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양’을 채워라!
『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영어공부』 이혜영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영어 때문에 고민한다.
글 김이준수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영어 때문에 고민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영어 공부를 하라’는 방법론도 숱하게 많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여기, ‘레몬쌤의 친절한 영어 수업’라는 이름의 블로그(http://blog.naver.com/lemonstory73)를 개설, 자신이 갈고닦은 영어 공부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 있다. 그는 언어 공부에 대한 남다른 열망으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는 중에 영어를 더 깊이 이해하면서 기본을 중시하는 영어 공부 방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영어공부』라는 책을 펴냈다. 이혜영 저자가 지난 1월 10일, 서울 논현2문화회관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영문법의 지존 레몬쌤 특별 강연회’라는 제목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그는 영어 공부의 왕도는 없다며, 뭣보다 ‘양’을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를 전했다.
영어 공부의 비법은 ‘양’
저가가 전하는 비법은 ‘양’이다. 흔하고 빤한 말이다. 그럼에도 이 빤한 것을 지키지 못해서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저자는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살게 된 경험을 꺼냈다. 프랑스에 갔지만 그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했다.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언어가 갑자기 늘게 되는 요행을 바랐던 자신을 봤다. 반성했다. 그리고 그 요행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되레 재미가 찾아왔다. 언어에서만큼은 요행을 바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이 불안했다. 타국에서 고립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뭐든 해야 할 것 같았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기로 했다. ‘10개 국어’를 목표로 정했다. 그것이 자신의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했다.
언어에 재능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달리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어, 프랑스어, 일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을 공부했다. 이 언어들을 공부하면서 힘든 줄도 모를 정도로 열심히 했다.
양은 당연히 중요한 것이었다. 물론 그에게도 언어 공부를 하면서 절망의 순간은 비켜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공부를 하다보면 뭔가 나올 것이라는 작은 희망도 반대편에 존재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전기가 오는 순간이 있더라. 내가 왜 힘들었고, 무엇을 하면 될 것인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 거짓말처럼 왔다. 그게 영어를 기준으로 모든 것이 정리가 됐다.”
“언어 공부는 다른 공부들에 비해서 더 자주 터널 속을 들어가요, 터널 속에 있는 동안은 아무리 쓰고 외워도 그 자리만 맴맴 도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그 터널을 몇 번씩 들락날락하다 보니 이제 두렵지 않아요. 터널을 즐기는 나름의 여유도 생겼고요.”(129쪽)
문법에서 영어의 길을 찾다
저자는 어린 시절, 영어를 좋아했다. 알아듣지 못해도 영어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때 영어를 공부하면서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 문법 때문인지 몰랐다. 언어 공부를 하면서 영어 문법이 명쾌해졌다. 영어의 문법을 기본으로 갖추자, 다른 언어의 문법과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방법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방법이 온 것이다. 문법이 그에겐 무엇보다 중요했다.
프랑스를 떠나 미국으로 가게 됐다. 자신이 깨달음을 얻은 영어 문법을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미국으로 가서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는데, 그것이 먹힌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 문법은 내가 새로 만든 것도 아니었다. 있는 것을 재정리한 것이다. 문법을 구구단처럼 만들었다. 처음부터 그것을 하려면 안 되고, 차근차근 해야 한다. 문법과 영어는 구구단과 곱셈의 관계와 같은 것인데, 문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구구단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 다음 문장 분석을 하게 되는데, 이젠 곱셈을 자연스레 할 수 있게 된다.”
저자에 의하면, 문법을 하나하나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속에서 구조를 알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체를 보지 않아서 문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문법을 오래 공부했는데도 영어를 못한다면 전체를 보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크단다. 문법은 영어공부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다. 저자는 영어공부를 해결하는 핵심은 단어라고 강조했다.
“단어를 많이 아는데 언어가 안 될 리 없다. 문법을 많이 알아도 단어를 모르면 언어가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문법이 언어를 해결할 수는 아니지만 단어를 충분히 아는 상태라면 문법이 언어를 만들어줄 수 있다. 단어를 많이 알려면 사전을 통해야 한다. 단어도 많이 알고 독해도 잘 하면 문법은 영어를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다.”
저자는 특히 영어공부는 기본적으로 양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으며 양을 채우기 위해서는 동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어떻게든 그 수준을 뛰어넘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깨달았어요. ‘언어가 애매한 건 공부의 양이 부족해서다. 양만 채우면 된다.’ 혹시 영어 공부에 대한단 비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 분들은 실망했을 수도 있어요. 누구나 알고 있는 ‘공부의 양을 채워야 한다’가 비법이라니요. 어이없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해요.” (8쪽)
레몬쌤이 전하는 영어 방법
“단어는 읽어가면서 외우면 좋다. 단어가 해결되면 문법과 숙어를 하고 독서를 하면서 단어를 접하면 좀 더 쉽게 내 것이 된다. 독서 다음에는 미국드라마(미드)를 보는 것도 좋다. 문법과 회화는 익어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조금씩 가다보면 어느 순간 원하는 자리에 설 것이다.”
그렇다면 문법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자는 너무 문법에 얽매이지 말 것을 권했다. 너무 문법에 얽매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 이럴 땐 숲을 보는 의미에서 문장 분석이 필요하다.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우선 전치사와 부사를 빼고, 다음으로 주어와 동사를 뺀다.
이 과정에서의 전제는 단어다. 그 다음으로 보어와 목적어를 찾을 것. 영어는 5형식인데, 주어와 동사까지 빼면 보어와 목적어만 남는다. 이럴 때 영어공부의 핵심이 나온다는 것이 저자의 강조점이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to부정사, 동명사, 분사’만 공부하면 된다는 것.
“분사는 형용사 역할을 하고, 형용사는 한정적, 서술적 용법이 있다는 개념 등을 내 블로그에서 체크하면 좋겠다. 블로그에서 나는 한 말을 하고 또 한다. 그렇게 반복이 돼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아는 것과 익숙한 것은 다르다. 익숙해지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복이 중요한데, 원칙을 갖고 반복을 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깨달음이었다. 이 간단한 원칙으로 계속 공부를 했다.”
그는 문법은 문장이 만들어지는 법이기에 간단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문법을 배우지 않아도 말을 한다는 것은 매우 많은 반복을 통해 체화했다는 것이다. 즉 그만큼 문법은 간단해야만 하고, 실제로도 간단하다. 반복적 체험을 통해 그것이 익숙해지는 것이다.
“목적어와 보어 찾기를 감으로 하면 안 된다. 원칙을 갖고 해야 한다. 그것도 내 블로그에 나와 있다(웃음). 문법 공식을 이해 못하기도 힘들다. 간단한 문법도 반복하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단어와 양이 채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 어학은 문법과 단어를 통해 세월을 줄일 수 있다. 단어를 해결하려면 사전을 믿어야 한다. 관계대명사절도 따로 공부해야 하는데 일정부분 시간을 들여야 한다.”
저자는 to부정사는 용법이 꽤 많지만 공식이 있으므로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사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영어를 계속 공부함에도 안 된다면 분사 탓인 경우가 많다는 것. 저저는 분사를 영어의 ‘가시’라고 표현했다. 현재분사, 과거분사 등 공부를 하면 별 것 아니지만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문법이 쉽다고 자신에게 주입해야 한다. 전치사, 부사 빼고 주어와 동사를 찾는다. 동사를 잘 찾기 위해 시제를 뺀다. 그리고 보어와 목적어를 찾아서 뺀다. 이후 to부정사, 동명사, 분사를 공부하라.
또 절과 절이 만나는 경우는 나란히 만나거나 끼어 들어가서 만나는데, 관계대명사절을 공부하면 된다. 문법을 공식으로 만들면 문법은 아무 것도 아니다. 문법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내 블로그에 있는 숙제를 해보면 좋겠다. 무조건 양이 중요하다. 정확한 해석을 위해 문법이 필요하고 말을 하기 위해 문법이 필요하다.”
영어의 기본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이 책은 6개월 동안 뭘 해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저자가 친근하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 주는 에세이 형식의 본책과 사전 공부법, 문법 사항, 부사와 숙어 목록, 원서를 읽기 위해 필요한 단어 목록까지 실전 공부에 꼭 필요한 구체적인 과제가 담긴 트레이닝북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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