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첫 임상보고서 나왔다.."빠르고 치명적" 이유는?

 

KBS 박광식

입력 2020.01.25

 

[앵커]

 

이렇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질병 정보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아 각국 보건 당국이 애를 태웠는데요.

 

이번에 중국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세계 학계에 처음 보고했습니다.

 

잠정적인 보고지만, 병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질병 정보를 속 시원히 전파하지 않는 중국 때문에 각국 보건당국은 애를 태웠습니다.

 

전파 속도나 발병 과정, 중증의 원인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의학 저널에 감염 환자의 임상적 특징이 처음 보고됐습니다.

 

중국 의료진이 유행 초기 환자 41명의 진료 내용을 공개한 겁니다.

 

주목할 만한 건 일부 환자의 감염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증상이 심해져 일주일 만에 입원했고 절반가량은 입원 하루 만에 호흡곤란이 생겨 2~3일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환자 중 10%는 인공호흡기를, 5% 에크모, 즉 인공심폐기를 달았고 15%가 사망했습니다.

 

중국 의료진은 스테로이드나 抗바이러스제로 치료를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진행 속도가 이렇게 빠르고 치료가 힘든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른바 '사이토카인 폭풍'을 한 원인으로 꼽습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외부에서 침투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인체에서 면역물질, 즉 사이토카인을 과도하게 쏟아내면서 오히려 환자 자신이 공격받는 겁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는 바이러스다 보니까 오히려 극심한 면역반응이 역효과로 나타나, 기존의 폐 손상을 악화시키거나 심장 기능을 떨어뜨린다거나 전신의 여러 장기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주로 면역이 항진(활성)돼있는 젊은 사람이라든지 건강한 사람에서도 중증 폐렴을 야기하는..."]

 

조사 대상 환자 대부분은 발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고, 무력감, 근육통을 호소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환자의 3분의 1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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