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팔이올시다

 

뜸사랑 김현성

날짜: 2018-05-14

 

돌팔이란,

辭典에 찾아보면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자격증이 없는 사람입니다.

공부도 모자라고, 나라가 인정하는 자격증은 없지만.

침뜸을 접하고 살다보니, 돌팔이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침뜸으로 病이 낫는데 어떡합니까?

분명 자격증은 없으니 돌팔이입니다.

나라에 침구사 양성법이 없어져서 앞으로도 자격증은 가질 수 없지만,

나는 침뜸으로 병을 고치는 돌팔이침구사이기를 버릴 수 없습니다.

 

돌팔이를 단속하는 것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까 해서이지요.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돌팔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쳐서 단속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단지 자격증이 없어서 돌팔이로 단속되는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물론 침뜸의 변형(예를 들면 큰 침과 큰 뜸)을 행해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겠지만,

침과 뜸만으로는 해가 되는 일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침뜸을 공부합니다.

엉뚱한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단순한 생각에,

많은 돌팔이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격증 없는 돌팔이지만,

엉뚱한 짓을 하지 않고, 옳게 사용하는 침뜸으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돌팔이가 세상에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침뜸을 활용해서 병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욕심으로는 모든 이들이 침뜸을 공부했으면 합니다만,

그것은 욕심일 뿐일지라도, 좀더 많은 이들이 침뜸을 공부해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인들의 건강을 지키면 좋겠습니다.

 

 

서양의학이 우리의 수명을 늘려주는데 큰 기여를 했지요.

많은 병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서양의학이 주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50년 전만 해도 침뜸과 藥(한약이 아니라 그저 약이였겠지요.)이 우리 치료문화였는데,

서양의학(기계의학)이 들어와서 침뜸만으로는 모자란 부분을 크게 보충해 주었습니다.

특히 목숨과 관계된 병들(수술로 생명을 살리고, 산소호흡으로 숨을 이어놓고, 영양섭취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주사 또는 관으로 음식을 투입해 주는 등), 생명을 잇고는 있지만.

기계에 보이지 않는 병은 束手無策입니다.

 

오히려 병은 더 늘었다고들 합니다.

냉정한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죽을 사람을 목숨만 이어놓는다는 것은 오히려 환자나 가족들에게 고통을 더해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목숨과는 직접적인 관계되지 않는 병들, 고통들, 그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서양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병들도 참 많지만,

침뜸으로 효과를 보는 병들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두 의학이 상호보완해서 병을 치료하면 정말 큰 효과를 볼텐데요.

현실은 두 의학이 서로 대립의 형식을 띄고 있는 모양새군요.

옛날 선비들은 침뜸을 공부했었다고 합니다.

침쟁이라고, 천하다고 해서 직접 시술은 안 했을지 모르지만,

공부해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직접 침뜸을 하는 의원의 길로 들어선 분들도 있었다지요.

 

그런가 하면,

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의원노릇을 했다고 합니다.

글공부보다는 손으로 하는 시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인간이 동물들보다 무엇이 나아서 문명과 과학이 발전하고, 만물의 영장이 되었을까요?

 

두뇌가 좋아서?

맞습니다.

다른 동물들보다 머리가 좋아서겠지요.

생각하고, 만들고, 계승하고, 더 발전시키고....

 

그러나 머리만 가지고는 모두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머리 못지 않게 중요한 요인이 바로 ‘손’입니다.

손이 있기에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손!

 

손이 없었다면 도구든, 기계든, 무엇을 만들어 발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침뜸도 결국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머리로 공부했더라도 결국엔 손으로 시술을 해야 치료가 이루어지지요.

손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왕 치료를 하자면, 알고 손을 쓰는게 백 번 천 번 낫지 않겠습니까?

그런 뜻에서 灸堂은 뜸사랑 정통침뜸교육원을 만드셨고,

법정투쟁 등 많은 난관을 겪은 끝에 교육부 허가까지 받았습니다.

 

20년 동안 6000여 침뜸돌팔이가 만들어졌지만, 그 숫자가 아직은 요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침뜸을 생활로 곁에 두고 건강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은 사람이 침뜸을 공부해서 침뜸돌팔이로 자신과 주변의 건강을 지키게 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경로를 통해서 침뜸을 하시는 분들이 수 십 만이랍니다.

나름의 배움대로 주변인들에게 침뜸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침뜸치료에 모범답안은 없습니다.

어떤 穴을 사용하는게 옳다, 그르다....

다만 틀림없는 것은 쇠꼬챙이 침과 쑥불 뜸으로 치료한다는 것이랄까요.

 

제가 배운 것이라야 그저 구당이 지금껏 치료해 온 방법일 뿐이지요.

그것이 모범답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하니까 어쨌든 병이 좋아지더라는 것을 보고 살아왔으니,

침뜸의 단편적인 한 방법뿐이겠지만 그렇게 따르고 있지요.

뜸사랑 회원 여러분도 이 치료법을 모범답안이라 생각하지는 마시고,

 

그저 ‘괜찮은 침뜸술이다’라고 여기신다면 이렇게 주변인들을 치료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그렇게 하면서 자기의 치료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침뜸을 배우는 분들이 명의가 되시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명의가 될 수도 없고요.

나의 욕심은 다만, 항상 침뜸을 곁에 두고 주변인들의 건강을 지켜주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병을 침뜸으로 고치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욕심입니다.

서양의학이든 침뜸이든 병을 고치는게 중요한 것 아닌가요?

그것은 환자들의 선택이요, 술자들의 의무겠지요.

병원으로 가야할 것은 병원으로, 침뜸으로 효과있는 것은 침뜸으로..

 

지금세상은 경제적으로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고,

평균수명은 늘어 노년인구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렵게 살던, 먹고살기가 전부였던 과거에 비해 참 살만 한 세상이지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이 ‘건강하게 살자’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건강식품이 방송매체를 뒤덮고,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예방차원의 조기검진을 합니다.

그렇지요.

 

누구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세상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뜸을 떠서 건강하게 살면 좋겠다.”는 灸堂의 생각처럼.

아픈 사람들에겐 침뜸의 도움을..

뜸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삶을..

이렇게 침뜸이 우리들의 곁에 항상 함께하면 참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灸堂이 그랬고,

나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많은 침뜸돌팔이가 만들어져서, 우리 가까이에 있었으면 합니다.

법규상의 돌팔이가 아닌 정식 침뜸쟁이가 많아지면 더할 나위 없지만,

그것이 어려우니,

그저 침뜸으로 건강을 돌보는 돌팔이라도 많이 만들어져 이어지면 좋겠다는 것이 이 돌팔이의 소망입니다.

 

그런데, 이 침뜸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 할텐데,

방송, 혹은 광고매체를 통해서?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침뜸을 공부한, 배워서 침뜸의 효과를 느낀, 우리 회원들이 전파하는 것이 최선일 듯합니다.

‘침뜸을 배워보니 좋더라.’ ‘주변사람이 침뜸으로 효과를 봤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주위에 침뜸공부를 권해 주세요.

그래야 뜸사랑이 계속되고, 병고치는 돌팔이가 계속됩니다.

배우는 사람이 끊어지면, 뜸사랑도 灸堂학회도 끊어지게 되고 맙니다.

침뜸을 배우는 사람이 늘어야 봉사실도 돌고, 침뜸사랑도 계속될 것입니다.

주변에 침뜸을 많이 알리고, 관심있는 분들께 배움을 권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정통침구학회 부회장 겸 봉사단장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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