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년에 3~4차례의 간질 발작이 있다.
ㅇㅇㅇ(남 34)
병력
돌 전부터 감기가 있으면 간질 발작이 있었다고 하였다. 열성 경련이 간질로 전이된 듯 하며 연세대병원에서 '테그레톨'로 오랜 동안 조절해왔다고 하였다. 1년 전에 고혈압이 진단되어 혈압 약도 먹는 중이라고 하였다.
2003. 6. 26
1년에 3~4차례 대발작으로 1~2분 정도 간질 발작이 있다. 체격은 비대하고 몸에 털이 많으며 피부는 희다. 고등학교까지는 졸업을 하였으나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하였다. 육안적으로 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처방
침: 태충 양릉천 천추 합곡 동자료 곤륜 위중 천료 천종 풍지 천주
뜸: 무극보양뜸 천추 간유 신유 심유 좌측 측두부의 아시혈에 침뜸
고찰
1. 구당치료
이 환자는 돌 전부터 감기만 걸리면 경련이 있었다고 한다. 그 시기로만 보면 태간일 수 있고 그 원인으로 보면 풍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음양으로 구분하면 살이 찌고 몸이 차가왔으므로 음간에 가깝다.
현대의학에서 바라보는 간질의 원인은 뇌에 있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 뇌의 전기적인 불안정이 있어 일시적으로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상태가 발작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침뜸의학적인 견지에서 뇌의 문제는 곧 심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장상관이 신장합일에 근거하므로 뇌가 장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침뜸치료는 심신을 보하고 간비를 보해야한다. 풍이 간을 침범하여 풍간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질병으로 간신음허의 상태가 올 수 있기에 간도 치료해야 한다. 천추를 더하여 심의 기능을 도왔다. 대장의 모혈이면서 신유와 음양으로 맞서고 심의 기능을 도와 마음을 안정시키는 자리이다.
무극보양뜸으로 전신기혈의 순환을 도와 몸의 균형을 잡고 신유와 간유에 침뜸을 하여 간신음허를 치료하고 심유와 천추에 침뜸하여 신령한 신이 머무는 심을 치료하여 정신을 맑게 하였다. 두부의 '아시혈'(과거의 상처가 있는 자리)에 침뜸하여 뇌의 기혈순환에 장애를 줄 수 있는 발통점을 치료하였다.
2. 침뜸의학적 견해
침뜸의학에서 간질은 후천적, 선천적인 원인으로 오장육부 특히 심간신의 이상으로 풍담화 등이 완고하게 뭉쳐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인체내의 풍담화를 제거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침뜸치료를 꾸준히 시행하면 발작이 없어지는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간질환자는 대부분 기혈이 막혀 있는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장과 위장을 보해주면서 기혈을 돌리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간질치료는 처음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시작해야 치료율이 높으며 오래 될수록 풍담이 완고해지므로 그만큼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보통 초기 환자는 3개월, 만성환자는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고 병력이 오래된 환자는 1년 이상 치료해야 발작의 소실 등 뚜렷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침뜸의학에서는 간질을 원인에 따라 어머니 배속에서 생기는 태간, 풍사가 간에 침입하여 생기는 풍간, 놀라거나 공포에 노출되어 나타나는 경간, 담이 성해 생기는 담가, 음식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식간, 심신이 허약해 발생하는 허간, 어혈이 기혈의 흐름을 막아 생기는 허간 등으로 구분한다. 대개 여러 원인들이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간질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일반 적으로 말랐으면 열과 화가 성하고 맥이 떠있는 양간과 살이 쩠으면서 몸이 차고 담이 성하며 맥이 가라앉아 있는 음간으로 나눌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오래 동안 기혈이 정체돼 늘 피곤하고 힘이 없으며 밥맛이 안 나는 비위기허 현상을 보였다. 나아가 잘 잊어버리고, 잠을 자지 못하며, 무릎과 다리가 시리고 흔들리며 변 보기가 힘들고 혀가 붉어지는 간신음허 증상이 나타난다. 침뜸의학에서는 이 증상들을 동시에 보완하는 치료법을 쓴다.
3. 현대의학적 견해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는 100만명 당 1명꼴로 추정된다. 간질은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의 변화와 같은 특이한 증세로 인해 과거부터 일반적인 질병과는 달리 신이 깃든 심령적인 질병, 정신병으로 간주되었다.
간질은 발생기전이나 증상의 특성으로 볼 때 뇌 손상에 의한 발작성 뇌기능이상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허공을 응시한채 멍청해 지거나 몸의 일부나 전체를 뒤틀고 정신을 잃으면서 온몸을 뒤흔들어 대는 갑작스러운 행동의 변화를 경련발작이라고 한다.
이러한 발작이 뇌의 이상 즉, 신경세포들 중 일부나 전체가 짧은 시간동안 과도한 흥분상태로 돌입해 발작적으로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킴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증상을 간질발작이라고 한다.
간질발작이 하루 이상의 간격을 두고 두번 이상 나타나는 것을 간질이라고 부른다. 간질은 간질발작이 언제든지 재발할수 있는 만성적 질병상태를 말한다.
간질은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대별할수 있다.
간질 증후군은 원인을 발견할수 없는 간질 증후군과 원인이 발견되는 징후성 간질로 구분할수 있다. 소아 간질환자의 30%정도만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뇌파검사를 시행하여 간질파가 발견되면 간질이라고 진단한다. 전체 간질환자의 10~40%는 간질발작이 빈번히 반복되어도 뇌파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환자나 발작을 목격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발작 양상에 대한 묘사가 간질의 진단에 제일 중요하다.
간질은 뇌의 일시적인 과 흥분 상태로 인해 발생한다.
치료기간은 발작이 지속적으로 없는 상태가 3~5년 이상 지속될 때까지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3~5년간 간질 발작이 없는 경우를 완치라고 정의한다.
1-8. 손발이 차고 냉이 심하다.
ㅇㅇㅇ(여 29)
병력
손발이 차고 냉이 심하다. 마르고 긴 체형이며 피부는 하얀 편이고 손은 차갑고 축축하나 발은 손에 비해 차갑지는 않게 느껴졌다. 복부의 배꼽주변의 동계가 심하고 동맥내의 혈액이 굴러가는 듯 거친 느낌으로 만져진다. 생리는 규칙적이고 양은 적당하나 요즘 2~3일씩 당겨진다고 하였다.
좌측 등이 우측에 비해 약간 낮고 목소리에 비음이 있으며 요즘은 감기가 없는데도 가래가 약간 끓는다고 하고 아랫입술이 윗입술에 비해 발적되어 보였다. 볼이 약간 빨간 편이고 겨울에는 더 심하다고 하였다.
우측 대거 부위의 경결이 만져졌다. 아랫배가 비교적 꺼져 보이고 몸에 잔털이 많았다. 맥은 빠르고 거친 흐름이 느껴졌다. 삼초유에 뜸을 하고 난 후 다시 맥을 보니 거친 느낌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빨랐다.
처방
침: 태충 양릉천 천추 합곡 동자료 곤륜 위중 천료 천종 풍지 천주 삼음교 지창
뜸: 무극보양뜸 신유 요345극하 삼초유 천추 우대거 거궐
고찰: 수족냉증
1. 구당치료
이 환자는 29세의 미혼여성이다. 몸이 마르고 긴 체형이고 몸에 잔털이 많아 등이나 팔다리, 콧수염과 같은 양상의 털이 많다.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여자 환자들에서도 비슷한 체형과 몸의 잔털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몸에 나는 잔털은 침뜸의학적으로는 폐에서 주관한다.
털자체가 병적인 증상은 아니고 털은 몸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털이 많은 짐승은 대개 보온을 위해 털을 만든다. 털이 많은 여성의 경우에는 몸의 열을 많이 빼앗기는 상태에 있던지, 열을 적게 만들어 내는 상황일 것이다.
이것은 폐에서 주관한다고 하여 폐의 병리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폐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을 다른 장부에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장부가 대게는 몸의 열을 만들어내는 신양, 명문의 화를 이야기 하며 전체적인 열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인 삼초의 문제라는 것이다. 삼초 중에서도 하초의 역활이 크다.
현대의학적으로 몸의 털의 성장에 관여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의 하나인 안드로겐이다. 여성에게 잔털이 많다는 것은 여성생식기의 하나인 난소의 기능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즉 하초에 중요한 생식에 관여하는 신양의 기운이 허하다는 이야기 일 수 있다. 이로 인해 부족한 진양을 더뺏기지 않기 위해 신은 폐로 신호를 보내고 폐는 이 신호를 받아서 몸의 털을 많이 만들어내 체온을 보호하려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체온에 대한 설정은 시상하부에서 이루어진다.
'혈맥은 심이 주관한다'고 했는데 심장의 역활은 심포의 역활로 표현된다고 했다. 혈맥을 주관하는 군화의 역활 못지않게 혈맥에서 중요한 것이 혈관을 지배하는 교감신경의 역활이다. 수족냉증은 열을 생산하는 것의 문제와 열을 분배하는 문제를 다 생각해서 치료해야 한다.
동계는 환자들이 느낄때 대개 가슴 두근거림으로 느낀다. 심계항진이라고 하는 이 두근거리는 증상은 기나 혈이 허한 사람에게 자주 보인다. 살이 없어서 복벽의 지방층이 얇은 사람은 복부의 동계가 더 잘 만져진다. 정상적인 사람에서는 복부에 손을 대고 지긋이 누를 때 복부대동맥의 박동이 느껴질 듯 말듯할 정도로 약하다. 복부대동맥으로 가는 교감신경이 항진 되면서 혈관벽의 평활근이 수축하여 혈관 벽의 저항이 강해져서라고 생각된다. 실제로는 말초로 가는 혈액의 양은 오히려 줄어있는 상황인 것이다.
요골동맥에 맥을 만져보면 혈이 흐르는 느낌이 매끈하지 않고 거친 느낌이 든다. 색맥의 양상이다. 음허일때 나타나는데 음이 허하다는 것은 몸안의 물이 적다는 것이고 혈허를 나타낸다.
남녀모두 손발이 차고 많이 마르고 잘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대변이 무르고 피곤하고 힘이 없으며 두근거림이 있는 사람은 신양허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환자의 치료는 무극보양뜸으로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도와 몸의 균형을 잡고 신유, 삼초유에 침뜸하여 신과 삼초를 보하며, 난소의 경결이 만져지는 우대거에 뜸하여 난소의 문제를 치료하고, 천추에 뜸하여 반복적인 설사를 막고 신유와 음양으로 맞서 신양허를 치료하며, 거궐에 침뜸하여 위기의 역상을 막아 비위의 운화를 도우며, 삼음교에 자침하여 생식기로의 기의 흐름을 도왔다.
요345극하에 침뜸하여 하체로 가는 기혈의 순환을 도와 족부의 냉증을 다스리고 허리의 근골을 안졍시켜 허리의 통증을 치료했다. 이 환자의 경우 수승화강이 잘 되지 않아 얼굴이 붉은 편이었는데 이것은 대개 무극보양뜸으로 호전된다. 동계가 심할 때는 삼초유에 뜸이 많이 도움된다.
2. 침뜸의학적인 견해
냉증이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어혈이 생기게 되거나, 수액대사 장애로 습, 담이 생겨 말초혈관장애가 나타날수 있다. 부종이나 저혈압, 만성피로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 수족냉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손발은 침뜸의학적으로 비장과 맥이 닿는다. 비의 운화작용이 떨어지면 기초열량의 공급이 줄어 이에 적응하려는 몸은 에너지 발산을 자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래서 손발이 차게 된다. 수족냉증 환자들이 만성장염, 변비 등 소화기 장애를 함께 호소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소화기장애로 인한 냉증
급체하거나 처멀미가 일어나 토하려고 할 경우 손발이 싸늘해지는 현상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손발이 소화기계통을 주관하는 비장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사말(사지말단을 비가 주관한다)이라고 한다.
생식기장애로 인한 냉증
아랫배, 즉 생식기를 포함한 하초가 찰때에도 추위를 많이 탈수 있다.
칠정내상으로 인한 냉증
말초신경이나 혈관 자체의 질병에 의한 경우보다는 스트레스, 과로 등에 의해 자율신경계 특히 하지의 혈관을 수축시키는 역활을 하는 교감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활동하여 냉증이 발생하는 예도 많다. 편식, 영양부족, 운동부족, 신경과민, 히스테리 등으로 추위에 대한 저항력을 잃는 경우도 있다.
3. 현대의학적인 견해
냉증이 있으면 남보다 피로를 쉽게 느끼고 인체의 저항력이 약화되어 추운 날씨에도 동상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놓인다.
'침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7 '부종, 낭습증, 어지러움, 원형탈모(구당침뜸)' (0) | 2015.06.24 |
---|---|
255 '요통, 삭신이 아픔, 어깨와 요통, 두통과 어지러움 (구당침뜸)' (0) | 2015.06.23 |
253 '발뒤꿈치가 시림, 과민성 방광(구당침뜸)' (0) | 2015.06.22 |
252 '안검경련, 자궁근종(구당침뜸)' (0) | 2015.06.22 |
239 '만병통치, 무극보양뜸(계간 구당 2015년 봄호)' (0) | 201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