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침뜸의학의 장상학'

이철형(6기, 정통침뜸교육원교수)

 

제1장 개론

침뜸의학의 체계는 음양오행학설, 장상학(경락학), 병인병기학, 진단학, 처방학으로 나눈다. 장상학의 체계는 장부, 경락 그리고 기혈진액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장상학의 인식은 영추-본장에서 '외부에 상응하여 나타나는 증상을 관찰함으로써 그 장부의 변화를 예측하면 발생하는 질병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장상은 내경에서 그 체계가 비교적 완성되었다.

 

침뜸의학의 장상학이나 진단학은 인체 생명현상을 유기체, 전체통합성을 중시해서 관찰한다. 음양, 사상, 오운, 육기적 틀에서 체계화 하고 있다. 음양이란 상반된 두 가지 세력의 상호작용이 우주를 형성하고, 만물을 형성하는 근원이라는 것이다. 사상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정기신혈의 4요소이다. 오운은 목화토금수 오행과 오장의 관계를 살피는 것을 말한다. 육기는 풍한서습조화를 외부적 원인이나 내부적 원인으로 살피고 연구한다. 장상학은 정부의 해부학적 개념이 아니라 인체의 생리와 병리를 포함한다.

 

장상학에서 오장을 중심으로 장부와 장부, 장부와 형태, 장부와 경맥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킨 정체관(또는 '전일관')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질병을 진단, 치료하는 사고방식이다. 인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며 기후, 지방의 풍토, 환경 등이 인체병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달라이 마라는 '용서'에서 인류는 하나의 전체로서 한 생명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웃을 미워하고 적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설파한다.

 

망진을 할때 이목구비설은 장부의 허실, 기혈진액의 성쇠, 질병의 변천 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기타 절진을 통해 상기 과정을 분석할 수 있다. 소문- 무자론에 의하면, 사기가 인체에 침입시 먼저 피모에 모문다. 손락으로 들어가 낙맥, 경맥을 거쳐 장부에 이르러 피해를 준다. 이때 손락에 들어온 사기가 대락으로 넘쳐 와 좌측에서 온 사기는 우측으로, 우측에서 온 사기는 좌측으로 어긋나 사지말단으로 퍼지는 기병이 발생한다.

좌측의 경맥이나 낙맥에 병이 들면 우측의 경맥이나 낙맥에, 우측의 경맥이나 낙맥에 병이 들면 좌측의 경맥이나 낙맥에 자침하는 것 거자법, 무자법이다. 얼굴이나 치아에 병변이 왔을때 환측의 얼굴부위 혈위와 반대측 합곡혈에 자침하는 이유이다. 소문- 음양응상대론에서 '음분으로 부터 양분의 사기를 끌어내고 양분으로 부터 음분의 사기를 끌어내며 병이 왼쪽에 있으면 오른쪽에 놓고, 병이 오른쪽에 있으면 왼쪽에 침을 놓는다.' 하였다. 우병좌치, 좌병우치 치료원칙도 정체관에서 응용된 것이다.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은 상응한다. 소문- 삼부그후론을 보면, 사람을 진찰할 때 몸의 아홉군데에서 맥진을 하는 '편진법'있다. 인체를 상중하로 나누고, 각 부는 각각 천지인으로 나눈다. 삼부구후의 혈위에 진맥함으로써 질병의 위치나 성질, 성쇠를 파악한다. 내외상응, 장부표리, 상합관계 등을 파악하여 치료의 중요 원칙을 세우게 된다.

소문- 영란비전론에 심장을 군주지관, 신명출언이라 하고 간을 장군지관, 모려출언이라 하였다. 같은책 '자법론'에 이들 장부에 병이 들면 원혈인 신문혈이나 태충혈에 침을 놓아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오장육부와 심포는 기능도 다르고 직분도 다르지만 상호 작용을 통해 하나의 통일된 정체를 이루어 인체의 조직을 이루고 있다.

 

생명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한다. 인체는 유기체로 끊임없는 승강출입의 기화작용이 일어난다. 뜸자리를 잡고 뜸을 뜬후 1주일 정도 후에 다시 그 자리를 보면 처음엔 분명히 제대로 취혈하여 잡은 뜸자리인데 좌우의 균형이나 상하의 위치가 현저히 달라져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인체는 외부환경과 밀접하다. 외부 사기에 의해 감염된 감기는 풍한이나 풍열사가 있다. 더 심하면 전염병으로 온역이라 불리는 풍사가 위기영혈의 인체 면역방어선을 침범한 신종플루나 메르스 같은 습열사가 있다. 또 사스 같은 온열사기가 있는데, 특정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을 보면 외부환경과 인체의 밀접함이 나타난다.

환자들의 병세가 아침에는 상쾌하고 낮에는 안정되었다가 저녁에는 안좋고, 밤에는 가장 심해지는 이유는 인체의 양기가 주야의 변화에 따라 생장수장하기 때문이다.

 

정체적이고 동태적인 정체관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고 천응혈이라 불리는 아시혈 또한 깊은 의미가 있다.

 

정통이란 '바른 계통,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으로 정의 된다. 정통침뜸이란 고전적인 경락계통이론에 따른 체침의 사용법을 제시한다. 우리 몸이 상하로, 경맥이 좌우로, 낙맥이 사통팔달로 체표에 이르러 통일된 정체로서 경락들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어 각 경락계통의 관계설정에 따라 진찰하고 이에 침과 뜸만을 가지고 치료하는 것이 정통침뜸이다.

정체관적으로 보면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형체와 정신을 통일체로 보는 신형일체론도 침뜸의학의 사상체계로서 정체관, 전일관이라고 볼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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