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정각도 입문

아무리 거대한 강국이라도 국민 자신의 수도정신 없이는 자존할 수 없고, 아무리 강건한 민족이라도 국민자신의 수도정신 없이는 번영할 수 없고, 어떠한 찬란한 문화라도 국민 각 개인의 수도정신과 도덕이념 없이는 영원히 보존할 수 없는 것은 천리인 것이다.

 

제1절 중기단법 수련

어느날 앞서 밝힌 들머리 나라 사람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너, 밖으로 나오너라'

그리고 몸을 골고루 움직여준 다음에

'고요히 앉아서 모든 생각을 다 버리고 돌단자리 숨쉬는 것을 배워라. 숨을 들이쉴 때는 배꼽 아래만 나오게 하고, 숨을 내쉴 때는 배꼽 아래가 들어가게 하면서 부지런히 계속하여라. 숨을 들이쉴 때 마음으로 수를 다섯까지 헤아리고, 내쉴때 여섯부터 열까지 헤아려라. 수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헤아려라. 그리고 손가락, 발가락부터 온몸을 움직이고 나서 이제 가만히 앉아서 아까 말한 대로 하거라.'

'아직도 욕심이 가득하구나. 배가 아픈 것은 욕심이 있어서 힘을 주어 하늘 기운을 들어갈 곳 없이 받으려 하기 때문에 아프고, 오만 가지 생각은 또한 욕심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니 한 가지 욕심이 생각으로 바뀌고, 생각은 또 생각을 낳아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나는 것이니 그 욕심을 부리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깊게 은은히 하여라. 그러면 오만 가지 생각도 없어지고 배도 아프지 않다.'

'누가 입으로 숨수라고 했는냐? 숨은 코로 쉬는 것이지 입으로 누가 숨을 쉬느냐?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곳이고, 코는 숨쉬는 곳인데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어떻게 힘을 얻어 갖겠느냐? 입은 사람이 거칠게 살아가다가 마지막으로 죽어갈 때나 입으로 쉬는 것이니 앞으로는 절대 입으로 숨을 들이쉬지도 내뱉지도 말아야 한다. 입은 다물고 눈은 지그시 감고 조용히 다시 앉아서 하여라.'

 

'얘야, 너도 이제는 노인, 노인 하지 말고 스승님이라고 불러라. 너에게 숨쉬는 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스승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것 보아라. 입으로 맛을 찾으니 맛있는 것이 이 없을 때는 걱정이 아니냐. 내가 그래서 과일 맛을 들이지 말고 산중 생활에서 영원히 먹을 수 있는 칡뿌리, 솔잎가루 먹는 것을 하라고 했지 않느냐? 그리고 쉬지 말고 숨을 쉬라고 하였는데 너는 오늘날까지 조금씩 하다 말았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너는 숨쉬기를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피가 머리로 몰려서 죽으니 쉬지 말고 숨쉬기를 하여라. 모든 생각을 다 버리고. 이것이 그 동안 네가 배꼽 아래 돌단자리 숨쉬기를 안 한 벌이다.'

'네가 엊저녁에 무서웠던 모양이로구나. 그러나 어찌 남자로 태어나 눈물을 흘린단 말이냐. 어서 눈물을 닦고서 나를 따라 다른 곳으로 가자. 아주 조용하고 굴도 깊고 넓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

 

어느날 스승님께서 이제 숨쉬기를 잘 하니 몸을 이렇게 손을 모으고 서서 숨쉬기를 하다가 또 이렇게 몸을 굽히고도 하고 앉아서 이렇게 하라고 하시며 다섯 가지를 가르쳐 주신다.

'그래 잘 데려왔다. 잘못하면 딴 짐승 밥이 될뻔했구나. 그 새끼는 큰 산고양이 새끼니 네가 잘 기르거라.'

'너도 이제 우리 식구가 되었으니 올바르게 대를 이어 받아라. 나는 너의 스승이신 청운도사의 스승이다.'

'너도 어서 숨쉬기를 하여라.'

하시므로 날도 덥고 하여 개울가 그늘진 곳에 가서 숨쉬기를 여러 가지로 몸을 움직이면서 다섯 가지씩 배운대로 그대로 하면서 오래도록 하였다.

얼마를 하고 있는데 눈에는 전과 달리 영화 보는 것 같이, 태어나서 자라고 이곳에 와 있는 것과 또 내 몸 속이 골고루 다 훤하게 보인다.

 

'너의 스승님은 경상도 안동 분이시며, 본명은 이송운이시고 일찍이 절에서 자라났으며, 절이 시주가 적은 절이라 내가 데려다 키웠다.'

'너의 스승 청운도사도 너와 똑같이 아니 그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올바른 깨달음을 얻어 가지신 것이다. 너도 부지런히 배워라.'

'그럼 길러도 되지. 호랑이를 잘 기르면 너의 심부름도 하여 주고 많이 도와 줄 것이다. 그런데 마음으로 다스려야지 사람이나 짐승이나 포악하게 다루면 따라서 포악하여지고, 순하게 다루면 따라서 순하여지는 것이다. 네가 길들이기에 달려 있으니 그것ㄷ 하나의 배우는 것이다. 아주 털도 이쁘고 탈을 쓰고 종자도 큰 호랑이다. 잘 길러라. 불쌍한 것이니 네가 버리면 안 된다. 다 커서 스스로 자신이 가면 할 수 없지만 가기 전까지는 키워라.'

'아주 먼 데서 사시며 무운이신데 모두들 무운도사라고 부르시고. 고향은 충청북도 분이시고 본성은 박씨이시고, 함자는 봉자 암자이시다(박봉암). 어서 자고 내일 또 부지런히 숨쉬기를 하여라.'

 

'베꼽 아래가 떨리는 것은 네 몸이 이제야 가운데를 잡는 것이다. 앞으로도 여러 날 그런 것이 올 것이다. 가운데 기운이 움직여야 비로소 너는 단에 잡을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단이란 하늘의 기운과, 땅에서 네가 구하여다 먹은 땅 기운이다. 이 두 기운이 배꼽 아래 단 자리(하단전)가 있어서 이 단자리에 그 두 기운이 돌돌 모이게 되어 돌단자리라 하는 것이고, 나중에 모든 단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를 밝받는 기운이라 하는 것이니 부지런히 하여라. 그리고 눈에 여러가지가 보이는 것은 네가 아직도 마음이 맑은 물과 같이 깨끗하지 못하여 마음이 흔들리어 나타나는 것이니, 더욱 잡념을 버리고 그런 것이 앞으로 수없이 나타나도 아무렇게 생각하지 말고서 하거라.

네가 그래도 튼튼하여 이제야 나타나는 것이다. 약하면 마음도 약해져서 일찍이 나타나는 수가 있는 것이고, 튼튼하면 아주 안 나타나는 것이다. 밤도 깊었으니 내일부터는 일찍 일어나서 숨쉬기를 하여라.'

 

'짐승을 기르려면 부지런해야지. 아침 일찍부터 자꾸 울어서 내가 내어놓았었다.'

매일같이 이렇게 계속하는 동안 이제는 마음 속으로 수를 헤아리지 않아도 스스로 숨을 들이쉴때나 내어 보낼 때나 한결같이 고르게 잘 되었다. 그리고 몸도 아주 부드러워져서 어떠한 몸을 하고도 몸을 고를 수 있었고, 벌써 숨쉬기를 하면 마음에 아무런 움직임 없이 맑은 샘물같이 맑을 수 가 있었다.

힘도 다소 나는 것 같았으나 그간 몇 차례 대소변이 나쁘게 나온 적도 있었다. 또는 머리가 몹시 아픈 적도 있었고 몹시 손발이 힘이 없고 저린 적도 있었고 몸이 떨릴 때는 끝난 후 기분은 좋으나 힘이 더 빠지는 것 같기도 하였으며 어느 때는 손발이 차고 자다가 손발에 마비증세도 있었고 어느 때는 별안간 악을 쓰게도 되었다.

이렇게 지나는 동안 무더운 더위도 고개를 숙이고 아침저녁으로 다소 찬 기운이 돌던 어느 날 다른 날과 똑같이 편안한 곳에 앉아서 몸을 움직여 준 뒤에 숨쉬기를 하면서 차례로 몸 움직임을 오십까지(중기운용의 50동작)를 하고 있으니 옆에서 호랑이 새끼들이 뛰는 소리가 들렸다.

 

'너는 이제야 겨우 마음을 고르고 몸을 고르고 숨을 고르고 하는, 네 마음으로 네 몸을 움직이는 처음 문(수도초공)에 들어섰으며, 이 가운데 아래 단이 모이는 곳(하단전)인 돌단자리는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모여 사람 힘의 뿌리가 되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도 어려운 밝받는 길까지는 창창하다. 이제 그 길로 쉬지 말고 가야한다. 그것이 사람으로서 똑바로 가는 길이야. 알겠느냐?'

'하늘의 할알의 하나의 함(우주의 일기)는 모든 것을 생기게 하고 커서 변화하고, 사람의 하나의 함은 (인간의 일기)은 할알이 하나로 된(음양합실) 가운데(중기)로 몸과 마음이 생겨나 커서 변화(생성변화)한다. 사람 몸의 가운데 기운이 모이는 것(중기단합)은 하늘과 땅의 기운이 가운데 모이는 데(중앙오십토)에서 비롯하여 생겨나고 커 가는 근원의 이치로 생겨나고 움직이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제 네가 사람 몸 안에 있는 것이 튼튼하여진 것이다. 그것이 튼튼하여지면 안의 여러 곳으로 보내고 뭉치고 온전하게 잘 움지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네가 여태껏 숨쉰것은 몸 안의 가운데 기운을 키우는 곳을 튼튼하게 만드느라고 오십 가지 몸 움직임을 하면서 숨쉬기를 한 것이다.

앞으로 모든 곳을 튼튼하게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내일부터는 숨을 들이쉴때 다섯을 전과 같이 수를 헤아리고, 숨을 쉬어 멈추어 있을때 여섯부터 열까지 헤아리는 것을 계속하거라. 그리고 이런 몸을 하고서도 오랫동안 하거라. 모두 스물셋이니 잊지 말고 내가 한 대로 해 보아라.'

'몸을 그렇게 빨라 움직이지 말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한 움직임 할때 마다 고요히 바꾸어 하여라.'

'한 움직임을 하고서 오래씩 숨쉬기를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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