灸堂, 홍성을 가다(계간구당 2017 겨울)

 

- 10년 역사의 <홍동 뜸방>은 절대로 문을닫지 않을 불사조

- "뜸은 죽이려 해도 죽지 않는다"

- 대한한의사협회 직원이 환자로 가장해 고발한 곳, 홍성 밝맑도서관에서 특강

 

[지난 6월, 충남 홍성군 작은 시골 마을의 <홍동 뜸방>에 '무릎이 너무 아파서 그러니 뜸 한 번만 떠 달라'는 남자가 찾아왔다.

처음엔 '뜸을 뜰 수 없다'고 거절했으나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순박한 시골인심은 그 남자가 손가락으로 짚은 곳에 뜸을 떠 주었다.

머리를 숙이고 뜸을 떠 주는 사이에 몰래 촬영해 그 남자가 고발하자 검찰은 250만원이라는 벌금을 부과했다. 신분을 감춘 자는 다름 아닌 대한한의사협회 직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구당 선생은 현지로 거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힘을 내자'며 특강을 했다. 지난 12월 2일 홍성군 홍동면 밝맑도서관에서 있었던 특강 내용을 들어보자.]

 

 

뜸의 효능은 내 몸이 증명

 

제가 이 자리에선 제일 밥 그릇이 많을 거예요. 이 늙은 몸으로 여러분을 만나러 온 것은 여러분께서 맘 고생을 많이 해서 나도 화가 나서 온 것이지요. 이렇게 뜻이 깊으면서도 맘이 아픈 자리는 평생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전 세계 안 간 곳이 없고, 안 만난 사람도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제 다른 건 다 괜찮아요. 아무것도 이상이 없는데 그게 자연인 것 같은 것이 움직일 때 조금 힘이 없어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어른들이 얘기하기를 사람이 태어나서 네 발로 다니다가 두 발로 다니고, 세 발로 다니다가 다시

네 발로 다닌다 했습니다.

 

그래서 다리에 힘이 없어졌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세 발은 건너뛰고 네 발이 되려나 보다 생각을 했는데 아직 아무 일 없는 것 보니 아직도 제가 할 일이 남은 것 같습니다.

제가 암만 늙었어도 이렇게 서서 얘기하는 것이 세 시간입니다. 서서 세 시간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은 평생 뜸을 잊지 않고 한 덕분입니다. 그래서 뜸이 그렇게 좋다는 것 나 자신도 느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치료해 왔습니다.

 

치료하는 의학과 돈 벌기 위한 의학

 

서양의학은 우리 것과 전연 달라요. 우리는 털 하나 손상 안 시키고 머리에 뜸을 뜬 자리에는 털이 다 나오고 있습니다. 근데 서양의학은 균 찾아서 죽여 버리고 또 하나는 사진 찍어서 뭐 있으면 잘라버리고... 그러면 그 사람을 위해서 하는 거냐? 그런 쪽이 아니고 돈을 위해서 하는 거가 돼서 전연 다르죠. 우리는 돈을 위해서 하는 게 하니라 사람을 위해서 합니다.

 

병을 없애는 것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보물입니다. 그래서 내가 나 자신을 봐도 그렇고 내 평생 동안 내 상대가 다 그런 분들인데 아직까지 그런 분들 중에서 한 사람도 손가락 하나 구부려 놓은 거 없습니다.

옛날에는 늙으면 노망이 났다고 했어요. 자기 영감보고 당신은 어디서 왔소? 참 많이 보았던 거 같은데. 뭐 아들딸 보고도 그러고. 그런데 머리에다 뜸하면 그런게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든 다 그걸 가르쳐드리면서 그렇게 뜨라고 해왔습니다.

 

안 오게 만드는 의학과 아프지 않아도 다녀야 하는 의학

 

과거 우리 조상들의 의학은 환자를 항상 정상이 되도록 하고, 건강하게 살도록 해주면서 아디 아파서 왔을 때는 빨리 나아서 안 오게 만들고 있습니다. 약을 지어울 때도 하루 분만 드립니다. 적다 싶으면 두 貼(첩)만 지어드리지요. 그런데 사정사정 하면서 더 달라고 그러면 한 첩 더해서 세 첩을 드리죠.

그래서 또 안 좋으면 그때 가서 다시 지어드려도 절대 많이 지어 주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못 오게 하고 빨리 안 오게 만들었던 것이 우리 조상들이 하던 의학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의사라는 자들 하는 짓을 보세요. 韓藥 지으면서 무조건 한 劑(제, 20첩), 두 제 이러지요. 이래서는 안 되지요. 환자가 우선이 아니고 돈이 목적이기 때문에 조상들과는 전혀 다른 환자 진료법을 이용하는 거 아닙니까.

또 서양의학은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다녀야 합니다. 미리 앓아서 안 않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계속 다니라 그러죠. 안 오면 수술 흠집 내서 흠집이 나을 동안 다니라고 합니다. 수술해서 흠집 내 가지고 어쩔 수 없이 다니게 만드는 거죠. 또 서양의학은 약이 없으면 안 되고, 시설이 없으면 안 됩니다.

 

모든게 갖춰져야 할 수 있지요. 그것도 죽이고, 없애는 의학을 말이죠. 다시 말해 우리 침뜸과는 정 반대인 셈입니다. 우리는 쑥만 있으면 됩니다. 하다 말다 해도 효과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뜸 한 번 떠 놓은 자리가 평생 효과가 있습니다. 길 가다가 쓰러진 사람 있으면 길에서도 해 줄 수가 있죠.

 

우리는 털 하나도 손상 안 시키고, 그대로 놔두고 더 안 오도록 만들기 위해 있는 겁니다. 병원이라 하는 곳은 돈 없으면 못 가잖아요. 우리는 아니었잖아요. 돈 있어도 돈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 우리의 침뜸 의학이었습니다.

 

뜸은 피를 만드는 것

 

뜸은 걸림이 없습니다. 장소도, 시설도, 남녀도, 인종도, 부자도, 가난해도 누구나 침뜸을 해서 치료해 줄 수 있습니다. 뜸은 피 만드는 것입니다. 서양의학은 피를 못 만들기 때문에 헌혈로 보충합니다.

몸 속 전기줄인 혈관 길이는 12만여 킬로입니다. 불로 상처 내 피를 만들도록 합니다. 잘못됐으면 잘못된 것 분명히 나났고,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벌써 사라졌을 것입니다. 매번 새로운 것이 나오면 많은 돈을 들여 설비를 해야 합니다.

 

이 공학자들이 만든 기계값을 내기 위해 진료비가 엄청 비쌉니다. 진료비가 없어서 병원에 못가던 사람이 엄청 많은 것이

서양의학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서양의학은 진통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통제 없으면 수술은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침뜸은 여러분들이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걸림이 없고 좋다는 것이지요. 뜨거움을 알았다해서 해가 되거나, 병이 나았다 해서 다른 의료인들 한테 피해를 주거나 하는 것 없이 전혀 남한테 피해주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 침뜸은 근본적으로 낫하게 하는 것입니다. 부득이 하게 뜸을 안 떠도 효과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번 뜨면 죽을 때까지 효과가 있습니다. 뜬 자리에서 반응이 오면 아주 편안해집니다.

 

여러분이 세계 사람들에게 선물 한 번 해보세요. 뜸은 헌 번 떠 놓으면 평생 영향이 있습니다. 뜸의 성분이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뜸을 떠 제약공장인 몸의 기능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뜸 하면 모든 것이 건강해집니다. 뜸쑥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있는데 암모니아가 가장 많은 성분입니다. 동물도 곤충도 먹지 않는데 사람과 토끼만 먹습니다. 섬유질만 뽑는 과정에서 모든 성분은 다 없어집니다.

모든 타는 물질 중 열도가 가장 낮은 것이 쑥의 섬유질이어서 불에 탈 때의 온도가 60도씨 정도입니다. 체온을 포함하여도 100도씨 이하의 열도로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이지 쑥에 약 성분은 전혀 남아있질 않습니다.

 

무극보양뜸 세계 전파

 

어쨌든 저도 평생을 뜨고 있습니다. 제가 평생 뜸을 뜨면서 창안한 것이 무극보양뜸입니다. 무극보양뜸은 8개 경혈로 남자12곳, 여자13곳에 뜸을 뜬 방법입니다. 중국에서는 60여개국에 형성된 무극보양뜸 연맹을 만들었습니다. 미국 사우스베일로대학교에서는 구당침뜸, 무극보양뜸을 박사 과정에

신설하여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그 출신들이 전 세계 교육자로 나갈 것이고, 우리나라에도 오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못하게 해 놨으니 거꾸로 외국에서 한국으로 역수출하게 되는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습니까?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우리 국민 누구나 뜸을 할 수 있게 하면 의료비 줄어서 건강보험재정도 여유로워지고, 노인들을 비롯한 국민들 건강 좋아지는데 한의사들 반발한다고 묶어두고 있는 우리나라가 한심합니다. 그러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뜸을 하지 않느냐? 천만에 제가 치료한 사람만 해도 不知其數입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제 새 정부에 기대 한 번 해봐야 되겠는데 제가 나이가 제법 많아서(?) 좀 걱정이 되긴 됩니다.

 

홍성 뜸방 고발 사건 재판

 

동네 사람들만 하는 곳이라고 하니까 사정사정해서 뜸 자리만 잡아주니까 뜸뜨는 걸 사진 찍어가서 고발을 했습니다. 그것도 한의사협회 사람이라고 하지요. 이게 뭡니까? 원래 침뜸은 국민 누구나 하던 겁니다. 다만 열심히 공부해서 다른 사람 치료하던 의원들은 침 한통, 뜸 한 줌으로 밥벌이를 했지만 누구나 집에서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침사, 뜸사가 한의사 있기도 전에 존재해 있었습니다. 그걸 뭣도 모르는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제 원래대로 돌려 놓아야 합니다.

 

내년은 결정이 나겠지만 판사들도 침뜸의학을 알고 판결했으면 합니다. 한의사협회에서 보낸 사람들이 와서 강제로 해달라고 해서 해주니까 사진 찍어 가지고 고발해 재판까지 가게 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 아닙니까?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동네에서 사이 좋게 뜸 품앗이로 건강 유지하고, 한의원, 병원에 안 가니 밥 굶게 생겼나 봅니다.

 

병원은 환자 잘 낫게 하면 오지 말라고 해도 환자들로 난리가 아닙니다. 날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이 늙은 내가 하는 장성의 침술원에는 환자들이 와서 줄을 서는 것이 안타까워서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금방 예약 인원이 다 찹니다. 동네 품앗이 뜸방 찾아 고발할 시간에 공부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서 환자진료에 힘을 써야지요.

 

사실 우리 뜸사랑에서 공부한 한의사, 양의사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배워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현명한 일이지요. 여기 와서 보니 동네 분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오신 모양인데 걱정말고 뜸 뜨세요. 못된 짓하는 한의사들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여기와 같이 동네에서 우리끼리 품앗이로 뜸하는 곳'동네 마다 뜸방'은 전국에 걸쳐 있는데 앞으로 다시 할 작정입니다. 이곳처럼 '뜸방 10년'이 이어지도록 말입니다. 다시 한 번 오랜 시간 동안 뜸 품앗이 한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침뜸은 말 자체도 '주자 받자'입니다. "침 놓아 준다, 뜸 떠준다. 뜸 뜨러간다, 침 맞으러 간다." 즉 주고받고 하는 우리 문화 그 자체입니다.

 

저 세상에 가서도 뜸떠줄 것

 

나는 평생 건강을 위해 뜸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일부 한의사들이 하는 뜸인 간접구는 그냥 온열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하는 直接灸(직접구)와는 전혀 다르지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하는 뜸은 피를 만드는 겁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뜸을 지속적으로 떠서 병원, 한의원가지 말고 건강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저 세상에 가서도 뜸을 떠줄 겁니다. 저승사자들이 인간이 저 세상으로 오는 것을 방해한다고 날 야단쳐도 난 뜸을 떠줄 겁니다. 건강하게 살도록 천년만년 배워줄 만한 것이 뜸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뜸 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효과가 있으면 온 세상 사람에게 알리고, 선물하시길 바랍니다. 긴 시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홍동마을은? 농사대안학교인 풀무학교가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기농 특구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이곳에서는 필요한 것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해결한다. 가구가 필요하면 마을의 목수가 직접 가구를 만들어 주는 '갓골 목공소'를 이용하고, 몸이 아플 때는 주민들의 제안으로 생긴 마을 품앗이 '뜸방'에서 뜸을 뜬다. 마을 이야기를 주제로 한 <마을 공화국의 꿈, 홍동마을 이야기>가 출간되어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한 실험정신이 강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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