의 잎사귀 사이에 들어가 구부러져 뒤로 향하여 허파와 연결되어 있다.

 

허파에는 판막이가 있고 그 판막이 사이에는 조금씩 미끄러운 진액이 있어서 허파의 움직임을 잘하도록 도와준다. 허파는 수세미 같은나 연하며 부풀은 체질이다. 허파의 동맥(폐동맥)은 염통 줄기로 나와서 허파로 오고 차례로 흩어져 작은 줄기의 망태기를 이루어 폐포에서 깨끗한 하늘 기운은 피와 만나(혈기) 다시 모여서 허파의 나가는 줄기(폐정맥)가 되고 오른쪽 염통으로 간다. 이것을 작은 순환(소순환)이라 한다. 큰 순환은 하늘의 나쁜 것을 골라 나누어 내보내고 깨끗한 것은 받아들이어 쓰는 것이다.

 

하늘 기운을 들이고 내보내는 곳(후두)은 또한 소리를 내게 하는 기관이 목구멍 위(상구) 들어가는 데 있고, 갑상연골, 환상연골과 또는 한 벌의 파열연골과 회압연골이 있다. 하늘 기운을 마시고 내어 보낼 때에 소리의 문(청문)이 열리고 마음대로 하늘 기운(공기=천기)이 들숨날숨 하여 아래 단의 정자리(하단전)로 깨끗한 기운을 계속 보내주는 것이다.

 

사람의 소리는 이 소리 문(청문)의 틈난 사이를 통하여 나가는 기운(호기)에 의하여 떨리어 움직여서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밝받는 방법을 알고 그 밝을 얻어가지면 소리가 강하고 부드러우며 깨끗하고 곱다는 것이다. 크게 소리치면 우레 같은 소리가 나면서도 잡음이 없다는 것이다. 허파는 하늘의 마른 기운과 땅의 쇠덩이와 인연이 되어 있고, 어께가 떡 벌어진 사람은 허파가 크고 어께가 좁으면 허파도 작다는 것이다.

 

肺가 올려 붙으면 기운이 오르므로 천식과 감기에 잘 걸리고 허파가 내려 붙으면 압박이 생기어 어께가 자주 아프고 고민을 많이 한다. 허파가 단정하면 병이 없다. 폐병이 심하면 피를 토하고 기침이 심하면 가슴이 뜨끔뜨끔 아프다.

 

肺病은 나쁜 기운을 많이 마시거나, 너무 심한 노력을 하면 허파병에 걸린다. 허파병에는 백작약과 오미자, 생강을 항상 먹으면 좋다. 이와 같이 五臟은 하늘, 땅에 因緣이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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