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침뜸, 내인생의 새로운 시작

 

조ㅇㅇ(412차)

 

팀원들에게뜸을받다가 생긴 배움의 욕구

구당 침뜸과 因緣은 5년 전으로 올라간다. 당시에 나는 문화단체에서 인터넷신문 記者로 일하고 있었다. 우리 단체에서는 문화행사팀과 인터넷 신문팀이 있었는데, 나는 글을 쓴 경력이 있어서 인터넷 신문팀에 들어갔다.

기자는 現場을 찾아가서 기본적인 寫眞을 찍고 記事를 올리는 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나날을 살아간다. 그때 당시 우리 단체에서는 유행을 타듯이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구당 침뜸 기본교육을 받고 있었다.

가끔 교육을 받은 팀원들에게 뜸을 받아보면, 처음엔 뜨거웠지만 갈수록 몸이 시원하고 原氣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배우고 싶은 의욕이 있었다.

 

 

'구당 선생님과 이상호 기자의 강연' 취재

2011년 1월에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MBC 이상호 기자, 구당 김남수 옹과 함께하는 특별한 만남'이라는 주제로 灸堂 선생님과 이상호 기자의 강연이 있었다. 나는 '이때다!' 싶어, 데스크에 취재를 자청하였다. 당일, 조금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계단에서부터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앞자리에는 갈 수 없었고 뒷자리에서 촬영 각도를 잡고 녹음기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구당 선생님을 멀리서나마 직접 뵈었다. 물론 이상호 기자도 보았는데, 당시 인터넷 신문사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신입기자로서 이상호 기자는 그야말로 大記者였다. 이상호 기자의 자본주의 세계관에 대한 열렬한 비판에 "역시, 이상호 기자야!"라는 말이 여기저기 들여왔다.

 

 

자본주의 의료체계의 대안, 구당 침뜸

그리고 자본주의 의료체계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구당 선생님의 구당 침뜸을 역설하는 장면은 설득력이 있었고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을 일으켜주었다. 강연이 끝나고 이상호 기자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몇몇 안 되는 기자들에게 이 대열에 함께 하자는 의미의 제안을 하였다. 당시에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 제안에 선뜻 나서는 기자는 없었다. 그리고 그는 뒤편에서 취재하고 있는 나를 계속 바라다보았다.

 

물론 나도 함께 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신입기자로서 업무를 익히기에 바빴을 뿐만 아니라, 함께하자는 말에 기자로서의 고단함을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날의 강연은 사진을 찍고 기사를 올리는 일만으로 마무리지었지만, 마음속엔 이상호 기자의 눈빛이 계속 아른 거렸다.

 

침뜸 교육, 시간 문제로 중도 포기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고 우리 단체 직원들이 교육을 받았듯 나에게도 구당 침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왔다. 당시 초급 교육을 받으면서 새로운 동양의학과 우리의 신비한 鍼灸에 매료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공부에만 전념하고 싶었으나, 직장인으로서 시간을 쪼개면서 다니는 것이라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애로사항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자의 업무상, 갑작스런 取材를 하고 밤늦게까지 記事를 써야했기에 잠을 못 자서 수업시간에 조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빠지는 날도 하루 이틀 생기다보니 진도 따라가기가 어려워졌다. 그것은 수업시간에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것으로 연결되었고, 겉핥기식 공부가 되어버려 스스로도 싫증이 나는 지경까지 가게 되었다.

당시에 같이 공부하던 선생님들도 공부 시간 여건이 넉넉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중급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해서는 올라가도 큰 진전이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동료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초급시험만 통과하고는 중급과정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일상의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망막박리로 컴퓨터일 못하게 됨

몇 년 후, 회사는 재정적인 여건으로 문화행사팀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고, 나는 사진과 영상, 홈페이지 관리를 맡게 되었다. 사진과 영상, 홈페이지를 다루는 일이라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눈이 피곤하고 허리도 조금씩 휘어지게 되었다. 작년 말에는 눈에 망막박리 현상이 일어나 급 수술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어 시력은 회복되었지만 며칠만 늦었어도 시력을 상실할 뻔했다.

원래 망막박리는 눈이 많이 나쁜 고도근시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수술 후에도 시력은 원래처럼 회복되지 않고 더 나빠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력도 더욱 나빠지게 되었고 평상시처럼 모니터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시력저하와 눈의 급격한 피로증상 때문에 컴퓨터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미래의 직업을 위해 침뜸 다시 공부

현대에 필수적인 보조기계 컴퓨터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오래도록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니, 미래의 직업데 대한 과감한 변화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래의 직업군에 대한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가급적이면 컴퓨터 일을 하지 않는 업종으로, 선택한 것을 몇 가지로 좁힌 결과, 실버산업과 관련된 업종과 헬스케어에 관련된 업종이었다.

그래서 구당 침뜸을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처음 직업군을 조사할 때 업종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누어 선택하였는데 구당 침뜸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택하였다. 마흔 후반이 되어 직업을 다시 선택한다는 것은 인생의 후반을 준비한다는 것이었고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기에, 나의 적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여건, 가족에 대한 생각, 노후의 삶의 여정, 올바른 인생관과 세계관을 펼칠 수 있는 업종, 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중도에 그만 두지 않기 위한 노력

그렇게 해서 교육원의 문을 다시 두드리게 되었고, 예전과 같이 스스로 그만 두는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해서 등록하기 한 달 전부터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인체에 대한 醫術은 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오하기 그지없고, 또한 그 펼쳐짐은 신비로울 정도로 인간의 영역 너머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기에 겸손하면서도 정확하게 그리고 꾸준히 공부하려는 의도였다.

 

서양 의술, 동양 의술 상생의 길

서구 유럽과 중국, 기타 국가들은 서양의술뿐만 아니라 자연요법, 침법, 구법, 마사지, 기공 등 다양한 의료 방법들을 오픈하고 연구하여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기저기 얽히고 설킨 제약이 너무 많아, 先祖로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보물과 지혜들을 사장시켜 가고 있는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짧은 지식이지만 감히 말해본다면, 서양의 의술보다 東北亞 지역의 醫術들이 이미 앞서 존재해 있었고 게다가 서구의술의 원조가 우리 동양의술인 것이 많은데다 그 치료효과도 우리 것이 훨씬 탁월하다. 현실처럼 약화된 원인은 19세기부터 시작된 서양제국주의의 동양지배 논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금은 자본주의 시장논리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시장논리를 정치적 논리로 해결

그래서 작게 보면 한의사들의 반대의견도 그 내막엔 생존논리에 기반한 것이기에,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정치적인 논리로서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의도 살고 鍼灸도 살 수 있는 정치력, 더 크게는 서구의료와 동양의료 그리고 대체의료들이 서로서로 상생해서 국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구에서는 아니, 우리나라를 제외한 아시아의 나라들은 그렇게 가고 있는데 우리만 지체되는 까닭은 크게 볼 수 있는 정치력의 부재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이런 현상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인터넷을 통해 보는 눈들이 있고 국민들의 열망이 있다. 비단 의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깨어 있는 意識들이 많다는 것이다.

 

인술의 논리가 승리할 것

말이 길어졌다. 季節의 변화가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나는 구당 선생님의 仁術의 논리가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구당 선생님의 삶의 역정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아온 환자에게 손수 고개 숙이며 뜸을 놓아드렸다는 여담을 들으면서 가슴에서 올라오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구당 선생님의 침구를 배우는 제자들은 선생님의 큰 뜻을 새기고, 의술을 갈고 닦는데 정진하면서 의술이 오래도록 후대에 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

 

침뜸, 구급활명에 보탬

자신의 평생에 걸친 임상경험을 후대 사람들이 널리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선 침구 전문서의 효시인 '침구경험방'을 저술한 허임 선생의 서문 내용 발췌로 마무리하겠다.

 

"이제는 늙어서 그나마 올바른 법이 전해지지 못할까 근심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궁리해서 구급활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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