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결론을 차별화하라
상식에서 멀어져라
상식 밖의 결론을 써라. 결론이 상식에서 멀어질수록 글의 가치는 올라가고 독자의 주의를 끌 수 있다. 오직 새로운 것만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대학생이 리포트를 써서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은 하나다. 교수가 리포트를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목표를 그렇게 정하고 집요하게 가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한다. 차별화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기대 수준을 낮춰서 1퍼센트라도 기존의 아이디어와는 다른 점을 부각한다는 생각으로 쓰면된다.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글을 써나가고, 자료를 수집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줄 만한 새로운 가치가 발견된다. 그것을 반영하면 된다.
차별화를 위한 네 가지 비법
결론을 차별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주제를 좁혀나가는 것이다. 주제를 좁혀나가면 차별화된 결론을 내놓기가 그만큼 쉬워진다. 또 다른 방법은 최종 행동 지향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구체적인 행동 변화를 담은 좀 더 차별화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결론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종 독자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차별화하기 가장 손쉽고 근본적인 방법은 따로 있다. 바로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다. 누구나 얼굴이 다르듯 생각도 다르다. 이 때문에 솔직한 자기 생각은 언제나 독특하다. 문제는 용기다. 집단주의적 성향이 특히 강한 우리 사회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용기와 훈련이 필요하다.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결론부터 쓰면 결론을 차별화하기가 쉽다. 관행적 글쓰기를 통해 결론을 차별화하는 것이어려운 것은 결론은 마지막까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결론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가 있나? 관행적인 방식으로 이유들을 죽 써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결론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라질 수 도있다. 관행적 글쓰기에서는 이렇게 결론이 유동적이고 글쓰는 사람의 통제 영역 밖에 있다 보니 결론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잠정적 결론부터 쓰면 권위에 물들지 않은 자신만의 생각을 가장 빨리 쉽게 쓸 수 있다. 관행적인 글쓰기를 하면 자료 조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이 다른 권위 있는 사람들의 아이디어 속에 파묻히기 쉽다.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독자를 의식하고 범위를 좁혀나가면서 최정 행동을 제안하되, 용기를 내어 자기 생각을 과감하게 써야 한다.
23 원칙에 따라 구조화하라
상식 밖의 차별화된 결론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고 싶다면 상식에 바탕을 두고 설득해야 한다. 차별화된 결론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그 이유들을 원칙에 근거해서 구조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화난 독자를 설득하는 방법
독자가 부정할 수 없는 원칙이나 일반적 기준에 바탕을 두고 자신의 논리를 세워나가면 저항하기 어렵다. 정치가가 헌법이나 법률, 혹은 사회적 전통, 민주주의 원칙에 근거하여 정적을 공격하면 상대방은 반박하기 어렵다. 원칙은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독자를 연결시켜주는 징검다리 역활을 한다.
우연히 배운 원칙의 힘
국회에서 나의 주된 업무는 국회의원들에게 심사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 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문제점으로 바로 들어가려고 하니 논리가 잘 전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논리를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원칙이나 일반론을 먼저 언급하면 논리를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를 부각시키기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없는 이상적인 경우와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산안은 집행 실적을 고려하여 편성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앞에 쓰고, '그런데 이 사업의 예산안은 집행 실적이 부진함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 하게 편성되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직장 생활 중에 야간 대학원에 다니며 마지막 학기에 졸업논문을 쓸 때도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 서술 양식을 보니 이론적 준거틀로 본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삼단논법과 같은 기본적인 논리전개 방식이 바로 원칙에 근거한 연역적 방식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여기서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원칙이다.
원칙에 기초한 글쓰기의 대표적인 예가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다.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보면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반드시 규정에 따른 이상적인 행동 지침을 먼저 언급한다. '이런 규정에 따라 이렇게 해야 했는데 저렇게 했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 보고서의 전형적인 논리 전개 방식이다.
원칙 속에 숨어 있는 구조화의 틀
원칙 속에는 이유들을 구조화할 수 있는 논리적 틀이 있다. 주장에 대해 이유를 제시할 때 생각나는 대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논리적 틀에 따라 체계적 입체적으로 제시해야 독자가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강력하고 빈틈없이 해소할 수 있다. 이유들을 체계화하는 논리적 틀이 원칙 속에 들어 있다.
9장에 나온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를 유지해야'라는 예를 보자. 여기서의 원칙은 '일반적으로 법적인 규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율적인 해결 가능성이 낮고 그 규제로 인해 확보되는 공익의 가치가 규제로 인한 피해보다 클 때 정당화될 수 있다'라는 부분이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원칙을 보면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 자율적 해결 가능성의 희박함, 규제에 의한 공익의 우위라는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칙 속에는 법적 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세 가지의 논리적 기준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법적 규제는 정당하다'고 주장할 때 이 세 가지 논리적 기준에 따라 이유를 구조화하여 제시하면 견고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구조화'는 논리적 글쓰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조화한다는 것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논리적 순서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원칙은 양날의 칼
원칙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익히면 나중에 토론을 할 때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을 확인하고 이를 장악한 후에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나가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24 중요한 순서대로 써라
순서가 중요하다
글을 쓸 때 중요한 순서대로 써야 한다. 특히, 원칙에 따라 이유를 구조화할 때 가장 중요한 이유가 맨 앞에 와야 한다. 글을 쓸 때 독자 입장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문단, 문장, 단어도 항상 가장 중요한 순서대로 써야 논리적일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다이아몬드 글쓰기에서 본론의 이유는 서론의 전개문에서 제시된 순서에 따라 배치해야 한다.
논리 세계의 중력 법칙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앞에 배치하면 논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진다. 부차적이고 가벼운 것이 앞에 가면 왠지 뒤틀린 느낌이 든다. 중요한 것을 먼저 써야 한다는 원칙은 문단과 문단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뿐만 아니라 단어를 쓸 때도 적용되어야 한다. 단어 하나를 쓸 때도 순서에 민감해야 한다.
25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써라
독자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
글을 쓸 때는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준다는 자세로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써야 한다. '사랑을 표현하고 싶으면 사랑이란 말을 한 마디도 쓰지 마라.' 사람들은 추상적인, 혹은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구체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한다.
보고 듣고 만질수 있게
구체적으로 쓸 때는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독자에게 필요한 만큼만 구체적으로 써라
복잡한 것은 안된다. 통게 중 꼭 필요한 핵심 위주로 보고서 본문에 담아야 한다. 결론부터 쓰면 자연스럽게 구체적으로 쓰게 된다. 결론은 일반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그런 결론을 맨 앞에 써놓고 나면 그 일반적인 결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제시할 수 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글을 쓰게 된다.
독자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믿고 반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