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
제 5장 정각도 입문
제2절 건곤단법 수련
'이제 일찍부터 숨쉬기를 하여라. 큰 고양이도 저 먹을 것은 제 스스로 구할 때도 되었으니 너무 큰 고양이한테 마음 쓰지 말아라.'
'너는 오늘날까지 모든 것을 모르고 하였으나 이제 내 말을 잘 들어라. 너는 위로 조상 선령이 계시어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할아버님과 웃어른이 있고 또 내가 있으니 모두가 너를 보살피는 것이다. 네 몸은 혼자이나 하늘과 땅이 굽어보고 조상 선령이 모두 보살피고 있으니 마음 속으로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그 품안에 들지 않으면 마음이 혼자가 되어 아무리 밝받는 법을 닦아도 소용이 없는 법이다.
그러하니 하늘과 땅, 그리고 돌아가신 모든 영, 할아버님 그리고 너에게까지 밝받는 법을 전하게 하여 주신 많은 웃어른께도 고마움을 알고 절을 하여야 몸과 마음에 혼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청산은 숨쉬기를 쉬지 않고 계속 하였다. 눈앞에 여러 가지가 보이기도 했고 아주 숨쉬기가 싫어지는 날도 있었으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춥거나 덥거나 하루도 쉬지 않고 하였다. 스승님을 따라온 것은 삼 년이 되는 해이다.
그때는 무엇 때문에 이런 것을 하라고 하시는지 또 이것이 배꼽 아래 숨쉬는것과 몸 움직이는 것과 고요한 마음가짐밖에 없으니 도대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두려워서 하다가 나중에는 습관이 되고만 것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아주 깨끗이 하여 놓고 지냈구나'
'그래야지. 몸과 마음이 깨끗하려면 밝받는 법으로 닦으면 되고 목욕을 항상 하고 자고 있는 곳도 물론 깨끗이 하여야 마음이 밝음을 얻는 것이다. 어디를 가나 항상 깨끗이 하여야 되는 것이야.'
'혼자서 지내는 버릇해야 한다. 나는 이 산 저 산 다니다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고 왔다.'
'너에게 가르침을 주어야 할 때는 꼭 올 것이다. 가고 오는 것도 슬픔도 허전함도 기쁨도 없어야 하는 거야. 알겠느냐?'
'네가 처음에 숨쉬기를 한 것은 먼저 다소 가르쳐 주었지만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을 아래 돌단자리에 모이게 하는 집을 지으려고 먼저 가운데 기운을 튼튼히 한 것이며(비위가 곧 중앙토) 그 가운데 기운은 '할알'이 하나의 '함'으로 모이는 이치의 모습(기는 음양조화의 상)인 것이니, 이것이 가운데 기운을 기르는 처음이 되는 밝받는 법(중기를 양육하는 기초)이고 그 함(일기)을 싸고 가운데 기운을 키움(포일수중)이 밝받는 법으로 들어가는 몸가짐이다.
또한 도에 들어가는 자세다. 그리고 다음으로 숨을 쉬어 멈추고 숨을 내쉬어 멈추고 하는 숨쉬기는 하늘 기운과 땅 기운과 두 기운은 하늘에 가득하여 서로 맞물고 돌아가며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사람도 그와 같은 것이니 그 가운데서 생기고 커 가는 것이 힘이며 그 가운데서 사는 것이다. 그래서 둘째 숨쉬기(건곤단법)는 하늘 자리에서 하늘의 원래 이치를 네 몸안에서 움직이게 시키는 법이다. 그런데 아주 훌륭히 해냈다. 이제 다음 것을 내일 배워주겠으니 어서 그만 자거라.'
제3절 원기단법 수련
항상 돌단자리 숨쉬기하던 곳에서 매일 하듯이 절을 공손히 하고 몸을 손발부터 차례로 전신을 움직여 주고서 숨쉬기를 하려는데 스승님께서 오시어
'오늘부터는 스물셋까지 하던 것을 끝내고 다음 것을 가르쳐 줄 터이니 그리 하여라. 네가 숨을 들이쉬고서 멈추어 보아라. 그리고 그것이 임의롭고 고르게 되도록 딴 생각은 말고서 하거라. 몸 움직임도 이렇게 먼저 열두 가지만 하여라.'
'그렇지, 그대로 하되 한 가지 몸 움직임을 하고서 스물셋까지 할 때보다 더 오래 있다가 몸 움직이는 것을 바꾸어라. 마음으로 헤아려서 잘 맞게 하라.'
'이제 너도 저녁에 일찍 자고서 새벽부터 숨쉬기를 하여라. 새벽에 새기운을 받아야 한다. 알겠느냐?'
'세상에 머리를 쓰지 못하면 실패가 있고 무엇이나 단단히 하여 놓지 않으면 얻음이 없는 것이고, 힘들이지 않고 얻는 것은 쉬 없어지는 법이다.'
'치아가 편하면 이가 상하기 쉽다. 무엇이나 씹을 것은 씹고 마실것은 마셔야지. 알겠느냐?'
이렇게 한 스무 날쯤 지났는데 스승님께서 오셨다. 또 열두 가지 몸놀림을 가르쳐 주시고 며칠 계시다가 또 어디론가 가셨다가는 오시어 열 두가지 몸놀림을 다시 가르쳐 주시고 며칠 계시다간 가시고 하는 동안 여름도 가고 가을도 가고 추운 겨울도 지난 이른봄이 되었다.
그 동안 한두 차례 배꼽 밑이 흔들리면서 몸 전체가 떨리기도 하고 갑자기 하기 싫어지기도 하고 어느 때는 배가 몹시 아프기도 하고 입맛이 전혀 없기도 하고 대소변이 나쁘게 나오고 머리가 어지러울 적도 있었다. 소리치던 것은 전연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소리를 칠 적마다 목소리는 상당히 커져서 이제 소리치면 산이 쩌렁 울린다.
'어디 갔다 이제 오느냐? 산길을 걸으면 항상 살피며 걸어야지. 너의 걸음은 살핌이 없는 걸음이다. 언제나 조심하고 걸어야 하는 것이다. 마음으로 살피면 뱀이나 짐승에게 해를 받지 않는다. 너 혼자 살아가자면 항상 조심하는 발걸음이 되어야 한다. 얼른 가서 머루뿌리와 머루잎을 따오너라.'
'뿌리를 찧어 피가 나는 곳에 발라라.'
하시므로 돌로 찧어서 바르니 피가 멎고 아픔이 가신다. 다시 잎을 찧어 붙이니 아주 아픈 것이 가시며 시원해진다.
왜 밀어 제쳤나 하는 것을 알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그러나 아프지 않으니 서운한 마음도 잠시고, 그 머루뿌리와 잎이 신기하여 머루덩굴에 가서 코로 냄새도 맡아보고 잎도 몇개 땄다. 전에는 다치어 피가 난 적도 있지만 아무 풀이나 세 가지를 합치어 발라라 하시어 그것밖에 모른다.
그 세 가지 풀만 붙여도 조금 나오는 피는 멎는다. 이것은 여러번 해서 알고 있으나 머루뿌리와 잎은 처음이다.
이렇게 며칠 있으니 스승님께서 오시어 또 열두 가지 몸 움직임을 자세히 가르쳐 주시고 숨을 항상 늘여 가면서 쉬라고 하시고 하루 저녁 주무시고 또 몇 날 지나서 오시어 열두 가지 몸 움직이는 것이 완젆히 다 잘되면 다음 열두 가지를 가르쳐 주시고 가셨다.
'밝받는 법이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 나가려면 꾸준한 끈기로 닦아야 하고 닦음으로써 얻음이 있는 것야. 발도 아프니 내 예날 얘기 하나 해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