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 선생 뵈러 가는 길(계간 구당 2018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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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군 서삼면 금계리 170번지 '구당 뜸집'은 구당 문하생인 우리에겐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그곳엔 마을의 향교처럼 지어진 기념관과 2개이 석상이 세워져 있다. 구당 선생과 선생이 평소 존경해온 친형, 김기수 선생의 상이다.

 

기념관 입구에는 문하생이라면 익숙한 무극보양뜸자리가 새겨진 남자 석상이 서있었다. 그 옆에는 회원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10개 정도 있었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희망과 긍지를 심어주는 강의

 

구당 선생님은 백발에 부드러운 피부를 간직하셨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셨고, "여러분이 도착할 때쯤 되자, 신기할 정도로 힘이 솟더라!" 하시며 친구를 대하듯이 아이를 대하듯이 하는 모습이었다.

 

선생님은 침구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기관을 성토하셨다. 또한 시종일관 우리들에게는 헌신의 마음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어야 한다고 하셨고, 남극을 빼고는 세계 어느 곳에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시면서 우리들에게 희망과 긍지를 심어주셨다.

 

환자에 대한 애정이 깃든 시연

 

구당 선생님의 시연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쉬워보였다. 손으로 만지면서 설명하시는 정부 부위는 정확한 장부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같았다.

 

"혈 자리를 손으로 눌러주면 혈관들이 피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찌르면 됩니다. 굳이 깊이 찌를 필요는 없어요." 그리면서 순식간에 찌르는 손길은 자연스러울 정도로 여유로웠다.

 

"장침하면 사람들이 놀라니까 우린 환도침이라고 하지요."

 

"한가지 여쭤볼게요. 나뭇잎이 시든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물이 부족해서도 그렇지만 벌레가 먹어서 시들기도 해요. 그것처럼 우리들은 환자들을 볼 때, 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해요."

 

"진찰할 때는 알든 잘 모르든 맥을 꼭 잡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켜야할 구당 침뜸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구당 선생님의 시연이 끝나자, 사진 촬영에 들어 갔다. 구당 선생님의 손을 꼭 부여 잡으면서 삼삼오오 사진을 찍었다. 교육관 밖을 나와서도 구당 선생님과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는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으셨다.

 

장성을 떠나면서도 버스 뒤편을 뒤돌아보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멀리 기념관을 바라보는 나무꼭대기에는 빈 둥지가 하나 놓였 있었다. 침구사 제도가 부활되는 날, 장성의 이 둥지에도 새들이 날아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귀경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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