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관도사 손석우

 

서울의 풍수와 한민족의 장래

삼청공원.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의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서울이야말로 천하의 대지이지. 내명당과 외명당이 뚜렷하고 빼어난 산세와 도도히 흐르는 한강 물이 어울려 천년 만년 번성할 도시가 바로 이 서울이라 할 수 있지. 6천년 민족의 정기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흠이 있다면 국립중앙박물관 건물터가 잘못 앉은 것이야.'

조선 왕가의 터에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하는 거대한 돌건물이 들어섰으니 천지신명인들 얼마나 비분오열하겠나.

 

서울이라는 도시는 옛날부터 북악산을 중심으로 왼쪽이 청룡인데 낙산이 바로 그것이고 그 오른쪽은 백호로서 인왕산이 그것이여, 그런데 풍수 지리상 청룡은 남자요 장손이며 문에 해당하고, 백호는 여자, 지손과 무에 해당한다고 일러왔지.

서울은 6백년 전 도읍지로 결정될 때부터 백호가 너무 강하고 청룡이 매우 약하여 장손보다도 지손이 성하는 도시로 알려졌어. 실제로 이조 5백년 동안의 임금들을 살펴 보면 대부분이 지손들이라 이 말이여.

서울의 지세가 이러했기 때문에 약한 청룡을 비보한답시고 동대문을 특별히 흥인지문이라하여 산맥같이 생긴 지자 한자를 추가했을 뿐만 아니라 그 밖으로 둥근성을 쌓았던 것이여.'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의견

'그것은 궁궐을 동향으로 하느냐 남향으로 해야 옳으냐의 문제였어. 무학대사의 주장은 궁궐을 동향으로 해야 한다는 거이여. 그 까닭인즉 내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서울의 지세가 백호가 강하고 청룡이 너무 약한 형국이므로 인왕산을 뒤로 하여 지금의 청운동에 궁궐을 동향으로 앉히면 그 왼쪽의 청룡이 북악산, 삼각산이 되므로 장손과 문이 번성하는 이상적인 왕도가 된다는 주장이었지.

결국 정도전의 주장대로 남향으로 궁궐을 세운 것이 경복궁이여.'

 

'그러면 아까 질문한 문과 무가 서울에서 사라진다고 말한 까닭은 이렇다.

즉 이 삼청공원에서 성북동 골짜기로 터널이 뚫렸기 때문에 청룡의 맥이 단절되어서 그나마 약하게 명맥만 유지하던 문이 서울에서 쫓겨나가게 되었다는 말이여! 현대적 의미의 문이라고 할때는 우선 국회나 서울대학교 같은 것을 들 수 있겠는데 이런 기관들이 서울을 떠난 것이 사실이 아닌가?'

'행정구역상으로 볼 때는 영등포와 강남 강서 등이 모두 서울이라 하지만 풍수지리상으로는 한강 북쪽만을 서울이라 하고 있어. 왜냐하면 풍수리에서는 산줄기를 그 기준으로 삼는데 한강 북쪽은 저 백두산에서 뻗어내린 산맥이 함경도를 거쳐서 삼각산으로 내려온 줄기라 이 말이여.

그러나 한강 남쪽에 있는 관악산이나 청계산은 저 속리산 천왕봉에서 뻗어내려서 북쪽으로 올라온 차령산맥의 끝이여. 그러니 강북과 강남은 전혀 그 산줄기가 딴판인 것이여. 이런 까닭에 풍수지리상으로 논할 때에는 강남은 서울이 아니라고 취급하지. 그러므로 국회와 서울대학교는 서울을 떠난 것이 되는 것이여.'

 

'무가 서울을 떠나게 된 것은 청운동에서 세검정 쪽으로 통하는 부암터널을 뚫었기 때문이지. 그 당시 나는 고위당국자에게 그 터널공사를 중단할 것을 건의한 바 있었어. 그 까닭인 즉 이 부암터널을 뚫고 나면 무가 모두 서울을 떠나게 되기 때문이었어.'

나중에야 문탐한 이야기였지만 교통문제가 그 주된 원인이었던 것이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서울에서의 인왕산은 무를 담당하는 백호인데 그 모가지를 끊어 놓았으니 누가 무슨 수로 견디어 내겠는가? 앞으로 서울에서는 군부대가 모두 떠나고 말 것인데, 또 북악터널을 뚫었기 때문에 앞으로 멀지않아 장래에 권을 상징하는 정부도 차츰 떠나고 말 것이여.'

육관도사의 예견으로는 문무가 떠나고 권이 떠난 서울은 옛날의 도읍지인 개성이나 경주처럼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무역이나 상업도시로 더욱 번창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 지구상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세계의 모든 인류는 전쟁 사변 분규 등 여태까지의 치열했던 화운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맑은 수운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일세. 이에 따라서 지난날과 같은 맹렬한 투쟁 같은 것은 차츰 사라지고 인간 본연의 윤리 도덕과 고귀한 진리가 인류를 인도해갈 것이여.

그러므로 미래의 세계 인류는 군사력이 강대한 대국들이 주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도덕성과 심오한 철학을 가진 나라가 전세계 인류를 이끌어 나간다 이말이여. 이러한 새로운 운명은 아득한 태고시대부터 숭고한 한철학과 위대한 윤리 도덕성을 지녀온 우리 배달겨레에게 모든 인류를 주도해갈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믿어.'

 

'우리나라의 국운을 논할진대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시기를 맞이한 것이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여. 반만년 동안 온갖 슬픔과 억눌림으로 한이 맺힌 이 순박한 우리민족... 이 겨레의 앞날에 찬란한 광명이 비추고 전인류를 인도해갈 커다란 사명이 주어진 때가 바로 지금이야.

원시반본의 이치로 봐서나 오경명성의 조림으로 보아서 우리나라는 시로 수십세기 만에 처음으로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되었다네. 원시반본이란 상고시대의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뜻이야. 상고시대 우리 한민족은 지금의 만주와 요동지방 전부와 북경지방까지를 통치하고 있었지 않았는가?

그런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 간다는 것이 원시반본인 것이여. 이것은 마치 사시의 절후가 되돌아 오는 것 같은 이치를 말하는 것일세.'

 

'그 다음으로 오경명성에 관한 이야기인데 옛날부터 이 별이 비치는 국가는 큰 발전이 있어왔다는 것이여. 영국에 이 별이 비친 것이 81년 동안인데 그 동안에 이 나라는 해가 지지 않는다는 대영제국으로 큰 발전을 했지 않았는가?

미국에 오경명성이 비친 기간은 172년 동안이라고 하지. 광활한 황무지에 원주민밖에 살지 않던 이 나라가 세계 최강의 초강대국으로 발전하였다네. 이 오경명성이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오는 도중에 약 5년 3개월간 일본을 비추어 주었다네. 그 덕택으로 일본의 경제력이 크게 향상되었던 것이지.

우리나라에 이 오경명성이 비친 것은 언제부터냐? 그것은 1986년 9월 14일 인시(새벽3시~5시)부터일세. 진실로 그러할진대 그 오경명성이 우리 한국을 조림하는 기간은 몇 해나 되는가? 내가 연구한 바로는 앞으로 381년 동안 그 별이 우리나라를 비추게 되어 있어. 이 기간중에 우리 한국은 전 세계와 모든 인류의 종주국으로 떠오르라고 확신하고 있다네.

 

'우리의 수도 서울은 이제 나라의 국도로서 운을 다했네. 남북의 자유왕래가 곧 시작되고 각종 협정이 맺어지게 되면 통일한국의 새로운 수도 또한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일세. 수도를 이전해야 한다 이 말이여. 통일한국의 수도! 그곳이 과연 어디냐?

정부 내에서도 이미 여러 해 전에 준비해둔 안이 있다네.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구성되어 새로운 수도의 터를 물색했는데 파주의 교하 일대가 제일 유력한 곳으로 보고가 올라 왔지. 서울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크기의 해안 평야가 드넓게 펼쳐 있고, 임진강이 흘러서 수원의 공급도 용이한 것이여...

그 아래 용유도엔 국제 규모의 공항이 들어서게 되어 있으니 세계 교통의 중심지로도 손색이 없질 않은가? 이 공항엔 앞으로 초음속 여객기가 이 착륙하게 되는데, 미국에서 아시아로 오는 초음속 여객기는 여기로 내릴 수밖에 없다네. 일본도 중국도 일단은 여기서 내려서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고 가야된다는 말이여.'

 

'용유도는 그만큼 천혜의 땅이여. 세상에 둘도 없는 터요, 교통의 요충지가 될 것일세. 그러니 파주 일대가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남북한의 중간부분에 위치한 곳이니 명분상으로도 좋고... 이 일대는 말이여, 앞으로 남북 협정에 의하여 각종 규제와 제한이 있게 됨은 물론이지. 이러한 보고가 올라와서 마지막으로 풍수사들의 견해를 듣는 차례가 되었지.

수도의 터는 풍수적으로 매우 중요하니까 반드시 자문을 구해야 되질 않겠나? 내가 거기에 가서 마지막으로 자리를 정해주었지. 먼저 수도의 경계를 정하고, 주요한 건물들이 들어설 터를 우선 정해놓고 왔어. 아마 통일이 되면 그렇게 될 것이여.'

 

'그런데 앞으로 약 한 세대가 지나면 세계가 하나로 통합이 된다네, 유럽이 통합되는 것처럼 전 지구가 하나의 정부 아래 연합체를 구성하게 되어 있지. 그것은 이 세계의 운세가 그렇게 흘러가기 때문이야. 이 흐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네.'

'그렇지. 우리나라는 앞으로 세계연합정부의 의장국이 될것일세. 무력도 경제력도 아닌 도덕의 힘으로 세계를 다스리는 그런 나라로서 말이지. 그 연합정부의 터는 지금의 중국의 요녕성에 있는 계룡산 아래의 넓은 곳이야. 옥야천리로 광활해서 세계국가의 도읍지로서 적격이지. 그때가 되면 그곳도 우리 땅이 될 것이니, 원시반본이 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세계의회가 열리는 의사당이 어디에 들어서는 줄 아는가? 금강산 아래 통천이라고 있지? 그곳이 바로 세계의회의 의사당이 들어설 곳이여. 금강산은 곧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며, 동시에 지구촌 전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약속하는 입법기관이 터잡는 곳이니 우리 민족의 장래는 희망찬 것이지.'

 

 

제 2부

탈신공 개천명

우주 자연의 위대한 조화를 이탈하는 것. 하늘이 정해놓은 명운까지도 바꾸어 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풍수지리이다.

'풍수 지리에 관해서는 육관도사 손모 지사를 능가하는 사람이 없소. 그는 비단 국내에서의 명사일 뿐 아니라 멀리 대만의 장개석 총통, 일본의 히로히토 천황, 그리고 중국 등소평의 묏자리까지 봐준 세계에서도 가장 유명한 어른이니 당연히 그집으로 찾아가서 질문을 해보는 것이 상책일 것이오.'

'그대들이 말하 바 그와 같은 이변은 옛날부터 흔히 있어 왔던 사례입니다. 먼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 겉모양으로 봐서는 각각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도의 자리에서 관할 때에는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부터 이해해야 할것입니다.'

 

'천 지 인의 도리도 이와 같아서 밖으로 보기에는 각각 별개인듯 하지만 진리의 눈으로 관할때에는 전부 그 뿌리가 하나요 한몸이라는 말입니다.'

고려의 현종이라든지 이조 말엽의 고종 같은 임금들은 그 선조의 묘를 대명당에 모신 결과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전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이야기드린 바와 같이 천지가 나와 한뿌리요 만물이 나와 한몸이라는 큰 도리를 통달하고 나면, 비로소 대자비심이 진심에서 우러나고 공명하고 정대한 밝은 생각과 행실을 이룩할 수있다는 말씀이올시다. 왜냐하면 만물이 나와 더불어 그 체가 둘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으로 만물을 내몸같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되므로 그것이 진정한 대자대비심이 되는 것입니다.'

 

착하고 어진 사람들이여

천 지 인은 곧 한 뿌리이니

나라의 안녕도 개인의 행복도

모두가 삼재의 조화에서 나오는도다

터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알지 못하면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높아도

그저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

동체대비의 밝은 깨침을 위해

풍수는 헌신해야 하나니

그때가 되면

현생극락이 이 땅에 오는도다!

 

지구의 신비

'무릇 풍수 지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모름지기 이 땅 덩어리가 마치 사람의 육체와 같이 살아서 움직인다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할 것이여...'

 

'나는 평소부터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지구가 가장 훌륭한 낙원이라고 믿어 왔네... 혹 어떤 종교나 철학에서는 이 지구를 가장 견디기 어려운 괴로운 곳(고해)이라고 표현하며 또 이 세상은 죄업으로 충만해 있다고 일러 왔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를 않는단 말일세... 한마디로 말해서 이 광대 무변한 대우주 가운데는 수십억 수백억 개의 천체들이 질서 정연하게 순환운행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도 가장 살기 좋은 곳은 바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 뿐일세.'

 

'우주 과학의 놀라운 발전으로 차츰 그 참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천체 가운데서 이 지구만큼 생기가 충만하고 살기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이지... 비단 달 뿐만 아닐 것이여... 저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 무리들도 대개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황무지란 말이지...

그에 비하면 이 지구야말로 얼마나 복된 땅인가? 온누리에 생기가 가득하여 비록 씨를 뿌리지 않더라도 온갖 식물들이 저절로 자라나는 광활한 대지! 만물이 그 즐거운 삶과 무궁한 번성을 노래 부르는 평화롭고 안락한 복지!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인 것이여... 그러므로 우리들은 축복받은 이 지구에서 삶을 누리는데 대하여 항상 감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이 땅 덩어리를 가꾸는데 힘써야 할 것이네... 특히 이러한 지구 가운데서도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은 산좋고 물 맑으며 경치가 빼어난 화려한 고장이 아닌가.'

 

'그런데 풍수 지리학에서는 태초에 처음으로 이 지구가 형성될 때에 곤륜산을 그 지붕으로 하고 좌우 양쪽으로 수십억의 인구를 지배할 만한 대명당의 도읍지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게야. 그 장소를 밝히라면 백호(오른쪽)쪽으로 로마의 교황청 자리요, 청룡(왼쪽)으로는 중국 북경의 자금성 자리라고 일러왔어.

그대들도 잘 아는 바와 같이 지난날 로마의 교황청은 세계의 중심지로서 구라파의 천하를 통치해 왔고, 저 만고의 영웅이라는 나폴레옹도 로마의 교황 앞에서 무릎을 꿇고 황제의 관을 하사 받지 않았던가?

북경의 자금성도 지난날 동양권 전체를 제압하던 황도가 아니던가? 10억 인구가 넘는 중국 대륙을 통치하는 대도읍지 북경은 앞으로 전세계 인류를 다스리는 위대한 도시로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야.'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로마와 북경 풍수 학설은 어디까지나 도읍지, 즉 양택에 관한 문제이고, 그보다 더 직접적이고 감응이 빠른 음택(묏자리)에 관해서는 옛날부터 우리나라를 제일로 손꼽아 왔던 것이여. 다시 말해서 산천이 빼어나서 명당 자리가 많기로도 세계에서 제일이거니와 이 지구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최대의 큰 명당이 바로 우리 강산에 응결되어 있다는 뜻일세.

그것은 수십억년 전에 지구가 처음 생길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인데, 진실로 그렇다면 그 자리가 있는 곳은 과연 어디냐? 옛날부터 내노라하던 유명 지사들은 하나같이 그 자리가 어디냐고 찾아 헤맸던 거여...

이 지구상에서도 제일 가는 그 자리, 장차 72억의 세계 인류를 통치할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할 그 큰 터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도를 닦아서 진리를 깨닫고자 노력하는 도사 스님 음양 역술가 할 것 없이 수천년 동안을 찾고 또 찾아 다니던 천장지비의 그 자리가 있는 곳은 충청도의 내포 지구라고 알려져 왔어.'

 

'옛날 통일신라 시대에 당나라 양태진이라는 풍수지리의 대가가 당포(지금의 당진)에 온 적이 있었네. 그는 도력이 매우 높고 인격이 고매하여 대당의 국사로 추대된 사람이였다네. 이 사람이 내포 일대의 산세를 돌아보고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는데...'

'동방의 백제 땅에 자미원국이 있는데 이런 대명당은 천하에 둘이 없는 대지이다. 우리 중국 땡에도 자미원이 하나 있기는 한데 그것은 양택자리로 되어 있어 비교할 바가 못된다. 이 하늘 아래 음택으로 자미원을 이룬 곳은 오직 동방의 백제 땅에 하나가 있을뿐이다.'

 

옛날부터 풍수 지리에서는 4대원국 이라는 대지가 있다고 일러 왔다. 첫째가 자미원국이고, 둘째는 천시 원국으로 지금의 북한 땅인 강계 지방에 있다고 한다. 세번째가 태미원국이고, 네번째를 사미원국이라 한다.

 

흥선대원군의 자는 시백이요, 호를 석파라고 하였으니 영조의 현손이다. 나이 20세에 흥선군에 봉해진 그는 항상 안동 김씨들의 세도정치에 반항하면서 언젠가는 이런 체제를 뒤집어 엎으려고 굳게 결심하였다.

'그렇지, 암 그렇고 말고, 그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조물주의 그 오묘한 조화도 빼앗아 버리는 것, 그리고 하늘이 정해 놓은 인간의 운명까지도 바꿀수 있는 도리가 바로 풍수지리가 아니던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대명당에다 조상님을 모셔서 나의 이 간곡한 소원을 풀어야 하겠다.'

 

그 결과 마침내 숨은 명사인 정만인을 만나게 된다.

'정도사님! 이 못난 제가 대명당을 구하고자 하는 까닭은 결코 저와 우리집의 번영만을 소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이 나라의 체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하여 국가의 번영과 만백성의 갈 길을 올바르게 인도하고자 함이니 어찌 작은 일이라 하오리까?'

'대감의 정성이 그토록 간절하시니 목석 같은 저인들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비록 천박한 재주이지만 대감을 위하여 최선을 다 바치겠습니다.'

그 결과로 덕산 가야산 아래에 남연군의 묘소가 자리잡게 된다.

 

2대 천자가 날 자리

'비록 한달을 하다가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기필코 왕권을 회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반드시 왕이 날 자리를 점지하여 주옵소서.'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정도사가 인도한 곳은 충청도의 덕산 온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가야산 밑이었다.

그는 10여년 동안 명당을 찾아 헤매면서 닥치는대로 산서를 탐독하였다. 그 덕택으로 웬만한 시골 풍수뺨칠 정도로 지리에 대한 상식이 풍부해졌던 것이다.

'흥선군 대감! 이 자리가 바로 양대에 걸쳐서 천자가 나실 자리입니다. 그러나 혈처 바로 앞에 저렇게 옛절이 있으니 저 사찰을 없애지 않고서는 이 명당이 발복되지를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권고하노니 저 윗쪽의 만대 영화가 약속된 자리를 차지하시지요.'

'이 앞에 있는 고찰이 방해가 된다면 이 절을 없애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기필코 이 자리에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체백을 모실 것이니 제발 도사님께서는 저를 도와서 뜻을 이루게 하옵소서.'

 

'닷새 뒤에 수덕사에 큰 재가 치루어집니다. 왕가에서 올리는 재인데 그 경비가 3천냥이나 들었으니 맛있는 음식들이 산더미 같을 것입니다. 형님께서는 이 절에 사시는 모든 스님들을 인솔하시고 그날 아침 일찍 오시기 바랍니다. 불공도 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포식하도록 하여주십이오.'

흥선군은 가야산 주지스님에게 이렇게 요청하였다.

 

'영검하신 부처님이시여, 이 나라와 왕실의 부흥을 위하여 이 절을 불태워야 하겠습니다. 먼 훗날 저의 이 간곡한 소원이 성취되는 날 반드시 새로운 법당을 웅장하게 지어드릴것을 굳게 서약합니다.'

 

형산 옥벼루와 천자의 등극

'오늘은 돈 받을 처지가 못됩니다. 그저 대감댁에 있는 그 유명한 옥벼루나 한번 구경했으면 좋겠소이다.'

형산의 옥벼루! 중국의 황제가 조선의 왕에게 선물로 보내준 희대의 보물이다.

'아아, 이 벼루에다 먹을 갈아서 난초를 한번 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네!'

'그게 뭐 그리 어려울 게 있소. 당장 예서 치시오. 내 손수 먹을 갈아 드리오리다.'

'무슨 말씀이오? 이런 훌륭한 옥벼루로 난초를 치려면 이 자리에서는 불가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목욕재계하고 의관을 갖추어 입은 다음 깨끗한 마음으로 쳐야 합니다. 하오니 이 벼루을 하루만 딱 빌려 주십시오. 그러면 곧바로 내일 중에 벼루와 난초를 함께 바치리이다.'

 

'충청감사는 흥선군이 묘를 쓰는데 있어서 터럭만치의 장애가 없도록 하라.'

영의정 김좌근의 쪽지를 본 충청감사가 깜짝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누구의 명이라고 거역할 것인가? 단박에 초강경 조치가 내려졌다. 감영 산하 군대가 동원되었다. 묘자리 주변 30리 이내에 얼씬거리는 중들은 모두 잡아다가 하옥하니, 가야산 방화사건을 항의하기 위해 모인 중들은 모두 풍비박산이 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흥선군의 숙원은 그가 그토록 타도하려고 맹세하였던 그 안동 김씨의 도움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충청도의 가야산 아래의 2대 천자지지의 명당에 흥선군 이하응의 아버지 남연군 이구의 체백이 들어가게 되었으니, 지금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로 표기되는 곳이다.

 

이장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흥선군 이하응은 꿈을 꾼다. 큰 황룡이 호수에서 몸을 뒤집으며 놀더니 자기 부부에게 다가오는 꿈을 꾼 것이다. 그 후 민씨에게 곧 태기가 있어 아이를 낳으니, 이 아이가 바로 흥선군의 둘째 아들인 개똥이 명복이다. 철종 3년, 정선방 소재의 흥선군 사제에 출생하니 때는 1852년 음력 7월 25일이었다. 천한 이름을 지어야 명복을 받는다 해서 개똥이라 불리어진 이 아이가 12살이 되던 해에 철종이 후사 없이 돌아가자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흥선군은 비로소 대원군에 봉해지어 왕정복고의 비원을 이루게 된 것이다.

조선 26대 국왕인 고종은 비록 13살 어린 나이에 등극해 대원군의 섭정을 받았지만, 후일 친정체제를 갖추고 대한제국 수립을 선포하니(1897년 10월, 아관파천 이후 환궁한 직후) 이름하여 하늘에 제를 지낼 수 있는 천자가 된 것이다.

 

자미원의 비밀과 남연군묘의 도굴사건

지구가 생긴이래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최고의 명당!

'최고의 풍수인 정도사께서는 혹시 자미원을 아시는가?'

'예, 알기는 아옵니다만, 소인이 보기로는 지금은 쓸 시기가 아닙니다. 그 자리는 앞으로 약 1백년 이후에나 가능하며, 만일 이를 무시하고 지금 쓰게 되면 당장에 벼락을 맞아 죽습니다.'

 

자미원이란 어떤 곳인가?

지구의 신비를 증명해낼 그것은 과연 어떤 곳이던가? 지리법에서 말하는 삼길, 육수와 구성 정체가 모조리 갖추어진 유일무이한 대명당터로서 다스리는 인구가 72억이 되는 대제왕지지다. 앞으로 약 한 세대 후 세계의 인구가 72억이 되는 무렵에 통일된 세계를 다스릴 제왕이 이 혈의 발복으로 등극한다.

자미원은 1988년부터 쓸 수 있으며 그 이전에는 하늘이 감추어 놓은 자리이다.

우리 민족, 우리 나라가 그 역활을 할 것이니 앞으로 세계정부의 터는 요동 땅 계룡산 아래 드넓은 벌판에 서게 되고, 금강산 아래 통천에는 세계의회 자리가 들어선다.

 

명당이라고 생긴 곳은 그 구조가 완벽하게 짜여져 있다. 땅 속에 묻혀 있는 '그릇'의 형상과 같다.

 

흥선대원군은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이 부족하여 지나치게 쇄국을 주장한 것이 흠이 되기는 했으나 그는 조선왕조의 마지막을 극적으로 장식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리의 법술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것은 물건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만큼이나 정확하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당대에 대통령이 날 자리가 엄연히 존재한다. 부귀공명과 옥당한림이 날 자리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러나 그자리에 들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인연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탈신공이며 개천명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상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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