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현(12기)
'환자치료시 가장 중요한 점, 뜸을 믿는 믿음!'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아픈 부위의 호전을 원한다. 우리의 뜸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면식도 없이 봉사실로 찾아온 환자에게 복잡한 침뜸의 원리를 설명하며 여러 가지 혈자를 잡아주어도 뜨겁다고 할 뿐, 뜸을 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뜸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주고 뜸을 믿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무릎관절염 환자와의 만남
72세의 여성환자가 무릎이 퉁퉁 부어 봉사실을 찾아왔다. 지하철에서 오랫동안 청소부로 근무하였으며 신장은 155cm, 몸무게 50kg의 약간 마른 체형으로 얼굴색은 검고 윤기가 없이 까칠한 편이다.
직업상 지하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을 하다 보니 과도한 노동으로 무릎이 아프고 다리가 무거웠다고 한다. 성격은 내성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도 잘 되지 않아 갑갑해 하고 피로도 쉽게 느꼈다. 겨울에는 추위를 못 견뎌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이 붓고 가끔 어깨에도 통증이 있다 하였다.
특히 무릎은 보기에 거북할 만큼 물이 차 있었는데(오른쪽이 더 심함), 병원에서는 무조건 물을 빼야 한다고 해서 무릎에 가득 찬 물을 뽑아냈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무릎에 물이 차올라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상태였다.
병원치료는 믿지 못하겠고, 약물치료, 전기 뜸 치료, 온열기 치료 등 민간요법들도 대부분 해 보았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못보던 차에 지인에게 뜸을 소개받았다고 하였다.
관절염은 관절이 붓거나 열이 나면서 생긴 염증으로 원인으로는 화농성, 결핵성, 신장질환이나 노인성의 변형성 관절증 등 다양하다. 환자의 경우는 젊었을때 과도한 노동과 불규칙적인 식사 등 환경 여건이 좋지 않아 내장기능에 많은 손상이 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위운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장부가 약해지고 몸 안의 기혈순환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체가 늘 냉하고 특히 겨울에는 추위를 많이 타면서 여러 가지 한증과 부종과 허한증상들이 나타나므로 비와 신장의 허로 인한 비신양허증으로 생각되었다.
불신을 신뢰로 바꾼 뜸의 효과
환자는 뜸을 처음 접하였고 또한 모든 치료방법에 불신을 가지고 잇어 우선 백회에만 뜸을 떠 주기로 하였다. 나이도 많지만 집에서 뜸을 떠줄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 뜸자리를 많이 잡아주어 봤자 뜸을 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환자가 뜸에 대한 적응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적응력은 스스로가 뜸을 통해 자신의 병에 대한 치료효과를 느껴야 생기는 것이다.
백회를 뜨고 난 후 환자는 참을 만하다고 하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였다. 며칠 후 다시 찾아온 환자에게 무릎 부위 아시혈로 두 군데 뜸을 떠주고 반응을 살펴보았다. 바로 무릎의 통증이 많이 줄었다고 좋아하였다. 무릎의 뜸은 혼자서도 뜰 수 있으니 매일 뜨라고 해주었다.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아픈 부위의 호전을 원한다. 그러나 우리의 뜸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히 일면식도 없이 봉사실로 찾아온 환자에게 복잡한 침뜸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여러가지 혈자리를 잡아주어도 뜨겁다고 할뿐, 뜸을 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환자의 경우, 병의 고통을 감내하며 수십년을 견뎌온 상태였다. 그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그리고 병원치료로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무릎의 통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을 것이다.
무극보양뜸으로 전신기혈의 균형을 잡다
여기에 구당 침뜸의 장점을 적용하면 된다. 구당침뜸은 치료를 하면 바로 호전반응이 나타난다. 통증환화에 뜸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리고 열을 내리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침 치료를 더한다면 환자의 만족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리고 차분하게 설명하면 된다.
환자는 양쪽 무릎(오른쪽은 아주 심하고, 왼쪽은 조금 덜함)에 물이 많이 차 있어 금방 치료효과가 날 것 같지않았고, 조금 과하게 움직이면 물이 또 차오르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뜸을 떠야 된다고 안내를 하였다.
이렇게 뜸에 대한 이해를 하고 난 후, 전신음양기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극보양뜸 자리를 잡고 반미립대로 뜸을 뜨기 시작하였다. 무극보양뜸과 함께 치료혈을 추가하였다. 관절은 근육과 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근을 주관하는 간과 뼈를 주관하는 신을 보해주는 간유와 신유를 선혈하였다. 관절염은 관절에 물이 차는 것이므로 습을 제거하는 비유를 쓰고 아시혈로 외슬안, 내슬안, 곡천, 학정, 많이 부어 있는 부위에는 침과 뜸을 같이 시술하였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침을 시술하고 뜸은 집에서 매일 뜨게 하였다. 처음에는 너무 뜨거워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다가 한 달쯤 지나자 더이상 물이 차오르지 않았고, 조금 덜한 왼쪽 무릎의 부종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뜸을 믿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야 환자가 비로소 믿음을 갖기 시작하였고 스스로 집에서 뜸을 뜬다고 하였다. 뜸을 믿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다가 조금씩 무릎의 부종이 작아지면서 움직임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니까 적극적으로 바뀌어갔다.
더불어 소화력도 회복되고 손발의 부종도 가라앉았다. 심각한 상태였던 오른쪽 무릎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뜸으로만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환자에게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전체적으로 몸의 기운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는 것을 느끼니까 뜸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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