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ㅡ 의사가 침뜸하는 통합의학의 길(계간 구당 2017 봄)

 

金南洙(본지 발행인, 한국정통침구학회 회장)

 

 

- 침뜸은 부작용없고 효과는 최고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근본을 살리는 침뜸의학과 서양의학은 반드시 통합해야

 

 

세계는 통합의학의 시대

세계는 統合의학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의료 선진국에서도 서양의학의 한계를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증명된 補完(보완)의학과 접목하여 환자를 치료한다. 補完의학의 중심에는 동양의학인 鍼과 뜸이 있다. 독일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서양의학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는 鍼 요법이 癌 치료에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특히 암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嘔吐(구토)와 慢性(만성) 통증을 진정시키는 데 아주 탁월하다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하였다. 최근에도 손목 통증 임상 사례를 보고하면서 '침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는 치료법으로 神經조절작용을 통해 腦의 감각 영역에 변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뛰어나다.'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현대인의 난치병은 늘어가고, 치료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환자들은 병의 고통 속에서 벗어나기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시간만 허비하고, 결국 아까운 생명을 마감하게 되는 경우가 非一非再하다. 어디 환자만인가. 그의 가족이나 동료들도 환자가 느끼는 고통과 다름이 없는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인가.

 

 

서양의학과 共存(공존)하는 동양의학

이렇게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이 되고, 국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의료인들은 하나가 되어 치료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서양의학이면 어떻고, 동양의학이면 어떤가? 예전에는 巫俗(무속)도 치료 방법으로 이용된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한국정통침구학회의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몸이 아플 때 찾게 되는 곳은 조사 대상자의 94%가 병의원이라고 답했다.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서양의학이 앞장서서 統合의학을 이용한 환자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서양의학은 메스와 현미경으로 자르고 죽이는 의학이지만, 동양의학은 털끝 하나도 살리는 의학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해서 통합의학의 길로 가야 한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통합으로 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속한 분야만 챙기는 小貪大失의 길로 가고 있다. 결국, 실력은 하향 평준화 되고 환자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며, 우리의 의술은 퇴보하게 된다.

 

돈이 되는 한약장사에 맛이 들었으니 침뜸을 이용한 연구나 임상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하물며 침뜸만 연구하는 재야의 침구인들도 무면허로 몰아 손발을 묶고 있지 아니한가?

 

 

許浚도 인정한 침의 許任

지금 서양의학은 醫와 藥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다. 동양의학도 의약이 분리되어야 한다. 서양의학은 분리하고 동양의학은 분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 의약이 분리되어야 의존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연구와 임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

 

조선시대의 우리나라는 의약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었다. 의는 침뜸을 하는 醫員(의원)을 말함이었고, 약은 침뜸을 하지 않고 약을 짓는 藥房(약방)이었다. 東醫寶鑑(동의보감)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許浚(1539~1615)은 스스로 침을 모른다면서 같은 시대를 살았던 鍼灸經驗方(침구경험방)의 저자인 許任(1570~1647)을 조선의 으뜸가는 鍼醫(침의)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의약이 공존하며 발전해가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우리 조상들도 이렇게 의, 약을 철저하게 분리하여 전문성을 살렸는데 현대에 와서 분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의사들의 과욕이자 국가 정책의 잘못이다. 당연히 침과 뜸은 전문 鍼灸師가 해야 하고, 약은 韓藥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

 

 

韓醫師가 限擬死가 되지 않는 길

동양의학에서도 서양의학처럼 의약 분업이 이루어지면 통합의학의 길이 그만큼 빨라지게 된다. 의약 분업이 되지 않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것처럼 한의사집단의 패거리 욕심 때문이다. 그들은 약도 하고 서양의학도 하게 해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억지, 고소, 시위 등 환자 보살피는 일은 뒷전이고, 남이 하는 일마저 자신들이 하겠다는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 이런 행태가 지속된다면 환자는 더 줄게 되어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우리나라 한의사들은 환자 없는 것이 자신들의 치료 실력이 부족해서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연구하고 노력해서 환자 잘고친다는 소문나면 온종일 환자가 줄을 잇는다.

 

왜 환자가 줄고, 한의대에 지원자도 줄어들고 미달까지 되는다. 중의학을 보라. 그들은 세계 곳곳에 중의약대학을 세우고 연구하며 중의학의 세계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가 창안한 무극보양뜸으로 중국인들이 단체를 만들어 역으로 우리를 초청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다가 韓醫師가 限擬死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의사가 침뜸을 해야 한다

욕심 그릇을 내려놓고,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醫道를 깨우치고, 서양의학과 함께 통합의학의 길로 나가야 한다. 그것은 결국 의사들이 침과 뜸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침뜸을 하는 의사들을 무면허라고 고소고발하지 말고, 메스를 든 손에 침과 뜸을 쥐여 주어야 한다.

 

수술 전후, 심지어 수술 도중이라도 침뜸을 하면 효과가 있다. 침뜸은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증가시켜 수술과 치료, 회복 모두에 도움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수년 전 의사들에게 집단으로 침과 뜸을 오랫동안 가르친 일이 있다. 의사들은 解剖學(해부학)을 했기 때문에 배우는 속도가 아주 빨랐다. 그러나 고소고발을 일삼는 한의사들 때문에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 의사들을 많이 보았다.

 

환자의 신음이 없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같이 협업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것이 인류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다. 인간의 행복은 멀리 있는 신기루가 아니다. 바로 발치에 와 있는 것을 알고, 욕심 그릇을 비울 때 幸福은 우리에게 미소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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