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지상강좌- 장상학(2)
이철형(뜸사랑 정회원 6기, 정통침뜸교육원 교수)
<지난 호에서 계속>
'陽은 氣로 변하고 陰은 形을 이룬다'
2. 변증논치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진단하는 과정을 크게 분류하면 변병과 변증이다.
변병이란 병의 종류나 성질을 구분하는 것이고, 변증이란 여러 증상 증후들을 질병의 원인, 종류, 부위, 성질 그리고 정기와 사기의 상태를 분석하여 개괄적으로 패턴화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변병은 병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므로 질병을 변별하여 치료하는데 목적이 있고, 변증은 증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므로 몸을 변별하여 자연치유력으로 몸을 낫게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변증논치란 변증한 것을 근거로 침을 쓸것인지 뜸을 뜰 것인지, 뜸을 뜬다면 몇 장을 얼마의 크기로 뜰 것인지 등의 치료방법을 확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병은 증을 총괄한 것이므로 병에는 여러 증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변증논치를 위해서는 병명을 알기 위한 증을 분별하는 변증을 하고 난 뒤에 또 다시 변증을 해야 한다. 따라서 변증을 강조하는 것은 변병을 포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증은 현재 나타나는 증상만을 말하는 것이고, 증은 증후, 증거로서 변증하여 얻은 결과인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외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콧물, 코막힘, 재채기, 오한발열, 복통, 설다 등이 있다면 이들 하나하나의 증상은 증이고, 변병은 감기, 변증은 풍한증이나 풍열증으로 표현한다. 양방같으면 감기로 보고 기침, 가래, 콧물이나 코막힘, 발열, 인후통, 근육통 등에 따른 각각의 증상에 거담제, 소염진통제, 항히스타민제나 해열제 등의 약물을 처방할 것이다. 대략 2,3일 복용한 후 약이 안 맞으면 약을 바꾸거나 가감한다. 이는 증상만을 가지고 치료하는 대증요법이다.
하지만 침뜸의학은 문진을 포함한 사진을 통해 진찰한 내용으로 변병과 변증을 하여 치료의 원칙을 세우므로 다원적으로 분석 적용한다.
따라서 풍한증으라 가정하면 병이 체표에 있는지 체내로 들어왔는지, 체내에 있다면 경락인지 장부인지를 구별하여 병증에 맞게 선혈과 배혈을 한다. 병이 발전되어가는 과정인 병기에 근거를 두어 동일한 병이라도 증은 달리 나타날 수 있고, 전혀 병명이 다른 질환이라도 증은 같게 나타날 수 았으므로 증이 같으면 치료방법이 같고 증이 다르면 치료방법 또한 다르다는 것이 변증논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동병이치의 관점에서 상기 시사한 감기의 경우에 같은 병이지만 증이 풍한이냐 풍열이냐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이병동치의 경우에 위하수 같은 위질환과 설사, 탈홍 같은 장질환은 병명은 다르나 중기하함증이 라는 동일한 증이므로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치료원칙으로 비위기인 중기를 보하는 것이다.
상기 두 질환을 침뜸으로 치료하기 위한 내용을 변증논치로서 실례를 들어 보겠다.
풍한증인 경우, 우선 풍을 제거하기 위한 거풍혈로 무극보양뜸 가운데 백회, 곡지가 이에 해당되고 구당상용혈로는 풍지 곤륜 풍문 등이 이에 해당되며 한을 제거하려면 무극보양뜸 중에 중완, 기해, 관원(여자는 중극), 구당상용혈은 지기 음릉천 장문 열결 전중 온류 등에서 취혈한다. 따라서 감기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풍한사가 침습시 기본적인 제양지회 경맥인 독맥과 족태양방광경의 경락이 교회하는 풍문혈에 다장의 뜸을 뜸으로서 일단의 바람은 잠재울 수 있다.
풍열증인 경우에, 풍습열이나 역병으로 인한 감기는 풍열사가 표피에 울체하여 풀리지 않은 사기 때문에 폐기의 선발숙강이 이루어지지 않아 기침, 가래가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폐가 있는 가슴 부위가 숨쉬기도 힘들며, 폐가 개규하고 있는 코가 막히고 콧물도 열로 인해 탁하게 되며 또한 습열이 정체되어 있으면 복통과 설사, 머리가 무겁고 아프며 고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무극보양뜸을 떠서 몸에 정기를 넣어주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고 (무극보양뜸자리 중 곡지 폐유는 혈성으로 청열혈이다) 풍한증에서 거론한 동일의 거풍혈을 취하고 표피에 울체된 사기를 풀기 위해 주리를 열어 발한을 시키는데 필요한 구당상용혈인 풍지, 대추, 합곡, 외관을 취혈하고, 폐열을 없애기 위해 척택을, 습열독이 낀 상태라면 거습해표를 위한 음릉천 족삼리를 취한다. 그리고 가래와 가슴 답답한 것을 제거하기 위해 풍륭, 태연을, 두통엔 두유와 인당, 동자료 등을 선혈하여 적용한다.
또한 중기하함증에 처진 중기를 끌어올리려면 무극보양뜸으로 비위기를 보강하여 후천지기를 양성하고(무극보양뜸 중에 특히 백회 기해 중완 관원 족삼리가 비위기를 보강한다) 구당상용혈로는 삼음교 비유에 뜸을 뜨고 위하수로 인한 오심구토 시 내관이나 거궐을 취하고 복통 설사 시에는 천추 기해를 추가하는 등 각각의 증상 질환에 따른 근린혈을 취한다.
독자들이 공부할 때는 질병에 따른 뜸자리를 기록한 구당의 임상서인 '무극보양뜸'을 통해 왜 그 혈자리가 그 질환에 좋은지를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해당 질병에 기재된 모든 혈자리에 일시에 뜸을 뜨라는 것이 아니다. 변병과 변증에 따라 해당혈 중에서 선택하여 자침을 하든지 쑥뜸을 뜨든지 하여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할 것이다.
윤길영은 '한방생리학의 방법론 연구'의 서문에서 한방생리학의 기초이론이 음양오행육기론으로 되어 있다 하여 상념적 ㅊ추론에 빠지지 말고 양방이론도 양방의 생리학적 체계에서만 연구하거나 무조건 배척하지도 말고 생체를 연구하는 데 있어 생명현상을 생명으로 연구 분석하고 전체성과 체질성을 상호 보완하여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와 같은 것을 토대로 실제 임상에서는 변증과 변병을 복합적으로 관찰한 변증을 병정의 경중완급 및 주차를 구별하여 취혈하고 배혈하여 침뜸시술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2장 陰陽論的 生理體系
1. 음양의 기본개념
음양론이란 세상 속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현상 사이의 관계를 이분법적 인식의 틀로서 파악하려는 시도에서 발전된 동양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사상이다.
음양론의 사고방식은 세상을 음과 양이라는 상대적 폐턴의 구조로 인식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인식은 동아시아에서 다양한 지식체계 속의 구조적인 동일성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침뜸의학에서 학문적 대상으로 인체를 바라보는 주된 관점을 규정하여 정리해 놓은 것을 침뜸의학적 대상관이라 하는데 의학이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 인체의 생명이 우주에 순응하고 종속되어 자율성을 갖는 침뜸의학적 생명관이 중요하다. 이는 관찰자의 입장에 따라 개별성과 공통의 인식인 일반성이 합ㅎ여 전일성이 되는 음양론적 대상관에 기초하고 있다.
음양론적 대상관은 세상을 전일성과 동태성, 그리고 음양과 오행의 패턴으로 인식되는 요소들의 조화와 평형관의 관점을 요약한다.
1) 음양의 전일성
장자가 세상의 근원을 도라 보고 자연에서 그 근원을 찾는 것과 맹자가 인간의 본성을 절대 선으로 순자가 절대 악으로만 보려는 시각은 일원론으로 볼 수 있지만 음양론은 우주의 실체를 이기와 같이 또는 고자가 주장한 인간의 본성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백지 상태에서 교육과 환경, 수행에 의해 다른 품성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성무선악설같이 이들은 상반된 원리로 세상의 이치를 규명하려는 이원론이다. 하지만 전일성 즉 전체성으로서의 우주본질은 '주역 계사전'에서 '한 번 음이 주장하고 한 번 양이 주장함을 도라고 한다'라고 일체를 통한 전일성의 우주현실을 말한다.
노자는 '도는 영원히 이름이 없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만물은 음을 등지고 양을 껴안아 기를 서로 합하여 조화를 이룬다'하였다. 본디 하나는 생할 수가 없어 음양으로 나뉘고 음양이 합하여 만물이 생겨난다고 보는 우주 본체를 논하는 과정에서 도가 본체를 표현하고 음양은 현상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우리 몸의 경락 중에서 음경과 양경은 명칭은 다르나 실제는 같은 경락계통에 속하여 상하에서 만나다'거나 '양은 기로 변하고 음은 형을 이룬다', '사람이 태어나 형체가 있게 되면 음양을 벗어나지 않는다'하여 인체의 생성과 본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관찰자적 입장에서 우주의 본질을 기하학적으로 보면 공간이 되고 물리화학적으로 보면 에너지가 되고 동양철학적으로 보면 도가 되고 음양이 되고 생물학적으로 규정하면 생명이 된다.
이에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의학은 그 대상을 생명으로 국한하고 생명의 양면에서 볼때 기능은 양이고 구조는 음이므로 그 구조에서 드러나는 육체는 음이고 정신은 양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침뜸의학은 생명현상의 육체와 정신을 음양의 양면에서 기능과 구조로 관찰하는 대상관을 갖게 된다.
2) 음양의 동태성
동아시아 고대인들은 이 세상을 변화하는 항동적 인식체로 보아 사물과 현상을 파악하는 것을 항동관이라 하였다.
인체에 대한 기본인식으로 동태성을 생명의 중요한 징후로 인식하여 인체 내에 기의 '승강출입'이 체네에서 일어나는 물질과 현상의 전화를 주도하고 생명 존속을 위한 평형을 유지하려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모두가 무ㅡ 분화ㅡ 통일 ㅡ 공, 다시 무로 가는 음양의 순환성과 상호 호근호요하여 일체를 이루는 이원론적 음양론 입장에서 보면 우주는 끊임없는 통일과 분리로 영원한 순환의 재반복의 원리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오늘이 음이라면 내일은 음이 아니고 양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리라 본다. 흔히 요즘 세상에 갑을관계가 이슈가 되고 있고 영원한 종속의 값은 없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 모습은 율려(태극의 물결치는 모습을 표현)의 상태로, 만일 지금 행복하다면 그 행복도 굴곡이 있을 수 있고 지금 불행해도 반드시 그 불행의 끝이 있으리라 본다.
현재 존재가 중요하지 않고 음양의 제약과 소장의 통일체인 동적 평형으로 인식하므로 현실세상을 생장수장의 틀 속에서 그 영원을 함께하고 있는 동태성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3) 음양의 조화와 평형관
'관자, 승마'에서 '춘하추동은 음양의 움직임이고 시간의 길고 짧음은 음양의 쓰임새이며 주야의 바뀜은 음양의 변화이다.'라고 하였다. '주역'에서 우주는 음과 양의 상반되는 두 가지의 상호작용이 존재하여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음양은 상호 의존, 대립하고 소장, 전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우주만물의 속성은 서로 대립하고 의존하지 않은 것이 없다. 구체적으로 음은 물질이요 양은 변화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소문, 음양응상대론'에서 '음양은 우주의 규율이고 만물의 강령이며, 변화의 근본이고, 생사의 근본으로서 신명이 모이는 곳이다. 따라서 병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근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자연현상과 자연법칙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우주관이요 방법론임을 설명하고 있다.
음양론에서 초기는 태양을 향하는 것을 '양'이라 하고 이를 등지는 것을 '음'이라 하는 태양에 대한 향배로 구분하였으나 이후 더욱 범위가 확대되어 천지, 일월, 주야, 한열, 수화, 자웅 등의 자연현상이나 상하, 좌우, 내외, 남북, 동정, 승강, 출입, 강유 등 방향, 운동 상태를 상대적인 사물과 현상의 음양 속성으로 확정하였다.
이렇게 음양은 전인성, 동태성을 그리고 조화와 평형을 갖는데 이를 인식하는 패턴으로 음양의 음평양비나 오행학설의 상생상극 이론이 대두하게 된다.
'소문, 생기통천론'에 나오는 음평양비, 정신내치란 음기는 내용을 채우고 양기는 치밀하게 해야 정기와 신기가 비로소 다스려짐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음은 내용을 이루는 구조적인 것이고 양은 음을 돕는 기능적인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상태이다.
음평은 음이 수렴이고 저장의 기인데 그 구조가 치우침없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야 평온하다는 의미이고, 양비는 양이 발산과 확대의 기인데 그 기능이 넘치지 않게 법도를 지녀야 한다는 뜻으로 음과 양은 넘치면 안 되고 일정한 수준 내에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행학설은 상생상극에서 오행은 음양과 더불어 우주의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가운데 목화토금수의 다섯 가지 요소로 변화를 하는 것으로 각 요소들이 서로 적절하게 상생작용을 하면서 조화하기도 하고 적저한 상극작용으로 제어하면서 더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면서 변화한다.
2. 음양의 속성 및 법칙
흔히 생명이 하나인 인체는 태극체라 표현한다. 태극이란 분화하지 않은 음양의 결합체이고 그 음양은 목화토금수 오행에 의해 합쳐진 것(태극=음+양)이라는 연역의 개념과 음과 양이 합쳐진 것이 태극이 되고 그 태극에 의해 분화된 오행이 합쳐진 것이 결국 음양이 되는 (음+양=태극) 귀납적 개념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음양오행은 바로 세상 이치를 측정하는 척도이자 세상 만물의 기본 규율이며 인체를 이해하는 기본 틀이다.
사람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인체 외부는 양이고 내부는 음이다. 등은 딱딱하므로 양이고 복부는 부드러워 음이다. 간 심 비 폐 신 심포는 음이고, 담 소 위 대 방 삼초는 양이다. 다시 연화되어 오장 중에서 오행상 목화의 장부인 간과 심은 양이고 토금수인 비폐신은 음이다. 이에 심은 양중의 양이고(태양) 폐는 양주의 음이다(소음). 신은 음중의 음이고(태음) 간은 음중의 양의 장부(소양)이다. 그리고 오장 각각은 음양을 내포하고 있어 심, 간중 하나의 장에도 심양, 심음이 있고 간양, 간음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경락 또한 팔과 다리의 외측을 순행하는 경맥은 양경맥이고 내측을 순행하는 경맥은 음경맥이다. 이와 같이 인체의 생리기능이나 변화를 음양으로 개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모두 음양, 표리로서 서로 연결되고 경락으로도 속낙관계를 거치는 등 서로 대응한다.
인체는 소우주다. '일월자는 음양지대용야'라 했다. 대우주는 천지로 음양의 체를 가지고 있고 용으로 일월이 우주의 운동을 대행한다.
최극미의 세상에서 최극대의 세상에 이르기까지 음양으로 구성되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런 음양은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1) 음양의 상호 의존, 대립
음양은 일원적 존재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상호의존과 대립의 상반되는 균형을 갖고 있다. 상하좌우, 승강출입, 한열, 수화 등의 의미는 '양근어음 하고 음근어양 하나니', 양은 음에, 음은 양에 뿌리를 내려 조화를 이루고 있어 상따로 하따로 상호 독립하여 우주가 존재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의존이란 상호 근원이 되는 호근호용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인체로 비유하자면 체내의 혈이 운행하는 것은 기가 이를 추동하기 때문이고, 기가 흩어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은 혈이 내부에서 지켜주는 상호의존관계로 인체가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기는 양이요 혈은 음이다. 음은 내부에서 양을 지키고 양은 외부에서 음을 보호함으로써 상호 의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황제내경의 '생기통천론편'을 보면 '음은 정기를 저장하여 양기가 발산되지 않게 하고 양은 체표를 호휘하여 견고하게 한다' 고 하였다.
하늘이 없다면 땅도 없고 땅이 없다면 하늘도 없는 것이다. 이성이 있으면 감성이 있고 감성이 있으면 이성이 있기 마련이다.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어 상호 의존하여 통일체인 자식을 생산하는 것이다.
대립이란 음양 사이의 상대적인 평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어떤 시점에서 양이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음이 약해지고 음이 강해지면 양이 상대적으로 쇠약해지는데, 하나의 일정한 주기로 살피면 상대적인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겨울이 되어 추위가 오면 더위는 물러가고 여름이 되어 더위가 오면 추위가 물러가기 마련이다. 하루 가운데 낮에는 양이 가장 성하고 음은 쇠해 동이 정을 누르므로 정신활동이 가장 왕성해 일을 열심히 해야 하고, 밤은 음이 가장 성하고 상대적으로 양이 편쇠해지고 정이 동을 제약하므로 정신활동 역시 쇠약해져 휴식을 취하여야 한다.
결국 '음은 내부에 있어 양의 보호를 받고 양은 외부에 있어 음의 부림을 받는다'는 음양의 호근호용은 음양의 속성으로 인체 내 상대적 평형을 가져와 건강 여부의 기준으로 삼게 만든다.
인체 내 말초신경으로 살펴보면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길항작용이 대립으로 나타난다. 이는 신체항상성으로 상대적 평형을 가져오며 불균형 시 병리적으로 항진증이나 저하증이 초래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체의 음양실조를 음양의 대립제약의 원리를 이용하여 '소문, 지진요대론'에서 '한 한자는 열하게 하고 열 한자는 한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음양의 실조된 부분을 평형케 하는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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