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제주 특별치도에 뿌리 내리는 '구당 침뜸'

'현행 침뜸 의료법은 국민을 무시한 오만한 극치다'

신구범: 전 제주지사, (현) 플러스 생활복지 연구소 이사장, 취재: 최명림 (본지 주관)

 

침과 뜸은 의료이기에 앞서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가 아닌가. 특히 뜸은 국민 누구나 쉽게 안정적으로 자신의 건가을 관리할 수 있는 우리의 민중의술이다. 이제 뜸 시술 자율화부터 침구사 제도 부활가지 현재의 제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정부가 국민의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삼성혈에서 비롯하여 옛 탐라국으로 부터 오늘에 이르는 삼다, 삼무, 삼려, 삼보의 섬 제주특별자치도. 중심부에 우뚝 솟아 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 사면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크고 작은 368개의 오름이 펼쳐져 있고,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섬 전역에 산재되어 있는 이곳은 동서의 길이 약 73km, 남북의 길이 약 31km인 타원형 모양의 섬이다. 오름과 동굴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이 분포되어 있어 섬 전체가 마치 '세계지질공원'이고, '화산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천혜의 조건은 제주도를 세계인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게 했고, 우리 나라 유일의 특별자치도로 행정적인 독립을 이루게 했다.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발했으니 벌서 10년의 세월이 되어가고 있는 이곳에 제주도민의 건강과 의료복지를 위한 움직임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그 중추에는 민선 1기 제 31대 제주도지사로서 현재의 제주도가 있게 한 진정한 도백으로 인정받고 있는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자리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제주도민의 건강과 의료복지는 무엇이 중심인지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는 원래 침뜸으로 환자를 치료하던 국가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양의학이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며 특히 근래에 들어 중국의 중의학이 세계 곳곳에 대학을 세우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는가?

'한 중 FTA 협상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한의 시장을 개방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중 FTA 는 농민들도 막지 못했다. 하물며 한의사들이 이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결국은 한의 시장은 열어주게 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열악한 한의사들의 실력으로 막아낼 수 있겠는가. 어림없는 얘기이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침뜸을 자신들만의 소유하고자 대립할 때가 이나라 머리를 맞대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라고 본다. 한의대는 점점 지원자가 줄고, 어렵게 개원한 한의원은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다. 환자를 제대로 고치지 못하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전세계 무역 시장은 농산물에서 서비스 교역에 이르기 까지 자유 무역협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폐쇄적인 현행 의료법으로는 이러한 개방 흐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침뜸이 국내외 의료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 특히 중의학과의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다. 우리나라의 침뜸을 지켜온 것은 한의과대학이 아니다. 전통민중의술을 믿고 의자로서 살아온 민초들이다. 이들의 의술이 바로 경쟁력이다. 이들의 침뜸 시술을 제도화해야 한다.'

 

전 세계를 시장으로 중의학을 확대해 나가는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침뜸을 전문으로 하는 침구사 배출을 법으로 막아놓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의 침뜸은 한 집단의 소유물로 전락하여 사장되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생존하는 침구사가 구당 선생님을 비롯해 10여명에 불과하다. 이를 타개할 대책은 무엇이라 보는가?

'한의사 외에는 일제 강점기의 법령에 의하여 면허를 가진 침구사에 한하여 침뜸시술을 허용한다는 현행 의료법은 한마디로 법적 형식성과 합법성만으로 국민건강권과 진료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하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할 뿐만 아니라 오만하기까지 한 제도다. 더욱이 일제강점기에 자격을 갖춘 침구사의 시술은 허용하면서 해방이후 1961년 까지 존속되던 침구사 자격제도를 폐지해버린 것은 분명한 입법정책의 무지이자 잘못이다.

정부는 단 한차례도 침뜸에 대한 임상연구나 침뜸시장을 조사해 본 적도 없다. 한의사와는 별개의 침구사 제도가 하루빨리 부활되어야 한다. 정형외과 의사가 있지만 물리치료사도 있고, 치과 의사가 있지만 치과 기공사도 있지 않은가! 세상은 서로 어울리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다.'

 

특히 침과 뜸을 동시에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면허가 있으면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의자는 구당 선생님이 유일할 정도이다. 이렇게 환자 치료에 탁월한 침뜸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판단하는가? 대책은 무엇인가?

'지난 50년 동안 제도적 장벽 때문에 침구사가 양성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침뜸 시술자도 공개적인 시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환자들이 현대의학에 의한 진료만 받아야 하는 것처럼 국민들의 진료선택권을 제한해 버린 정부의 정책적 제도의 잘못이 더 큰 원인이라 하겠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상들의 뛰어난 의술이자 민중의술로 우리의 건강을 지켜온 뜸을 자율화하여 우리 국민 누구나 선택권과 아울러 건강을 지키는 역활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세계 대부분 국가가 뜸 시술을 자율에 맡기고 있는 것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의료법이 일방통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여론을 이끌어 가는 많은 인사 중에는 건강 문제로 구당 선생님에게서 진료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또 진료를 받은 사람들은 침뜸의 놀라운 효과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지만 뜸 시술 자율화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보통의 국민만 진료에 대해 선택을 못하고 만다. 이런 이률배반적인 행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진실을 보지 못하고 찬반 양론에 따라 유리한 정치적 선택이나 입지를 결정하는 우리나라의 카렐레온적 정치인들의 정치 현실 때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정치현실 속에서도 일말의 기대를 걸고 싸워 왔으나 지금까지 구당 선생님을 비롯한 5000 붕어빵들에게 돌아온 것은 고초와 실망 그리고 분노였다. 그러나 2010년 7월 29일 헌법재판소는 비록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 및 처벌하는 의료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형식적 합헌결정을 하기는 했으나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중에서도 '국가는 의료유사행위, 또는 보완대체의학에 의한 치료방법을 연구나 검증을 통하여 의료행위에 포함하거나 별도의 제도를 두어 국민이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것이 헌법 제 36조 제3항(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의 취지에 보다 부합'한 것이기 때문에 침뜸을 의료행위 등으로 검토해야 할 정부의 입법 정책적 책무를 확인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침뜸제도화를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 할 것이다.

 

노년의 건강문제, 특히 우리나라 노인복지는 최하위에 속한다. 그마저도 노인들의 생활비는 대부분 병원비로 지출되고 있다. 뜸을 이용한다면 노인복지는 휠씬 좋아질 것 같은데?

'특히 병원에 다녀보면 의사가 하는게 뭐가 있나. 대부분 약으로 치료하지 않나. 이걸 개선해서 약 안 먹고 편하게 지내자는 거다. 침뜸을 통하면 최소한 약은 먹지 않을 것아닌가. 완치는 못하더라도 개선은 된다. 만성 노인질환에 대하여 현대의학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저비용, 고효율이며 몸의 황폐화가 아니라 면역력을 급상승시키는 뜸을 자율화하여 국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잇어야 한다.'

 

제주도민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수도 있는 뜸시술 자율화를 위한 방안은?

'침뜸시술은 제주도에서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2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급속한 고령화다. 둘째는 중국 관광객의 급증이다. 말하자면 제주도는 만성질병 고령자의 침뜸 시술 수요확대와 함께 중국 관광객 중심의 폭발적인 침뜸 시술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주도에 많은 이익이 돌아오게 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한다.

 

뜸사랑 제주침뜸교육원의 계획, 특히 구당 침뜸을 배우게 된 연유는?

'서울에서 수감생활을 한 적이 있다. 수감자 중에 많은 환자가 있었지만 젊은 의사들의 약처방이 진료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마치 사람의 생명과 몸을 헌신짝 처럼 취급하는 것을 보면서 감옥에서 공부할 수 있는 침을 생각했다. 구당 선생님께서 '침뜸의학은 먼저 인간의 신체를 믿으며 거기서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 라는 말씀이 내 믿음이 돈것이다.

 

직접 자침하고 뜸을 뜨면서 느낀점은?

무극보양뜸은 아내와 내가 건너뛸 수 없는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한번은 고교동창 저녁 모임에서 어느 의사 동창생이 '도지사를 했던 자네가 침뜸을 공부하고 있다니 말이 되느냐?라고 비아냥거리기에 나는 '자네들이 병으로부터 인간을 못 지켜내기 때문이지'라고 한 마디 해주었다.

 

구당선생님과의 인연은?

2010년 가석방으로 교도서에서 출감하여 집에 돌아왔다. 큰아들(교수)을 통해 마침 제주도에 내려 오신 구당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뵐 기회를 가졌다. 이때 제주도 땅을 향한 선생님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선생님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던 터라 도지사선거가 끝나자 마자 지인들과 함께 일차적으로 제주도에서 침뜸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일상 생활이 궁금하다?

방송통신대학교에 30년 만에 재입학하여 현재 4학년 재학생이다. 대학에서 수업을 받다가 침뜸얘기를 꺼냈는데 교수가 듣고는 내 말이 맞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너무 잘못되었다는 거다. 어느 나라든 의료 시스템은 '하위 체계'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국들은 여러 과정을 통해 침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정작 동양의학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한의사한테 다 독점시켜 문제가 되는 거라고 말하더라.

나는 개인적으로 65세 이상 노인들만 오는 건강관리실을 만들어 차도 마시고 한쪽에는 침상을 한 20개 넣어서 몸이 아프아고 하면 침놓고 뜸을 떠주는 것을 해보고 싶다. 예방이 원칙이기 때문에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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