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wadiz
피로는 가라, 마시는 링거 ‘링티’
venturesquare 이예화
입력 2018년 8월 7일
피곤한 사람은 모두 엇비슷하고 피곤한 이유는 제각기 다르다. 업무, 야근, 육아, 여행, 운동 등. 이유야 어찌됐든 현대인은 저마다의 이유로 피로를 안고 산다. 피곤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걸까. 커피, 에너지드링크처럼 피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지만 잠시뿐이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이뇨작용에 의한 탈수효과로 되레 피곤을 더한다. 혹자는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링거를 찾기도 한다. 물론 시간과 비용이 보장된 사람이라면 말이다. 어느덧 익숙해진 피곤사회, 링거워터는 피곤하지 않을 권리를 선물한다. 마시는 링거, ‘링티’를 통해서다.
“질병을 앓고 있다. 링거를 자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바늘 공포증이 있다. 답이 없다고 생각한 찰나, 답을 찾았다. 링티 덕분에 평생 걱정할 일이 없어졌다” -링티 후기 중
◇링거, 꽂지 않고 마신다=링티는 군대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본래 행군, 훈련 과정에서 열탈진, 열피로를 겪는 군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군 현장에서 주사 바늘을 정맥을 꽂고 두 시간을 누워있을 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 병사들이 쓰러지기 전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했다. 이원철 대위를 비롯한 세 명의 군의관이 의기투합했다. 마시기만 해도 링거를 맞은 효과가 나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혈액량을 보충하는 것. 링거의 경우 1L를 정맥을 투여하면 혈관 속에 275ml가 남는다. 54kg 여성은 7.86%, 70kg 남성 기준 6.11% 혈액량이 보충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링티의 경우 포도당, 전해질, 타우린, 비타민C 등 8가지 성분이 체내 혈액량을 보충한다. 링티 1L를 마시면 약 45분~60분경과 후 250ml 가량 혈관내역을 보충한다. 링거와 같은 기준, 여성은 7.14%, 남성은 5.55% 혈액량이 보충된 셈이다.
강민성 링거워터 대표
강민성 링거워터 대표는 “비법은 배합에 있다”고 밝힌다. 500ml 물에 링티 한 포를 섞어서 마시면 소장에서 물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최대 활성상태가 된다. 90%이상이 소장에서 흡수되고 간을 거쳐 체내 각 구획으로 분배된다. 수분공급을 위해 마시는 물, 이온음료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에 비해 링티는 소변 배출량을 늘리지 않고도 충분한 수분을 공급한다.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요소를 제공하고 만성 탈수를 방지한다.
2017년 10월 세상에 나온 링티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1등을 수상, 육군참모총장상을 거머쥐었다. 도전! K-스타트업에서 국방부 장관상 수상. 2017년 11월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군대 밖 사람들에게 선을 보였다. 크라우드 펀딩은 모금액의 7964%를 초과, 약 1억 5,900만 원 가량이 모였다. 연이은 성장세에 강민성 링거워터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운발로만 성장할 수는 없는 법. 군대 밖 링티를 세상에 알린 건 팀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링티를 시작하고부터 강 대표를 비롯한 팀원이 링거워터에만 매달렸다. 개발에 참여한 이원철 대위도 휴가 때마다 일손을 도왔다. 초기 안정화에 힘을 쏟은 것이 꾸준한 성장세의 비결이다.
◇군대와 사회, 따로 또 같이=“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 기존 링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나아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듣자마자 공부해보고 싶고 같이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자전거형 소형 냉장고로 특허를 취득했던 강 대표는 이미 스타트업의 ‘맛’을 아는 이였다. 대학교 동안에도 사업 아이템을 찾아 다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창업과 밴드생활만 남은 학교생활”이었다. 나만의 아이템을 찾던 중 마시는 링거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게 된다. 강 대표의 친구의 사촌형, 이 대위로부터다.
강 대표는 이 대위와 꾸준히 만나며 링티를 구상했다. 이 대위는 군내에서 개발과 활용성에 고민했다면 강 대표는 대중적인 활용성에 주목했다. 생활 속에서 링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지 않았다. 카페인으로 연명하는 직장인, 피곤에 절어 있는 현대인, 육아에 지친 이부터 높은 업무 강도로 쉴 틈 없는 직장인에게도 분명 필요한 제품이었다. 더구나 혁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150년간 변하지 않던 링거 분야에서의 혁신, 링티라면 가능해보였다. 둘은 따로 또 같이 링티를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노가다’였다. 맛을 찾기 위해 시중에 나온 에너지드링크, 비타민 음료 등 안 먹어 본 제품이 없었다” 군대 내에서 이 대위가 개발을 완료했지만 문제는 맛과 식감이었다. 맛이 함유되기 전 링티는 이온음료의 6배 이상의 전해질이 함유돼 있어 그냥 먹기엔 지나치게 미끈거렸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매일 거부감없이 섭취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입맛을 구현해야 했다.
강 대표는 시중에 나온 음료를 모았다. 맛의 공통점을 찾기 시작했다.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는 맛을 찾아 나섰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8가지 원료는 상대비에 따라 맛이 바뀌었다. 어떤 날은 하도 이것저것 먹어서 구역질이 났다. “소금을 넣는다고 짠맛이 늘지는 않았다. 원료마다 첫맛과 중간 맛, 끝 맛이 달라졌다. 향료가 수용성인지, 지용성인지, 제조회사마다 맛이 달라졌다” 너무 맛이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음료개발 관계자를 만났다. 이후 방향성을 잡고 본격적으로 맛을 찾게 됐다고 전한다.
완성된 링티는 레못맛에 가까운 산뜻한 맛. 500ml 물에 링티 한 포를 넣고 흔들면 완성된다. 맛은 이온음료와 비슷해보이지만 분말이라는 공통점만 빼면 유사점이 전혀 없다. 이온음료는 일시적으로 체내에 빠르게 수분을 공급해주지만 다시 그만큼의 물을 배출한다.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양의 포도당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체내 삼투압이 높아져 흡수한 만큼의 말을 뱉어낸다. 링티에 함유된 당은 이온음료의 20분의 1 가량이다. 칼로리는 30kcal대다.
◇사용자 중심 의학 실현할 것 =군대에서 입소문을 탄 링티는 전국 각지 병사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본사로 찾아와 개별구매는 물론 부대 단위로 링티를 구매한다. 여름 훈련, 체력 검증기간이 되면 대량으로 직접 사갈 정도다. 병원 반응도 긍정적이다. 강 대표는 “바늘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하거나 두 시간 누워있기 어려운 환자, 의료인 처방을 거쳐야 하기에 진입장벽이 어느 정도 높았다. 링티는 편하고 가볍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용면에서도 문턱을 낮췄다. 링거 주사를 맞을 때 드는 비용은 5-7만 원선, 링티는 한 포에 2700원 선이다. 비용이나 시간 등이 부담스러워 맞지 못하는 사람에게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올해 1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링티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중국과 홍콩이 다음 타겟이다. 강 대표는 “중국의 경우 연간 10억병의 링거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1인 평균 3.8평. 중국은 거의 10개에 가까운 링거를 맞는다. 약 대신 링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링거가 보편화 되어 있다”며 중국 시장을 바라봤다.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FDA OTC DRUG 등록도 마쳤다. FDA OTC DRUG,는 약국이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 의사 처방전 없이도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인증 제도다.
“일부만 누리던 의료혜택을 소외계층, 저소득층 등 다양한 곳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할 것” 강 대표가 밝힌 링거워터의 신조다. 링거워터가 공유하는 가치는 ‘사용자 중심 의학’에 기반하고 있다.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사용자가 필요한 의학을 제공한다는 철학이다. 링거워터의 신조이기도 하다. 링티에서 나아가 다음 링거워터의 라인업도 이에 맞닿아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건 링티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브랜드를 전달하는 것. 강 대표는 “탈출구 없는 피로에 빠져있는 현대인들, 카페인으로 연명하는 직장인의 피로를 근본적으로 날리고 싶다. 신개념 피로회복제 링티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예화 기자 / lee99@venturesqua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