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 침뜸, 기본에 충실한 치료(계간 구당 2017 겨울)

 

- 구당 침뜸 인연으로 미국 피트몬대 임상교수로 초빙되다

 

ㅇㅇㅇ(뜸사랑 32기)

 

[뜸사랑 회원이 된지 1년 반. 한 주에 2회 봉사를 해오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환자를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구당 침뜸의 기본에 충실하고, 환자에게 정성을 다하며, 치료를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응급실 환자는 응급실로!!

 

저녁 10시가 넘어서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의 전화였다. 다급하단다. 집사람이 하반신을 못쓴단다. 119 불러 응급실 가라고 했다. 내가 병원도 아닌데 그리 급하면 병원 가야지.

 

얼마 후 집 초인종이 울렸다. 친구였다.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온 것이다.

 

"응급실 가라니까?" 전에도 그래서 가 봤단다.

 

데려온 환자를 어찌 할 수 없어 눕혀 놓고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느냐 물으니 오전부터 다리에 힘이 없더니 오후에는 아예 일어서지 못하겠더라는 것이다.

 

수업 중 배운 것이라고는 기본적인 진료를 하는 수준이었기에 막막했다. 그러나 침술을 배우고 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나는 치료할 수 없으니 병원으로 가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좌골신경통 치료

 

그래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四診 중에 절진을 해보니 맥을 활맥이었다. 다리를 만져보니 따뜻했다. 양허증인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않게 되니 좌골신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먼저 기본침으로 태충 합곡에 침을 놓고 맥의 안정을 취하게 한 다음 배유혈에 기본침으로 신유 고황 천종 천료 천주 풍지에 침을 놓고 좌골신경통이니 둔압에 장침을 놓았다. 그리고 폐유 고황 신유에 뜸을 뜨고 약 30분 안정을 취히게 하고 발침했다. 그리고 양릉천 중완 지창 동자료에 침을 놓고 족삼리 곡지 중완 전중에 뜸을 떴다. 약 30분 정도 뒤에 발침을 하고 일어서 보라고 하니 신통하게 일어서는 것이었다.

 

친구 왈 "역시 소문이 그냥 나는 것이 아니야. 명의야 명의."

 

올 때는 업혀 왔는데 갈 때는 혼자 걸어갔다. 환자도 신기해했지만 나도 신기했다. 그저 기본침과 뜸만 했을 뿐인데. 역시 구당 선생님의 기본침과 뜸은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류머티스 관절염

 

병명: 류머티스 관절염

성명: ㅇㅇㅇ(65세, 여) 주부

발병일자: 약 5년 됨

치료일자: 2016년 4월 26일

 

친구 아내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다음 날 전화가 왔다. 어제 그 친구였다. 치료를 잘 해줘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걷어 다닌단다. 그런데 부탁이 있는데 꼭 들어 달라고 한다. 무엇이냐고 하니 집사람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란다. 평상시 손가락 마디, 손목, 무릎이 아파서 집안일도 자기가 도와줘야 한단다. 그 병은 병원에서도 치료가 잘 안 되는 병이고 약으로 더 진행이 안 되도록만 하고 있는 병인데 하고 말문을 흐렸다.

 

병원에 다니다가 안돼서 그냥 지내는데 구당 선생님의 침뜸 책을 소개받아 손가락 마디에 뜸을 떠보니 통증이 감소하더라는 것이다. 배우지 않고 窮餘之策으로 책에서 본대로 뜸을 뜨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제 집사람 치료하는 것을 보니 확신이 선다며 너라면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 부탁을 한단다. 부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양방에서 안 되는 것을 침과 뜸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기에 조금 생각해보고 대답을 주겠다고 했다.

 

한번 해보자는 소리에 친구는 바로 달려왔다. 증상을 물어보니 병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해 왔는데, 낫기보다 오히려 다른 부분에도 좋지 않았단다. 소화도 안 되고 잠도 잘 잘 수 없고 해서 현재는 약을 중단하고 손가락 마디에 뜸만 뜨고 있는데 뜸을 뜨면 그나마 통증이 덜하다고 한다.

 

손을 보니 아시혈만 떠서 그런지 이곳저곳 뜸자국이었다. 먼저 약속하자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뜸을 매일 떠야 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침을 맞도록 하자."

 

통풍으로 고생하는 친구

 

그러면서 친구가 나도 치료를 해 줄 수 있냐고 묻는다. 왜 그러냐 하니 자기는 통풍이란다. 한 시간만 서 있으면 다리가 퉁퉁 부어서 더 서 있기 어렵다고 하기에 바지를 걷어보니 부어서 완전 통나무 같았다. 통증이 장난이 아니란다. 음식도 아무거나 먹으려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기에 외식도 못 하고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란다.

 

부부를 같이 치료하기로 하고 아시혈에 뜸을 뜨면서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치료를 받았는데 눈에 보기에도 혈색이 좋아지고 통증도 많이 완화되어 가고 있어서 치료받으러 오는 것이 또 하나의 기쁨이라고 한다. 치료 방법이 특별난 것은 없다. 오직 精誠으로 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는 기본침과 무극보양뜸에 간유 비유 곡천 양지 외관 구허 현종에 꾸준히 치료했다. 통풍 환자에게는 먼저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기본침에 무극보양뜸을 뜨고 중극 수도 수분 관원 삼음교를 더해 뜸을 뜨고, 천추 지실 용천에 침을 놓았다.

 

부부를 함께 치료하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 부종이 빠져서 회복이 시작되었다. 정성으로 1년여를 치료한 결과 이제는 나를 다시 찾지 않는다. 꿈에 그리던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일상적인 생활을 방해하던 통증이 사라져 만나기만 하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불치병이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약이 소용없던 통풍이 기본침과 무극보양뜸으로 치료되는 것을 보면서 치료했던 나도 신기하기도 하며 놀란다.

 

*LA 피트몬 대학교 한의대 임상학 교수로 청빙받다

 

병명: 불면증, 어깨 통증

성명: ㅇㅇㅇ(70세, 남) 대학 총장

발병일자: 10년 이상 됨

치료일자: 2017년 3월 16일

 

미국 대학 총장 침뜸 치료

 

세미나가 있어 참석하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하는 박사과정인데 미 ㅇㅇ대학 총장이 강사로 오셨다. 강의를 마치고 친구가 그 대학 부총장으로 있는데 저녁에 나를 불러서 가보니 총장님 침을 좀 놔 주란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시차로 인한 불면증이라고 해서 가게 되었다.

 

총장이 묵고 있는 호텔에 가니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니 시차로 인한 불면도 있었지만, 어깨도 아프고 평상시도 잠을 한 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한다며 두통까지 있다고 말했다. 당신이 미국 LA에 있는 ㅇㅇ대학 창업 총장이라는 말씀과 그곳에도 한의대가 있는데 아무도 당신한테 침을 놓을 사람이 없다며 나한테 처음 침을 맞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 진료를 받아보라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기본침을 놓고 뜸을 떴다.

 

그 다음 날 총장은 강의 시간에 난생 처음 맞은 침으로 머리가 맑아졌고, 숙면을 취했다면서 미국에 가면 피트몬대학 총장에게 자랑하겠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 주간의 강의가 끝날 때 까지 세 번의 진료를 받고 미국으로 가면서 미국에 올 기회가 있으면 들러 달라며 당신 집사람도 침을 맞게 해줘야겠다고 하였다.

 

미국에서 임상학 교수로 청빙

 

3개월 뒤 박사과정 공부가 있어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졌다. 3개월 전에 침을 맞고 가서 많이 좋아졌고 고생을 안 했다면서 강의 시작 전에 잠깐 앞으로 나오라 하여 갔더니 서류를 주었다. 피트몬대학교 총장에게 추천을 했더니 모시고 오라고 했다면서 교수 청빙 서류를 건네준 것이다. 그곳에서 임상학 교수를 찾고 있었던 중이라면서 잘 설득해서 오면 좋겠다고 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3개월 뒤 미국에 갈 일이 있어 총장을 만났다. 내가 생각한 만큼의 학교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할 일이 많으니 한 학기만이라도 생각할 기회를 갖게 해달라고 하고 나왔다. 교수 청빙이라는 것만 생각해도 인정을 받는 것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나의 임상 원칙

 

일주일에 2회 봉사를 하면 몸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환자들이 찾는다. 뜸사랑의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기본기에 충실하라

 

정회원으로 심화반까지 공부한 이유가 있었다. 전문반에서 배운 것으로는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어서 더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중급반 때부터 추진해서 심화반 제1기 강좌를 시작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선배들의 침술은 대단했다. 어디서 배웠는지 많은 선배들이 뜸사랑에서 배운 것하고는 다른 침술을 하고 있었다. 그분들을 보면서 나는 배운 것이 정통침뜸밖에 없기에 정석으로 진료를 했다. 침술은 부족했지만 3개월도 지나기 전에 나를 찾는 환자가 많아졌다. 결국 환자가 스승이고 치료 효과가 높으면 찾는 환자도 많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정성을 다하라

 

한의에서 탕약을 달일 때도 정성이 반이라 했다. 대단한 명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의술이 있어 일침으로 고쳐내는 것도 아니고 아직은 배우는 단계이다. 그러므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고 지난주에 치료한 것을 돌아 와서 복기하며 다음에는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다음 치료 계획까지 세워 환자에게 치료 계획까지 나누며 소통을 해야 한다.

 

치료자가 이러니 환자가 치료되기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같이하자고 한다. 많은 환자가 이런 선생님은 처음 본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정성을 들여야 한다.

 

계속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치료한 데이터를 치료 때마다 기록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고 증상에 대해 연구를 한다. 찾아오는 환자의 유형이 다양하다. 근골격계, 신경계 통증. 현재는 파킨슨, 교통사고 후유증, 갑상선암 등 매우 오래된 만성질환자들이 많다. 이것이 계속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로 참고하는 책이 '무극보양뜸'(김남수 저)이다. 계속 보아도 배울 것이 많고 내가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어떤 환자가 와도 구당 선생님의 기본침과 무극보양뜸으로 자신 있게 치료하고 정성을 다하다 보면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아무리 강조해도 넘침이 없는 것이 기본기라는 것이 다양한 임상에서 느낀 나의 생각이다.

 

"군자는 무슨 일에나 근본의 것에 힘을 기울인다. 근본이 확립되면 목표로 할 길이 자연히 되어간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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