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훈(21기)

'침뜸으로 하나 되는 '구당 김남수 효과'

 

집에 와서 뜸을 매일 뜨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도를 드렸다. 뜸으로 내다리를 고치는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나는 앞으로 몸이 아픈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그리고 꾸준히 뜸만 떳는데도 걷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다리 상태가 호전되었다.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치료로 효과를 보다니! 당장 침뜸 교육원에 등록하기로 결심하였다. 당시에는 몇달을 기다려야 하는 등록이 가능한 시기였는데 좋게 다른 대기자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며 교육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황폐해진 심신

'마더 테레사의 효과'는 봉사를 통해 '구당 효과'를 낳았다. 2008년 초 어느날 나에게 전해진 청천벽력은 기우로 여겼던 일이 현실로 접어들었고 그 순간부터 내삶은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말로 다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만일 나에게 신앙이 없었더라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극단적인 선택이 나의 마음을 좌지우지하였다. 아마 나와 같은 입장에 단 한번이라도 서 봤던 사람이라면 동감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그 몇년간은 정말 내 인생에서 최고로 힘든 시기였다.

사업 실패로 나 분신과 같은 것을 놓쳐버린 그 순간, 어느 누구와도 마주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이미 지쳐버린 몸은 가누기 힘들었고 다리는 무릎을 다쳐 걸음걸이조차 정상이 아니었다. 도저히 견기기 어려우면 정형외과를 찾아가 깁스를 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힘든 통증이 엄습해왔다.

 

무서웠다. 이대로 주저앉으면 어떻게 될지 걱정으로 잠못드는 밤도 찾아왔다. 깁스를 1년 정도 반복하다 보니 왼쪽다리는 짧아져 길을 걷다가 넘어지는 일이 많았다. 깁스를 하고 풀기를 몇년, 정형외과를 수도 없이 다녔다. 또한 낫지 않는 무릎과 다리 통증 때문에 양 한방 병원을 모두 다녀봤지만 별 차도가 없어서 너무 괴로운 상태였다.

깁스를 푼 다리는 짧아져 있어 걷다 보면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지팡이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외출을 할 때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다녔다. 가능하면 걷지 않았다. 그럴수록 다리는 가늘어지고 힘에 부치면 남을 기피하는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만나다

어떻게 하든 건강관리를 해서 내 몸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가족들의 얘기를 듣고는 있었지만 방편이 떠오르지 않았다. 짜증은 점점 늘어 모두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데 하는 반성과 회한이 물밀듯이 몰려와도 해결할 방법을 알 수가 없어 그저 날카로운 성격이 더욱 예민해져가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해 가을 추석을 맞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kbs'생로병사 침뜸'이라는 특집 방송을 시청하면서 이 방법이 나를 일으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 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청량리 구당 침술원을 향해 달려갔다. 무조건 치료를 받아 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청량리 침술원은, 나와 같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였고 그 틈을 뚫고 치료를 받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치료를 받기 위해 온사람들, 교육을 받기위해 온사람들이 교육 등록을 하지 못해 학회 문앞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치료와 등록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쑥덕거리는 소리가 귓전으로 들려왔다.

 

치료는 커녕 구당 선생님 얼굴을 보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였다. 하지만 지체할 수 없었다. 경찰들까지 교통정리를 할 정도로 수많은 인파들이 운집한 침술원앞,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틈을 뚫고 교육원 4층에 들렀으나 침술원으로 가야한다는 얘기만 들었다.

수심에 젖어 계단을 통해 3층으로 내려오니 교술안에서 실습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가서 뜸자리를 잡아달라고 간청을 했더니 친절하게도 뜸자리를 잡아주고 침까지 놓아주었다. 그런데 너무도 신기하였다. 침상에서 내려와 걸어 나오는데 걸음걸이가 편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 번의 침뜸 치료가 가져온 기적

그날부터 집에 와서 뜸을 매일 한두 번씩 뜨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도를 드렸다. 하느님이 내 다리를 고쳐주는 소원을 들어 주신다면 저는 앞으로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봉사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그렇게 기도하면서 뜸을 떴다. 꾸준히 뜸만 떴는데도 몰라보게 다리 상태가 호전이 되었다. 아주 많이 쾌차되었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쉬운 치료방법이 내 삶을 한층 더 밝고 새롭게 만들어 주었다 생각하니 그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다. 왜 이렇게 모르고 살아왔는지 후회가 되었다. 이런 간단한 방법이 기적을 일으켜 주었으니말이다. 하여 침뜸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뜸사랑 사무처를 찾았는데 나와 같은 수강생 후보생이 너무 많아 몇 달을 기다려야 등록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나는 무작정 등록하기 위해 뜸사랑 사무처에서 기다리다가 시름에 젖어 포기를해야 되나 고민도 하면서 온종일 사무실에서 서성이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상황을 살폈다.

오늘도 등록을 못하고 이대로 집에 가야 되나 하던 차에 어느 나이 지긋한 남자분이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어 등록을 취소하겠다고 온것이 아닌가. 나에게 기회가 왔다. 직원의 배려로 취소된 자리에 내가 운 좋게 등록을 하니 순간 함께 기다리던 대기자들의 부러운 눈길이 쏟아졌다.

 

기적의 작용을 일으키는 침뜸 원리 이해

덕분에 나는 168차 오후반에 입학을 해서 영광의 침뜸 공부를하게 되었다. 침과 뜸을 배우면서 처음엔 무엇인지도 몰랐고 혈자리는 당연히 외워지지도 않았지만 사업관계로 힘들고 골치 아픈 상황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내 몸을 좋아지게 한 뜸이라는 존재가 도대체 어떤 원리로 치료하는지 알게 되면서 우리 인체 구조에 작용하는 전통의학적인 기능이 너무나도 궁금하고 배우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 168차 오후반 정회장을 비롯한 전민 총무, 현 총무, 1년 동안 한자리에서 수업을 받던 한 선생과 동기들이 있었다. 침뜸교육을 마치고 침뜸요법사 시험 준비로 부족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중 동기인 한 선생에게 장소 문제를 우연히 상의, 그 자리에서 바로 장소를 내준 그 고마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시간들이 너무도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며 시험 날 동기 선생님들이 도시락까지 준비해 가지고 기다려준 그 정, 지금까지도 식지않고 남아 있다.

 

침뜸 치료후 결심한 대인 봉사

졸업을 하고 세월이 흐른 후 우연한 기회에 ㅇㅇ봉사실에서 하늘의 소명이 찾아왔다. 내가 힘들때면 언제나 그곳에 가서 '제 무거운 짐을 거두어 주십시오.' 하고 기도 드리는 곳, 봉쇄 수녀님들이 계신 곳이었다. 그곳에 가도 기도를 신청하지 않으면 수녀님들을 따로 만날 수없는 것이기에 나에게는 더 소중한 시간이었다.

집에서 수녀원까지는 왕복 6시간으로, 들길을 지나 산길을 가다보면 아주 깊은 곳에 수녀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분들에게 침뜸봉사를 시작해 마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밤 10~11시에 가까웠다.

하지만 너무도 보람된 시간이었다. 희망적인 삶으로 신명나는 순간이 되었다. 목적지인 수녀원까지 걸어가다 보면 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짊어진 배낭 역시 땀에 젖어 있었다.

그로부터 수년째 봉사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이는 봉사하는 모습만 보아도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마더 테레사 효과'임을, 봉사를 통해 환자들을 치유하면서 오히려 내 몸과 마음이 더욱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봉사하는 모든 봉사자들이 환자 한 분 한 분을 대하면서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대하니 얼마나 순결하고 예쁜지. 그래서 병사가 들오올 틈이 없어 모두가 건강하고 밝기만 한 모습으로 보였다.

 

'테레사 효과'보다 '구당 효과'

내게는 모든 것이 봉사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침뜸으로 봉사하는 모든 봉사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니 '테레사 효과'라기 보다는 '구당효과'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그동안 봉사하면서 인상 깊었던 환자 두명을 소개하겠다.

2010년 위암 수술한 60세의 여성환자

위 환자는 2010년 위암 수술후 가슴이 답답하고 구토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정 문제로 인한 고부 갈등이 후유증을 가중시켜 위암 증상이 재발되었고, 시력은 저하, 귀는 이롱으로 잘 들리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병원이나 한의원을 통해 약물을 복용해도 소용이 없다. 침뜸치료를 받고 싶다고 해서 주저하지 않고 침뜸을 시적하였다. 무극보양뜸과 비유, 위유, 신유, 그리고 우양문, 하완, 전중, 완골에 각각 뜸을 떠주고 침으로는 구당 기본침에 동자료, 현종, 광명, 예풍, 청궁을 자침하고 경과를 지켜보는데 몸이 너무 편하고 좋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봐도 소용없이 수술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환자는 침뜸의 효과가 나타나 대부분의 후유증이 사라졌다고 웃으며 전해줘 우리는 서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업문제로 힘들어 할 때마다, 자아를 잃어버리고 지냈던 나를 위로해 주고, 쉼없이 격려를 해주며 용기를 갖게 해준 사람을 내가 도울 수 있게 되니 이 또한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지난날 나의 고통을 함께 아파했던 그 환자를 보면서 나는 죽을 때까지 봉사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축복 받은 인생이라고 여겨졌다.

올해 101세의 노구에도 여유롭게 전 세계를 안방처럼 누비는 구당 선생님을 뵐 때면 청년과 같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구당 선생님의 안위를 걱정하며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올린다.

 

침뜸은 미병치료에 가장 효과적

침뜸이란 무엇일까. 항상 결과보다 원인을 중요시하므로 환자와 일체감을 느끼려 노력했다. 의자라기보다 환자의 입장에서 고통을 이해하고 감정이입을 하려고 노력했다. 의자에게는 상공이 있고 그다음 중공이 있다고한다. 명의로서 상공은 병이 생기기전에 치료하는데 이를 치이병이라고 한다. 그리고 치미병이라 함은 병이 오기 전에 치료하는 것으로 요즘 양방에서 말하는 예방의학에 해당한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침뜸으로 관리를 받으니 치미병의 요령을 터득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봉사하고 있는 곳은 개인 사업에 종사하는 직장인이 대부분이고 업무에 따른 과로와 스트레스가 많아 간병으로 인한 병변이 여타 장부질환보다 많은 편이었다.

 

늘 두통과 현기증에 시달리는 45세의 남자 환자

처음 봉사실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해 보니 아랫배가 늘 아프고 고환에 당심 증상이 있으며 소화도 잘 안 된다고 하였다. 화를 잘 내고 약간의 이명과 가끔씩 코피를 흘린적도 있었다고 한다. 중풍이나 과로사가 되지 않을까 무척 겁을 내면서 봉사실을 방문하였다.

간은 풍목의 장부로 승발을 주관한다. 간양편향, 간양화풍으로 인한 내동간양상항은 모두 두통, 현훈을 발생시킬수 있다. 간신이 화초에서 음허하고, 간양이 상초에서 항성하며 혈은 기역을 따르고 담화를 협하고 경맥을 막아 중풍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사가 간맥을 침습, 한체간맥이 되어 경맥을 소통시키지 못하면 소복창통 고환견인하게 되어 산기가 형성된다.

간이 장혈을 못하면 각종 혈증이 발생한다. 간혈이 부족하여 근맥을 영양하지 못하면 근육이 뻣뻣하고 쥐가 나는 등 마목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기가 울결되면 간목모토하므로 간위불화가 되어 간비부조하게 된다. 신은 정을 장하고, 간은 혈을 장하며 정혈을 화생한다.

 

봉사를 통해 더욱 건강해지는 나를 발견

만약 신정이 부족하고 간이 유양을 충분히 못하면 간양상항하게 된다. 그러므로 간의 피로로 심장에 영향을 주어 과로사가 걱정이 되고 중풍을 맞을까 걱정하는 것인데 한사가 왕성한 계절에 간 기운이 약한 사람은 간 경략에 한사가 든다.

간 경략에서 병사가 들면 주로 다리의 경골을 따라 통증이 오고 모유혈인 간유와 기문 이하로 늑골을 따라서 통증이 나타난다. 복진할때 늑골을 따라 복부의 경계선에 압통이 나타나면 간병으로 진단된다고 배웠다.

먼저 신체의 근본을 바로잡는 무극보양뜸과 간장혈로 해독을 위한 간유, 신유, 기문 그리고 간의 낙혈인 여구, 두훈으로 위경의 두유, 간 비 신의 삼음교를, 이명으로는 완골에 뜸자리를 잡고 침으로는 구당 기본침의 배혈을 하고 공손, 내관, 행간, 곡골, 곡천을 취하였다.

가끔 교차 취혈도 해주었다. 한 번 치료를 했는데도 효과가 나타났다. 치료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서 기쁘기도 했지만 침뜸에 집중해 치료받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내게 몸을 맡겨준 그분들이 더욱 고마워 기쁨이 솟아올랐다. 봉사를 통해 나의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진 것이 무엇보다 고마울 따름이다.

 

당나라 때 의가 손사막 선생은 그의 저서 '천금요방'에서 인명지중, 유귀천금, 일방제지, 덕유어차'라고 하였다. 인간의 생명은 황금 천냥 보다 귀중하다. 하나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공덕임을 뜻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메모해 항상 곁에 두었는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뜸사랑 봉사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인용해 본다.

 

손사막의 의자 육금구

1. 다변금: 말을 많이 하지마라

2. 조소금: 조롱하며 비웃지 마라

3. 해학금: 우스개 소리를 하지 마라

4. 시비논금: 옳고 그름을 논하지 마라

5. 인물비판금: 사람을 비판하지 마라

6. 재능자만금: 자기 재능에 자만하지 마라

 

지금의 나는 건강한 다리로 용문산, 태백산, 축령산 그리고 설악산 정상 대청봉까지 오른다. 매일 정성껏 뜨는 침뜸의 효력으로 무난히 다닐수 있어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침뜸은 우리에게 최고로 필요한 의술이다.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찾을 수 있게 해주신 구당 선생님께 진심을 다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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