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ㅇㅇ(15기)

임상사례 1: 나이 30세, 여성 환자

 

 

 

사진으로 병의 원인을 찾는다

환자는 등이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는데 아무런 차도가 없이 점점 더 아파온다는 것이었다. 등의 오른쪽 전체가 아프기 시작한지 4일 쯤 되었다는 데, 등이 뜨거운 느낌이라고 했다. 좌측은 안 아프다고 했다.

등에서 시작한 통증이 머리로, 허리로 확대 되었다. 찬바람만 쐬면 기침이 올라온다고 한다. 어려서 부터 기관지가 약해 기침을 많이 했고, 아버지가 천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자고 일어났더니 종아리가 부어 있고 통증까지 느낀다고 얘기했다.

 

식사: 소화가 너무 잘 돼서 지나치리만큼 많이 먹는다.

대변: 하루에 한번 보는데,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소변: 물을 많이 마셔서 시원하게 본다. 자고 일어나 처음 볼 때 짜릿한 느낌이 있다.

생리: 19살 때까지 생리가 없어 병원에 가서 치료받은 후에 시작. 양은 많은 편임. 생리통이 심함. 허리만 아픔.

설: 담홍색 박백태 중간에 파여 있음.

변증: 폐울열

치료원칙: 청폐열, 음을 보하고 담을 풀어줌.

침구처방: 무극보양뜸 척택 복류 풍륭 소상(따기)

 

맥을 잡으니 폐맥이 홍삭하다. 특별한 감기증세는 느끼지 못함. 어려서 기관지가 약해서 기침을 많이 했었다고함. 딱잘라 등의 절반만 아프다고 함. 가만히 있는데도 통증은 계속됨. 이는 통증이 속에서 나온다는 것임. 통증이 칼로 자른듯 한쪽에서만 나온다는 것은, 양쪽 폐 중 한쪽 폐에만 지금 심하게 병변이 있다는 뜻. 맥이 홍삭한 것은 심한 열이다.

서양의학적으로 심한 폐렴이 진행되고 있는 것임. 자고일어나면 종아리가 부어서 통증을 느낄 정도라는 것은, 폐의 선발기능이 장애를 받아 지금 전신의 수액대사에도 이상이 생긴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 폐의 선발기능의 장애로 부종이 오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변증은 폐울열로 볼 수 있다. 얼굴색에서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다. 이 환자는 감기 기운도 느끼지 않았는데, 등이 아픈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환자는 진술대로 어려서부터 폐가 약하다, 따라서 약간의 감기 기운이 들자마자, 바로 폐로 들어가 열이 되어 똘똘 뭉쳐 다른 증상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열이란 뭉치는 것이다. 기침하는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내상 잡병에도 침뜸치료가 제격

무극보양뜸 자리를 잡고 나서 환자의 이마를 짚게 되었다. 잠시 짚고 있으려니 점차 강한 열감이 느껴진다. 강한 열감이다. '뭉쳐 퍼지지 않는 열이구나'하고 임상에서 확인하는 순간이다. 우선 폐의 열을 떨어뜨리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중 하나가 따기다.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폐경락의 끝, 정혈인 소상을 따기한다. 한결 열감이 줄고 통증도 조금 줄어든 느낌이라고 했다. 그다음 척택을 택했다. 장부의 복모를 통해 장부의 기운을 조절하여 치료하면서 폐경의 합혈인 오른쪽 팔의 척택에 유침하는 순간 환자가 등이 아프지 않다며 신기해했다. 폐의 열이 바로 없어지면서 통증이 가라앉은 것이다.

 

올바른 진단은 큰 효과로 보답

풍륭은 모두들 담을 제거하는 요혈로 알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 나는 습답이 문제가 된 모든 경우에 풍륭과 음릉천을 많이 쓴다. 그런데 이 환자는 비위가 약하지 않다. 따라서 음릉천을 놓지 않았다. 복류는 음을 보하는 대표적인 자리 중 하나다. 이렇게 침을 놓고 5분 정도 지나니 환자가 등이 다시 아파온다고 한다. 바로 다시 오른쪽 척택에 뜸을 하고 나니 통증이 가라앉는다. 30분 유침하고 발침했다.

다음날 다시 환자가 찾아 왔다. 등의 통증이 없어지고 이제는 허리가 뻐근하다고 한다. 어제의 침과 뜸이 정확하게 맞은 것이다. 어제와 같이 치료하고 무극보양뜸을 계속할 것을 강조하고 약속을 받았다.

 

 

임상사례2: 26세의 여자 환자

갑작스런 눈의 통증, 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의 치료

밤늦게 까지 술을 마시고 렌즈를 낀 채 잠이 든 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왼쪽 눈이 퉁퉁 부어 뜰 수가 없고 통증도 심하여 쑤신다고 하였다. 눈꺼풀을 까보니 온통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다. 특이 상항도 없고 처음 경험해보는 증상이다.

일단 눈에 집중되는 경혈을 생각해 보자

수태양소장경; 소택 동자료-경맥이 소택에서 동자료 순행

족궐은 간경; 대돈- 눈은 간의 규

족양명위경: 풍륭- 거담. 사백, 여태- 국부혈

수양명대장경: 합곡 -경기 유주

경외기혈: 어요-국부혈

 

무극보양뜸 자리를 잡고 유침과 몇 군데 정혈에 따기를 한 후 뜸을 뜨고 나니 눈두덩이 부은 것이 약80% 정도 가라앉아 눈이 떠지고 눈의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환자의 상태로 돌아가 살펴보면 내상으로 인한 병이 아니다. 장부 이상으로 온 병이 아닌 것이다. 렌즈를 낀 채 잠을 잔 외적인 충격으로 국부에 이상이 생긴것이다.

그런데 지금 눈두덩이 부은 것은 침뜸의학에서는 어혈 아니면 담이다. 담은 현대 의학에서 염증반응으로 일어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지금은 혈이 흘러나와 부은 것이 아니니 담이라 보아야 한다. 그런데 눈떠풀을 까보니 눈동자, 각막 할 것 없이 모두 시뻘겋다. 열이 있는 것이다. 열을 내리는 방법중 가장 좋은 것은 따기이다.

 

소택: 수태양소장경이 눈꼬리 안과 밖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 따기를 하면 눈의 열이 내릴 것이라 생각했다.

대돈: 간단히 생각해도 알 것이다. 눈은 간의 기운이 나오는 곳이다. 또한 족궐음간경은 '목계(안구에서부터 연결되어 뇌의 부위까지를 말함)로 들어간다고 한다.

여태: 족양명위경의 경혈이고 위경은 눈밑에서 흘러내려온다. 여기를 따면 눈 아래 부위의 열을 떨어뜨릴 것이다. 경락의 열이나 장부의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따기할 경우에는 사지 말단의 끝을 따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지 말단으로 기가 뻗쳐 가므로 그 끝을 뚫어주면 기가 확 빠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풍륭: 담을 풀어서 부기를 가라 앉히는 혈이다. 이 혈은 담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모든 질병이나 부종, 수액대사의 이상 현상으로 생기는 부기나 외상으로 인한 부기등,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아주 효과가 좋은 혈이다.

정명, 사백, 어요, 동자료: 눈을 중심으로 가로로 안팎, 세로로 위아래에 있다. 이렇게 눈 사방의 기운을 사하고 기운을 돌리니 충혈과 부종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합곡: 안면 부위의 모든 질병에 사용하는 기운이 아주 강력한 자리이다. 치통, 비염, 두통, 눈의 통증 등, 모든 안면 부위의 질병에 사용하여 즉시 효과를 볼 정도로 기운이 강한 자리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단순한 외적 통증이나 운동 장애의 경우에는 해당하는 경락의 기운이 잘 소통되도록 치료하면 된다. 항간에 떠도는 비법이라는 특수 침법에 현혹되면 안된다.

 

의는 믿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침뜸의학을 공부하고서도 의자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자기가 배운 침뜸의학을 스스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믿음은 끝없는 연구와 정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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