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과 병명에 따른) 한방약 처방과 조제법'
기노시타 시게타로
머리말
한방치료를 받으려고 필자의 진료소를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좀처럼 병이 낫지를 않아 마지막 기대를 한방치료에 걸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의료는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질병이란 그 환자 자신에게 자연적인 치유력이 갖추어져있기 때문에 병이 치유되는 것이지 결코 의사가 고쳐주는 그러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필자를 찾아주는 환자에게 내가 어떠한 한방약을 내놓았는지, 그 약이 어떤 때에 사용하는 약인지, 또 그 약은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 생각에서 처방한 약의 이름이 처방전으로 작성해서 제공하고 있다.
이럴 때 한방약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책이 있으면 퍽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필자가 쓴 책을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가 책을 직접 읽을 때의 의미는 일반인보다는 각별한 데가 있어 환자 자신이 큰 慰安(위안)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오랜 체험을 간추려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다소 내용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요즈음의 환자들은 예전에 비해 韓方(한방)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많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일반적인 환자뿐만 아니고 의사나 약사, 간호사 등 널리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처음으로 韓藥(한약)을 써 보려는 사람에게도 매우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하였다. 그래서 이 책에 약간의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라면, 환자를 한 번 보고서도 이 환자에게는 이런 한방약이 효과적이겠구나 하는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결과 이 책을 구독한 여러분께서 약의 처방이 쉽게 설명돼 있어서 그것의 처방전대로 사용한 결과 , 건강을 돼찾았다는 말을 들었으면 한다. 이 책에 수록된 한방약은 현재 의료보험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이며, 여기에 한방연고를 추가해서 설명했다.
또 이 책의 말미에 증상이나 병명을 알고 있는 환자나 그 간호하는 사람이 찾아보기 쉽도록 '찾아보기'를 달아 놓았다. 환자 자신이 현재 시달리고 있는 증상이나 병명을 찾아보면 그 증상과 병명에 해당하는 한방약이 쓰여 있다. 그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의 약이 나와 있어, 어느 것을 써야 좋을지 어리둥절해지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한방약으로부터 順次的(순차적)으로 적었으므로 참고하기에 크게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요즘은 심장이나 장기 등의 이식에 성공하고 있고 뇌사의 급증, 체외수정 등의 발달, 말기에 가까운 암 환자를 둘러싼 호스피스의 등장, 죽음의 임상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새삼스레 생명이란 무엇이냐 하는 근원으로 되돌아가가 의료의 윤리가 문제시되고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와 의료 종사자, 환자가 삼위일체가 돼서 이루는 공동작업이다. 이제는 의사와 환자에 대한 권한의 평등성이 환기되고 새로운 학문, 의료의 윤리, 의료이 사회성을 묻는 생명윤리가 발전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충분한 정보를 받고 난 후의 환자의 승낙), 자연사와 같은 사고방식이 확립되었다. 지금이야말로 한방이 그 역활을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방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근대적인 의료일 것이다.
마이카 시대인 오늘날,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에 한방약인 갈근탕이나 소청룡탕을 복용하면 증상이 없어질 뿐만이 아니라, 나른하고 졸린 증세까지 말끔히 사라짐으로써 자동차운전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국민 병이라 일컫는 만성간염에 소시호탕을 비롯한 일련의 한방약이나 감초 제재가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으며, 이 약이 에이즈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결고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이 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비롯해서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어준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4년 5둴
의학박사 기노시타 시게타로
한방약에 쓰이는 藥材(약재)
갈근- 칡뿌리 말린것. 맛은 달고 성질은 서늘하다.
후박- 후박나무 껍질을 말린것. 맛이 맵고 쓰다.
차례
증상과 병명에 따른 한방약 찾아보기 417
각종 질병과 증상에 따른 한방 처방을 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였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간염과 같은 병명이나 감기들기 쉬운 어린이의 체질 개선, 고혈압 또는 동맥경화로 인한 신경증상 과 같은 식으로 제목을 달아 그에 따른 처방약의 종류을 하나로 묶었으므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머리말
한방약에 쓰이는 약재
제1장 근대의료 가운데의 한방요법
엑기스제제 시대의 한방요법
병은 삼합이 맞아야 고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즉 재리식 한방약은 거의가 달여서 복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첫째 약을 정확하게 처방 조제해야 하는 것과, 달여 주는 사람이 약이 타지 않도록 성심을 다해야 하는 것과, 환자 자신이 열심히 복용해야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맞아야만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방약은 그 약명이 한자로 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어렵지, 갈근탕이니 소시호탕이니 하는 탕자가 붙은 것은 본래 달여서 복용하는 약을 뜻하는 것이다.
또 팔미지황환 이니 계지복령환이니 하는 환자가 붙은 것은, 본래 환약으로 만들어 복용하는 약이며, 당귀작약산이니 오령산이니 하는 산자가 붙는 것은 가루약으로 분제해서 복용하는 약이다.
그 밖에 고약, 습포제(찜질약), 관장약, 좌약이 있다.
옛사람도 약을 투여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로 연구를 해서 사용했던 것인데, 일반적으로 한방약으라 하면 달여 먹는 것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도 많이 달라졌고 인간생활도 점점 바빠짐에 따라 많은 시간을 들여 달여야 하는 일이 꽤나 번거롭게 생각되기에 이르렀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환경 속에서는 약을 달이게 되면 온 집안에 냄새가 가득하게 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도 많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 엑기스제제의 한방약이다. 이것은 인스턴트 식품인 커피나 스프분말, 인공조미료 등과 같은 것이다.
요즘은 환약이나 가루약도 엑기스제제로 된 것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달이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달이는 약과 엑기스제제의 차이
그러면 달이는 약(이하 탕약)과 엑기스제제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보기로 하자.
예로부터 전문적으로 한방의약을 취급하는 의사나 약사는 달이는 방법을 애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탕약은 주문제나 의사의 처방에 의한 한방약이다. 이것은 한의사가 진찰을 한 결과에 따라 어떠한 처방이 좋은가를 판단하고 그 증상에 맞는 생약을 조제해사 그 환자에게만 필요하게 제제하는데, 이것을 일반적으로 첩약이라고 부른다.
이에 비해서 엑기스제제의 약은 기제품이다. 그러므로 이 제제는 부분적인 가감이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대시호탕이 좋겠다고 생각될 경우, 변비가 없을 경우에는 대황의 양을 감량하고 변비가 심한 사람에게는 대황의양을 가감해서 현재의 증상에 적합하게 조제하기 때문에 달이는 방법에서는 매우 간단하다.
그런데 엑기스제제에서는 이러한 가감이 곤란하기 때문에 약의 선택에 있어서 대단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약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해서 대황의 양이 많이 필요할 경우 그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분말제의 대황을 별도로 추가할 수가 있다.
이렇듯 탕약에서는 환자의 증상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부분적인 생약을 제거하거나 추가하기가 용이하나, 엑기스제제일 경우에는 그것이 부자유스럽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를 테면 팔미지황환의 작용을 강화해야 할 경우 부자의 가공정제를 추가하거나 체력의 보강을 위해서 한국산 인삼분말을 가미하거나 여러 종류의 엑기스제제를 복합하기도 한다.
어쨌든 탕약이나 엑기스제제는 그 환자의 체력과 증상에 맞추어 어떠한 처방을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며 여기에 의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전문의라 할지라도 환자와의 접촉에서 얻어지는 경험과 감각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탕약이나 엑기스제제를 생각하기 이전에 어떠한 처방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다음으로 탕약일 경우에는 달이기가 번거롭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병을 고치려는데 그만한 노력도 하지 않고서야' 하는 사람도 있다. 요즈음에는 전기 약탕기가 발명되어 스위치만 눌러주면 자동적으로 쉽게 달일 수가 있게 되었다.
또 약을 달이는 전문점도 많아져 그곳에 의뢰하면 티팩에 밀봉까지 해주므로 휴대하기에도 아주 편리하다. 하지만 이러 경우는 처방의 내용이 정해져 있는 주문식 첩약일 경우가 많다.
또 탕약에 비해 엑기스제제는 약의 효능이 별로 좋지 않다는 말을 흔히 듣게 된다. 어떤 것이 효과가 좋은가에 대해서는 처방의 선정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 같은 처방이라도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는 탕약의 효과가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엑기스제제 속에 포함되어 있는 양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판되는 한방 엑기스제제일 경우에는 안정성을 고려하기도 해서 성분의 양이 약간 적게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서 될 수 있는 대로 탕약에 가까운 성분의 양이 포함되도록 규제하여 그 점에 있어서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경향에 있다.
어느 거구의 환자에게 모 의사(일본에는 의사도 한약처방가능함) 가 한방약을 조제해 주었는데, 보통사람의 3배나 되는 양의 첩약을 지어 주었다고 한다. 사람의 체구에 따라서는 이렇듯 보통사람의 몇배나 되는 양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엑기스제제의 효력이 약하다고 하는 것은 결국 그 엑기스 속에 포함된 성분의 양이 문제가 되는 것이어서 충분한 양만 들어 있다면 효과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방 엑기스제제가 일본의 의료를 바꾸어 놓는다
탕약으로 치료할 경우 하나하나의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판단은 내릴 수가 있지만, 어떤 질병, 이를테면 만성간염에 소시호탕을 투여해서 널리 그 효과를 비교 검토하려 할 때, 복용하는 한방약의 품질이 균일한 것이 아니고서는 비교하기가 어려워진다.
탕약일 경우에는 비록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료 중 몇 가지의 생약의 품질이 같을 지라도 달이는 방법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거나 또는 몇군데의 병원에서 비교 검토할 경우에도 그 재료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 검토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엑기스제제일 경우에는 그 점에 있어서 아무런 무리가 없이 동일품질, 동일용량의 한방약으로 검토할 수가 있다. 엑기스제제의 한방약이 보급되면서 현대의 의학적인 임상연구가 활발하게 되었고 동물에 의한 임상실험도 매우 쉬워졌다.
지난 몇 년 동안에 그러한 기초연구가 급속히 진보되어 한방약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가, 또 약리학적으로는 어떠한 작용을 하는 것인가 등등을 규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근대 의료 가운데의 한방약
우리 나라의 의료는 19세기의 말엽가지 근대적인 서양의학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 주체는 역시 한방이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독일의학을 받아들이게 된 뒤로는 서양의학의 일정된 교과과정을 이수ㅏ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되자, 한방은 정식의학의료의 장에서 밀려나 그 빛을 잃게 되었다.
하지만 독일에도 우리 나라의 한방과 비슷한 식물요법이 있어 지금까지도 성행하고 있지만, 그런 요법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은 정식적인 장에서 밀려난 한방이지만 오랜 전통과 그 탁월한 효능에 의하여 국민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근근히 그 명맥을 이어 오고 많은 선인들의 노력으로 다시금 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수많은 약물피해가 문제시되고 의원병이 항간에 떠들썩해지고 검사 일변도의 의료에 반감을 품게 되어 의료의 황폐 불신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한방약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침구와 지압, 민간요법 등이 선호됨에 따라 한방이 정착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나라 의료변혁에 커다란 힘이 되어 한방생약의 인스턴트인 엑기스제화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또한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 가운데에도 상당한 수가 한방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첫째, 부작용이 없고 둘째, 질병에 따라서는 양약보다 한방약이 효과가 있다. 셋째, 치유되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넷째, 환자의 요청이 강렬하기 때문에 등등 이렇게 한방약이 지니는 장점을 잘 알 수가 있다.
한방약을 둘러싼 의료 문제
얼마 전에 필자는 건강 문제에 관한 한 연구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때 어느 중년남성이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 주었다.
원형탈모증에 걸려 여러 곳의 병원을 찾아다녔으나 도무지 낫지를 않아 한방치료를 받아 보기로 결심하고 한방의사에게 의논했던 바 한방약의 효과로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매월 고액의 의료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한방약은 의료보험을 사용할 수가 없어서 많은 치료비를 부담해야만 했다.
의료보험이 사용되는 양의학적 치료는 그 효과를 보지 못했고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한방으로 치료를 하게 되어, 결국 보험료는 낭비가 된 셈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필자가 경영하는 한방의료원을 찾는 환자 중에 많은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고치지 못해서 온 환자가 대부분인데, 그 가운데에는 5곳 이상의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찾아가는 병원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다. 병원을 바꾸면 같은 검사는 처음부터 반복된다. 아무리 보험의 혜택을 받는다 할지라도 이런 진료비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그래서 필자의 의료원을 찾는 사람 중에 난치의 환자도 있지만, 의외로 한방약으로 간단히 치료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액의 치료비를 지불하고도 병이 낫지 않아서 한방약으로 그 병을 고치고 보니 결국 예전의 치료비는 낭비가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예는 침구나 지압 등의 치료에서도 볼 수 있다. 한방이나 침구, 지압 등이 의료보험으로 차별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의료에의 모색
최근 노인성치매증의 특효약으로 주목되기 시작한 신약(호파티)에 부작용이 있어 사망하는 예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약은 3대를 거친 뒤에 써라'하는 속담도 있지만 현대인들은 의사나 환자고 간에 새로운 약에 지나치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 한방약인 황련해독탕이나 당귀작약산, 조등산 등이 치매의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약들은 모두가 오랜 역사의 필터를 통과해서 잔존해 나온 약이다. 우선 심한 부작용이 없다.
만성 B형 간염에 특효약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소시호탕의 복용으로 B형의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의 치가 상승하고 HB항원치는 감소되어, 그 관계가 역전되는 것이 밝혀져 면역학적으로도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 것이 임상결과 확인되었다.
또 소시호탕을 사용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임상 실험을 한 결과, 소시호탕을 사용한 그룹에서 만성간염이 간경변으로, 간경변에서 간암으로 이행하는 비율이 각각 8분의 1로 저하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또 한방에서 말하는 어혈에 관한 기초연구도 진보되어 어혈의 상태에서는 혈액의 점조도가 상승되어 있어, 어혈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한방약 계지복령환을 사용하면 혈액의 점조도가 저하될 뿐만 아니라, 혈액응고의 항진을 억제해서 혈중지방, 혈중과산화지질의 상승을 개선하고, 부신의 위축과 혈중 코르치코스테론양의 저하를 개선한다는 것을 동물실험으로 알게 되었다.
또 황련해독탕이 뇌졸증을 예방하고 심전대보탕이 항암제의 부작용을 억제(백혈구 감소, 체중감소을 방지)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중국에서는 한방에서 말하는 신허라는 상태를 현대의학적으로 해명한 '신적연구'라는 도서가 출판되기도 했다.
최근 부인과의에 의해서 한방약에 의한 내분비(호르몬)의 연구가 진전되어 종래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기 했다. 이제부터는 고도로 진보된 현대의료의 약점이나 그 폐해를 보완하고 한방과 현대의료를 잘 엮어서 진실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환자본위의 의료를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것은 이제 겨우 시작의 단계에 있지만 의학의 윤리나 사회 문제, 종교, 철학을 비롯해 널리 환자를 결집해서 구축해 나가는 장대한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장 잘 사용되는 한방약
- 이 책에 의한 학습법과 이용법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으로 고민을 하고 있어 한방약을 써 보고 싶다던가 주위에 환자가 있어 어떤 한방약을 처방하면 좋을까 할 때 먼저 이 책의 끝부분에 마련된 '찾아보기'를 이용해 주기 바란다.
두통이나 어깨결림 또는 냉증과 같은 증상이나 고혈압, 만성간염과 같은 병명도 색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병명과 증상을 함께 늘어 놓았다.
하나의 증상이나 병명에 여러 가지의 한약방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 약을 선택하기가 망설여진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가장 잘 사용되고 있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나열해 보았다. 찾아보기이기는 하지만 페이지뿐이 아니고 한방의 약명까지도 적어 놓았으므로 충분히 이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머릿부분에서부터 몇 가지의 한방약을 골라 그 페이지를 열고 최초의 '어떤 사람에게 사용하나'라는 항목을 찾아보면 이 한방약의 효능을 잘 알 수 있게 되어있으며, 일러스트(삽화 도해)로 판단해도 좋지만 이것으로 이 약이 잘 맞을 것 같다든지 아니면 약간 무리가 아닐까 하는 판단이 대충 내려 질 것이다.
더욱 자세한 것은 그 내용을 읽고 판단하면 된다. 일반적인 증상 외에 복부, 맥박, 혀의 증상에 대해서도 적어 놓았다.
실용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용할 수가 있겠지만 '사용법의 주의'에 옛사람의 경험이나 최근의 치료 경험, 사용법의 요령 등을 간추려 놓았으므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주로 한방 엑기스제제에 대해서도 설명을 가했으므로 '어떤 병에 듣는가(적응증)'의 항목에서는 수많은 선인들의 경험을 간추려 여러 가지 병명과 증상을 적어 놓았다.
한방약을 병명에 맞추어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독자적인 판단기준'증(한방 특유의 적응증후군)'에 따라서 사용하는 것이 본의로서 병명한방은 사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방약을 사용해서 그 증상이나 질환을 정확하게 치료하면 한방의 판단기준에 따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한방약이 의료보험에 채용될 단계에서 많은 전문가가 모여서 이러한 기준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심한 흔적을 역력히 찾아 볼 수가 있다.
현대인에게도 사용하기 쉽도록 증세와 병명을 엮어 맞추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한방약만도 약 100여 가지에 이른다. 최근의 대표적인 한방 처방전으로는 700~800여 가지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로 잘 사용되는 한방약은 근소한 정도다. 우리가 사용하는 처방도 100개가 못 된다. 한방약을 많이 사용하는 의사도 20개 정도의 처방이 있으면 왠만한 병은 치료할 수가 있다.
현재 반 수 이상의 의사가 한방약을 사용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럴때 수 많은 한방 처방을 한꺼번에 구사하려고 생각하면 혼란만 올 뿐 아무런 효과도 얻어 내지 못한다.
우선 약효과가 뛰어나고 사용 빈도가 높은 한방약 다섯 처방을 골라 기본 처방의 제 1단계로 삼았다.
기본 처방
제1단계(A)
1) 갈근탕
2) 팔미지황환
3) 당귀작약산
4) 계지복령환
5) 소시호탕
이제 처음으로 한약을 복용하려는 사람은 우선 갈근탕에서부터 시작해 주기 바란다.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게 되면 갈근탕은 이런 때에 사용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이 책을 반복해서 읽어 준다면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소시호탕까지 구사할 수 있게 되면 한방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 몸에 배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제까지 어렵다고만 생각되었던 한방책에 조금씩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곳에서 의사를 대상으로 한방 강습을 해왔는데, 이 방법이 좋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한방약을 복용하고 있노라면 그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진다. 어떤한 생약이 어떠한 작용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는 '처방 해설'부분을 보아 주기 바란다. 더욱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을 때에는 각 과의 전문서적을 읽어 주면 된다.
기본 처방의 제1단계를 마친 뒤에는 부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와 같은 각 분야에 따라서 흔히 사용하는 한방약이 달라지므로 제2단계, 제3단계, 제4단계의 사용빈도를 참고로 해서 열거해 보았다.
기본 처방
제2단계(B)
6) 대시호탕
7) 소건중탕
8) 시호계지탕
9) 보중익기탕
10) 반하후박탕
제3단계(C)
11) 반하사심탕
12) 십미패독탕
13) 시호가용골모려탕
14) 소청룡탕
15) 방풍통성산
제4단계(D)
16) 방기황기탕
17) 가미소요산
18) 오령산
19) 의이인
20) 인삼탕
이것은 일차적인 목표이므로 이것에 구애를 받을 필요는 없다. 시대에 따라서 병도 달라지므로 중점이 달라진다.
필자의 진료소에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은데 아토피성피부연, 피부각화증에 온청음, 소아과성의 여러가지 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의 체질개선에 시호청간탕, 청장년의 체질개선에 형개연교탕이나 육미환 등을 잘 사용하고 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전국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많은 의료기관에서 한방약이 사용되어 여러 가지의 난치병의 치료경험과 기초연구가 전개되었다. 그러한 지식에 관해서는 될 수 있는 한 그 예를 채택해 두었으므로 '사용법의 주의'의 항목을 이용해 주기 바란다.
또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중국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중국의 의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처방 해설'의 항목에서 중국의학에 관한 지식을 다소나마 언급해두었으므로 초보적인 이해는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계통적인 취급은 아니지만 그것은 이 책이 목적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책으로 약간의 이해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으로 생각한다.
한방약의 약리학과 그 안전성
일반적으로 약품에는 상용량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 지극히 근소한 양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으며 비교적 많이 사용되는 것도 있다.
독성이 강한 것을 독약, 심한 작용이 있는 것을 극약이라고 구분해서 취급하고 있다. 그 약품의 유효량, 상용량을 초과해서 다량으로 사용하면 중독을 일으키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중독량, 치사량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 약은 한편으로는 독일 수도 있다. 독성이 강한 약일 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그처럼 독성이 강한 약을 잘 사용해서 병을 치료해 왔다. 바곳의 뿌리도 그러한 것들 가운데의 하나로서 독살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것이다.
바곳의 뿌리는 한방에서는 부자라고 하며 매우 빈번히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 사용방법이 서툴러서 환자가 사망하는 예가 많았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부자는 기사회새의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도 심근경색의 쇼크상태에 부자가 들어 있는 사역탕이라는 처방을 이용해서 위기에 처해 있는 환자를 구해낸 경험이 있다. 이러한 사용법은 일반인에게는 무리이며 전문가만이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특례라고 말할 수 있다.
약이란 안전한 것을 택하기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상용량과 중독량, 치사량의 차이가 클수록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 약품의 표준에 LD 50이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그것은 쥐나 마우스(실험용 흰쥐) 같은 실험동물을 많이 이용해서 반수(50퍼센트) 이상이면 치사량을 나타낸다. 여기에서의 LD 50의 치가 클수록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방약이나 한방엑기스제제에 대한 선호도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서 엑기스제제를 만들고 있는 회사들도 자사의 제품에 대해서 기초적 데이타인 LD 50을 표시하게 되었다.
팔미지황환에 대해서 그 예를 소개하기로 하자.
이를테면 팔미지황환의 건조엑기스에서는 LD 50은 체중 1kg에 대해서 15g 이상으로 쥐의 사망에나 이상소견은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쓰무라제약사).
쥐나 마우스는 작은 동물로서 그 체중에 부응하는 양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을 체중 50kg의 성인으로 환산해 보면 1회에 750g 건조엑기스를 복용케 해도 이상소견은 없었다는 것이 된다.
보통 사용되는 한방엑기스제에서는 건조엑기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일은 없다. 건조엑기스를 그대로 두면 습기를 빨아들이므로 유당 등의 부형약을 섞어서 사용한다.
쓰무라팔미자황환의 설명서에는, '본품, 7.5g 중(1일 복용량)에 아래에 표기된 비율의 혼합생약의 건조엑기스 4.0g을 함유량'이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에 팔미지황환의 처방이 표기되어 있다.
약국방 지황 6.0g
약국방 산수유 3.0
약국방 산약 3.0
약국방 택사 3.0
약국방 복령 3.0
약국방 목단피 2.5
약국방 계피 1.0
법제부자 분말 0.5
750g의 건조엑기스를 통상의 시판 엑기스제로 환산하면 약 1,400g이 된다. 엑기스제로 하루의 복용량이 7.5g이니까 약 187일분이 된다. 그리고 187일분의 엑기스제를 한 번에 복용해도 이상소견은 발견도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1회에 1.4kg의 엑기스제를 먹으라고 해도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LD 50이 15/kg 이상이라는 것은 쥐나 마우스에게도 그 이상은 먹일 수가 없다는 용량이다. 일반적인 약품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정도의 양으로서 음식물이라 할지라도 한 번에 1.4kg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이상 안전한 약은 없을 것이다. 이상은 급성독성의 실험이었는데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경우의 독성에 대해서도 실험해 둘 필요가 있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팔미지황환엑기스의 만성독성에 대해서도 기재되어 있다.
쥐의 암컷과 수컷에게 팔미지황환의 건조엑기스를 체중 1kg당 , (A) 1일 40mg(40mg/kg), (B)200mg(200mg/kg), (C)1,000mg(1,000mg/kg)씩 6개월동안을 복용케 해서 그 결과를 본 것이다.
이들을 체중 50kg의 성인으로 환산하면,
(A) 40mg/kg, 건조엑기스로 2g(1/2일분)
(B) 200mg/kg, 건조엑기스로 10g(2~5일분)
(C) 1,000mg/kg, 건조엑기스로 50g(12~15일분)이 된다.
그 결과는 (A), (B) 군에서는 혈당치 상승, (C) 군에서는 간기능 항진, 중성지방치의 상승, 혈당치의 감소를 보였으나 그 이외의 변화는 없었다고 쓰여 있다(쓰무라 약리연구소).
여기에서는 건강한 쥐에게 사용되고 있으므로 이 결과를 당장 질병치료와 결부시킬 수는 없지만, 통상 사용량의 25배의 양을 6개월 동안 계속 복용해도 이 정도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충분히 안전한 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앞의 처방에서도 있었지만 팔미지황환에는 독성이 강하고 사용하기가 어려운 부자가 사용되고 있다. 보통 급성독성이건 만성독성이건 간에 부자의 유독작용이 일어나면, 그렇게 많은 양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법제부자라고 기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어 부자의 유효성분과 유독성분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것은 유독성분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부자를 가열하면 유독성분은 없어지고 유효성분만이 남게 된다는 사실이 판명된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의 한방약에 대한 안전성의 비밀이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자의 과용으로 목숨을 잃었던 것인가. 한방약도 이제는 근대적인 약리학 덕분으로 상당히 진보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팔미지황환의 그러한 약리연구를 소개하자면,
1) 쥐나 마우스에서 당대사, 지방대사의 개선작용이 인정되었다.
2) 내당능시험에서 팔미지황환의 엑기스는 가령에 따르는 혈당처리능의 저하를 억제한다.
3) 높은 콜레스테롤식품으로 사육한 쥐와 마우스에게 항지방작용이 인정되었다.
4) 라벨콜레스테롤을 사용한 실험에서 콜레스테롤의 회전율이 인정되었다.
이러한 연구 이외에도 이뇨작용, 남성호르몬작용, 쥐의 눈의 렌즈에서 알도즈 리닥제(AR) 활성의 저해작용을 보이는 등 팔미지황환의 임상효과를 증명할 만한 기초연구가 진보되고 있음을 알수가 있다.
제2장 한방약의 선택과 사용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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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과 병명에 따른 한방약
중복된 한방약의 경우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