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문장은 짧게 써라
판사들의 악명 높은 긴 문장
문장은 짧아야 한다. 한 문장에는 하나의 사실만 담아야 한다. 접속사는 빼고 짧게 말하는 형대로 써야 한다.
짧은 글의 힘
한 문장에는 하나의 개념만 담아야 한다. 글을 짧게 단문으로 쓰면 리듬감과 힘이 생긴다. 논리적 글쓰기는 레고 쌓기와 비슷하다. 레고 조각은 기본 단위로 나뉘어져 있어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글쓰기에서 개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의 최소 단위인 문장들이 하나의 개념만 담고 있으면 이것들을 이리저리 쌓아서 이런 문단도 만들 수 있고 저런 문단도 만들 수 있다. 하나의 문장에 여러 개념이 뒤엉켜 잇으면 이것이 곤란하다.
접속사는 빼고 짧게 입말로
접속사를 빼고 확실하게 짧게 써야 한다. 접속사를 빼면 오히려 문장에 활력과 리듬감이 생긴다. 짧게 쓰는 좋은 방법은 말하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친구에게 말하듯 써야 한다. 일단 써놓고 소리내어 읽어가면서 바꿔야 한다.
가급적 더욱 짧게 써야 할 때가 있다. 바로 문단의 첫 번째 문장을 쓸 때다. 첫 문장은 짧게 핵심만 써야 한다. 짧게, 접속사를 빼고, 입말로 글을 쓰는 훈련을 하면 잘못된 문장을 쓰는 나쁜 버릇들을 대부분 쉽게 고칠 수 있다. 세 가지만 기억하라. 짧게, 접속사를 빼고, 입말로 써라.
독자를 중심으로 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위해서는 일곱가지 법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결론을 차별화하라.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문장은 짧게 써라.
결론부터 쓰면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결론부터 쓰면 하나의 결론 밖에는 제시할 수 없다. 결론이 뻔히 드러나기 때문에 차별화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관념에 반하는 결론을 앞세우면 독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원칙에서 출발할 필요성을 느낀다.
결론부터 쓰면 중요한 순서가 보인다. 일반적 결론이 앞에 나오면 그다음에는 구체적인 증거를 댈 수밖에 없다. 결론 문장이 앞에 있으면 뒷받침 문장을 나누어 짧게 쓰기 쉽다.
5부 장벽을 넘어라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의 기본기다. 우리 속에 깊이 박혀 있는 미괄식DNA를 극복하고, 타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심리적 사회적 장벽을 넘어 일단 쓰고 또 쓰면서 결론으로 돌진해야 한다.
27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기본기다
다이아몬드 방식이 유치하고 초보적이기 때문에 복잡한 현실 속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양식이 압축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지혜를 간과한 비판이다. 다이아몬드 방식은 글쓰기의 기본기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익혀 놓으면 복잡한 현실에서도 신축적으로 응용 할 수 있다.
5문단 에세이는 단순하다는 얘기
미국에서도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양식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 너무 단순하고 기계적이어서 현실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실제로 부딪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5문단 에세이 형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쓰는 것은 역부족 같다.
또한 미국에서도 학교를 벗어나 5문단 에세이 형식에 맞게 글을 쓰는 경우도 거의 없다. 미국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5문단 에세이 형식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비즈니스 글쓰기를 다룬 책들도 5문단 에세이를 언급하고 있는 책들은 거의 없다. 5문단 에세이는 고등학교까지의 학생들이 글쓰기를 배우기 위한 기초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치부되고 있다.
학교 글쓰기 교육과 현실 글쓰기가 사실상 단절되어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응축된 지혜
하지만 5문단 에세이에 대한 비판은 이 양식이 갖는 커뮤니케이션의 지혜를 간과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했을 경우의 폐해를 과도하게 염두에 둔 것이다. 5문단 에세이는 독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놀라운 통찰력과 지혜를 응축하고 있다.
글의 목적인 결론에 집중하는 것, 서론에서 한눈에 논리 구조 전체를 보여주는 것, 전체를 보여주고 세부 사항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전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주장을 세 가지 이유로 압축하여 지지하는 것, 마지막에 한 번 더 반복하는 것 등은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여기서 벗어나면 오히려 독자를 힘들게 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5문단 에세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글의 구성에서뿐만 아니라 글쓰기 과정에서도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을 가장 먼저 쓰게 한다. 본론을 원칙에서 출발하도록 구성하여 독자와 주장사이에 징검다리를 놓고, 이유들을 원칙의 틀로 구조화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어떤 복잡한 논증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5문단 에세이로는 복잡한 논증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은 5문단 에세이 구조를 기계적으로 적용할 때의 얘기다. 왜 꼭 본론에서 세 단락만 사용해야 하는가? 필요하다면 네다섯 단락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반론에 대한 반박 문단을 추가하면 복잡한 논증이 가능하다.
미국 현실에서 5문단 에세이 형식이 쓰이지 않는다고 해서 5문단 에세이를 실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미국 현실에서 쓰이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지적이다.
미국에서 나오는 책들, 특히 교수나 저널리스트들이 쓴 책들을 보면 대개 첫머리에서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하고 본론에서는 세부적으로 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5문단 형식이 기계적으로 쓰이고 있지 않은 것이지 그 기본 개념은 미국 지식인들의 글쓰기에 그대로 녹아 있다.
현실적으로 5문단 형식을 그대로 쓰지 못하는 것도 5문단 형식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이를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일화로 시작해서 독자의 흥미를 끌려는 의도, 결론을 먼저 보여줄 경우 독자의 흥미를 잃어버릴 거라는 두려움, 독자의 고정관념을 거스르면서 '글의 첫머리에 결론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이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글쓰기의 기본기다.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원리를 익히면 학교와 직장에서 어떤 글도 논리적을로 쉽게 쓸 수가 있다. 학위 논문을 쓸 때 특히 중요한 것은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본론 첫 부분에 나오는 원칙이다. 학위 논문은 일반적인 글과는 다르다. 이론적 배경과 이론적 분석틀이 있어야 한다. 본론의 첫 부분에 나오는 원칙은 글쓰기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론적 틀에 해당하여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학위 논문 쓰기에 적합하다.
직장에서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한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 경우에는 서론에 해당하는 것만 이용하면 된다. 결론과 그 이유만 한 페이지에 쓰면 된다. 분량을 2~3페이지 분량으로 결론과 그 이유들을 보여주고, 2~3페이지에서 이유들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보고서 길이가 5페이지 이상 넘어갈 때에는 마지막에 결론 부분을 넣어 다시 한번 더 이유와 결론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처음에 어색하게 보일 수 도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는 글쓰기의 기본기를 잘 익혀 두면 실제 상황에서 다양하고 유연하게 응용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글쓰기 방식은 없다.
28 동아시아 문화의 미괄식 DNA
결론부터 쓰기는 어렵다
문제는 결론부터 쓰기가 논리적 글쓰기와 사고, 나아가 논리적 커뮤니케이션과 조직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더라도 막상 실천하려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꾸준하게 훈련을 해야 한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문화적 사회적 심리적 장벽을 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기자들이나 앵커들을 제외하고는 결론부터 쓰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우리말의 문장 구조 자체가 결론을 마지막으로 미룬다. 한국인만 그런게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 등 동아시아인 대부분은 이유부터 쓰고 결론은 마지막에 쓴다.
가부장적 사회 환경의 산물
동아시아권의 이런 논리 전개 방식은 가부장적 사회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한중일 모두 아직까지 주된 사회적 인간관계는 수직적 상하 관계이며, 수평적 관계는 극히 사적인 친구관계에 그치고 있다.
이런 동아시아의 사회적 환경에서 논리를 앞세워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는 개념이 성립하기는 힘들다. 그런 식의 글쓰기나 말하기는 상하 질서와 중요, 화합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깨트리는 위험한 행동이다.
동아시아의 권위적이고 계급적인 사회구조와 문화적 전통 속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결론은 마지막에 쓰는 논리 전개 방식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밖에 없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려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결론을 마지막에 쓸 수밖에 없는 문화적 사회적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 먼저 알아야 한다.
29 장벽을 넘어 결론으로 돌진하라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일단 쓰고 고치면서 결론으로 돌진해야 한다. 결론부터 쓰기는 문화적 사회적 압력 때문에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독자의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힘들다. 일단 쓰고 고치면서 결론부터 쓰기를 가로막는 자기 검열관을 쓰러뜨리고, 결론을 향해 돌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영미권 글쓰기 책들의 이상한 점
나는 글쓰기에 관한 영미권 책들을 보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학생들을 위한 책들은 5문단 에세이를 기본 형식으로 가르치면서도 일반인이나 직장인을 위한 글쓰기 책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그런데도 미국 대학 교수나 저널리스트 등이 쓴 책들을 보면 대부분 서론 부분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고, 그 순서에 따라 본론을 전개해나가는 5문단 에세이의 기본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런 혼란을 가만히 살펴보면, 영미인들도 항상 결론부터 쓰는 것은 아니고 학술적 글쓰기의 맥락에서만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부터 쓰기를 가로막는 요인들
글이나 말로 전하고자 하는 모든 형태의 결론은, 비록 가장 차별화의 장도가 낮더라도 독자나 듣는 사람의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애써 전할 이유가 없다. 결론이 갖는 런 본질적 성격이 결론부터 쓰기를 방해하는 근본 요인이다.
아무리 대등하고 친한 관계라도 누구나 상대방의 기분에 거슬리는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할 때는 조심스러워진다. 서구 사회와 같이 수평적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결론을 처음부터 쓰고 말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고 말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결론부터 쓰면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자기 논리 없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짜집기하여 분량만 늘려 작성하려는 사람은 결론부터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내용이 없고 노력하지 않은 글이라는 것을 적당히 가리기 위해서는 결론을 마지막에 흐릿하게 써야 한다.
재미있는 글을 쓰겠다는 욕심도 결론부터 쓰기를 어렵게 한다.
일단 쓰고 올려라
그렇다면 학교에서 결론부터 쓰는 것을 오랜 기간 배우지도 못했고, 영미보다 훨씬 계급주의적인 사회 환경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이 본성의 요구를 거슬러 결론부터 쓸 수 있는가?
방법은 하나다. 일단 쓰는 것이다. 일단 쓰고나서 결론을 맨 위로 올려라. 그러다 보면 자기 생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잠정적 결론을 먼저 쓰는 용감한 사고 방식이 머릿속에 형성된다.
나도 아직 글을 쓰다 보면 이유를 나열하면서 헤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잠정적인 결론부터 쓰고, 그 결론을 글의 맨 앞으로 보낸다.
결론부터 쓰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적 유전자 속에 결론을 마지막에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독자의 기존 관념을 거스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본성의 벽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벽을 넘어, 자기 검열을 넘어 독자에게 고감하게 결론을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단 결론부터 쓰고 올려라. 연습과 실천만이 결론부터 쓰기를 체득하는 비결이다.
30 지금 결론부터 써라!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해야 할 때다. 글쓰기의 고통에서 벗어나 논리적인 글을 쉽게 쓰기 원한다면 글쓰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글쓰기를 막연하게 머릿속의 생각을 복사하는 행위로 봐서는 안된다.
글쓰기는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독자를 의식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빨리 쓸수록, 고치면 고칠수록 글을 더 논리적으로, 더 쉽게 쓸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독자가 열망하는 조건, 즉 '한눈에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스스로 제공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독자 입장에서 자신의 논리 구조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그 틀에서 쓰고 고치기를 반복할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글쓰기를 할 때는 구상과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한다.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글의 임시 서론으로 삼고 그 틀안에서 본론과 결론을 다이아몬드형태로 써야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계속 임시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를 수정하고, 그에 따라 본론과 결론을 고쳐야 한다. 이렇게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논리적 글쓰기가 강제되기 때문에 쓰기는 물론 읽기도 쉬워지고 역설적으로 글쓰기가 신나는 지적 모험이 된다.
논리적인 글쓰기는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력을 낳는다. 효율적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가설사고력으로 이어진다. 논리적 사고력은 말하기, 듣기, 읽기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혁신시킨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영미의 글쓰기 방식이며, 기자들도 결론부터 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위한 일곱 가지 핵심 원칙을 기억하라. 첫째,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둘째,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셋째, 결론을 차별화하라. 넷째,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다섯째,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여섯째,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일곱째, 문장은 짧게 써라.
우리 내부에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가로막는 강력한 자기 검열관이 있다. 우리의 문화적 DNA 속에 뿌리박은 미괄식 본성과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어 일단 떠오르는 잠적적 결론과 그 이유를 써라. 결론을 계속 앞으로 끌어올려라. 오직 훈련과 실천만이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가능케한다.
잠정적 결론과 이유부터 쓰면 어떤 의미에서 그다음은 반자동적으로 쓸수 있다. 힌 스크린의 맨 처음에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써보라. 다이아몬드 글쓰기가 만들어내는 논리적 글쓰기와 논리적 시고방식,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마법을 경험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