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환

대학교 2학년 때 영미식 에세이 작성법을 배우면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프롤로그

1부 논리적 글쓰기의 숨은 비밀

1움베르토에코의 이상한 충고

2화가처럼 써라

3독자를 의식하라

4자신의 생각을 빨리 써라

5고치면 고칠수록 좋다

6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

7관행적 글쓰기의 악몽

 

2부 결론이 이끄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8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부터 써라

9다이아몬드 형태로 써라

10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구조를 수정하라

11결론부터 전체를 단순하게 써라

12잡스처럼 프로타이핑하라

 

3부 왜 다이아몬드 글쓰기인가?

13강제된 놀리적 글쓰기의 기쁨

14논리적 사고력이 커진다

15가설사고력이 커진다

16커뮤니케이션 전체를 변화시킨다

17조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킨다

18다이아몬드 글쓰기는 영미식이다

19기자들은 결론부터 쓴다

 

4부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일곱가지 원칙

20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21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22결론을 차별화하라

23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24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25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26문장은 짧게 써라

 

5부 장벽을 넘어라

27다이아몬드 글쓰기는 기본기다

28동아시아 문화의 미괄식 DNA

29장벽을 넘어 결론으로 돌진하라

30지금 결론부터 써라

에필로그: 좀더 대담한 결론

참고한 책들

 

프롤로그 작은 변화 큰 효과

머릿속에서 끊어졌던 신경회로가 다시 이어지는 것 같았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지적 희열감이 밀려왔다.

대학 2학년 때였다. 결론부터 쓰는 영미식 에세이 작성법을 배운 이후에 나는 글을 쓰면서 가끔 이런 경험을 하곤 했다. 글을 써가면서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멋진 아이디어들을 만나고, 단편적인 생각들이 논리적 체계를 잡아갈 때 머릿속에서 미세한 스파이크가 일어났다.

 

그 이후 나는 글쓰기를 즐기게 되었다. 영미식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또한 생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변화는 내가 직장 생활을 하고, 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점차 결론부터 쓰기가 논리적 글쓰기와 논리적 사고방식, 그리고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2학년 때 '영문 리포트 작성법' 영문학 필수과목을 수강해야 했다. 다니엘 키스터 신부님의 가르치은 이랬다. '글에는 하나의 중심 개념이 있어야 한다. 글 전체는이 중심 개념을 뒷받침해야 한다. 서론에서는 중심 개념과 본론의 전개 순서를 밝혀줘라.

본론에서는 서론의 전개 순서대로 중심개념을 지지 하는 이유들을 써라. 결론에서는 본론을 요약하고, 마지막에 중시 개념을 다시 한번 더 써줘라. 글은 항상 문단 단위로 쓰되, 구체적으로 써라.'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때 내가 배운 것은 전형적인 영미식 5문단 에세이five paragraph essay쓰기 였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는 서론문단, 본론문단, 결론문단 등 다섯 문단으로 구성된 정형화된 에세이 쓰기 방식이다.

 

나는 영문학 시간에 배운 이 방식을 곧 우리말 글쓰기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재미와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의 핵심인 결론부터 쓰는 글쓰기는 내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논술 시험 중심의 고시를 통과했고, 미국유학중에는 과제와 논문을 잘써서 교수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한 주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논리적 전략적 사고력이 형성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도 그 원리를 적용하게 되었다.

 

글쓰기의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자료 조사도 초점을 잡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쓰는 글쓰기 방식은 국회에서 입법조사관으로 오랫동안 일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복잡한 내용의 정책과 법률에 관한 보고서 초안을 상사들의 예상보다 빨리 알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출할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나는 잠정적 겨론부터 먼저 쓰는 글쓰기 방식의 놀라운 힘을 체험하게 되었다. 이 방식은 개인적 글쓰기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글쓰기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여러 사람들의 뜻을 모으는 회의에서도 잠정적인 결론을 갖고 회의를 하면 더욱 효울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나는 이 방식이 소통을 가로막는 계급주의적 조직문화를 극복하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글쓰기에 관한 영미권의 책들도 많이 보았다. 당연하 내가 배웠던 내용들을 다룬 책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를 다룬 책들은 거의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

마치 학생들을 위한 작문 교과서와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에는 커다란 단절이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대학때 배운 이후 나를 변화시켰왔고 지금도 나를 선장시키는 글쓰기 방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1부 논리적 글쓰기의 숨은 비밀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논리 구조를 한 눈에 보고 싶어 하는 독자의 열망을'충족시키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쓸 때 이것이 가능하다.

 

1움베르트에코의 이상한 충고

거꾸로 글을 써라

즐거운 글쓰기를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글을 써오던 방식을 거꾸로 해보라. 구상이나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 가장 먼저, 가장 앞에 써라.

실용적인 목적의 글이라면 당신이 누구든, 무슨 글이든 상관없다. '에코'는 논문을 쓸 때 잠정적인 결론이 하나의 중심선 역활을 함으로써 주제 이탈의 충동을 방지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를 먼저 쓰는 글쓰기 방식은 그 이상의 놀라운 효과로 논리적인 글쓰기를 가능케한다.

이렇게 하면 글을 쉽게 논리적으로 쓸수 있고, 이런 글쓰기가 습관화되면 커뮤니케이션 전체도 논리적으로 바꿀수 있다.

 

이런 방식은 글쓰기를 교육하거나 시켜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당신이 만약 교사나 교수 회사의 관리자나 프로젝트 책임자라면 학생이나 부하 직원에게 보고서 작성 과제와 기한을 줄 때 바로 한 장짜리 잠정적 요약 보고서를 먼저 써오라고 해보라.

그 잠정적 요약 보고서를 통해 당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지를 토론하고 지침을 주라. 기존 방식보다 한결 질 높은 보고서를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받아볼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공공기관의 장이거나 기업의 CEO라면 부하 직원들에게 이런 단호한 지침을 주라. '앞으로 모든 보고서에는맨 앞장에 한 장짜리 요약 보고서를 붙여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라.'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으면 분량에 상관없이 24시간 이내에 잠정적인 요약 보고서를 제출하라.' 보고서를 작성하고 읽는 고통이 확연히 줄어들고, 오히려 보고서 작성과 읽기를 즐기게 될것이다.

조직 내에 논리적 토론 문화가 생기고,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배가된다.

 

글쓰기는 신나는 일

결론을 앞에 쓴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좋다. 결론을 먼저 쓰면 전체를 먼저 보여주고 구체적인 사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훨씬 쉽다.

글쓰기에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이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게 글쓰기, 나아가 삶과 조직을 바꾸어나갈 수도 있다.

 

2 화가처럼 써라

스케치하듯 써라

결론부터쓰는 것은 화가들의 그림그리기 방시과 비슷하다. 화가들은처음부터 완벽하게 그리려는 충동을 자제한다. 우선 그리고자 하는 그림의 윤곽에 집중해 전체를 최대한 단순하게 스케치한다.

우선 잠정적 결론과 이유부터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먼저 써라. 그러면 독자의 눈으로 자기 글의 논리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글쓰기의고통에서 벗어나 논리적인 글을 쉽게 쓸수 있다.

기자들도 이렇게 글을 쓴다.결론부터 쓰기는 오직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만 익힐수 있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독자가 가장 원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글을 쓸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기 생각을 가장 빨리 쓸수 있고, 독자 입장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논리 구조를 바라보면서 계속 고칠수 있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으로는 이것이 어렵다. 이렇게 하면 글쓴이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결론을 마지막 부분에나 쓸수 있다. 따라서 독자 입장에서 자기 글의 논리 구조를 평가하고 수정하기가 힘들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잠정적 결론부터 쓰되, 이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써야 한다. 구상이나 자료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먼저 쓴다. 이를 임시 서론으로 삼고 본론에서는 이유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서술한다.

결론에서는 그 이유들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이에 근거해 결론을 다시 한번 쓴다.

다이아몬드 형태는 글을 쓰기에도 편하지만 읽기에도 편하다. 독자는 서론만 읽어도 글의 전체 논라 구조를 알 수 있다. 내용이 흥미 있으면 본론에서 이유를 자세하게 읽으면 된다. 이미 결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본론의 내용을 읽으면 이해가 빠르다.

서론 잠정적 결론 문장. 이유1 이유2 이유3

본론 이유1 이유2 이유3

결론 이유1 이유2 이유3, 결론 문장

 

논리적 사고 방식은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진다. 결론부터 말하는 다이아몬드 방식은 글쓰기보다 오히려 말하기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런 방식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가장 편안하고 강력한 방식이다.

비즈니스계에서는 결론부터 보고 할것을 요구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의 일곱가지 원칙

하나의 중심 개념을 잡아라.

문단까지도 결론부터 써라.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문장은 짧게 써라.

 

결론부터 쓰기는 우리의 두뇌가 원하는 것이다. 책 '브레인 룰스'에서 존 메디나 교수는 '두뇌는 세부사항보다 의미를 먼저 처리한다. 요점, 그러니까 핵심 개념을 먼저 제시하는 것은 목마른 사람에게 물이 가득 찬 잔을 주는 것과 같다.'

 

3 독자를 의식하라

글쓰기의 세가지 비밀: 독자, 자신의 생각, 과정

'글쓰기는 머릿속의 생각을 쓰는 것' 이 생각이 바로 글쓰기를 고통스럽게하는 주범이다.

 

글은 독자에게 쓴다

이 때문에 독자를 의식할수록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독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 담당과장이나 극장이 전문적인 설명을 해도 국회의원이 납득하지 못할 때 차관이 나서서 설명하면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고위직이라서가 아니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소통 능력이 있기에 차관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얼마나 상대방의 입장에 서느냐에 달려 있다. 말을 잘하려면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소화할 수 있는 분량으로 말해야 한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자를 의식한 글쓰기 교육을 받는 곳은 직장이다.

보고서 초안을 앞에 두고 직장 상사들이 항상 나에게 묻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이 무슨 말이지? 의원들이 이해할 수 있겠나? 너무복잡하지 않나? 논거를 점더 강화할수는 없나? 좀 더 쉽고 단순하게 쓸수는 없을까?

 

지식의 저주

자신이 아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지식의 저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특히 직장이나 비즈니스 현장에서 독자는 언제나 조급하며, 시간이 없고, 의심이 많으며, 냉혹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형편없는 보고서를 가져오면 한번 쭉 훑어보고는 바로 짜증을 낸다.

 

초대한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독자는 하나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독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황금률이다. 글쓰기의 모든 것을 독자 기준으로 조정해야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는 중학교 2학년 수준에 맞추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독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 아이디어에 대한 독자의 물음에 답을 해주는 과정이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쉽고 단순한 단어를 선택해야하고, 독자의 관심을 가질만한 사례를 들어야 한다.

책 '포지셔닝'. 저자인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상품 자체나 당신의 마인드에서 해결책을 찾지 말고,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서 문제의 해결을 찾아야 한다. 수신자의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데 잠재 고객의 인식에 집중해야지 상품이라는 실체에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4 '자신의 생각'을 빨리 써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나탈리 골드버그, '내 주장은 언제나 단 하나다. '자신의 마음을 믿어라. 당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라. 뼈속까지 내려가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

구상과 자료 조사에 앞서 자시의 생각을 먼저 써야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글을 쉽게 쓸 수 있다. 글쓰기가 함든 것은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려고 하지 않고 멋있게 꾸미려 하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자기 자신의 소박한 진실이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은 글쓰는 사람이 특정 주제나 문제에 대해 내린 결론과 그 이유다.

사람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모순된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다.

자신의 생각은 결론이 하나이기 때문에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어떤 글을 쓰다라도 자기가 이해한 바를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생각을 써야 논리적인 글이 된다.

 

집단주의에 저항하라

어릴 적부터 우리는 '네 생각이 뭐냐'라는 질문보다는 '정답이 뭐냐'라는 질문을 받아왔다. 의견에 대한 반박이 쉽게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아직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데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

'내 생각'에 자신감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쓰는 것이다. 일단 쓰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그 시점에서 자신의 잠정적인 생각, 곧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쓰고 시작하라. 이렇게 하면 글쓰기의 초점과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분명해져서 구상과 자료조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전체의 논리적 틀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논리적, 독창적으로 쓰는데 큰 도움이 된다.

 

5 고치면 고칠수록 좋다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전체 생각을 쓰고 이를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계속 고쳐나가는 것이 논리적 글쓰기의 관건이다. 소설가겸 레슬링선수 존 어빙, '레슬링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격하는 법과 몸동작을 꾸준히 연습해서 제2의 천성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 한번도 멋진 문장이 완성된 채로 광채를 번득이며 머릿속에 떠오른 적은 없다. 대신 어떻게 하면 잘 고치고 다듬을 수 있는지를 확실히 배웠다.'

직장에서의 보고서 작성은 고치는 과정의 연속이다.

 

논리적 아이디어는 고치면서 나온다

오히려 논리적인 생각은 글 쓰는 과정에서 나온다.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기발하고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 글을 논리적으로 쉽게 쓰는 방법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일단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다.

분량에 구애받지않고 일단 갖고 있는 생각을 모두 써서 가능한 빨리 글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글 쓰는 고통이 확 줄어들고 논리도 점차 분명해진다.

 

고치기를 가로막는 과도한 자신감

그런데 상사가 지시한 대로 삭제할 것은 삭제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나서 처음 원고보다 훨씬 좋은 보고서로 변한 것을 경험하면서 나는 고치기의 필요성을 배우기 시작했다. 상사들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고서의 초안을 보고 논리적 빈틈이나 군더더기를 찾아 냈다.

그래서 보고서 초안을 완성하면 후배들에게라도 보여주며 의견을 달라고 부탁할 정도가 되었다.

 

6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법

물고기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물고기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독자의 생각을 바꾸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독자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똑같이 바라보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독자는 논리 구조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그 논리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데 집중하기를 원한다.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글의 논리적 구조를 한눈에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열망에 부응해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먼저 쓰고, 이를 바라보면서 그 틀 안에서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자산의 생각을 최대한 빨리 쓸수 있고, 이를 독자의 눈으로 평가하면서 게속 고칠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의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있다.

 

독자가 생각을 바꾸는 순간

독자는 언제 생각을 바꾸는가?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강력하고 빈틈없는 이유들과 함께 제시되었을 때 독자들은 생각을 바꾼다. 그것은 무엇보다 독자와 연관된 이야기여야 한다. 또한 새로워야 한다. 새롬움이야 말로 글쓰기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고치다.

 

독자의 숨은 열망, 한 장짜리 보고서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때 독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결론과 그 이유를 한눈에 파악 하는 것이다. 자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독자의 지성은 글의 결론과 그 이유들, 즉 논리 구조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기를 열망한다.

최고위직으로 은퇴한 나의 직장 상사는 자신의 윗사람에게 보고 할 때는 늘 한 장짜리 보고서를 사용했다. 그가 항상 강조한 말이 있다. 보고할 때는 아무리 복잡한 내용이라도 한 장으로 요약하고, 보고서 내에서 의문이 해소되도록 하며, 절대로 새로운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라.'

2009년 ,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부하들에게 한 장짜리 보고서를 의무화했다. 사업 계획이나 장기 프로젝트 수행 결과 보고 등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모든 업무 보고를 한 장으로 제한한 것이다. 한 장짜리 보고서는 세 부분으로 나눠 첫 번째는 보고 목적과 핵심 결론, 두 번째는 근거, 세 번째는 실행 계획을 쓰도록 했다.

 

논리적 글쓰기의 비결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그 이후의 구상, 자료 조사, 개요 작성, 글쓰기는 이 논리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글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 구조를 독자 입장에서 평가하고 수정하는 데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이 결론이 독자에게 가치 있는 새로운 주장인가? 결론을 좀더 새롭게 할 수는 없는가? 예상되는 독자의 의문은 무엇인가? 이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유들은 독자 입장에서 볼 때 충분히 강력한가? 논리적 빈틈은 없는가? 예상되는 독자의 반론은 무엇인가?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좀 더 논리적으로 단순하게 조직화할 수는 없는가?

글쓴는 사람은 독자 입장에서 이런 고민을 하면서 자기 논리를 계속 수정 할 것이다.

 

수십폐이지 보고서를 만든후 에 한페이지로 요약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마라. 오히려 그 반대로 해야 한다.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를 담은 한 페이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논리적이고 강력한 보고서를 쉽게 만들수 있다.

아무리 복잡하고 긴 보고서라도 한 장으로 잠정적 핵심 사항을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이 잠정적 요약본을 작성하면 일이 쉬워지고 보고서의 질은 높아진다. 잠정적 요약본이 있으면 우선 보고서 작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크게 준다. 보고서 작성은 요약본을 상세하게 쓰고 자료만 좀 더 보강하면 된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할 결정적 이유는 그것이 독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야 자기 생각을 가장 빨리 쓸수있고 독자의 눈으로 자기 논리를 평가하면서 계속 고칠 수있다. 또한 논리적 글쓰기의 조건들을 자동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7 관행적 글쓰기의 악몽

생각을 복사한다는 신화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은 글쓰기란 생각을 복사하는 행위라는 시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글쓰기를 고통스럽게 하는 미루기와 세부 사항에 집착하는 '세부에의 충동'을 조장하고, 결정적으로 논리 구조를 평가하고 수정할 수 없게하여 글쓰기뿐 아니라 읽기조차 악몽으로 만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글쓰기에 관한 전통적인 지혜와 기존의 글쓰기 교과서들은 이런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영미의 글쓰기 교과서는 글의 구성에 대해 좀 다르게 말한다. 특히 5문단 에세이는 핵심 주장과 이유가 담긴 주제문을 서론에 쓰라고 요구한다. 글을 구성할 때에는 앞의 서론 부분에 결론부터 쓰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과정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관행적 글쓰기의 밑바탕에는 글쓰기란 머릿속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적업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다. 여기에는 '독자'와 '자신의 생각'과, '과정'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다.

 

단 하나의 예외가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던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the pyramid principle)' 이라는 책이다. 1973년 바바라 민토는 보고서 작성에관한 이 책을 쓰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 책은 단 한권도 보지 못했다.'

 

미루기와 세부에의 충동을 조장한다

직장 동료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문제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이 글쓰기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글은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써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관행적 방식은 구상과 자료 조사, 개요 작성 등을 강조함으로써 은연중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서 정리된 이후에 글을 써야 한다는 지침을 준다. 흔히 말하는 작가의 장벽은 '세부에의 충동'의 결과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술술써나가고 , 미흡하거나 불확실한 것은 나중에 보완하겠다는 마음으로 대강 쓴다. 그 후에 계속 고쳐나간다.

 

꼭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런데 이 점정적 결론과 그 이유들이 머릿속에만 흐릿하게 있으면 자료 조사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킨다. 목적이 명쾌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기저기서 조금이라도 필요할 것 같은 자료를 다모으다 보면 책상 위가 차료와 책으로 뒤덮인다.

글 쓰는 사람은 글 쓰는 과정 내내 지금 조사하고 있는, 혹은 지금 쓰고 있는 것과 자기 마음속에 있는 잠정적인 결론을 끊임없이 연결시키면서 평가해야 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지칠수 밖에없다.

2009년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하루 약 5.2시간을 보고서를 쓰는데 보낸다.

보고서를 낼 때마다 마감 날짜에 시달리는가? 당신이 꼭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 방식을 따르는 한, 글쓰기를 미루게 되고, 세부에의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며, 독자의 눈으로 자신의 논리 구조를 바라보고 수정하기 어렵다.

 

독자를 화난게 한다

관행적인 방식을 따른 글은 무엇보다 독자를 화나게 한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면 논리 구조를 파악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관행적 방식의 글에는 결론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읽어나가면서 문제가 생긴다. 서론과 본론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이야기를 도대체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행정부처에서 만든 보고서들은 평균적으로 보았을때 비교적 잘 만든 문서에 속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무엇이 핵심이고 결론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결정적으로 관행적 글쓰기 방식은 직장에서 상사들을 격동시킨다. 결론을 마지막에 쓰게 되면 작성자는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초안을 상사에게 보여줄 수 있다. 작성자가 보고서의 논리 구조에 대해 상사와 한번도 의논 하지 못했는데 초안이 단번에 상사의 기대를 충족했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상사 자신에게도 자신의 상사가 제시한 마감 시간이 있다. 자신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엉터리 보고서를 자신의 상사에게 설명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방어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상사는 분통이 터질 것이다. 오랜 기간 직장 선후배로 잘 지내다가도 상사와 부하로 근무하면서 보고서 작성을 놓고 틀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2부 결론이 이끄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라. 이를 임시 서론으로 삼고, 본론에서는 이유들을 상세하게 써라. 결론에서는 이유들을 요약하고, 결론 문장을 다시 한 번 써라. 결론이 처음과 끝에 나오는 다이아몬드 형태다. 글을 쓰며 계속 서론으로 돌아가 논리 구조를 수정하라.

 

8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부터 써라

자연스러운 충동과의 싸움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법학 글쓰기를 가르친 스티븐 스타크는 '이기는 글쓰기writing to win'(1999)에서 이렇게 말한다.

'변론의 요지를 쓰고, 그 다음에 그것에 대해 조사하라. (outline the argument, then research it later)

변호사와 법학대학원생들은 흔히 보강 자료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가장 좋은 변론의 핵심은 단순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초보 변호사였을때, 나는 50페이지 분량을 한 폐이지로 줄이기 위해 사무실에 온갖 자료들을 펼쳐놓곤 했다. 그건 시간낭비였다. 한 페이지로 시작해서 그 역방향으로 일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할 대 자료 조사난 심지어 구상에 앞서, 가장 만저 그 주제에 관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결론과 이유들을 간략하게 한문장 혹은 한 문단으로 써라. 이 잠정적 결론과 이유는 아이디어의 원석으로 그 이후 모든 글쓰기 과정의 기준이 되어 글쓰기의 독창성과 논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다.

 

직관적인 생각은 아이디어의 원석

직관적으로 얻어낸 잠정적인 결론과 근거는 효율적인 글쓰기를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 된다. 글쓰기를 할때 구상이나 자료조사를 먼저 하면 '자신의 직관적인 생각'을 잃어 버린다. 직관적인 생각이란, 어떤 주제에 대해 순간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총체적인 결론을 말한다.

직관이 왜 중요한가? 직관은 그 사람의 개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독창적이면서도, 또한 자신에게는 가장 상식적인 결론이기 때문에 논리적이다. 이러한 지관적인 결론을 쓸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잠정적인 결론과 함께 그 이유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과 그 이유를 한 문장이나 한 문단으로 써라. 직관적 결론을 쓰면 사실 그 이유는 자연스럽게 함께 떠오르게 된다.

 

잠정적 결론부터 써야 할 이유

핵심 요점은 본격적인 구상과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써놓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직관적 논리 모형을 갖고 시작하면 논리적 혼란에 빠지지 않고 효율적으로 구상과 자료 조사,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다.

잠정적인 결론부터 쓰면 글쓰기에 대한 심적 부담감도 크게 줄어든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일단 써놓고 나면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글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을 한결 덜어낼수 있다.

잠정적 결론을 써놓으면 잠재적 독자들과 수시로 토론을 벌일 수 있다.

글쓰기를 할 때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면 이는 그 이후의 모든 글쓰기 과정, 다시 말해 구상, 자료 조사, 개요 작성, 글쓰기, 퇴고 과정의 기준이 되어 글쓰기의 독창성과 논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다.

 

9 다이아몬드 형태로 써라

결론이 맨 앞과 맨 뒤에

결론부터 쓰되, 다이아몬드 형태로 결론이 맨 앞과 맨 뒤에 나오도록 써야 한다. 서론에서는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쓴다. 본론에서는 원칙에 근거해 구조화하여, 서론에서 쓴 이유들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쓴다. 결론에서는 본론의 이유들을 하나하나 요약하고 마지막에 서론에서 언급한 결론 문장을 다시 한 번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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