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당뇨를 한 달에 고친 신문사 사장 부인"(누으면 죽고 걸으면 산다 1권)
해가 지면 먹지 않는 이유
이상하게도 나를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末期 환자들이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좋다는 藥과 飮食은 다 먹어 본 사람들인지라 그만큼 氣가 차단되어 몸의 氣運 循環이 되지 않는다.
또 아프다고 계속 누워만 있어서 胃腸의 기능이 거의 停止된 사람들이다. 더욱이 抗生劑를 많이 복용하여 肝이 많이 상해 있다. 肝은 자연 상태가 아닌 인공으로 합성된 약품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인공 합성된 음식물이나 약물에 의해 해를 받은 肝에 인공 합성으로 된 약을 먹였으니 肝이 더 나빠질 것은 뻔한 이치이다.
糖尿病으로 20년 이상을 고생한 R부인(56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그녀의 남편인 H신문사 사장은 어려운 시절에 苦樂을 함께 나눈 부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좋다는 약과 유명하다는 의사는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처방을 하다가 이젠 그 자신이 웬만한 의사는 빰칠 정도로 당뇨병에 道가 트였다. 하지만 부인의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몇 해 전에는 雪上加霜으로 풍까지 맞았다.
病이란 陰과 陽의 부조화로 氣運 循環에 장애가 생겼음을 말한다. 몸의 기운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體內에 불순물이 누적되고 이 누적된 불순물에서 발생하는 독소들이 인체의 각 부위를 공격하는데 그 중 제일 脆弱(취약)한 부분에 문제가 생겨 병이란 이름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몸의 기운 순환을 위해서는 강제로 몸 전체를 쉬지 않고 움직여 주는 길밖에 없다.
뱀을 잡아 우리 속에 가두어 두면 먹은 飮食을 모두 吐한다. 언젠가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를 잡아 이곳 습관대로 김치독에 넣어 두었더니 다음 날 그 독에는 들쥐 두 마리가 함께 들어 있었다. 구렁이는 쥐나 토끼, 청설모 등을 잡아먹는데 어둡고 좁은 우리 속에 가두었으니 消化(소화)되지 않는 먹이들을 모두 吐해 놓은 것이다. 몸이 차가운 파충류는 따뜻한 太陽熱을 받아야 소화 기능이 제대로 발휘된다. 태양열을 받지 못하면 소화 능력이 소화 불량으로 목숨을 잃는다. 때문에 스스로 먹이를 토해 내는 것이다. 실로 自然의 오묘한 이치이다.
해가 지면 먹지 않는 이유
나는 많은 환자들에게 이 뱀에게서 교훈을 얻으라고 말한다. 나에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消化 기능이 죽도 못 삼킬 만큼 약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환자들이 다 그렇다.
우리는 몸이 불편하면 편안하게 누워 있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나는 다리가 부러진 환자 외에는 있는 힘만큼 걷도록 시킨다. 누워 있으면 消化 기능이 더 약해져 飮食을 섭취하더라도 에너지化시키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힘이 남아 있다면 筋肉을 써야 한다. 몸을 꾸준하게 움직여 氣運을 循環시켜야 한다. 특히 頭腦를 많이 쓰는 직업일수록 肉體勞動으로 몸을 단련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때 주의할 것은 해가 지면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중환자일수록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다. 낮에는 인체의 대사 활동이 활발하므로 음식물을 섭취해도 에너지 전환율이 크지만 해가 진 다음에는 식물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휴식에 들어간다. 쉬고 있는 인체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인체의 휴식 시간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五臟六腑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그 음식물이 체내에 누적되어 불순물이 된다. 이 불순물이 질병을 일으키는 毒素로 작용한다.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란 몸의 效率(효율)과 狀態(상태)에 따라 구별된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가급적 육체를 움직이고 해가 지면 가급적 쉬도록 해야 한다.
나는 R부인에게 지금까지 습득한 醫學 常識을 모두 무시하고 오직 내지시만 따르도록 했다. 그리고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산속을 돌아다니게 했다. 산을 다니다가 기운이 부치면 가열순환제를 복용하게 했다. 식이요법에 맞춰 식사를 하며 당뇨 수치에 연연하던 것을 포기하게 하고 아무것이나 먹도록 했다. 우선 먹고 싶은 것을 먹게 하고 먹은 양보다 더 많은 運動을 하게 했다. 당뇨병은 아무리 좋은 영양분을 인체에 공급해도 그 영양분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병이다.
그러나 몸의 效率만 좋아지면 기운 순환이 활발하여 糖의 수치는 자연스럽게 正常 수치가 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몸을 열심히 움직여 물리적으로 기운 순환을 시키고 음식이나 다름없는 약인 가열순환제로 화학적인 기운 순환을 시키는 것이다.
나는 糖尿나 高血壓, 中風을 각기 다른 병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이런 병들은 근본적으로 肝의 기운이 약한 肝氣 부족에서 오는 병이다. 肝氣를 보충하려면 기운 순환 운동과 가열순환제를 이용하여 몸의 효율을 높여 주면 된다. 간혹 당뇨를 수치상으로만 체크하다가 간경변 합병증을 일으키네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은 병의 근원인 肝을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氣'라고 하면 상당히 막연한 개념으로 이해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氣'는 기운 순환에 필요한 熱에너지를 말한다. 그리고 熱에너지, 즉 氣의 창고는 바로 肝이다. 이제껏 肝에 이상이 생기면 이를 일반적인 염증성 질환과 같이 취급하여 해열, 소열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 것은 잘못된 치료법이다. 오히려 간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몸의 熱을 필요로 할 때 열을 보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熱을 식히는 解熱 소염제를 사용하면 병이 악화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이다.
내가 사용하는 가열순환제의 처방은 이 같은 이치에 바탕을 둔 것이다. 마찬가지로 糖尿나 高血壓, 中風 치료의 요체는 부족한 熱에너지를 어떻게 보충해 주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自動車 타이어에 바람을 집어넣듯이 간단히 인체에 熱에너지가 넣어지는 게 아니다. 인간은 복잡한 精神의 지배를 받는 초고등 생물이므로 정신적인 요소와 몸의 효율 등 여러 복합 요인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熱에너지를 인체에 넣을 수 있다. 인체가 이 '氣'와 원만하게 調和를 이루면 웬만한 肝疾患은 쉽게 치료된다.
소변을 잘 못 보는 腎臟病도 같은 논리이다. 이뇨제를 쓰면 쉽게 치료될 것 같지만 그것은 臨時方便일 뿐이다. 이는 마치 거지에게 공짜로 먹여 주기만 하면 결국 自生力이 떨어지고 거지 根性이 몸에 배어 영원한 거지가 되는 것과 같다. 거지에게는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필요하듯이, 일을 잘 못하는 腎臟이 일을 잘하게끔 도와주어야 한다. 이뇨제를 계속 복용하면 腎臟은 일을 더 안 하게 되고 결국은 완전히 무기력한 腎臟이 되고 만다. 腎臟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걸러 내는 힘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腎臟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은 걸러 낼 수 있는 氣를 넣어 주는 것이다.
중증 환자는 산길을 걸어라
R부인의 糖의 수치는 한 달 만에 正常적인 수치로 돌아왔다. 먹고 싶은 飮食을 제아무리 먹어도 消化가 안 되는 일이 없어서 살맛이 난다고 했다.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健康하고 즐겁게 사는 것을 말한다. 生命의 소중함을 무시하려는 말이 아니다. 이왕 살려면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일 년 뒤에 R부인은 모든 병에서 해방되고 히말라야 등반대에 참가를 할 정도로 건강해졌다.
R부인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몸의 效率을 높여 주는 방법은 자꾸 걸어서 物理的으로 氣運 循環을 시켜 주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海拔(해발) 1000미터가 넘는 山의 숲이 우거진 길을 설렁설렁 두 시간 이상 걷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집 근처의 소나무 많은 野山을 山行하고, 이것마저 어려우면 틈나는 대로 平地 길이라도 천천히 하루 두 시간 이상 걸으면 된다.
중증의 환자는 반드시 산길을 걸어야 한다. 산속을 걸을 때는 '누워있으면 반드시 죽지만 걸으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확고한 信念을 가지고 걷는다. 일어날 힘도 없던 중증의 환자라도 일단 산속에만 들어가 걷기 시작하면 힘이 솟구치게 된다.
걷기는 모든 환자의 기본이며 필수이다. 왜 무조건 걸으라고만 하는가. 운동에는 조깅이나 수영, 테니스 같은 수많은 운동이 있는데 , 하필이면 왜 걸어야만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정상인 사람도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여건, 즉 운동을 하는 시간, 체형, 직업이나 경제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運動이라도 모든 운동에는 副作用이 뒤따른다. 예컨대 테니스는 팔꿈치를 아프게 하고 골프는 늑골 골절을 가져올 수도 있고 조깅은 아킬레스건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따라서 정상인도 운동을 할 때는 신경을 써야 하는데, 하물며 환자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환자에게 무리함을 주지 않으며 自然스럽게 氣運 循環을 시켜 주는 것으로는 걷기 운동이 가장 적합하다.
걸으면 물레방아 돌듯이 운동 관성이 생겨 기운 순환이 된다. 기운 순환이 안 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下體에 氣를 내려 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全身에 기운이 전달되는 수영이나 테니스 같은 운동은 환자의 1차 건강 요법으로는 적당치 않다. 걷는 게 제대로 된 다음에 무슨 운동을 하던 그것은 환자의 마음이다.
기분이 나쁘거나 우울할 때도 걸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기분이 나쁘다'거나 '기분이 우울하다'는 말은 몸의 氣가 停滯(정체)되어 있다는 말이다. 몸이 아프면서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다.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기분이 상한 느낌을 받는 것은 氣가 정체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곧 몸속에 연소되지 않은 불순물이 누적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럴 때 열심히 걸으면 氣運 循環이 되고 停滯된 氣가 뚫려 기분이 좋아진다.
항상 몸이 弱해서 골골해 하는 30대 젊은이가 서울에서 짐을 싸 들고 이곳 산골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건축업을 한다는 靑年에게 나는 穀雨(곡우)를 전후해서 산에 올라가 樹液을 받아먹되, 집으로는 절대로 가져오지 말도록 했다. 이곳 방태산 주변에는 고로쇠나무,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서 많은 수액을 받을 수 있다.
靑年은 하루되 쉬지 않고 山에 올라가 나무 물을 받아먹었다. 비가 오는 날도 올라갔다. 한 달 가까이 지나자 청년의 몸은 몰라볼 만큼 튼튼해졌다. 그렇다면 이 청년은 수액의 효과를 본 것일까. 아니다. 만약 이 청년이 집에서 편하게 이런 물을 돈으로 사서 먹었다면 백날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물을 받어먹느라고 험한 山을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몸의 效率이 높아졌기 때문에 健康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