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 돌리며 염불하면 경색 호전”
법보신문 공선림
승인 2004.08.10
불심으로 뇌졸중 이겨낸 김명규-김영화 부부
뇌졸중도 회복할 수 있다? 이 말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다. 주변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복하더라도 일상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고 그 여파가 오래 남아 발음이 이상하거나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50대 이상의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뇌졸중은 뇌세포에 충분한 피가 공급되지 않거나, 뇌출혈로 뇌세포들이 활동을 중지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뇌졸중의 약 80%는 목이나 뇌의 동맥이 막혀 발생하며, 나머지는 뇌 내부나 주변의 출혈로 일어난다. 뇌졸중은 성인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주원인이다.
이런 뇌졸중을 회복에 대한 의지와 굳은 신심으로 3개월만에 극복해낸 사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김명규, 김영화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
부동산학 교수로 기업체 연수와 방송활동,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던 김명규 씨는 1997년 강의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김명규씨가 쓰러져 한쪽이 마비되고 의식을 겨우 찾았을 때 부인 김영화 씨는 재활운동을 시켜주기 시작했다. 기억을 못하고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남편을 위해서 김영화 씨는 언어치료를 염불로 시켰다. 아·에·이·오·우를 반복해 소리를 내게 한 것은 물론이고 약사여래불을 부르게 했다. 김명규 씨와 김영화 씨는 평소 주말이면 지방 사찰 순례를 하는 등 불심이 깊은 불자였다. 언어치료도 하고 일념으로 부처님께 병이 나았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김명규 씨는 약사여래불과 관세음보살 밤낮없이 소리내서 불렀고 점차 광명진언과 천수경, 반야심경 등을 소리내 외웠다. 매일 2시간 씩 쑥뜸을 뜰 때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했다. 또 부인과 함께 약사여래불을 독송하면서 지팡이 없이 혼자 힘으로 대구 팔공산 선암사에 오르겠다는 원을 세워 고통스러울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 법당에 찾아가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끌어 잡고 합장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김영화 씨는 밤에는 스님들의 경전 독송 테이프를 틀어 놓아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쫓도록 했고 낮에는 김명규 씨의 손에 천주를 들려주며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손으로 염주를 돌리는 것을 연습하도록 했다.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거울을 붙여 바른 자세로 운동을 하고 진척이 보이지 않아도 회복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고통스러운 노력을 계속했다. 그리고 뇌졸증으로 쓰러진다. 세 달만에 팔공산 갓바위에 올랐다.
지금도 김명규 씨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수시로 염불을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저술과 함께 뇌졸중 극복의 경험을 담은 [뇌졸중 석 달만에 털고 일어나기]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뜻에서 책을 냈다는 김명규 씨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약사여래불에 매달렸던 것이 나를 되찾게 했다”며 “간절한 기도와 능동적인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식과 다른 뇌졸중 실상
“평소 육식을 즐기는 것도 아니었고 채식주의자에 가까운 식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술, 담배도 하지 않았고 아침마다 운동도 해서 결혼 이후 체중이 늘지도 않았죠.”
김영화 씨는 남편이 차라리 살이 쪘다면 평소에 고혈압이나 다른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뇌졸중으로 입원한 고3생도 있었다.
“일 욕심에 과로한 것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때문에 뇌졸중이 온 것 같습니다. 혈압이 좀 높았지만 쉬면 다시 낮아지곤 했거든요.”
김명규 씨는 뇌졸중 이후 과로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욕심을 버리는 것과 화내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일에 욕심 냈던 것, 화내면서 열을 올리는 것이 치명적입니다. 탐진치 삼독을 버리는 것,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면 되는 일이죠.”
공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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