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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을 위한 정처사의 염불기도
서울 경동시장 부근에 이북에서 내려온 정경남 처사님이 있다.
정경남 처사는 6.25 사변의 1.4후퇴 때 20대 중반의 나이로 부모님을 북쪽 고향 땅에 남겨두고 홀로 남하하였다. 물론 그때만 하여도 휴전선이 가로막혀 오도가도 못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아버지 어머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시러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가시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이렇게 서울로 와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기다렸지만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래도 20 여년 동안은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온 지 30년이 되고 처사의 나이도 50대 중반에 이르자, 부모님이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크게 자리를 잡았다.
"지금쯤은 부모님도 세상을 떠났으리라. 하지만 임종하신 날조차 알 수가 없으니....... 그냥 9월 9일을 택하여 제사를 올려드려야지."
그해 9월 9일. 정경남 처사는 첫 제사를 지내면서 부모님의 천도薦度를 위한 기도도 함께 시작을 하였다. 새벽에 2시간 저녁에 2시간 하루 4시간씩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축원祝願하였다.
"아버님 어머님, 부디 괴로움의 나라를 벗어나 좋은 나라로 가옵소서".
정경남 처사는 참으로 부지런히 기도하였다. 아침에 기도를 하다가 밥 먹을 시간이 없으면 굶은 채 출근을 하였다. 늦게 퇴근하는 날 저녁기도를 하고 편한 잠자리에 들면 늦잠 때문에 다음날 새벽기도를 제대로 못하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옷을 입은 채 벽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쳤다가 새벽기도를 하고 출근하였다. 몹시 바쁠 때는 2시간을 1시간 30분 정도로 줄여서 한 적은 있었지만 그것도 몇 번에 불과하였다.
이렇게 정경남 처사는 10년 동안을 하루도 빠짐없이 부모님의 천도기도를 봉행하였다. 참으로 무섭도록 정성이 깊은 분이었다.
만 10년이 되던 해 초봄, 처사가 아미타불을 부르고 있을 때 눈앞에 큰 배가 나타났다.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물인지 육지인지 공중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배는 백 미터 가량 앞쪽에 있었다. 배 안에는 수갑과 족쇄를 차고 있는 이들이 수백 명이나 있는 듯하였고. 부모님의 모습도 어렴풋이 보였다.
정경남 처사는 부모님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미타불만 열심히 불렀고 약 10분가량 경과했을 때 배가 눈앞으로 다가왔으므로 배 안의 모습을 매우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부모님의 손과 발에 채워졌던 수갑과 족쇄가 풀어지면서 기쁨에 가득 찬 모습으로 두 분이 손을 잡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곧이어 배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수갑과 족쇄도 풀어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너울너울 날아가고.어떤 이는 걸어서 떠났다. 모두가 고통이 가득한 배에서 벗어나 동서남북 사방과 하늘로 흩어져 간 것이다.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준 정경남 처사는 눈물을 글썽이며 나에게 물었다.
"스님, 이제 우리 아버지 어머니께서 좋은 나라로 가셨다고 믿어도 되겠지요?"
정경남 처사의 부모님은 가장 좋은 나라인 극락세계로 가셨음이 틀림없다. 아미타불의 원력과 처사의 지극한 정성이 하나가 되었으니 어찌 천도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처사의 부모님과 함께 고통을 받던 다른 수많은 영가들까지...
< 우룡 큰스님의 영가천도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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