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설도간경(佛說稻竿經) >
*稻竿 : 볏짚

실역인명(失譯人名)동진록(東晋錄)에 붙어 있음
闕譯附東晉錄
김성구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면서 대 비구(大比丘) 무리 1,250인과 대보살마하살((大菩薩摩訶薩) 무리와 함께 하셨다.
如是我聞。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及大菩薩摩訶薩衆。

그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미륵(彌勒)이 경행(經行)하는 곳에 이르렀다. 미륵과 사리불은 함께 돌 위에 앉았다.
爾時,尊者舍利弗,往至彌勒經行處,彌勒、舍利弗俱坐石上。

그때 존자 사리불이 미륵에게 물었다.
“오늘 세존께서 볏짚을 보시고 말씀하시되, ‘너희들 비구여, 12인연(因緣)을 보면 곧 법을 보는 것이며, 곧 부처를 보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爾時,尊者舍利弗問彌勒言:‘今日世尊,睹見稻芉而作是說:汝等比丘,見十二因緣,卽是見法,卽是見佛。

그때 세존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는 잠자코 계셨습니다.
爾時,世尊作是說已,默然而住。

미륵이여,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 수다라(修多羅)를 말씀하셨습니까? 모두 어떠한 뜻으로 ‘이 12인연을 보면 곧 이것은 법을 보는 것이며, 법을 보면 곧 이것은 부처를 보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까?”
彌勒,世尊何故,說是修多羅,復以何義,說見十二因緣,卽是見法,見法卽是見佛,皆以何義,作如是說,云何是十二因緣,云何見因緣,卽是見法,云何見法卽是見佛?’

그때 미륵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부처님 세존께서는 항상 말씀하시기를, ‘12인연을 보면 곧 법을 보고, 법을 보면 곧 부처를 본다’고 하셨습니다.
爾時,彌勒語舍利弗言:‘佛世尊常說見十二因緣,卽是見法,見法,卽是見佛。

12인연이란,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고,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을 연하여 6입(入)이 있고, 6입을 연하여 촉(觸)이 있고, 촉을 연하여 수(受)가 있고, 수를 연하여 애(愛)가 있고, 애를 연하여 취(取)가 있고, 취를 연하여 유(有)가 있고,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고, 생을 연하여 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가 있습니다. 뭇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여 큰 괴로움의 음[苦陰:苦蘊]의 작인(作因)1)이 됩니다.
十二因緣者,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名色緣六入,六入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衆苦聚集,爲大苦陰作因,是故佛說十二因緣。

어떤 것이 법인가? 8정도분(正道分)과 열반과(涅槃果)입니다. 여래께서는 간략히 이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云何是法,入正道分及涅槃果,如來略說是法,

어떤 것이 부처인가? 능히 일체 법을 깨달은 까닭에 부처라 합니다.
云何是佛,能覺一切法故,名爲佛。

만일 지혜의 눈[慧眼]으로써 참된 법신(法身)을 보면 능히 보리의 배울 법2)을 성취합니다.
若以慧眼,見眞法身,能成菩提所學之法。

어떤 것이 12인연을 보면 곧 법을 보며, 곧 부처님을 보는 것인가?
云何見十二因緣,卽是見法,見法卽是見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12인연은 항상 상속하여 일어나되 남이 없고[無生], 여실하여 소견이 뒤바뀜이 없고, 남도 없고[無生], 지음도 없으며[無作], 유위(有爲)가 아니고 무위(無爲)여서 마음의 경계가 아니며, 고요[寂滅]하여 모습이 없다.
佛作是說,十二因緣常相續起無生,如實見不顚倒,無生無作,非有爲,無住無爲,非心境界,寂滅無相,

그러므로 12인연을 보면 곧 법을 본다.
以是故見十二因緣,卽是見法。

항상 상속하여 일어나되 남이 없고, 여실하여 소견이 뒤바뀜이 없고, 남이 없고, 지음도 없으며, 유위가 아니고, 머무름이 없으며, 무위여서 마음의 경계가 아니며, 고요한 모습이다.
常相續起無生,如實見不顚倒,無生無作,非有爲,無住無爲,非心境界,寂滅無相,

그러므로 12인연을 보면 곧 위없는 도가 구족한 법신을 본다’라고 하였습니다.
以是故見十二因緣,卽是見無上道,具足法身。’

존자 사리불이 물었다.
“어찌하여 12인연이라 부릅니까?”
尊者舍利弗問彌勒言:‘云何名十二因緣?’

미륵이 대답하였다.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으면 이를 인연법(因緣法)이라 합니다.
彌勒答言:‘有因有緣,是名因緣法。

이는 부처님께서 간략하게 인연의 모습을 말씀하신 것이니, 이 인으로써 이 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此是佛略說因緣相,以此因,能生是果。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 있습니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시지 않아도 또한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 있습니다.
如來出世,因緣生法,如來不出世,亦因緣生法,

성품과 모습은 항상 머물러서 모든 번뇌가 없고 궁극적으로[究竟] 여실(如實)하여, 여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니, 이는 진실한 법으로서 뒤바뀜[顚倒]을 여읜 것입니다.
性相常住,無諸煩惱,究竟如實,非不如實,是眞實法,離顚倒法。

또 12인연의 법은 두 가지에서 생기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復次,十二因緣法,從二種生,云何爲二?

첫째는 인(因)이며, 둘째는 과(果)입니다.
一者因,二者果。

인연으로 생기는 법에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안의 인연[內因緣]이 있고, 밖의 인연[外因緣]이 있습니다.
因緣生法,復有二種,有內因緣,有外因緣。

밖의 인연법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外因緣法,從何而生?

종자는 능히 싹을 내고, 싹에서 잎이 나고, 잎에서 마디가 나고, 마디에서 줄기가 나고, 줄기에서 이삭이 나고, 이삭에서 꽃이 나고, 꽃에서 열매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如似種能生牙,從牙生葉,從葉生節,從節生莖,從莖生穗,從穗生華,從華生實,

종자가 없는 까닭에 싹이 없고, 내지 꽃과 열매에 이르기까지 있지 않거니와, 종자가 있는 까닭에 싹이 나고, 내지 꽃이 있는 까닭에 열매를 냅니다.
無種故無牙,乃至無有華實;有種故牙生,乃至有華故果生,

그러나 종자는 자기가 능히 싹을 낸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싹도 또한 자기가 종자에서 나왔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내지 꽃도 또한 내가 능히 열매를 낸다는 생각을 짓지 않고, 열매도 또한 내가 꽃에서 나왔다는 생각을 짓지 않습니다.
而種不作念:我能生牙,牙亦不作念:我從種生,乃至華亦不作念:我能生實,實亦不作念:我從華生,

그러나 실제로 종자는 능히 싹을 냅니다. 이와 같은 것을 밖의 인으로 나는 법[外因生法]이라 합니다.
而實種能生牙,如是名爲外因生法。

어떤 것이 밖의 연으로 생기는 법[外緣生法]인가? 云何名外緣生法?

이른바 땅[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ㆍ허공[空]ㆍ때[時]입니다.
所謂地、水、火、風、空、時,

땅의 종[地種]은 굳게 지니며, 물의 종[水種]은 적시고 윤택하며, 불의 종[火種]은 성숙하게 하며, 바람의 종[風種]은 일어나게 하며, 허공의 종[空種]은 장애를 짓지 않으며, 또 시절(時節)을 빌려서 기운이 화합하고 변하니, 이와 같은 여섯 연이 구족하면 곧 생기는 것입니다.
地種堅持,水種濕潤,火種成熟,風種發起,空種不作障㝵,又假於時節氣和變,如是六緣具足便生,

만일 여섯 연을 갖추지 못하면 물건은 곧 나지 못하거니와, 땅과 물과 불과 바람과 허공과 때와 이 여섯 연이 고루 화합하여 더하거나 덜하지 않은 까닭에 물건은 곧 생길 수 있습니다.
若六緣不具物則不生。地、水、火、風、空、時六緣調和,不增減故,物則得生。

땅도 또한 자기가 능히 지닌다고 말하지 않고, 물도 또한 자기가 능히 윤택하게 한다고 말하지 않으며, 불도 또한 자기가 능히 성숙하게 한다고 말하지 않으며, 바람도 또한 자가기 능히 일어나게 한다고 말하지 않으며, 허공도 또한 자기가 능히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으며, 때도 또한 자기가 능히 종자를 나게 한다고 말하지 않으며, 종자도 또한 자기가 여섯 연에서 싹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으며, 싹도 또한 자기가 몇 가지 연에서 나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地亦不言我能持,水亦不言我能潤,火亦不言我能成熟,風亦不言我能發起,空亦不言我能不作障㝵,時亦不言我能令生,種亦不言我從六緣而得牙,牙亦不言我從數緣生,

비록 생각을 짓지 않으나 이러한 몇 가지 연에서 납니다. 그리하여 실제에는 연의 화합에서 싹이 나옵니다.
雖不作念從爾數緣生,而實從衆緣和合得生,

또한 스스로에서 나지 않으며, 또한 남에게서 나지 않으며, 또한 스스로와 남이 합하여서 나지 않으며, 또한 자재천(自在天)에서 나지 않으며, 또한 때와 방위에서 나지 않으며, 또한 본성(本性)에서 나지 않으며, 또한 원인 없음에서 나지 않으니, 이를 생기는 법의 차례라고 합니다.
牙亦不從自生,亦不從他生,亦不從自他合生,亦不從自在天生,亦不從時方生,亦不從本性生,亦不從無因生,是名生法次第,

이와 같아서 밖의 연으로 생기는 법은 다섯 가지 일을 말미암으니, 마땅히 아십시오. 단절되지 않는 것, 또한 항상하지 않는 것, 또한 이에서 저에 이르지 않는 것, 싹과 종자는 적으나 열매는 많음과 같은 것, 비슷한 것이 상속하여 다른 물건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如是外緣生法,以五事故,當知不斷,亦非常,亦不從此至彼,如牙種少果則衆多,相似相續,不生異物。

어떤 것이 단절되지 않는 것인가? 종자와 싹에서 뿌리와 줄기가 순서대로 상속하는 까닭에 단절되지 않습니다.
云何不斷?從種牙、根、莖次第相續故,不斷。

어떤 것이 항상하지 않는 것인가? 싹과 줄기와 꽃과 열매가 각각 스스로가 다른 까닭에 항상하지 않습니다.
云何非常?牙、莖、華、果,各自別故,非常。

또 종자가 멸한 뒤에 싹이 나는 것이 아니며, 또 멸하지 않고 싹이 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인연법은 싹이 일어나면 종자는 물러납니다. 순서대로 나는 까닭에 항상하지 않습니다.
亦不種滅,而後牙生,亦非不滅,而牙便生,而因緣法牙起種謝,次第生故,非常。

종자와 싹의 이름과 모습이 각각 다른 까닭에 이에서 저에 이르지 않습니다. 종자는 적으나 열매는 많은 까닭이니, 마땅히 같지 않음을 아십시오.
種、牙名相各異故,不從此至彼,種少果多故,當知不一,

이를 종자는 적고 열매는 많다 합니다. 종자와 다른 열매를 내지 않는 까닭에 같은 것이 상속한다 합니다.
是名種少果多,如種子不生異果故,名相似相續。

이 다섯 가지 바깥 연으로써 모든 법은 생길 수 있습니다.
以此五種外緣,諸法得生。

안의 인연법이란 두 가지에서 생깁니다.
內因緣法從二種生,

어떤 것을 인(因)이라 하는가?
云何爲因,從無明乃至老死?

무명에서 내지 노사(老死)에 이르고, 무명이 멸하면 곧 행(行)이 멸하고, 내지 생(生)이 멸하는 까닭에 노사가 멸합니다. 무명을 인(因)하는 까닭에 행이 있고, 내지 생이 있음을 인(因)하는 까닭에 노사가 있습니다.
無明滅卽行滅,乃至生滅故則老死滅,因無明故有行,乃至因有生故則有老死,

무명은 자기가 능히 행을 낸다고 말하지 않으며, 행은 또한 내가 무명에서 나왔다고 말하지 않으며, 내지 노ㆍ병ㆍ사는 또한 자기가 생에서 나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無明不言我能生行,行亦不言我從無明生,乃至老病死亦不言我從生生,

그러나 실제에는 무명이 있으면 행이 있고, 생이 있으면 노사가 있습니다.
而實有無明則有行,有生則有老死。

이것이 안의 인이 순서대로 생기는 법[內因次第生法]이라 합니다.
是名內因次第生法。


어떤 것이 안의 연이 생기는 법이라 하는가?
云何名內緣生法?

이른바 6계이니, 땅의 계[地界]와 물의 계[水界]와 불의 계[火界]와 바람의 계[風界]와 허공의 계[空界]와 식의 계[識界]3)입니다.
所謂六界:地界、水界、火界、風界、空界、識界,

어떤 것을 땅이라 하는가? 능히 굳게 지니는 것은 땅의 계라 합니다.
何謂爲地?能堅持者,名爲地界:

어떤 것을 물이라 하는가? 능히 윤택하게 잠기는 것을 물의 계라 합니다.
何謂爲水?能潤漬者,名爲水界;

어떤 것을 불이라 하는가? 능히 성숙하게 하는 것을 불의 계라 합니다.
何謂爲火?能成熟者,名爲火界;

어떤 것을 바람이라 하는가? 능히 호흡이 드나들게 하는 것을 바람의 계라 합니다.
何謂爲風?能出入息者,名爲風界;

어떤 것을 허공이라 하는가? 능히 장애가 없게 하는 것을 허공의 계라 합니다.
何謂爲空?能無障㝵者,名爲空界;

어떤 것을 식이라 하는가? 네 가지 음(陰)과 다섯 가지 식을 혹은 명(名)이라 말하고, 또는 식이라 합니다.
何謂爲識?四陰、五識亦言爲名,亦名爲識。

이와 같은 법이 화합한 것을 몸이라 하고, 유루(有漏)의 마음을 식이라 합니다.
如是衆法和合,名爲身,有漏心名爲識,

이와 같이 네 가지 음을 다섯 감정의 뿌리[情根]에 견주어 색이라 하며, 이와 같은 여섯 연을 불러서 몸이라 합니다.
如是四陰,爲五情根,名爲色,如是等六緣名爲身,

만일 여섯 연이 구족하여 이지러짐이 없으면 곧 몸을 이루고, 이 연이 만일 줄면 몸은 곧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若六緣具足無損減者,則便成身,是緣若減,身則不成,

땅도 또한 내가 능히 굳게 지닌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물도 또한 내가 능히 적셔서 윤택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불도 또한 자기가 능히 익어지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바람도 또한 자기가 능히 호흡을 출입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허공도 또한 내가 능히 장애 없이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식도 또한 자기가 능히 자라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몸도 또한 몇 가지 연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地亦不念:我能堅持,水亦不念:我能濕潤,火亦不念:我能成熟,風亦不念:我能出入息,空亦不念:我能無障㝵,識亦不念:我能生長,身亦不念:我從數緣生,

만일 이 여섯 연이 없으면 몸은 또한 내지 못합니다. 땅도 또한 나[我]가 없고, 남[人]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명(壽命)도 없고, 남자도 아니며, 여자도 아니며, 또한 남자 아님도 아니며, 여자 아님도 아니며,
若無此六緣,身亦不生,地亦無我、無人、無衆生、無壽命非男、非女、亦非非男,非非女。

이것도 아니며, 저것도 아니며, 물ㆍ불ㆍ바람 내지 식 따위도 모두 내가 없고, 중생이 없고, 수명이 없고, 내지 이것이 아니며, 저것이 아닙니다.
非此,非彼,水火風乃至識等,亦皆無我、無衆生、無壽命,乃至亦非此非彼。

어떤 것을 무명이라 하는가? 무명이란, 6계(界) 가운데서 하나라는 생각[一想]과 모은다는 생각[聚想]과 항상하다는 생각[常想]과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不動想]과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不壞想]과 안에서 즐거움이 생긴다는 생각[內生樂想]과 중생이라는 생각[眾生想]과 수명이라는 생각[壽命想]과 남이라는 생각[人想]과 나라는 생각[我想]과 내 것이라는 생각[我所想]을 냅니다.
云何名無明?無明者,於六界中,生一想、聚想、常想、不動想、不壞想、內生樂想、衆生想、壽命想、人想、我想、我所想,

이와 같이 가지가지로 많은 생각을 내는 것을 무명이라 합니다.
生如是種種衆多想,是名無明。

이와 같이 하여 다섯 가지 감정 가운데서 탐욕과 성내는 생각을 냅니다. 행도 또한 그러합니다.
如是五情中,生貪欲、瞋恚,想行亦如是。

일체 거짓 이름인 법에 집착함을 식이라 하며, 네 가지 음(陰)을 명(名)이라 하며, 색음(色陰)을 색이라 하니, 이것이 명색입니다.
隨著一切假名法,名爲識,四陰爲名,色陰爲色,是名名色。

명색이 자라나서 6입(入)을 내며, 6입이 자라나서 촉(觸)을 내며, 촉이 자라나서 수(受)를 내며, 수가 자라나서 애(愛)를 내며, 애가 자라나서 취(取)를 내며, 취가 자라나서 유(有)를 내며, 유가 자라나는 까닭에 능히 뒤의 음[後陰]을 내는 것을 생(生)이라 하며, 생이 자라나서 변하는 것을 노(老)라 하고, 받은 음이 부서지는 까닭에 사(死)라 하고, 능히 질투와 번열을 내는 까닭에 우비고뇌(憂悲苦惱)라 하고, 다섯 가지 감정이 어긋나는 것을 몸의 괴로움[身苦]이라 하고, 뜻에 맞지 않는 것을 마음의 괴로움[心苦]이라 합니다.
名色增長生六入,六入增長生觸,觸增長生受,受增長生愛,愛增長生取,取增長生有,有增長故,能生後陰爲生,生增長變名爲老,受陰敗壞故名爲死,能生嫉熱故名憂悲苦惱,五情違害名爲身苦,意不和適名爲心苦,

이와 같은 따위의 괴로움이 모이고 쌓여서 항상 어둠에 있는 것을 무명이라 하며,
如是等衆苦聚集,常在闇冥,名爲無明。

모든 업을 짓는 것을 행이라 하며, 모든 법을 분별하는 것을 식이라 하며, 건립한 바가 있는 것을 명색이라 하며, 6근이 열리고 벌어짐을 6입이라 하며, 인연에 대하여 티끌을 취하는 것을 촉이라 하며,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아들여 깨닫는 까닭에 수라 하고, 목마른 이가 마실 것을 구함과 같이 하는 까닭에 애라 하며, 능히 취하는 바가 있는 까닭에 취라 하며, 모든 업을 일으켜 짓는 까닭에 유라 하며, 뒤의 음이 비로소 일어나는 까닭에 생이라 하며, 세상에 머무름이 쇠퇴하고 변하는 까닭에 노라 하며, 최후에 부서지는 까닭에 사라 하며, 지난 일을 추억하여 느끼며, 말소리가 슬픈 것을 근심의 괴로움[憂苦]이라 하며, 일이 와서 몸에 핍박하는 것을 고뇌(苦惱)라 하며, 추억하여 생각하되 상속하는 까닭에 슬픔[悲]이라 하며, 번뇌에 얽매인 까닭에 뇌(惱)라 합니다.
造集諸業名爲行,分別諸法名爲識,有所建立名爲名色,六根開張名爲六入,對緣取塵故名爲觸,受覺苦樂故名爲受,如渴求飮故名爲愛,能有所取故名爲取,起造諸業故名爲有,後陰始起故名爲生,住世衰變故名爲老,最後敗壞故名爲死,追感往事言聲哀慼名爲憂苦,事來逼身是名苦惱,追思相續故名爲悲,煩惱纏縛故名爲惱,

삿된 소견과 허망한 견해를 무명이라 하며, 이 삿된 견해로써 세 가지 업을 일으키는 까닭에 행이라 하며, 착하거나 악한 따위의 업이 능히 과보를 받게 하는 까닭에 식이라 하니, 더러운 무기에서 더러운 무기의 식을 내며, 움직이지 않는 업은 움직이지 않는 식을 냅니다.
邪見妄解名爲無明,以此邪解,起於三業故名爲行,善惡等業能受果報故名爲識,從污穢無記業生污穢無記識,不動業生不動識,

식에서 명색이 나고, 명색에서 6입이 나며, 6입에서 촉이 나며, 촉에서 수가 나며, 수에서 애가 나며, 애에서 취가 나며, 취에서 유가 나며, 유에서 생이 나며, 생에서 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가 납니다.”
從識生名色,從名色生六入,從六入生觸,從觸生受,從受生愛,從愛生取,從取生有,從有生生,從生有老死、憂悲、苦惱。’

미륵은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12인연에 각각 과가 있으니 항상하지도 않고 단멸(斷滅)하지도 않으며, 유위도 아니고, 유위를 여의지도 않으며, 다한 법도 아니고, 욕심을 여읜 법도 아니며, 멸하는 법이 아니어서, 부처님께서 계시거나 부처님이 안 계시거나 상속하면서 끊임없음이 강물의 빠른 흐름에 사이와 끊임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彌勒語尊者舍利弗:‘十二因緣各各有果,非常非斷,非有爲不離有爲,非盡法,非離欲法,非滅法,有佛無佛相續不斷,如河駃流,閒無絕時。’

그때 미륵은 거듭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12인연에 각각 인(因)이 있고, 각각 연(緣)이 있으니, 항상하지도 않고 단멸하지도 않으며, 유위도 아니고, 유위를 여의지도 않으며, 다한 법도 아니고, 욕심을 여읜 법도 아니며, 멸하는 법도 아니어서,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이 안 계시거나 상속하여 끊임없음이 강물의 빠른 흐름에 간격과 끊일 때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爾時,彌勒重語尊者舍利弗:‘十二因緣各各有因,各各有緣,非常非斷,非有爲不離有爲,非盡法,非離欲法,非滅法,有佛無佛相續不斷,如河駃流,閒則無絕,

능히 네 가지 연으로써 12인연을 자라나게 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能以四緣,增長十二緣。何等爲四?

무명(無明)ㆍ애(愛)ㆍ업(業)ㆍ식(識)입니다. 식은 종자의 체(體)가 되고, 업은 밭의 체가 되고, 무명과 애는 번뇌의 체이라서 능히 식을 자라나게 합니다.
無明愛業識,識爲種體,業爲田體,無明愛是煩惱體,能生長識,

업은 식의 밭이 되고, 애는 부드럽게 적시며, 무명은 식의 종자를 덮습니다.
業爲識田,愛爲潤漬,無明覆植識種子,

업은 자기가 능히 식의 종자를 덮어서 심는다고 생각을 짓지 않으며, 애는 또한 내가 능히 부드럽게 적신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무명도 자기가 능히 식의 종자를 덮어서 심는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식도 자기가 그러한 인연에서 좇았다는 생각을 짓지 않습니다.
業不作念:我能生識種,愛亦不作念:我能潤漬,無明亦不作念:我能覆植識種,識亦不作念:我從爾所因緣。

또 업을 식의 밭으로 삼고, 무명을 거름으로 삼고, 사랑의 물로 윤택함을 삼아서 곧 명색 따위의 싹을 냅니다.
復次,業爲識田,無明爲糞,愛水爲潤,便生名色等牙,

그러나 명색의 싹은 스스로에서 나지 않으며, 남에게서도 나지 않으며, 스스로와 남이 합하여 나지도 않으며, 자재천에서 나지도 않으며, 때와 방위에서 나지 않으며, 체에서 나지도 않으며, 인연 없이 나지도 않습니다.
而名色牙,亦不從自生亦不從他生,亦不從自他合生,亦不從自在天生,亦不從時方生,亦不從體生,亦不無因緣生。

또 애욕의 즐거움[欲樂]과 부모의 정기와 인연이 화합하는 까닭에 명색의 싹이 나니, 주장 없고, 나 없고, 조작 없고, 수[壽]가 없고, 마치 허공과 같고, 허깨비와 같아서 인연이 화합함으로부터 나옵니다.
復次,欲樂父母精氣,衆緣和合故生色牙,無主無我,無造無壽者,猶如虛空如幻,從衆因緣和合而生。

또 존자 사리불이여, 안식(眼識)은 다섯 가지 인연에서 생깁니다.
復次,尊者舍利弗,眼識從五因緣生。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눈[眼]과 색(色)과 밝음[明]과 허공[空]과 뜻 지음[作意]이니, 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云何爲五? 眼、色、明、空、作意,識便得生,

안식은 안근(眼根)에 의하여 색으로써 경계를 삼고, 밝음을 연하여 비춤[照明]을 삼고, 허공은 장애를 짓지 않고, 뜻 지음을 일으키는 까닭에 안식이 생깁니다. 이와 같아서 만일 인연이 화합하지 않으면 안식은 생기지 못합니다.
眼識依眼根,以色爲境界,緣明以爲照,虛空不作障㝵,作意起發故,生眼識,如是衆緣若不和合,眼識則不生,

그러나 안식은 또한 내가 능히 주체의 모습이 된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니, 색도 또한 내가 능히 경계가 된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밝음도 내가 능히 걸림이 없게 한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뜻 지음도 내가 능히 안식을 일으킨다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안식도 내가 몇 가지 연에서 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而眼識亦不作念:我能作體想色亦不作念我能作境界明亦不作念:我能照了,空亦不作念:我能無㝵,作意亦不作念:我能發起眼識,眼識亦不作念:我從數緣生,

이와 같이 하여 안식은 실로 거짓이어서 연이 화합하여 생깁니다.
如此眼識,實假衆緣和合而生。

이와 같은 차례로 모든 근(根)이 식(識)을 냄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如是次第諸根生識,亦如是說。

또 사리불이여, 이 세상으로부터 다른 세상에 이를 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업과(業果)가 장엄하고 인연이 화합하면 곧 생깁니다.
復次,舍利弗,無有法從此世至他世,但業果莊嚴,衆緣和合便生。

또 사리불이여, 비유컨대 밝은 거울이 능히 얼굴의 그림자를 나타냄과 같으니, 거울과 얼굴은 각각 다른 곳에 있으나, 오고 감이 없이 물건은 같은 곳에 나타납니다.
又復舍利弗,譬如明鏡,能現面像,鏡面各在異所,而無往來,物見同處。

하늘의 밝은 달은 땅과 4만 2천 유순(由旬) 거리에 있지만, 물이 아래에서 흐르고 달이 위에서 빛이 나면, 밝은 모양[玄象]은 비록 하나이지만 그림자는 여러 물에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달의 체(體)는 내려오지도 않았고, 물의 본질[質]은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又復舍利弗,如月麗天去地四萬二千由旬,水流在下,月曜於上,玄象雖一,影現衆水,月體不降,水質不昇。

이와 같아서 중생은 이 세상에서 뒷세상에 이르지 않으며, 뒷세상에서 다시 이에 이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업과(業果)의 인연은 알맞게 갚음이 있으며, 줄지 않습니다.
如是舍利弗衆生不從此世至於後世,不從後世復至於此,然有業果因緣報應,不可損減。

또 사리불이여, 불길이 나무를 얻으면 곧 타고 나무가 다하면 곧 그치는 것과 같이, 이렇듯 업을 맺어서 식이 나고, 모든 갈래에 두루하여 능히 명색의 과를 일으킵니다.
復次,尊者舍利弗,如火得薪便然,薪盡則止。如是業結生識,周遍諸趣,能起名色果,

나가 없고[無我] 주체가 없고[無主], 또한 받을 이가 없으며[無受者], 허공과 같고, 더운 때의 아지랑이와 같으며,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아 실다운 법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착하거나 악한 인연의 과보는 업을 따르면서 없어지지 않습니다.
無我無主,亦無受者,如虛空,如熱時炎,如幻如夢,無有實法,而其善惡因緣果報,隨業不亡。

또존자사리불이여, 12인연은 또한 다섯 가지 인연에서 생기니, 항상하지 않는 것ㆍ단절되지 않는 것ㆍ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ㆍ인은 적고 과는 많은 것ㆍ비슷한 것이 상속하여 순서대로 생겨나는 것입니다.
又復尊者舍利弗,十二因緣亦從五因緣生,非常非斷,不來不去,因少果多,亦相似相續,次第而生。

어떤 것이 항상하지 않는 것인가?
云何非常?

하나의 음(陰)이 멸하고 하나의 음이 나니, 멸은 곧 생(生)이 아니며, 생은 곧 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항상하지 않다고 합니다.
一陰滅,一陰生,滅非卽生,生非卽滅,故名非常。

어떤 것이 단절되지 않는 것인가?
云何不斷?

천칭[秤:저울}의 높고 낮음과 같이 이에서 멸하여 저기에 나니, 그러므로 단절되지 않는 것이라고 여실하게 알고 보아야 합니다.
如秤高下,此滅彼生,故名不斷,如實知見。

어떤 것이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 것인가?
云何不來不去?

종자가 가서 싹에 이르는 것이 아니며, 또한 싹이 와서 종자의 처소로 나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여기에서 저기로 이르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적은 종자로써 많은 열매를 낼 수 있습니다.
無有子去,而至於牙,亦無牙來,而趣子,所以是緣故,無有從此至彼,然實以少種,能生多果。

어떤 것이 비슷한 것이 나는 것인가?
云何相似而生?

착하지 못한 인은 착하지 못한 과를 내며, 착한 인은 착한 과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비슷한 것이 상속하여 난다고 합니다.
如不善因生不善果,如善因生善果,以是故名相似相續而生。

또 사리불이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능히 12인연을 관찰하면 이를 바른 소견[正見]이라 합니다.
又復舍利弗,如佛所說,能觀十二因緣,是名正見。

만일 12인연을 바르게 관찰하면 과거의 몸에 대하여 있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미래의 몸에 대하여도 또한 없다는 생각을 짓지 않습니다.
若正觀十二因緣者,於過去身中,不生有想,於未來身中,亦不生無想。

중생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衆生爲從何來,去何所至?

만일 사문이거나 바라문이거나 세간 사람이 모든 소견인 아견(我見)과 중생견[衆生見]과 수명의 소견[命見]과 장부의 소견[丈夫見]과 길하거나 길하지 못한 소견[吉不吉見]을 성취합니다. 이와 같은 12인연은 패다라(貝多羅)나무의 순을 끊으면 다시 날 수 없는 것과 같이 나의 소견[我見]이 즉시에 제거됩니다.
若沙門、婆羅門及世閒人,成就諸見,我見衆生,見命,見丈夫,見吉不吉,見如是十二因緣,如多羅樹翦滅其首,更不得生,我見則除。

만일 어떤 사람이 12인연을 바르게 보면 곧 이와 같이 생각하는 마음[思心]을 얻습니다.
若人正見十二因緣,若得如是思心。

존자 사리불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능히 이 법을 인지(認知)하면 이는 다타가도(多陀伽度)ㆍ아라가(阿羅伽)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께서 반드시 그를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수기를 주실 것입니다.”
尊者舍利弗,若有衆生,能忍是法,此多陁阿伽度、阿羅呵、三藐三佛陁、善逝、世閒解、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必爲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존자 사리불은 미륵의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물러갔다.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와 모든 대중은 미륵에게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尊者舍利弗,聞彌勒作是說已,歡喜而去,天、龍、夜叉、乾闥婆、阿修羅及諸大衆,頂禮彌勒,歡喜奉行。

佛說稻芉經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작인은 생인(生因)이라고도 한다. 실재의 처소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원인이나 인연을 말한다.
2)
‘보리의 배울 법’이라 함은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말한다.
3)
앞에서는 식계가 시계(時界)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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